이 폐허를 응시하라 - 대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혁명적 공동체에 대한 정치사회적 탐사
레베카 솔닛 지음, 정해영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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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의 내용 소개를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끔찍한 재난을 통해서 과연 인간이 사랑과 화합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깨달을 수 있는 지였다. 운이 좋게도 지진이나 해일, 화재와 같은 재난 사고를 직접 겪은 적은 없었지만 재난이 휩쓸고 난 몇몇 지역을 방문해서 단체 봉사를 한 경험이 있었다. 그곳에서 내가 목격한 곳은 원래 이 곳이 어디였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버린 폐허와 널부러진 거주자들의 쓰레기들 뿐이었다. 그리고 물품을 나르기 위해서 방문한 학교 체육관이나 공공시설에 피난해 있던 재난민들의 얼굴은 어둠과 슬픔 그 자체였다. 이렇게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내가 느꼈던 것은 재난은 말 그대로 저주이자 공포라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기에 이 책을 처음 읽는 순간부터 호기심 반 의문 반 이었다는 것을 먼저 밝히고 싶다.

 

 

 '대중적 지식인' 저자 레베카 솔닛은 1906년 미국에게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안겨 주었던 샌프란시스코 대지진부터 뉴올리언스 홍수 사태까지 총 다섯 개의 재난을 통해서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재난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재난이 벌어진 이후에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반응에 대한 편견을 가장 먼저 부셔 준 인물이 바로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가에 살고 있었던 애나 아멜리아 홀스하우저라는 부인이었다. 시내에서 미용사 겸 마사지사로 일하고 있던 그녀가 지진 직후 거리로 나왔을 때는 혼란 그 자체였다. 다른 건물들처럼 그녀가 일하는 가게 또한 완전히 파괴되어 있었는데, 홀스하우저 부인은 침착하게 대형 천막을 이용해서 무료 급식소를 열었다. 사실 재난 대책 메뉴얼이 존재하고 정부는 물론 각종 시민단체들이 재난현장에 개입되는 최근과 달리 1900년대 초반에 재난 대책은 형편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료 급식소를 열어서 파이와 마실 것을 재난민들에게 제공하고 사람들을 보살폈던 홀스하우저 부인은 오늘날의 복지개념을 이미 100여 년 전에 실천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무너진 집더미를 넋놓고 보고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있어서 이런 한 개인의 의지와 용기는 매우 신선했으며, 비단 재난 현장에 이런 사람이 소수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 그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선의를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가득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3000명이라는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하고 도심 한복판이 폐허가 된 그 재난 속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많은 주민들은 음식을 만들어서 나누어 먹고 노래를 부르며 서로를 위로 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이성을 잃지 않고 서로의 이웃을 돌보는 것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가지고 있었던 재난민들의 고정관념이 많아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그런 편견과 고정관념이 비단 나의 내면에서 시작된 문제라고 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정신의학에서 재난의 영향을 일관되게 '트라우마', 곧 정신적 외상이라고 일컬으면서 나약한 인간의 본성을 부각시키고, 재난영화와 대중매체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재난에 직면하게 되고 나서 패닉에 빠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바로 이러한 사회적 세뇌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재난 이후에는 모든 것이 끔찍하고 흉폭해진다고 믿게 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엄청난 자연 재난 속에서 많은 엑스트라들이 우왕좌왕하다가 무참히 희생당하고 단 한 명의 영웅이 여러 사람들을 구조하는 식의 헐리우드 재난 영화들은 이런 믿음을 더 강화시켰다고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찰스 프리츠라는 사회학자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영화 속에 그런 공황은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공황이라는 단어 자체가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공포와 도피 행위라는 의미인데, 실제로 재난의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도망치는 것은 비이성적인 공포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지극히 이성적인 반응이라고 찰스 프리츠가 지적하고 있다. 쉽게 생각해보더라도 그저 무너진 집터만 바라고만 있는 사람들보다 살길을 찾기 위해서 몇 가지 물품만 간단히 챙기고 피난길에 오르는 사람들의 행위가 더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현실 속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이성적인 행위를 함에도 불구하고 헐리우드 재난 영화들 속에서는 단 한 명의 영웅이 많은 무능력한 사람들을 구하는 내용들이 많다. 저자는 그런 이유는 시민들 대다수는 무능력하고 멍청하다는 편견 속에서 훌륭한 영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헐리우드 재난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들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스타를 기용할 것이고, 그 스타가 재난영화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역할은 바로 '영웅'이다. 하지만 그런 영웅이 존재하는 영화와 다르게 재난이 일어난 현실 속에서 문제를 가장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현장에 있는 재난민들이다. 재난민들이 평상 시에는 전혀 접하지 못했던 대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비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익숙하지 않은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소 인간이 만들어낸 유토피아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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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2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2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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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바로 명콤비

 

 '셜록 홈즈와 존 왓슨, 에르큘 포와로와 아서 헤이스팅즈, 네로 울프와 아치 굿윈'

 

 위에 나열된 이름들은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면 벌써 눈치챘을 유명한 추리 소설 시리즈 속에

등장하는 명콤비들이다. 물론 혈혈단신으로 등장해서 외롭게 사건을 해결하는 독고다이 스타일의 형사나 탐정

들도 있지만 역시나 추리소설하면 떠오르는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콤비'이다. 추리소설 작가들이 한 명이나

세 명도 아닌 두 명의 등장인물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역시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만담형 서술이 독자들에게

통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대부분의 탐정들은 사회적인 관계가 

약하거나 독불장군식의 행동을 자주 보이기 때문에 이를 커버해 줄 조금은 평범하고 정상적(?)인 캐릭터가 필요했

을 것이다. 유별난 언행으로 유명한 홈즈 옆에 왓슨이 없다거나 나무늘보가 혀를 내두를 게으른 탐정 네로 울프에게

아치 굿윈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들의 명추리를 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직접적으로 추리를 하는 명탐정에게는 옆에서 도와주는 조수 겸 친구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히가시가와 도쿠야의「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 2」에서도 독자들을 즐겁게 해 줄 명콤비가 등장한다. 엄청난 규모의 거대 기업의 외동딸인 호쇼 레이코 형사와 가게야마 집사는 여태까지 등장했던 추리 소설 속의 콤비들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과 집사, 그 갑과 을의 관계가 주는 반전

 

 위에서 거론한 콤비들의 또 한 가지 유사점은 주로 조수 역할을 맡은 캐릭터들이 탐정 캐릭터에게 당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에 나온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콤비의 관계는 완전히 반대라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롭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주인공 호쇼 레이코 형사를 보필하는 가게야마 집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배트맨]의 등장하는 알프레드 집사와는 사뭇 다르다. 검은 색 집사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주인을 보필하는 점은 똑같지만 주인이 듣기 싫어하는 말까지 대놓고 한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한 집안에 고용되어 있는 집사라는 직업의 특성 상, 이런 언행을 보여준다는 것은 거의 하극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소설집의 첫 번째 이야기인 「완벽한 알리바이를 원하십니까」에서 유력한 용의자인 에자키 다테오가 너무나도 분명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한 레이코에게 가게야마는 다짜고짜 이런 돌직구를 날린다.

 

 "실례입니다만, 아가씨는 여전히 멍청이이시로군요. …… 좋은 의미로."

                                                                                                             - 첫 번째 이야기 中 p.50

 

 해고를 당해도 항변하지 못할 이런 돌직구에 레이코는 바로 분개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게야마 집사는 주인 레이코가 놓치고 있는 사건의 맹점들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그녀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한 집안 환경, 뛰어난 외모와 몸매, 그리고 형사라는 직업 정신까지 투철한 그녀의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고 있는 가게야마 집사를 보는 오늘날의 수많은 을(乙)들은 결국 이들 콤비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의 한 코너인 '갑을 컴퍼니'는 오늘날의 갑을관계를 희화화시켜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엉뚱하고 가학적인 대리, 과장, 사장을 만나 고생하는 에피소드들이 볼때마다 웃기면서 슬프다. 웃기면서 슬픈 이유는 그 코너에서는 과장되어 있지만 어쨌든 현실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이 사회의 관계 속에서 가장 말단에 위치한 사람들은 결국 윗사람의 말 한 마디에 벌벌 기거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가게야마 집사는 주인 레이코에게 당돌하다고 할 정도로 당당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과거나 지금이나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는 추리 시리즈들에는 독자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이 나온다. 교묘한 반전이나 서술 트릭만큼이나 추리 미스테리 장르에서 중요한 것이 매력 넘치는 캐릭터 구축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일본에서 100만부에 가까운 판매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독특한 을(乙) 캐릭터, 가게야마가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족: 일본의 여느 인기 미스테리 소설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 또한 화려한 캐스팅을 해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일본에서 미스테리 장르 문학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남녀노소가 다같이 즐길 수 있는 미스테리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어서 드라마나 영화로 보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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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신공 - 손자병법에도 없는 대한민국 직장인 생존비책
김용전 지음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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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거기서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시대이다. 입사 3년 차 신입사원 열 명 중 아홉 꼴로 직장생활 중 슬럼프를 경험했을 정도로, 입사 이후에도 자기와의 싸움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가차 없이 내쳐지는 세계가 바로 직장이라는 공간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냉혹하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저자의 말이 어떠한 어설픈 격려나 위로보다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는 후배 직장인들이 과거 자신의 경험을 되풀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나서 한 교육 기업의 창립 멤버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젊은 나이에 이사라는 직위까지 오르는 성공신화를 이룩했다. 하지만 20여 년 동안 자신의 청춘을 바친 회사에서 토사구팽 당하면서 직장은 정글과 같은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저자는 직장인들에게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는 성공학을 이 책에서 가르쳐주고 있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먼저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 왜 그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직장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저절로 스트레스부터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우울함이 깃들여져있다. 저자는 이렇게 수많은 현대직장인들이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유로 자신의 일에 대한 기쁨과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 어떤 일들 시작할 때에 무엇을(what), 어떻게(how)’는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why)’라는 부분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내가 왜 그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는 절대로 그 일에 제대로 된 행복과 만족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직업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적 자신들의 꿈과는 다른 직업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꿈이 달라졌다고 해서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 자체가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직업(職業)’이라는 말 자체에 돈 버는 수단이라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사회 기여와 자아실현의 측면까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마땅히 다른 할 일도 없어서나 당장 생계가 급해서라는 피상적인 이유 말고 그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직장생활을 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덜 받게 될 것이다. 공자가 쓴 논어에 나오는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라는 문장은 즐기면서 하는 것이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무엇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이 문장은 즐거움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그 일에 대해서 즐기지 못한다면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가거나 좋은 연봉을 받아도 전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자신이 왜 이 직업을 택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고 이 일로 인한 기쁨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시선을 떠나서 인생 자체가 즐거워 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상사와 부하, 한 배를 탄 존재들

 그 다음으로 저자가 직장생활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올바른 직장 상사와 부하들과의 관계 설정이다. 직장이라는 공간은 다양한 배경과 성격을 가진 구성원들이 모여 이루고 있는 유기체적인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풀어 가느냐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가 결정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직장 상사에게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아무리 노력하는데도 직장 상사가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토로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상사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상사와의 주파수를 맞추라고 충고하고 있다. 어떤 광고에서처럼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라고 하는 자세는 신입사원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시키는 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성실히 수행하는 자세는 신입사원들이 상사에게 인정받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 다음으로 업무상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물어보라고 저자는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사가 지시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메모하는 것이 좋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직장 상사는 동화 속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괴물도 아니며, 집에서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부모와 같은 존재도 아니다. 정확히 말해서 상사는 자신보다 회사에 먼저 입사해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한 사람이다. 자신과 성격이나 취향, 기호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태도는 미성숙한 직장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을 알아주는 상사를 만나는 것만큼 자신을 제대로 받쳐줄 수 있는 부하를 만나는 것도 큰 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정도 부하 직원들을 관리하는 위치에 올라서면 특히 이런 부분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 좋은 부하직원을 키울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따끔하게 혼내라는 것이다. 상사의 임무 중에서 중요한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부하를 육성하는 일인데, 혼내야 되는 상황에서 혼내지 않는다는 것은 임무 태만이라고 할 수 있다. 부하를 혼내는 일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제대로 된 일처리를 못했는데 그냥 넘어간다면 훗날 더 큰 피해가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저자는 자신의 직장생활에서의 경험을 여러 고전에 나오는 훌륭한 문장들을 인용해서 독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직장 생활 중 무엇을 하면 안 되고, 무엇을 꼭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이라는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자 피 흘리지 않는 정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같이 무한 경쟁 사회에서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뿐만이 아니라 부서 내에서 동료들과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무척 심할 것이다. 인생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이라는 영역에서 성공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만약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하고 싶다면 마땅히 성공을 위한 방법과 기술들을 익혀야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방법과 기술들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훌륭한 안내서이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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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
원종옥 지음 / 이다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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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명화들 속에는 아름다운 여인들 뿐만이 아니라 화려한 보석들도 많이 등장하는데,

그런 보석들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현재 세종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명화 속의 보석에 대한 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외국 생활 시절의 경험때문이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유명한 미술관에 들러 다양한 그림들을 감상한 저자의 눈에 화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보석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보석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나에게도 서양의 유명한 그림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보석들에 얽힌 사연들과 화학자로서 친절히 설명해주는 정보들은 매우 재밌게 다가왔다.

책은 달마다 탄생석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외 보석들을 마지막 13월로 묶어 설명한다.

1월 가넷부터 13월 호박이야기까지 각 달에 해당하는 탄생석과 그 탄생석이 그려진 세계의 명화들을 수록하여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미술과 보석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지적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4월의 탄생석인 다이아몬드는 보석의 왕답게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었을 것 같다. 그리스어 Amadas에서 유래된 Diamond라는 이름은 결코 정복할 수 없다는 의미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다. 같은 원소로 만들어진 흑연과 달리 다른 것을 부러드리고 파괴할 수 있지만 어느 것에 의해서도 상처받지 않는 고결함 그 자체가 바로 이 다이아몬드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다이아몬드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기가 높았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좋은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귀하고 비싼데다 그다지 빛나지 않고 투명한 돌과 같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주 오래 전에는 커팅 기술이 뒤떨어져 있을 때라 다이아몬드의 진가가 제대로 나올 리가 없었다. 하지만 점점 커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럽 귀족들 사이에서 다이아몬드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내노라하는 집안의 여인들은 모두 이 다이아몬드를 소유하고 싶어서 안달이 날 지경이라고 하니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이아몬드의 인기는 놀랍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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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하라, 나는 자유다 -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이 여성들에게 전하는 용기 있는 삶의 지혜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이현주 옮김 / 해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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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미국 저널리스트 조셉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1917년 제정된 퓰리처상은 미국에서 특히 언론 보도 영역에서 가장 권위 넘치는 상으로 유명하다. 매년 공익을 위해 노력했거나 언론계에 획기적인 혁신을 불러일으킨 언론사와 언론인에게 주어지는 이 상이 2012년 올해 또 한 번의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 국내 보도 부문에서 허핑턴 포스트의 데이비드 우드 기자가 수상한 일이었는데, 언론계가 놀랐던 이유는 허핑턴 포스트가 제도권 언론이나 거대 미디어가 아닌 일개 블로그 미디어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블로그 미디어인 허핑턴 포스트가 퓰리처상을 수상할 뿐만 미국 언론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불과 8년만이다. 그렇게 짧은 기간 내의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주목받는 언론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바로 허핑턴 포스트의 창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이 있었다.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부인이자 진보 성향의 정치평론가라는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가 미국에서 성공한 기업가의 위치에 서기까지의 숨은 노력과 비법이 바로 이 책에 담겨져 있었다. 아리아나 허핑턴은 여성들이 세상의 무대에 나가면서 겪게 될 아홉 가지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담대하라고 응원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그녀가 여성들에게 전하는 극복해야할 두려움은 바로 자기 자신의 외적인 모습에 대한 주저함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몸과 가장 개인적은 관계를 맺기 때문에 모든 두려움과 불안감의 근원이 자기 자신의 몸일 수밖에 없다고 그녀는 첫 머리에서 말하고 있다. 그래서 여성들은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결코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여성들의 외모에 대한 집착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바로 슈퍼모델이 사회와 남성들이 원하는 이상형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외모에 극도로 예민한 사춘기 시절부터 소녀들은 TV 광고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마른 미녀들의 이미지에 종속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남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아리아나 허핑턴 그녀 역시 학창 시절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을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지만 그런 것보다 외모에 신경을 쓸 정도로 평범한 여성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고 책에서 고백하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명문대학교인 케임브리지에 입학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남자친구가 아닌 토론과 연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저자는 남들과 비교하는 삶은 불만과 불평으로 가득 찬 인생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아름다움의 비결이 정신에 있음을 발견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성형수술이 빈번한 나라들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데 이것을 여성들의 외모에 대한 집착이라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한번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여성들에게 외적인 모습을 강요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로는 사람에게 겉모습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는 말하지만 정작 현실에서 보여 지는 기준들은 겉모습에 치중하는 경향이 월등히 높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무리하게 돈을 들여서 혹은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성형과 다이어트, 외모 가꾸기에 집착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따라서 아름다움의 비결은 정신에 있으며, 영혼이 살고 있는 그 몸을 아끼고 돌보라는 저자의 충고는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몸과 외모를 받아들이지만 행복과 가치 있는 삶이란 외모의 부산물이 아님을 빨리 깨달을수록 더욱 담대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이 시대의 여성들 누구나 쉽게 겪는 돈, 사랑, 리더십, 엄마 되기와 관련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친절하게 조언하고 있다. 이런 저자의 충고들이 읽는 입장에서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55세의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저자의 경험과 노력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나이에, 그것도 여성으로서 미국 언론계에 뛰어든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담대하게 미래를 내다보며 허핑턴 포스트를 창립했고 자신의 회사를 미국 최고의 블로그 언론으로 성장시켰다. 2005년 창간된 허핑턴 포스트는 미국에서 온라인판 뉴욕 타임스를 제치고 가장 방문자가 많은 온라인 매체가 되었고, 작년에는 무려 31500만 달러라는 가격으로 AOL에 인수되었다. AOL(America On Line)은 인터넷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미디어 기업으로 허핑턴 포스트를 인수하면서 인터넷 미디어 영역에 그 영향력을 더욱 키워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허핑턴 포스트AOL에 매각했지만 여전히 허핑턴 포스트의 편집장으로서 전권을 쥐고 있다고 한다. 일에 대한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더 주목된다. 지금까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위축되고 스스로에게 한계를 지어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에서 아리아나 허핑턴이 해주는 진심어린 충고를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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