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필립 빌랭 지음, 이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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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_필립 빌랭

 

단순한 열정아니 에르노의 여성판 장편소설에서 그의 독자이자 애인인 필립 빌랭의 포옹남성판 소설이라고 한다. 아니 에르노의 필체로 써 내려간 남성판 단순한 열정인 셈이다.

20대 대학생인 필립 빌랭과 33세의 나이 차이인 아니 에르노의 50대 애정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조금은 직선적이고 직관적인 소설이다. 그런데 모두 사실에 입각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모든 것은 독자의 못일 것이다. 서산에 걸린 태양에 하늘이 온통 붉다.

 

왜냐하면 그것은 공적인 인물과의 만남이었고 나한테서 그녀와 나의 관계를 듣는 모든 사람은 한결같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났는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열정의 일개 독자에서 작가의 애인으로 변했으니 그 과정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만 할 것이다. -P17

 

종업원이 계산서를 얹어 접시를 내 앞에 내밀 때면 나는 불편했다. 그러면 그녀는 재빨리 계산서를 낚아채면서 비자카드를 꺼냈다. 그녀는 페미니즘이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군이라고 했다. -P34

 

나의 질투심은 처음에는 시도 때도 없이 툭툭 불거졌다. 그녀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 행동 하나만으로도 그녀의 책을 다시 읽은 뒤에 야기된 고통이 되살아났다. 단순한 열정에 묘사된 것과 똑같은 것들을 그녀가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다. -P45

 

A에 대한 그녀의 숭배를 떠오르게 했다. 그녀의 방도 우리들이 지낸 사랑의 밤만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남자를 닮았다는 점 때문에 그 대체물로 사용되는 비현실적인 시간과,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의 역할을 하면서 그녀의 욕망에 매춘하는 그 신화적 공간 속으로 나를 끌어들여 그들의 격정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P52

 

진실은 내 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 질투심으로 인한 내 고통의 심장부에 있다는 확신이 든다 P60

 

나는 A. E.를 가까이할 기회가 있었던 모든 사람들, 그러니까 그녀에게 만남을 요청했던 독자들, 그녀가 우리의 성교 횟수까지 털어놓던 그녀의 여자친구, 그녀를 진찰했던 의사를 질투했다. 이름이나 속내 이야기, 억양, 혹은 닮은 표정 등을 통해서 A의 그림자가 다시 튀어나올 수 있는 모든 존재를 질투했다. -P82

 

나는 그녀를 좀 더 내 곁에 간직하고 우리가 함께했던 모든 것, 우리가 가보았던 모든 장소, 우리가 사랑을 나누었던 모든 호텔 방들을 회상하고자 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면 틀림없이 이 책과는 전혀 다른 책을 썼을 것이다. -P102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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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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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_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많은 사람의 찬사와 꼭 읽어보라는 말에 시작했다. 참으로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특히 문화적인 배경과 다양한 이름이 혼란스럽게 한다. 역시 단순한 것 같지만 가족사에 얽히고 얽힌 근친상간의 관계가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다. 1권을 넘어 2권에 중반부에 이런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백년의 고독이 결국 돼지 꼬리의 자녀 출산으로 시작해서 돼지 꼬리 자녀 출산으로 끝이 난다. 과연 가족 간의 근친상간과 스스로 몰락이 고독과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특히 요즘 들어 난독증에 걸린 것 같은 내가 오히려 비이상적으로 느껴진다. 너무 쉬운 문장인데 도대체 텅 빈 머릿속을 생각하며 나의 지금을 자문해 본다. 난해하지만 단순함 속에 정말 이거 뭐지이렇게 나의 인내심을 시험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백년의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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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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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_아니 에르노

 

책은 다른 책을 소개해 준다. 그래서 나는 독서는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화제작이다. 짧은 서평들을 읽어보니 호불호가 확실한 것 같았다.

한 마디로 자신의 불륜을 팔았다. 뭐 뻔뻔한 것 아니냐. 혹은 자신의 사생활을 사실에 근거해 감정과 고뇌로 예술적 문학의 경지로 승화시켰다. 등으로 나누어졌다. 결국 평론은 독자의 몫이 아닐까 한다. 더욱이 놀란 것은 책의 두께다. 너무 얇아서 잘못 주문했는지 알고 한참을 확인해야 했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평론가가 작성한 글의 양도 작가의 글 밥에 못지않다는 사실이다. 정말 노벨문학상이 이렇게 위대하단 말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론가들이 언제나 대단하고 부러운 것이 사실이다. 더 이상의 서평은 필요 없다. 그냥 읽어보고 판단하면 될 듯싶다.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남겨놓은 정액을 하루라도 더 품고 있기 위해 다음 날까지 샤워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P16

 

내가 그 사람을 떠올리는 행위와 환각 사이에,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기억과 광기 사이에는 차이점이 전혀 없는 듯했다. -P47

 

그 필요성의 극에 다다른 지금, 써놓은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열정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갈 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들이다. 그것은 출판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세인들의 정상적인가치 기준과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P59

 

나는 그 사람에 대한 책도, 나에 대한 책도 쓰지 않았다. 단지 그 사람의 존재 그 자체로 인해 내게로 온 단어들을 글로 표현했을 뿐이다. ()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P66

 

운동과 책 읽기와 쓰기는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상적 루틴으로 자리 잡은 습관이다. -P225

 

작가는 어쩌면 글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잊힐 수밖에 없는 사랑의 기억을 영원히 붙잡아두려 했던 것은 아닐까. 옮긴이의 말_최정수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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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의 1 - 인생 반전을 일으키는 절반의 철학
유영만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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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의 1_유영만

 

인생의 절반, 50대로 산다는 것은 생경하다. 그 이유는 나도 50대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나름 인생의 절반을 살았으니 이젠 세상살이에도 사리가 밝고 이치를 꾀어야 하겠지만 여전히 세상살이는 힘이 든다. 유영만 교수님의 혜안처럼 적어도 아직 가진 것을 움켜쥐고 내려놓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기득권을 놓아 버리는 순간 내 앞에 어떤 고난과 역경이 올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나는 유영만 교수님의 2분의 1을 선 듯 손에 쥐었을 것이다. 사실 내 동생도 유영만이다. 왠지 이름으로도 끌렸기 때문일 거다.

50대를 살아와 이젠 2분의 1로 줄이고, 더불어 2배로 늘려야 할 그것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다소 글 밥이 글로서 풀어 놓은 것처럼 딱딱한 면이 있다. 조금은 지루해지다가 어떻게 내 마음을 꽤 틀어보았을까 깜짝 놀라기도 한다. 왜 살다 보면 그런 경우를 겪지 않는가. 오래 씹을수록 고소하고 풍미를 느끼는 것처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것들처럼. 유영만 교수님의 2분의 1딱 그렇다. 아주 느리게 꼼꼼 곱씹어 보듯 글을 읽으니 인생철학에 혜안과 그 맛이 저절로 전해진다. 소설책처럼 뚝딱 속도를 내어 읽으려다가 진정성으로 느껴지는 교수님의 철학이 하나도 틀린 것들이 없다. 줄을 긋고 색칠해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인생에 막다른 골목에 닿았을 때 책을 펼쳐 본다면 인생의 탈출구가 되어줄 것이다.

특히 교수님의 철학이 딱히 어렵거나 형이 사학적이지도 않다. 알기 쉬운 말로 풀에 해석해 놓았다. 그렇게 인생을 살면서 겪었던 것들을 50가지로 정반으로 줄이고 두 배로 늘려가는 공식을 인생철학을 실어 풀어 놓았다.

한 번을 다 읽고 중간중간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갈무리해 놓아 언제든 펼쳐 볼 수 있게 가까운데 두었다. 이 책을 통해 유영만 교수님의 50년 인생철학이 내게로 차근차근 독학처럼 가르침을 받는듯하다. 짧지만 함께하는 동안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리가 떨리지 않고 심장 뛰는 일을 찾아 재미있게 하다 보면 의미가 생기는 일이 나답게 살아가는 일이다. 남보다 잘하기보다 전보다 잘하려는 애쓰기가 나다운 필살기를 낳는다. -P7

 

빠르게는 속도전이지만 이르게는 의미전쟁이다. 빠른 사람은 효율을 추구하지만 이른 사람은 효과를 추구한다. -P35

 

근육은 오로지 땀과 노력의 산물이다. -P74

 

검색은 절반으로 사색은 두 배로. -P132

 

운동과 책 읽기와 쓰기는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상적 루틴으로 자리 잡은 습관이다. -P225

 

꼰대는 가방을, 리더는 보자기를 갖고 다닌다. -P227

 

몸을 쓰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과 정신이 혼연일체가 되는 열반의 경지를 경험한다.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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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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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_수재나 캐헐런

 

기자였던 저자가 24세에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 오진을 받는다. 다행히 한 의사의 도움으로 신체질환인 자가면역 뇌염으로 정신병원의 강제 수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정신의학에 관심을 두게 된다. 특히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라는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발표하며 주목받게 되는 로젠한의 가짜환자에 대한 실험을 접하게 된다. 가짜환자 8명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다양한 이슈를 수집하게 되고 논문을 발표한다. 더불어 출판사와 계약했지만, 기간이 지나 소송을 당하게 된다. 저자가 그의 출판원고를 찾아 8명의 정신병원 실험자들 가짜환자에 대한 추적을 시작하며 왜 출판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된다. 우리에게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바로 황우석 박사의 논란이다. 물론 그의 연구는 지금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정신병원에서 실험한 가짜환자에 대한 기록을 개인적으로 수정하고 왜곡하게 되면서 출판을 미루게 되었다. 어찌 보면 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빚어낸 결과일 것이다. 물론 그 내용이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결과적으론 정신과적인 발전과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드라마에서 종종 써먹는 레퍼토리로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감금 입원시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반면 드라마나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일들이 우여곡절 끝에 정신병원을 탈출하여 진술을 밝히는 경우가 현실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저자의 회의적인 의문처럼 미친 것과 미치지 않은 것에 대한 경계가 과연 있을까 싶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정신과 치료에 대한 인식은 최악이다. 더욱이 정신병원 치료를 떠나 입원까지 했다면 이건 완전히 경계 대상 1호다. 아니 사회에서 영원한 멍에고 퇴출 대상으로 인식된다. 한편으로 사회적으로 대형 사고를 통해 트라우마와 스트레스에 대한 치료를 권장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당연히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이 당연할진대 특히 정신과는 넘사벽이다.

 

다양한 약물과 진단이 고도화된 현재에도 여전히 재산과 이권 문제로 감금되는 일은 철저히 걸러져야 하겠다. 그리고 문화적 정서적 정신과 치료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우연히 정신의학에 관한 책을 접하면서 상식선에서 접근했던 시야가 조금은 깊어지고 넓어진 느낌이다.

 

데이비드 로젠한_프린스턴대학 심리학 교수, (가명)데이비드 루리, 조현정동잔애 진단

환자 : 존 비즐리_임상 정신과 의사, 카터주립병원 20+마운틴뷰병원 2주 입원

환자 : 새러 비즐리_교육심리학자, 18일 입원, 편집성 조현병 진단

환자 : 마사 코츠로_존의 여동생, 편집성 조현병 진단

환자 : 로라 마틴_추상화가, 시립 정신병원 52일 입원, 조울증 진단

환자 : _로라 남편, 소아과의사, 19일 입원, 편집증유형의 조현병 진단

환자 : 빅 딕슨_스탠퍼드 대학원생, 엘마주립병원 7일 입원, 조현병 진단

환자 : 칼 웬트_임상심리학 실습 예정, 76+메모리얼카운티병원 13일 입원

환자 : 빌 언더우드_텍사스대 심리학교수, 편집성 조현병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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