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부대와 의사들 - 전쟁과 의료윤리, 일본의 의학자.의사의 '15년 전쟁' 가담과 책임
전쟁과의료윤리검증추진회 지음, 스즈키 아키라 옮김, 임상혁 감수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2016년에 구입해 놓은 책을 이제야 읽었다.

731부대, 마루타, 생체실험 등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들을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이고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1931년부터 1945년 패전까지 15년간 일본의 군대와 의학자, 의사들의 만행에 대해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전쟁과의료윤리검증추진회의 기록이다.

어떠한 반성도 없이 은폐하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살아온 자들에 대한 양심의 기록이다.

 

1부에서는 위 15년간 일본의 의학자, 의사들이 주로 해외에서 수만명의 사람을 실험 자료나 수술 연습용으로 살해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주된 무대는 이시이 시로(石井四郞)가 조직한 731 부대를 비롯한 군사의학연구기관이나 점령 지역의 육군병원이다.

 

1935년 하얼빈에서 남동쪽으로 15떨어진 핑팡(平房) 주변 4개 마을 주민을 강제 퇴거시키고 그곳에 731부대 본부 관사, 각종 실험실, 감옥, 대원가족숙소(통칭 도고 마을) 등 생물 병기연구, 제조를 위한 군사기지건설을 시작해 1939년 완공한다. 핑팡에 거주한 731부대원과 그 가족등 일본인이 가장 많았을 때인 1942년경에는 3,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731 부대는 8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에서 4부까지가 핵심 부대로,

1부 세균연구부(부장 기쿠치 히토시, 菊池齋)

 

2부 실전연구부서(부장 오타 기요시, 大田澄)

  * 식물멸종연구(야기사와 유키마사, 八木澤行正)

  * 곤충연구(다나카 히데오, 田中英雄)

  * 항공반(마스다 비호, 增田美保)

페스트균을 감염시키는 벼룩도 여기서 번식시켰다.

 

3(부장 에구치 도요키요, 江口豊潔) - 방역급수를 하는 것 같이 가장했지만, 실제로는 주로 페스트균 등을 넣은 도자기 폭탄의 용기를 제조했다.

 

4부 세균제조부(부장 가와시마 기요시, 川島淸) - 가와시마의 증언에 따르면 제4부의 세균제조능력은 2개월간 페스트균 300, 티푸스균 800~900, 콜레라균 1t 이었고 이렇게 제조된 페스트균 등을 실제로 중국 여러 지역에 살포하였다.

 

생물병기 살포의 위력은 감염된 개인의 이동을 통해 2, 3차 감염을 일으키는데, 세균전에 의해 확인된 사망자만해도 1만명을 넘는다.

 

그 외에 다니무라 가즈하루(谷村一治) 군의관 소좌(소령)는 중국인 8명을 생체즉 실험 재료로 휴대하고 야외에서 실험이나 수술이 끝난 후 생체해부로 살해되거나 총살하는 등 참혹한 사실이 책 내용을 꽉 채우고 있다.

 

전쟁 후 군의관 등 의사들은 일본 의학계에서 아무런 처벌이나 비난을 받는 일 없이 승승장구 영화를 누려오고 있다. 이는 731 부대의 각종 비인도적, 야만적 실험의 자료를 미국측에 이관하는 대신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고 사면받은 사실에 기인한다.

 

많은 사실이 밝혀진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 은폐되고 왜곡된 사실이 더 많다고 책의 저자측은 주장하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일본이 과연 일본의 의학자, 의사들이 자행한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과거를 진지하게 대면할 수 있을지,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음 세대에 진실과 교훈을 전할 수 있을지 묻고 있다.

 

안타까운 점 하나를 들자면,

이런 귀한 책이 현재 품절이라고 한다.

짐작컨대 잘 팔려서 품절일리는 없고 초판만 겨우 팔리고 구매자가 없어 더 이상 재판을 찍지 않은 것이리라.

 

바라건대,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구입을 요청해서 재발간될 수 있기를....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더불어 참혹했던 역사의 왜곡을 막을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아우슈비츠의 만행을 고발한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 프리모 레비가 한 말로 이 책을 읽은 감상을 대신한다.

 

한 번 일어났던 일은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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