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의 국가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북스코리아(북리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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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정치시스템도 처음부터 실패가 예견되지는 않는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여건과 환경이 변하면서 차츰 악에 물들 뿐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것이 인간의 역사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문제를 정치시스템에서만 찾으려 한다면 이는 오히려 본질과 멀어지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낡은 시스템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고 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는 현재 일본 사회에 대하여 느끼는 점을 시오노 나나미가 솔직하고 가감없이 적어놓았다는 점을 알려두고 싶다. 저자가 본디 일본인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담은 책이었기 때문에 주로 일본 사회에 대한 비평이 담겨있는데, 이를 거울 삼아 우리 사회를 비춰보는 기회를 갖을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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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리더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북스코리아(북리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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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싶어 하는 것만 바라본다"


시오노 나나미가 자신의 저서마다 인용하는 유명한 카이사르의 명언이다. 정치인으로서의 카이사르는 당대의 로마 지도자들이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잘 간파하고 있었다.


인간은 절대라는 속박에서 해방될 때 비로소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로마가 당시 지중해의 패자였던 그리스, 카르타고, 파르티아처럼 실패하지 않아서, 혹은 외부세력으로 부터 패하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팍스 로마나를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숱한 실패와 패배가 있었기 때문에 자기다움은 유지하면서 고칠 것은 고쳐나가는 냉정한 자세를 견지할 수 있었다. 자기다움을 빼버린 개혁은 무의미하며 낡은 통치 시스템을 전부 부정해버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 시오노 나나미는 지적한다.


로물루스가 세운 왕정도 도시국가의 틀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한계를 보였고, 뒤를 이은 공화정 체제도 한니발을 꺾고 지중해의 패자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불안정과 비효율을 야기하기 시작했다. 카이사르가 설계하고 아우구스투스가 완성한 로마 제정은 결국 로마의 재구축일 수 밖에 없음을 예를 들어 리더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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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물
다나카 요시키 외 지음, 한성례 옮김 / 북스코리아(북리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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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유령도, 저주도, 재앙도 믿지 않아. 오로지 인간의 악의를 믿지. 인간의 악의는 밤보다도 어둡고 오래된 우물보다도 훨씬 깊어. 거기서 검은 손이 뻗어 나와 갑자기 사람의 발목을 잡는 거지.” 인간의 악의가 우리에게 재앙보다 무서울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자가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 상상해본 적이 있냐고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신반의 할 것이다. 인간에게 그런 악의가 있어서 우리에게 큰 해가 되리라고까지는 상상해본 적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드러내는 악의는 어쩌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거나 양심상 더 기억하지 않았던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오래된 우물』중 ‘다나카 요시키’의 소설에서 이보다 더 명쾌한 ‘악의’에 관한 발언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사유를 해보게끔 만드는, 장르소설 중에서도 흔치 않은 소설임에 분명하다. 이 시대 일본 최고의 추리작가들이 총 집합되어 있는 소설집!  다른 분들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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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꽃 황금알 시인선 185
한성례 지음 / 황금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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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례 시인의 시집 웃는 꽃의 표제작인 웃는 꽃이라는 시 전문을 아래에 소개한다

 

 한성례 시인은 한일 간 번역가로서도 유명하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간 문학 번역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한성례 시인은 일본이라는 렌즈를 통해 오랫동안 문학과 시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탐구해왔다. 특히 한국과 일본 간 시 번역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서, 30여 년간 한국의 시를 일본에, 일본의 시를 한국에 번역 소개해 왔다. 한국에 가장 많은 일본시를 소개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집에는 한일 간의 인연을 통해 얻어진 시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쉬르리얼리즘 적인 모던한 시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놀라웠다. 한성례 시인의 시인으로서의 다양한 시적 경륜이 느껴지는 시집이다. 또한 여성성과 모성성이 담긴 시편들이 신선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일본소설 매니어들 뿐 아니라 일반적인 독자들에게도 좋은 시들로 가득한 한성례의 시집을 권한다 

 

 

웃는 꽃

 

저 글자 무슨 뜻?

글자가 꼭 웃고 있는 모양이네

일본인 친구가 불쑥 묻는다

그 자리에 자가 있다

 

웃고 있는 꽃 자

꽃집 유리문 밖으로 웃음을 던지며

시선을 잡아끄는 꽃무더기

무명씨의 꽃들

꽃처럼 꽃이라는 글자가 활짝 웃고 있다

 

 

웃는 꽃

꽃 이파리 행간마다

꺾인 자존심을 꼬깃꼬깃 구겨 넣어

얼굴에는 웃음만이 남아

웃음으로 가득 차 있다

 

웃는 꽃은 슬픈 꽃!

 

여행 중인 승합차 안에서 바라본

아주 짧은 한순간

꽃을 위한 꽃 자

꽃 자를 위한 꽃의 웃음

 

꽃이란 이름으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웃음을 달고 살아야 하는

꽃의 생리

그 얼굴에 맞춰진

꽃이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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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레이코 형사 시리즈 7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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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스트로베리 나이트 시리즈]로 유명한 혼다 데쓰야의 일곱번째 시리즈 작품이자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시리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히메카와 레이코는 감각적인 추리 수사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걸로 유명한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 그녀의 감각에 의존하는 사건 해결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번 시리즈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번역이 특별히 잘되었다는 점을 꼽아보고 싶다. 자칫하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사고 방식 등이 전혀 위화감 없이 느껴질 정도로 번역이 잘 되어있다. 한 작품의 성공 여부가 번역 솜씨에 좌우되는 현 상황에 비추어봤을 때 혼다 데쓰야 소설의 팬분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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