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라는 소설 2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결혼이라는 소설』 2권은 레너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가 왜 조울증을 가지게 되는지 그의 성장과정이 펼쳐지는데 얼핏 보아도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한 듯 보였다. 병원에 입원을 하고 있어 졸업식에 참석을 하지 못하는 레너드에게 매들린이 찾아오면서 그들의 관계는 다시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그녀의 자리가 점점 커지게 되면서 레너드는 그의 정신을 컨트롤하기 시작했고 필크림 레이크의 연구소에 특별 연구원자격으로 인턴자리를 따낸다. 그곳으로 매들린과 함께 가는 것으로 그들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매들린이 불안한 매력을 가진 레너드에게 끌리면서 그들의 관계가 시작되었으나 그런 그에게 매들린의 크기가 점차 커지게 되고 이윽고 역전이 된다. 이 과정을 유제니디스는 "자신감이 없는 쪽이 되는 것의 흥미로운 점은 자신이 얼마나 깊이 사랑에 빠져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있다. (p. 56)"라고 정리하고 있다. 게다가 점점 변해가는 그들의 관계를 “숲 속에서 길을 잃으면 그 숲이 마치 집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레너드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그는 점점 매들린에게 의지했고 , 그가 그녀에게 점점 의지할수록 그녀는 점점 깊숙한 곳으로 기꺼이 따라갔다. (p. 284)”라고 그리고 있어 앞으로의 매들린-레너드 커플이 걸어갈 길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하였다.

 

 한편 미첼은 인도에서 테레사 수녀가 그랬듯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있으나 매들린에 대한 생각을 떨쳐 보내지 못해 그녀에게 엽서를 보낸다. 하지만 그 엽서는 결국 매들린에게 전달되지는 못하는데 지금이야 e메일을 통해 어디에 있든지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으나 이 소설의 1980년대의 시대적 배경과 거의 지구 반대편에서 보낸 엽서인 점을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의 심정은 그 엽서를 통해 충분히 대변될 수 있었다.

 

 매들린은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랑한 레너드와 결혼을 하고 자신들이 거주할 아파트를 돌아보기 위해 뉴욕에 들렀다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미첼과 재회한다. 여기서 유제니디스는 평범한 결론을 거부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결혼을 사랑의 완성으로 그리지 않고는 ‘넌 정말로 해피엔딩이 있다고 생각해?’란 물음을 던진다.

 

 어떻게 보면 순수한 사랑이 가능할 수 있던 초보 성년기의 사랑의 과정을 꾸밈없이 그려낸 소설이지만 너무 현실적으로 그렸다고나 할까? 조금은 먹먹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 롤랑 바르트의 인용을 패러디 해 보면, “일단 첫 페이지를 넘기고 나며 ‘책두께’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이야기인 『결혼이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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