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시간으로 더 깊어지는 법에 관하여
레누카 가브라니 지음, 최유경 옮김 / 퍼스트펭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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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과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공허할 때가 있다메신저는 늘 울리고, SNS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흘러가는데도 정작 내 안은 조용히 비어 있는 느낌. 혼자의 시간으로 더 깊어지는 법에 관하여는 바로 그 공허함의 정체를 차분하게 짚어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것은 외로움 고독은 다르다는 저자의 구분이었다. 우리는 흔히 혼자 있는 상태를 외롭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외로움을 내 안에 나를 찾을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혼자 있는 시간이 왜 때로는 불편하고 두려웠는지 선명하게 이해되었다. 혼자가 문제였던 것이 아니라, 정작 자기 자신과 충분히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세상이 붙여준 수많은 꼬리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였다직업, 관계, 성취, 성격 같은 라벨들 속에서 우리는 쉽게 자신을 설명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이름표들의 합이 진짜 내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혼자의 시간 속에서만 비로소 나는 어떤 사람인가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묻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지점이 참 좋았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스스로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질문을 건네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실천해보고 싶은 조언은 매일 5, 방해 없이 자신에게 몰입하는 시간이었다. 거창한 명상이나 루틴이 아니라 단 5분이라니 부담이 없다. 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왜 그런지 적어보라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일보다 싫어하는 것을 분명히 아는 일이 오히려 자기 이해에 더 빠른 길일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이 책이 고독을 관계의 반대편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자의 시간은 관계를 피하기 위한 도피가 아니라, 더 건강한 관계를 위한 준비 과정에 가깝다. 자신과의 관계가 단단해야 타인과의 관계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조용하지만 힘 있게 전해진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디는 사람이 결국 사람 사이에서도 더 편안해질 수 있다는 역설이 오래 남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측면,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가 자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조금 더 깊게 다뤄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완벽한 이론보다 지금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사유의 방향을 준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읽고 나면 단순히 좋은 말이 많다로 끝나지 않고, 오늘 하루 내 시간을 어떻게 써볼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자꾸 불안한 사람, 관계 속에서 오히려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이 드는 사람, 바쁜 일상 속에서 내 목소리가 희미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혼자의 시간은 외로운 방랑이 아니라나라는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조용하고도 용기 있는 입구라는 사실을 다시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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