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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건네는 호의, Favor - 불안을 통해 운의 흐름을 타는 방법
이서윤.홍주연 지음 / 화이트오션 / 2024년 10월
평점 :
몇몇의 사람들이 의문의 초대장을 받고 어느 모임에 참석한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Netflix 영화 같은 시작이다. 하지만 그 초대장은 돈을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말도 성공을 보장한다는 말이 아닌 숨 쉬는 동안 희망이 있다(While I breathe, I hope.)는 뜻의 라틴어 ‘Dum spiro spero’가 적혀 있었다. 이렇게 서윤의 초대를 받아 모인 이들은 작가와 함께 운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행운이 자신을 비껴간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운명은 호의(好意)를 건네고 있다. (51쪽)
운명의 호의에 대해 이렇게 말한 작가는 이어 불안을 운의 시그널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늘 시달려 부정적으로만 생각을 한 불안에 대해 운의 시그널로 인식하라는 발상이 참신해 보였다. 이어 불안에 대응하는 전략에 따라 A, B 유형으로 나눠 설명을 한다.
먼저 ‘Action’을 뜻하는 A는 불안을 연료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주요하다. 하지만 이런 A 유형은 시아가 좁아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자신을 소모하지 않도록 스스로 잘 관리하고, 불안을 연료로 삼아 행동하는 과정에서 고질적이거나 어려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을 뜻하는 일종의 만병통치약을 말하는 ‘은총알’을 바라지 않아야 한다며 주의사항도 덧붙이다.
반면 ‘Balance’의 B 유형은 불안이 찾아올 때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역시 B 유형에도 평소보다 과하게 행동하는 것을 경계하고 손쉬운 쾌락에 빠지는 것을 주의하며, 불안한 시기에 자신의 미래를 장밋빛으로만 그리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비관적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결국 자신이 A 유형 인지 B 유형 인지를 잘 살펴 불안을 잘 다스린다면 나선형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작가의 결론이다. 그리고 작가는 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운이란 것은 하나의 가능태(可能態)예요. 그 가능태를 우리가 붙잡으면 그것이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죠. 중요한 것은 그 가능태가 드러나는 과정에서 우리와 환경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가 보다 주체적으로 행동할 때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겠죠. (269쪽)
흔히 성공한 사람들이 주로 쓰는 말인 운이 좋았다란 말에는 운도 노력을 해온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내포되 어 있다. 그렇기에 운이 하나의 가능태로 보는 시선이 좋아 보인다. 전체적으로 운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지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대목은 나만의 시간표라 말하며 건네는 조언이었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에 얽매이다 보면 세상이 정해 놓은 시간표를 따라가지 못할 때 불안해지기 쉬워요. …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운의 시간표와 나의 것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기만의 때가 온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해요. 나에게는 나만의 시간표가 있는 법이에요.“ (313쪽)
어쩌다 보니 전작인 『더 해빙』보다 『운명이 건네는 호의, Favor』를 먼저 읽은 셈이 되었다. 이것도 저자가 말한 마나의 시간표에 따른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그동안 이즈미 마사토의 『부자의 그릇』이나 다우치 마나부의 『부자의 마지막 가르침』등 소설의 형식으로 말하는 책은 대게 부자나 돈에 관련된 것이 많이 있었는데 운과 불안에 대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흔히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을 쓴다.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운이 7할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운의 영향이 크다는 말인데 운이라는 것이 우리가 노력이나 기술보다 통제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에 운을 다루는 법보다 노력에 대해서는 더 신경을 쓰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시간표를 믿고 살아간다면 운이 칠 할이 아니라 삼 할이 되어도 하는 일이 성공을 거두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운과 불안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될 계기가 되는 『운명이 건네는 호의, Favor』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