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마티아스 뇔케 지음, 이미옥 옮김 / 퍼스트펭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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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태도보다 나를 소모하지 않는이란 제목에 먼저 눈이 간다. 독일의 언론인인 마티아스 뇔케는 이러한 태도로 겸손을 꼽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겸손이 나를 소모하지 않는 방법이 되는지 궁금해진다.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 대해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을 한 점도 없지는 않으나 공감이 되는 주장도 많이 있었다.

 

저자는 지금의 세상과 성공지향형 사람들에 대한 비판을 다음과 같이 한다.

 

과하게 포장된 자랑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고, 무례함이 솔직함으로 둔갑해서 장악하는 세상이 되었다. (19쪽)

 

성공지향형 사람들은 거창하게 보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야 한다. 단순히 안부를 묻는 이야기에도 그들은 자신의 성공을 떠들어댄다. 그런 과장된 행동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26쪽)

 

SNS의 확산으로 자극적인 영상 등이 만연하게 되어 과하게 포장되고 타인의 시선을 끌고 유명해지기 위해 심지어 무례함으로 뭉친 이들도 등장하긴 하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장악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은 조금 과장된 면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성공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거창하게 주위의 끄는 것만은 아닐 것이기에 순수하게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적인 이들도 모두 다 매도하는 격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현 실태를 진단한 다음 조용하게 자신의 일을 묵묵히 이루어 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다시 말해 겸손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한마디로 겸손한 사람들을 이렇게 표현한다.

 

소란을 떨지 않고도

과도히 애쓰지 않고도

감정을 소모하지 않고도

그들은

조용하고 강력하게

자신이 맡은 일을 잘해낸다. (110쪽)

 

이렇게 보면 겸손이 일을 해낸다기 보다는 일을 잘하는 사람 중 겸손한 사람의 특성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저자가 겸손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로 꼽는 것으로 모든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이 있다.

 

앞으로 나서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는 태도가 가져다주는 의외의 기쁨은 또 있다. 나를 다 소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165쪽)

 

앞으로 나서지 않고 낮춤으로써 나를 다 소모하지 않는다는 것도 주객전도가 되어 나를 소모하지 않기 위해 소극적으로 일에 임할 수도 있지 않을까란 염려가 있긴 하지만 번아웃보다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번아웃이 오기 전 마음이 서서히 타들어가는 것을 뜻한다는 토스트아웃이 확산되고 있다는 요즘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인 것 같다. 어떠한 경우라도 살아남기 위해 도망가야 할 체력은 남겨놓아야 하는 법이니까.

 

책을 읽으며 동의하지 못할 부분도 있는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였으나 겸손의 힘에 대한 저자의 견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겸손함이란, 나 자신을 의심할 수도 있는 용기이기도 하다. 나의 견해를 뒤집지 못하는 진실이라고 여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충고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하지 않고 경청할 수 있는 태도다. 그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는 온화하고 현명한 삶의 태도, 이것이 바로 겸손의 힘이다. (260쪽)

 

나만이 옳고 나와 대척점에 있는 이들은 모조리 다 나쁘다고 제거해야 할 적이라고 여기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요즘이다. 이에 저자의 말처럼 나 자신을 의심할 수도 있고 조금 더 나아가 나도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요즘인 것 같다. 겸손이라는 태도에 대하여 저자의 의견을 읽고 나름 나만의 생각도 할 수 있었던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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