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틴 4teen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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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고등학생과 같은 대우를 받고 싶지만 그들은 끼워주지 않고, 초등학생으로는 가기 싫은 어쩌면 진정한 주변인의 시기가 아닌가 한다. 심지어 중2병이라는 말도 익숙한 것처럼 중학생은 과도기적인 시기라는 성격이 강한 것 같다. 한창 사고도 많이 치고 아프면서 단단해지는 그런 청소년기를 누구나 겪지만 주인공인 데츠로, , 나오토, 다이처럼 그것도 1년에 몰아서 다양한 일을 겪는 것도 드물 것이다. 아마도 소설속의 이야기라서 그렇겠지만 웬만한 사람이 평생 동안 겪기도 어려운 일을 다양하게 겪으면서 커가는 과정을 소설 포틴은 그리고 있다.

 

베르너 증후군이라는 조로증을 앓고 있는 나오토는 병원을 자주 들락거리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마지막 비밀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밝히듯 나오토는 다른 사람의 3배나 빠른 삶을 살고 있는 셈이지만 그 속도를 잡아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친구들이었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꿋꿋하게 잘 먹어서 가장 덩치가 큰 다이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잠시 엇나가긴 하지만 결국 친구들에게 돌아오고, 머리가 좋고 공부도 잘 하는 준은 불륜사이트에서 만난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지만 엉뚱하게도 그녀의 고민을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화자인 데츠로도 장기 결석생인 루미나와의 사건이 있다. 자칫 엉뚱하게 흘러갈 수 있는 사건들을 겪지만 친구들이 뒤처리를 말끔하게 해준다.

 

이렇듯 조로증을 앓는 친구, 거식증으로 인한 장기 결석, 병원에서 탈출한 말기 암 환자와의 만남, 게이임을 밝히는 반 친구, 한 친구의 아버지 죽음, 도심 탐험으로 변한 친구들과의 여행 등 사건 하나하나가 흔히 겪는 일이 아닌 일생을 통해 한번이라도 겪기 쉽지 않은 일 들이 일어난다. 학교를 갔다 학원을 가는 것으로 하루일과가 끝이 났던 나의 중학교 시절과는 사뭇달라 이상하기까지 하였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부분이다.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지만, 어느새 신주쿠 도심을 여행하자는 것으로 방향이 바뀌었고, 그들은 도심의 밤 문화를 마음껏 누리게 된다. 하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대목은 지금 저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데츠로의 비밀의 말이다.

 

난 변한다는 게 무서워. 다들 조금씩 변하다가, 어느 순간 오늘 여기서 우리가 느꼈던 이 기분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거. 우리 모두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될 거야. 세상에 나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이런 시절을 무시해버릴지도 몰라. 그건 중딩 시절의 놀이였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였다고. 그렇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금의 마음을 되새겨야 해. 변해서 좋은 게 있고, 변해서 안 좋은 게 있어. (326쪽)”

 

변해서 좋은 게 있고, 변해서 안 좋은 게 있다는 말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벅차다는 요즘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그때의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인 문제보다 꿈과 친구가 전부였던 그때를 돌아볼 수 있게 한 포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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