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노자 - 오십부터는 인생관이 달라져야 한다
박영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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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말 중에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라는 고사가 있다. 글을 백번 읽다 보면 뜻을 저절로 알게 된다는 말로 총명함보다 부지런함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나에게 힘이 되는 말이다. 그럼에도 읽을 때마다 좌절감을 들게 하는 책이 많은데 대게 그런 책은 동양 고전으로 분류되는 책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노자의 도덕경이다. 이제껏 활자만 3번 읽었으니 고사대로라면 97번만 읽으면 되겠지만 이제는 그리 순진(?)하지만은 않기에 생각 없이 글자만 읽어서는 큰 변화가 없음을 깨닫고 있다.

 

이에 고전 읽기에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그것을 먼저 읽고 생활 속에서 적용을 한 해설서로 접근을 하는 방법이다. 박영규 저자의 오십에 읽는 노자도 그러한 책 중 하나이다. 치열하게 인생을 살고 인생의 반환점에 도달할 즈음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는 저자는 그 변화를 멈춤’, ‘성찰’, ‘용서’, ‘비움’, ‘조화의 다섯 가지로 구분하여 전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노자의 도덕경상경하경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고 5천 여자의 비교적 짧은 고전이다. 고전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겁도 없이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물론 그 덕에 활자라도 읽은 셈이지만...^^

 

오십에 읽는 노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오십노자이다. 백세시대인 요즘 살아온 날을 점검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을 준비하기 위한 나이인 오십과 무위자연(無爲自然), 상선약수(上善若水)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노자는 어쩌면 잘 어울리는 쌍일 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가장 인상적으로 구절은 제1부의 멈춤과 제4부의 비움에 있었다.

 

먼저 제1이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멈춤의 한 구절이다.

 

우리가 걷는 길이 노자가 말하는 도가 되게 하려면 급한 마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급하게 걸으면 길은 단순한 도로에 지나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내려놓고 천천히 길을 걸을 때 길은 비로소 도가 된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다고 급히 서두를 필요는 없다. 살아온 날만큼의 시간이 앞에 놓여 있으니 충분한 여유가 있다. (75쪽)

 

식물원 산책이 일상이 된 걷기 예찬론자인 저자가 걷기에 대해 쓴 글 중 일부이다. 그러고는 도덕경 64장의 일부를 소개한다.

 

아름드리나무도 털끝 같은 작은 싹에서 나오고 구층 누대도 한 중 흙이 쌓여 올라가고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억지로 하면 실패하고 집착하면 잃는다.”

 

合抱之木(합포지목) 生於毫末(생어호말) 九層之臺(구층지대) 起於累土(기어루토) 千里之行(천리지행) 始於足下(시어족하) 為者敗之(위자패지) 執者失之(집자실지)

 

도덕경64

 

다음으로 제4복잡한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시간: 비움에서의 한 구절이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말과 관련된 일이라고 하는 저자는 언어의 힘은 채찍보다 강하다며 말을 잘 하려면 먼저 침묵하는 법부터 제대로 배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도덕경 5장을 소개하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는 마치 풀무와 같다. 비어 있으나 다함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더 많은 것을 생성시킨다. 말이 많으면 처지가 궁색해진다. 마음속에 담고 있는 것만 못하다.”

  

天地之閒(천지지간) 其猶橐籥乎(기유탁약호) 虛而不屈(허이불굴) 動而愈出(동이유출) 多言數窮(다언삭궁) 不如守中(불여수중)

 

도덕경5

  

앞서 언급한 대로 오십에 읽는 노자는 저자가 도덕경을 읽고 생활에서 적용하는 것을 보여주는 글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손에서 분류되고 합쳐져 다시 태어난 도덕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책을 읽다 보면 도덕경원문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나도 저자만큼은 아닐지라도 도덕경을 읽고 노자가 제시한 그러한 삶을 나의 삶에 접목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그럼에도 도경덕경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 도덕경멈춤’, ‘성찰’, ‘용서’, ‘비움’, ‘조화의 다섯 가지 범주로 구분하고 분류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오십에 읽는 노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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