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3 - 여명의 기운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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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광개토태왕 담덕의 제3권의 제목은 ‘여명의 기운’이다. 물론 이 제목 또한 소제목 중 하나인데 3권의 내용과 가장 닮아 있었다. 3권은 고구려와 백제사이의 377년 평양성 전투를 시작으로 해평의 반란까지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담덕은 아직 소년이기에 3권에서도 큰 활약은 하지 못하고 고구려를 이끌어 갈 차기 지도자로 대접을 받으며 성장을 한다. 


이 3권에서의 가장 큰 사건은 위에 잠시 언급된 평양성 전투와 부소갑(개성) 전투, 그리고 해평과 하대관의 반란이다. 먼저 평양성 전투는 전적으로 대왕 구부(소수림왕)의 의지로 이루어진 전쟁이었다. 그의 아버지인 선왕 고국원왕이 백제와의 전투에서 화살을 맞고 붕어했기 때문이다. 복수전의 성격이 짙은 전재이지만 때가 별로 좋지 못했다. 고구려뿐 아니라 백제 및 한반도 전역에 흉년과 이름 모를 유행병이 돌고 전쟁준비로 인해 백성의 삶은 그야말로 참혹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의 피해는 승리한 쪽도 패배한 쪽도 아닌 백성들이 고스란히 받는 것 같다. 


다음으로 부소갑 지금의 개성지역을 둘러싼 전쟁이다. 이 또한 고구려와 백제 사이의 전쟁이다. 인삼 생산지로 유명하기에 고구려나 백제 두 나라 모두 부소갑 지역이 꼭 필요했고 이에 2권에서 비중 있게 다루어진 인물인 을두미가 출전하여 결과적으로 고구려가 부소갑을 탈환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 않아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해평의 반란이다. 정확히는 왕위를 물려줄 아들이 없이 대왕 구부(소수림왕)이 위독하자 해평을 왕위에 추대하려는 하대관을 중심으로 한 반란이다. 대왕 구부는 황태제 이련(담덕의 아버지)에게 왕위를 넘기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나 다른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덩치가 또래보다 커 7살 때부터 어른들이 사용하는 활로 활쏘기를 하는 등 떡잎부터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곤 있지만 아직까지 담덕의 큰 활약은 보여 지고 있지 않다. 아마 소수림왕이 붕어하고 이련이 왕위에 올라 담덕이 황태자가 된고 나서 본격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편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면 지는 인물도 있는 법이다. 황태제 이련과 동궁빈의 스승이자 최초의 태학의 수장을 지낸 을두미가 해평의 반란에서 담덕을 지키다 세상을 떠났다. 제1권에서부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어서 조금 허망하게 퇴장을 했지만 그래도 담덕의 안위를 지키다 세상을 떠났으니 마지막까지 고구려 왕실에 충성을 하고 간 인물이었다. 


해평과 하대관이 반란을 계획하는 무렵에 전진과 동진의 중국 정세도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그 과정을 설명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한 흐름 속에서 앞뒤가 서로 영향을 주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 나라의 정치 현상 도한 마찬가지였다. 이웃 나라와 밀고 당기는 역학구도가 바로 그와 같이, 영향을 주고받곤 했다. 그래서 한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그 기류가 전염병 번지듯 이웃나라에까지 파장의 변화를 일으키곤 했다.

244쪽 인용

가까운 나라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비단 옛날의 고대 국가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적용되는 이치인 것 같았다. 지금은 교통과 통신의 영향으로 그 영향이 더 넓고 거대해진 것만 다를 뿐이지만...


주인공 담덕의 큰 활약이 없어서인지 4권을 빨리 보고 싶게 만든 ‘여명의 기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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