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사 사전 -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생애주기별 건강, 심리, 문제 행동, 노화, 스트레스 관리 Pet's Better Life 시리즈
데이비드 브루너 외 지음, 폴 키플 외 그림, 박슬라 옮김 / 보누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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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새끼 고양이에게 '한눈에 반해' 아무 생각 없이 나중에 후회할만한 결정을 덜컥 내리지 말라.

<고양이 집사 사전> 본문, p.45



반려동물,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가고 실제로 키우는 사람은 물론 랜선집사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있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요즘, 보다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고양이를 키울수 있는 방식에 대해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을때 조금 더 쉽게 이해할수있는 책이 없을까 싶었다. <고양이 집사 사전>은 초보집사들이나 예비집사들이 고양이의 품종, 소통,습성, 먹이,성장, 건강관리, 질병, 짝짓기, 생애등에 대해 더 이해하기쉽게 그림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저자가 미국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있는 외국인이기때문에 코숏(코리아숏헤어)을 비롯한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수있는 종들의 설명은 아쉽게도 있지않다. 또 산책, 싱크대에서 목욕시키기, 같이 키우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우리나라 정서와는 약간 동떨어져있기는 하다. 그래도 고양이라는 종의 만국 공통적인 행동특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 서술내용이기 때문에 보는데 불편한점은 없었다.

사실 이 책에서 제일 궁금했던게 고양이 훈련시키기 부분이었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주인(집사)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사실 고양이는 모든 내용을 듣고 이해하지만 실천하지 않을뿐이라고한다. 어릴때 사회화가 된 새끼고양이를 전제로 날마다 같은 시간대에 훈련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앉아, 엎드려, 이리와, 던진물건 가져오기에 대한 훈련법이 있다. 사실 책에 나온대로 즉각적이고 적절한 보상이 아니더라도 고양이가 충분히 집사에 대한 애정과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들기는 하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은건 그 어떤 행동을 고양이에게 할때 고양이가 싫어하면 바로 그만두라고 하는 부분이다. 사실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정서와 다른 부분에 대한 서술로 고양이를 배우면 자칫 오해나 키우는데 실수할수있는 상황이 있을수도 있을거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책에서 무엇이 되었든 '고양이가 싫어하면 그날은 거기까지'라는 문장을 읽는 사람들이 꼭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이책을 읽으며 고양이를 키우는 행복한 상상에 빠져있을수도 있지만 책 마무리에 적혀있든 고양이의 문제행동은 어떤식으로든 발현될수있다. 귀여운 고양이와 행복하게 오래살기위해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는걸 추천한다.





적절하게 돌보아주기만 하면 고양이는 우리에게 무한한 기쁨과 우정을 나누어준다.

그러나 명심하라. 고양이와 삶을 함께한다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와 인내심, 헌신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고양이 집사 사전> 본문,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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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 오래, 꾸준히, 건강하게 일하기 위하여
배은지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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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회사 생활을 언제까지 할수 있을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이유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도 남는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때문인것같다. 내 자신이 마모되는 일을 하고있다는 생각.

직장생활이라는게 원래다 그런거라며 버티기에는 그것에 매달리는 내가 아깝다는 마음이 자꾸만 든다.

시간도 노력도 감정소모도 내가 왜?

<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본문, p.76

전 직장을 다닐때 늘 입버릇처럼 '이번 회사 퇴사하면 앞으로 평생 일을 하지않을거라'고 이야기하시던분이 있었다. 매달마다 이제 그만 둬야지라며 회사에서 늘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오히려 그분보다 먼저 퇴사한건 나였다. 퇴사를 하고 따로 연락해본적 없으니 정말로 퇴사후 평생 일을 안하고 계실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을 할수있다는것에 대해 놀라웠다. 그런데 비단 이런일은 그 분만 생각하는게 아니다. 최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부상된 파이어족은 이른나이에 은퇴를 선언하고 재정적으로 독립해서 살아가는게 목표라고한다. 생각해보면 나와 비슷한 또래들도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어느정도 동경하고있을거라고는 생각한다. 언제까지 살수도, 일할수있을지도 모르는 삶에서 굳이 외적인 일로 스트레스받지않고 하고싶은거 하면서 행복하게 여생을 즐기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나 뿐이 아닐것이다. 그러면 나에게는 40살 은퇴까지 약 10년의 세월동안 사회활동을 해야할 기간이 남았다. 버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회사에 남는것도 '용기'있는 자만이 할수 있는거라고한다. 이 애증의 회사를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의 저자 배은지는 경력 10년의 직장인인다. 10년동안 나는 회사를 버틸수있을까?라고 생각해보자면 현직장의 단점들만 보이는 요즘, 이 직업을 계속 유지해야할지 고민이 많은 순간인데 이 책을 읽게되었다. 귀여운 책 표지처럼 내용도 술술 잘 읽혀진다. 나도 어릴때 몰랐던 중간직급자의 고충을 이 책으로 더 상세히 알게되었다. 책 제목이 정말 절묘한데 저 문장을 30년은 회사생활을 한 임원이 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뎅-하고 울렸다. 임직원의 마음은 다 똑같구나. 회사 프로젝트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잠못잔다는 말을 하자 사장이 나도그래요 하며 말한 뜻과 다르게 해석하여 감동받은 내용은 또 그랬다. 사장은 어딜가든 다 똑같구나. 내가 지금 회사를 다니며 걸어온길을 저자가 걷고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현 밀레니엄세대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회사에서 자아를 찾기보다 회사밖에서 찾는게 더 익숙하게 받아드리는 탓일지도 모른다. 최근엔 회사는 그냥 돈버는 목적. 나는 그냥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연기하고 진짜 나는 바깥에서 찾자 라는 마음이 커지고있고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심심치않게 들을수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혹은 앞으로 내가 겪을 일들에 대해 보는 기분이었다. 특히나 남자직원의 출산휴가사용, 사이드프로젝트(혹은 딴짓), 재택근무는 현 직장을 다니는 누구나 읽어도 쉽게 공감갈수있는 내용들이었다.

난 최근 회사를 다니며 마인트컨트롤을 어떻게 할지에 초점을 두고있다. 내가 회사에 소모되는게 아닌 회사와 나를 분리해서 생각해보려고 애쓰는 과정에 나 역시 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하고있다. 책을 읽으며 또 공감가는 문장은 또 얼마나 많던지, 나도 좋으나 싫으나 어쨌든 사회생활을 계속해야할텐데 나도 오래, 꾸준히, 건강하게 회사생활을 하고싶다.



숨가쁘게 아가미를 내밀며

회사라는 연못탈출을 꿈꾸는게 아니라,

연못에서도 자유롭게 유영하는 돌고래처럼.

<회사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본문,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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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전쟁 기율특허법률사무소 시리즈 1
신무연.조소윤.이영훈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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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등록을 받지 못하는 브랜드는 아무리 키워놓아도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표전쟁>본문 p.123

대학때 저작권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각종 사례들을 들으면서 세상엔 별의별 일이 다 있구나 했는데 최근 브랜드와 상표권으로 치열하게 법정싸움을 하는 기사를 보면 그때의 수업에 들었던게 꼭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 언제든 생길수 있는 일이구나 싶다. 명품브랜드 프라다와 루이비통에서 차용한 푸라닭과 루이비통닭 치킨집 출범후 루이비통닭은 법정시비에 휘말리고 푸라닭은 현재 탑연예인을 모델로 고용하고 TV광고를 진행할만큼 가맹점을 키우고있다. 이 차이는 어디서부터 오는걸까? 또 국내에 큰 인기를 끄는 설빙은 중국진출을 선언했지만 해당 브랜드의 메뉴는 물론 인테리어, 마케팅방식까지 이미 중국쪽 브랜드에서 모든걸 카피해버린 상황이라 결국 손해만 얻고 철수를 했다. 아이돌그룹 비스트는 소속사탈퇴할때 해당 그룹명을 사용못하고 하이라이트라는 새로운 그룹명으로 활동을 시작할수밖에 없었다. 의미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특별한 구별 없이 브랜드, 상표,특허, 라이센스등을 마구 섞어 지칭하는데 이 알쏭달쏭하고 잘 몰랐던 내용들 속에는 전쟁과도 같은 이야기들이 많다.

책을 읽으면서 '이건 당연히 안되는거아니야?' '누가봐도 도의적으로 안될거같은걸 했다고?'하면서 읽게되었다. 어찌보면 얍삽해보이지만 또 빈틈을 파고 들어 브랜드 등록을 하고 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안하거나 늦게 반응할수록 일이 커지고 결국 자신의 브랜드마저 뺏겨버리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가 겪은 분쟁들이 예시로 나와서 이해하기도 쉽고 내가 몰랐던 그 치열한 세계를 알게되었다.

해당 책에 나온 저작권관련 사례들을 뉴스를 통해 본적도 있었지만 많이 미처 몰랐던 내용들도 많았다. 내가 알고있는 브랜드가 보호할수 있는 특성의 범위보다 훨씬 더 많은 범위에서 저작권보호가 가능하다는것을 알았다. 최근에는 안무나 디자인같이 무형의 제작물에 대해서 저작권에 대해 대두가 되고있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소리, 심지어 향기까지 특허가 가능하다니 놀라웠다. 그러고보니 연예인들이나 드라마,영화등의 유행어가 전혀 상관없는 광고나 마케팅에 많이 쓰였는데 최근에 좀 덜 보였던 이유가 이런것이었구나, 싶었고 생각보면 누군가의 아이디어나 특허에 대해서 당연하게 보호가 되어야한다고 생각이 든다. 다만 책의 사례같이 시간적 타이밍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수도 있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분쟁사례를 너무 어렵지 않게 소개하고 이미지로 이해하기 쉽게 되어있고 상표등록할때의 주의점과 해외상표 등록법도 알려주고 있어 이런 상표등록에 그동안 관심있는 사람들이 가볍게 읽어보기가 좋다. 소상공인, 1인 기업을 넘어 이제 1인 브랜딩 시대이다. 관련 컨텐츠를 제작하는데 앞서서 이런 상표 등록과 관리의 방법을 알아보는것도 좋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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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김경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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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자리잡기까지는 이 심경의 변화가 끊임없이 반복될텐데, 일단 결론을 말하자면 염려하지말자.

마음만 힘들뿐 염려한다고 달라질건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카페를 위한 일을 차분히 모색해보자.

그리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며 버티는수밖에.

<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본문 p.152





몇년간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마음속 깊은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퇴사욕구는 곧 창업에대한 생각으로 옮겨지곤 했다. 특히 최근엔 왜 사람들이 회사를 관두고 카페와 치킨집을 왜 차리는지 이해가 될정도로 퇴사욕구가 심하게 솓구쳐 올랐다. 카페공화국, 치킨공화국이라는 단어처럼 우리나라에 현재 고개를 돌리면 치킨집 아니면 카페이다. 그중에 치킨집은 3만개가 넘고 카페는 7만개가 넘는다한다. 나도 마음 한구석에 카페창업에 대한 꿈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안전하게 회사생활만 해보았고 하다못해 카페알바도 안해본 내가 겉으로 본 카페사장 생활은 커피향가득한 도시적이며 따뜻한 삶같아만 보인다. 그런 나의 환상을 일깨워줄 책을 읽게되었다. <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이라는 책은 '바들바들 도전하는 카페창업의 모든것' 이라는 부제에 맞게 개인카페 <카페 7번길>을 운영하는 저자 김경희의 고군분투 창업기를 적은 책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부분과 생각치도 못한 부분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이 적혀있었다.

커피를 사가며 나와의 대화가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 순간들이 모여 이 카페가 좋은기억으로 남길바란다.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오랜시간이 쌓인 이 공간에 먼 훗날에도 내가 여전히 있기를.

<이래 봬도 카페 사장입니다만> 본문 p.205



나도 주변에 가게를 운영하는 지인이 없는건 아니지만 보통 매출이나 진상손님, 메뉴개발같은 이야기만 들었지 인테리어나 가게 계약, 슬럼프같은 이야기는 듣지 못했기에 저자가 퇴사를 하고 카페를 차리면서 가게 오픈마저 미루며 커피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가게인테리어에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에 같이 슬퍼하다가도 로고를 만들고 카페이름을 정할때 같이 기뻐하며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으며 혼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상상을 해갈수있었다. 아직 바리스타수업을 듣지 못했고 커피에 대해 얕은 지식만 가지고있지만 책을 읽으며 이런경우도 있구나 이런 용어도 있구나 이렇게 만들기도 하는구나 하면서 그동안 원두나 스페셜티에 대한 말만들었지 정확히 어떤 이야기인줄은 몰랐는데 현직에 있는 카페사장님이 설명해주는걸 보니 조금더 실지적인 내용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 책이 좋았던건 너무 지나치게 창업전 이야기에 치우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창업후에 겪었던 일에만 초점만 잡히지 않고 적당히 창업전과 창업후, 그리고 가게를 운영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이 카페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혹은 현재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줄수있는 분량이라고생각한다. 최근 내가 사는곳 주변의 카페사장님이 자신의 커피공부를 위해 과감히 가게도 닫고 해외에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게되며 저렇게 자신이 하고싶은것을 위해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할수있는게 부러웠다. 회사를 다니며 회사의 작은 부품으로만 생각들때가 많아 나도 나중에는 창업을 하지않을까 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반대로 창업하고 본인이 사장이 되면 모든 책임은 본인 스스로에게 있고 그 무게는 정말 무겁다고 생각이 들기도해서 그냥 안전하게 회사에 있어야지 생각되기도 하고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때문에 다양한걸 좀 배워야한다고 생각되는 요즘 커피맛에 빠져서 그런지 최근에는 몇해전 이탈리아에 갔을때 마셨던 에스프레소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게 떠오르곤한다. 나도 물론 카페에 가면 non-coffee메뉴를 마시기도 하지만 나도 나 자신의 오리지널 메뉴와 커피에만 집중한 카페를 차릴날이 언젠가는 올까라고 생각하며 커피 한잔을 홀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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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디자인 품과 격
편석훈 지음 / 윤디자인그룹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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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한글서체)을 알리고 싶다는 말은, 달리 표현하자면 우리 문자인 한글에 대한 대중의 심미한을 드높이고 싶다는 의미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당연히 좋은 한글서체가 더 많은 대중의 눈에 띄어야하지 않겠나 하는게 내 생각이다.

<한글 디자인 품과 격> 본문, p.146

몇 해전, 우연히 유튜브에서 서체 제작과정 영상을 인상깊게 본 기억이 있다. 해당 폰트를 만든 제작자가 나와서 폰트의 제작의도와 개발과정, 그리고 해당 폰트를 어떻게 사용하는게 좋을지 가이드를 지침해주는 내용이었는데 대학 다닐때 서체는 크게 세리프체, 산세리프체가 있다는것만 짧게 배우고 지나갔던 타이포그래피 교양수업에서는 만나볼수없었던 밀도있는 제작과정을 만나볼수있었다. 폰트, 캘리그라피, 타이포그래피, 서체... 이 다양한 이름 속에는 우리가 늘 보고 읽는 글자가 담겨있다. 내가 기억하는 첫 브랜딩 현대카드 전용서체인데, 처음 봤을땐 꽤 충격이었다. 내가 아는 대기업에서 판매목적의 '상품'이 아닌 '서체'를 만들었고 그것도 제법 특이하게 만들었고 이를 마케팅에서 적극 활용하고 나중에 해당 광고를 스쳐지나가기만 해도 그 서체인걸 알았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내 버킷리스트중 하나에는 내가 디자인한 서체만드는것도 있었다. 이젠 빙그레, 롯데마트, 아모레퍼시픽, 올레KT, 티몬같은 왠만한 기업은 물론 네이버, tvN, JTBC, 야놀자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 심지어 서울, 경기도, 포천 등 지역에서도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들어내는 폰트를 개발하는것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런가하면 디자이너들에게 이런 브랜딩 서체들은 어떠한가. 아니 사실 브랜딩 서체뿐 아니라 다른 본문, 제목서체들도 무표정한 표정으로 왼쪽손은 얼굴을 괴고 오른쪽 손은 무심하게 방향키를 내리면서 이 디자인에 어떤 서체를 쓸까 고민할것이다. 디자인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없다는것. 본문서체는 대게는 고딕, 명조로 가지만 제목서체는 결정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물론 이제 다양한 서체가 나와서 고민하는 일은 줄어들긴 했지만 어쨌든 나에게 한글디자인폰트는 클라이언트에게 납품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 속 스트레스요인이었다. 그 서체에 대해 정보를 찾아볼생각은 크게 하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해당 폰트에 대한 애정도 크게 있지 않았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이 폰트들에 대해 문득 문득 궁금점이 생기기도했다. 이걸 만든사람은 누굴까, 자평98%, 자간 -25가 정말 제작자 의도가 맞는걸까? 라는 생각으로 한글날을 맞아 읽게된 윤디자인그룹의 <한글디자인 품과 격>.



이러한 이유때문인지 실제로 수많은 학생들은 "알파벳을 기반으로 한 타이포그래피는 왠지 '뽀대'가 나고, 한글 타이포그래피는 왠지 촌스러워보인다"라는 평가를 하기도했다. 어쩌면 이것은 나와같은 기성세대의 잘못이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그들에게 '뽀대가 나는'한글 타이포그래피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못했으니까.

<한글 디자인 품과 격> 본문, p.170



이 책의 지은이 편석훈은 윤디자인그룹의 대표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더 높아지는 기분이다. 책을 읽으며 이것도 윤디자인그룹에서 했어? 라는 생각이 드는 서체도 많았다. 서체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나 개발과정의 어려움, 플랫폼에 따른 서체 특성들에 알게되는 시간이었다. 또 폰트는 한번 개발하면 그냥 끝날줄 알았는데 계속해서 피드백을 받고 추가 수정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장인정신을 느끼게해주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브랜딩서체에 대한 개발이나 사용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보수적이고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고있었고 그런 힘든 순간에도 서체들은 발전해가고있고 다양한 서체에 대한 연구 개발을 해왔던 윤디자인그룹을 비롯한 폰트개발자들에게 고마움마저 느끼게 되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타이포그래피는 디자인의 기본이며 기초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분들이 대학에서 혹은 현장에서 타이포그래피관련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찾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오랜시간 수많은 디자이너들과 동고동락해온 윤디자인 그룹이 그들을위해 혹은 그들과 함께해야하는 일은 바로 타이포그래피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보여주는거라 생각했습니다.

<한글 디자인 품과 격> 본문, p.181



아무런 과정없이 바로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멋있고 완벽한 폰트가 나오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성장을 거듭하고있는 우리나라 한글폰트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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