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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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계는 지금 종교적 이념의 갈등과 정권유지를 위한 끊임없는 내전으로 황폐해진 나라가 많다.
거기에 자연재해까지 겹쳐 빈곤과 질병에 허덕이던 사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새로운 삶을 찾아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고향을 떠나기 시작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겠다는 다짐과 함께.

서른여덟의 아미르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대신해 자신에게 자상한 미소와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준 라힘 칸을 만나러 파키스탄으로 떠난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는 라힘 칸은 아버지 바바의 비밀을 담담하게 털어놓으며 아미르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다. 죽은 하산의 아들 소랍을 카불에서 데려와 달라는.
서른여덟 아미르의 마음속엔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주먹을 물어뜯으며 흐느끼고 있는 열두 살의 아미르가 웅크리고 있다.
하산의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 친구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 있는 행동과 겸손함, 그리고 자신에게는 늘 냉담했지만 하산에겐 언제나 관대하기만 했던 아버지의 행동.
그 모든 것에 열등감을 느낀 아미르가 형제 같은 친구 하산을 시기하고 질투했던 건 아이로서의 당연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어른이 된 아미르가 열두 살 그날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건 바로잡을 수 있었던 하산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킨 그의 비겁한 행동 때문이었을 것이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하산과 꼭 닮은 아들 소랍을 마주한 아미르, 그리고 그때의 그 두려움과 맞닥뜨렸을 때 그가 선택한 행동은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혀온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약이 되었고, 소랍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하늘 높이 연을 날리고, 하산이 그랬던 것처럼 연을 향해 달려가는 아미르의 뒷모습에서 상처를 회복해 가는 소랍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

지금도 아프가니스탄은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의료서비스의 부족으로 아이들과 여자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부패한 정부는 아프간의 재건보다는 핵심 요직을 꿰차고 권력을 차지하는 것에만 관심이 집중되었다고 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 세계 난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나라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라고 하니, 그들의 삶이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심각한가 보다.
한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등산 관광국이었다는 아프가니스탄.
언제쯤 그들은 아름다운 국토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런 생각을 잠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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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지식사냥 - 과학.자연 - 1000가지 퀴즈로 만나는 아주 특별한 백과사전
클리브 기포드 외 지음, 박명옥 엮음 / 청림아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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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어는 평생 똑같은 이빨을 사용할까요?”
(상어는 일생 동안 수천 개의 이빨을 간다. 앞쪽에 있던 오래된 이빨이 빠지면 뒷줄에 있는 이빨이 앞으로 나온다. 상어의 이빨은 크기는 서로 다르지만 모양은 모두 같다.) p.38

자연과 과학에 관련된 궁금증을 간략한 설명과 삽화, 그리고 퀴즈로 풀어놓은 이 책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앞장에는 다음에 다루게 될 내용을 간추려 단계별 퀴즈문제를 적어 놓았고, 모르는 문제의 답은 뒷장의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도록 해 두었다.
물론 한권의 책에 많은 분량의 퀴즈문제를 수록하다 보니 몇몇 문제는 좀 유치한 감도 없지 않지만 예비초등생이나 저학년 친구들에게는 게임을 하듯 문제를 내거나 정답을 맞히면서 읽기에 좋은 책인 듯하다.
그림 옆 설명을 작은 네모상자 안에 넣어 보기 편하게 구성한 것과 간단한 별자리 이야기, 곤충과 동물, 인체의 해부모습까지 세세하게 그려놓은 것 등은 여러 권의 책 내용을 한권에 알차게 담아낸 것 같아 만족스럽다.
한 가지 p.76 ‘태양계’의 설명 중 ‘공전궤도가 원형에 가까워야 한다.’는 새로운 행성에 관한 기준안에 따라 행성지위를 상실한 명왕성이 행성으로 표시되어 있어 책의 발행 시 좀 더 세세하게 살펴보아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점도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사소하게 여기는 작은 것 하나에도 늘 ‘왜’라는 궁금증을 갖는다.
어른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기라도 하듯 ‘왜’라는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똑같은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지만 아이들이 바라는 해답은 어른들의 거창한 설명이나 화려함을 강조한 값비싼 교재에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눈높이를 맞추어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고, 적절한 행동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일, 거기에 좋은 책과 함께 한다면 아이의 지식도 쑥쑥 자라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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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장난 -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8
이경화 지음 / 대교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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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던 어른들의 잔소리(?)를 듣던 게 엊그제 같은데 내가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하는 어른이 되었다.
“아무튼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해서 “어떡하면 좋아”로 끝나는 어른들의 우려 섞인 푸념은 듣는 것만으로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청소년 범죄와 그런 행동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인 우리가 해줄 수 있는 말과 행동은 무엇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책읽기가 더디기만 했다.

같은 반인 준서, 강민, 성원은 중학생이다.
그 또래의 아이들처럼 성적과 이성문제, 외모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집단 괴롭힘, ‘왕따’에 관한 것이다.
강민의 말처럼 사소한 장난으로 시작되었다는 혜진이의 왕따는 처음의 ‘장난’에서 어느덧 반 아이들 모두의 암묵적 동의하에 집단 따돌림이 되었다.
힘으로 반 아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잘못된 자신의 행동을 ‘모두가 함께 하는 것’ 이라는 이유로 정당화 하려는 강민.
그런 강민을 늘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강민을 대신해 악역을 맡고 있는 준서.
강민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모든 일을 적당히 해결하려는 성원.
그리고 침묵하는 아이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무언의 긍정이지
소리 나지 않는 박수를 치는 일이랑 똑같아.” (p.82)

성원의 내면의 목소리는 언제나 다수에 포함되는 우리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나만 아니면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이기적인 생각들.
간절한 도움의 목소리를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무심하게 흘려들으며 책임을 회피하는 어른들.
요즘 아이들(?)의 심각한 문제를 분노의 목소리로 떠들어대고 수많은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결국엔 원점으로 돌아가 언제 그랬냐는 듯 흐지부지되는 현실.
이 책의 교실 안 아이들의 심각한 문제가 내 아이에게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 한편으로 부모인 우리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허탈하다.
마지막 준서의 모습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그 모든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걸까.
해결되지 않는 또 다른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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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가출 중
미츠바 쇼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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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집을 나갔다.
한때는 호기롭게 세상을 구하겠노라 호언장담하던 그가 자신의 가족조차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깊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지금껏 자신이 구하겠다고 한 세상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기라도 하듯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 새로운 가정을 꾸려 간다.
그런데 돌연 그가 가출을 했다. 왜?

복잡한 혈연관계로 구성된 가족.
그 가족의 구심점이었던 아빠의 부재는 남은 구성원에게 혼란과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지만 가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전처의 아들 류.
장거리 육상선수로 아버지가 말없이 사라져 버린 것보다 남은 가족의 행동에 더 화를 내는 사춘기 소년 케이.
적당한 대인관계, 적당한 성적, 평범한 여고생 행세를 하지만 책임을 회피하고 가출한 아버지의 행동이 비겁하다고 비난함과 동시에, 가족 간의 서먹함을 견딜 수 없어하는 카나.
화려한 밤의 도시, 사회진출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다 아버지처럼 의지할 수 있는 남자와 결혼하지만 가족관계에 이질감을 느끼는 카오루.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죽은 사람의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온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 신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자신의 아픔 때문에 다른 가족의 상처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던 이들이 서로를 향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 책 내용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위태롭게 보였던 이 가족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여섯 식구의 활짝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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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녕하세요? - 글래디 골드 시리즈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4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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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안녕하세요?’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의미가 책속 등장인물들의 나이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인사말 중‘안녕히 주무셨어요?’라는 말이, 끊임없는 전란의 불안한 역사적 경험에서 유래한 것이라 하고,‘안녕’이‘일이 없이 편안하다.’라는 뜻이니‘안녕하세요?’에는 상대방의 안전과 무탈함을 바라며‘긴 밤을 무사히 넘겼군요.’하는 안도의 의미도 포함한다고 하면 너무 과장된 생각일까.

주인공 글래디 골드와 그녀의 친구들은 나이가 많다.
평균 70세 이상이니‘꽤 많다’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노후를 더없이 편안하고, 활기차게 보내는 그녀들이지만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들이 더 많은 삶이고 보니 주변 사람들의 죽음에 마음이 무겁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던 중 단짝 친구 프랜시의 죽음에 의혹을 느낀 글래디 골드는 입증할 수 있는 증거도 없이 그동안 자연사로 여겨왔던 죽음들이 타살임을 주장하며 동생 에비와 함께 경찰서를 찾지만 아무도 그녀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사건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엉뚱하지만 귀여운(?) 그녀들과 늦은 나이에 다시 찾아온 사랑에 가슴 설레어하는 글래디 골드의 연애이야기까지.
지금껏 가슴 졸이며 읽어온 잔인하고, 섬뜩한 추리소설과는 달리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다.

사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현재의 우리사회에선 보기 힘든 노인전용 아파트 단지라든가,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잘 갖추어진 사회보장제도가 부럽긴 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것 중 어느 쪽이 행복한 노년의 삶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읽다보니 늙는다는 것 자체는 결코 서글픈 일이 아닌 것 같다.
삶에 대한 열정을 잃는 것 그것이 더 서글픈 일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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