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망설일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25
유은실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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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작가의 정이시리즈는 순수한 아이들의 눈을 통해 가족과 친구, 이웃들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담아낸다.
이번 정이의 이야기는 '나는 망설일 거야'. 어쩌면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을 콕 찝어서 이야기로 잘 풀어내는지 유은실작가님의 관찰력에 또 한 번 놀라고 귀여운 정이의 성장에 또 한 번 미소 짓는다.

책표지 속 '망설여' 책을 거꾸로 꽉 쥐고 생각구름을 마구 만들어내는 정이의 표정이 정말 귀엽다. 이리저리 머리를 갸우뚱하며 제목을 쳐다보는 정이의 마음이 궁금해진다.

첫번째 이야기 '어린이는 단결해'. 정이는 민서의 귓속말을 통해 다른 친구의 비밀을 알게 된다. 정이는 아빠가 거짓말한 1급비밀을 진짜인줄 알고 귓속말로 알려준다. 친구들이 알게 되는 바람에 소동이 일어나지만 아빠와 엄마는 놀라는 정이가 귀여워 거짓말을 했단다. 정이는 오빠와의 단결로 어른한테 사과를 받는다. 어린이가 단결하여 부당한 어른의 처사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말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어른도 잘못하면 사과할 줄 알아야한다. 정이로부터 또 하나 배운다.
두번째 이야기는 '초등학생은 망설여'. 작가의 만남 강의를 듣게 된 정이에게 오빠는 초등학생답게 어른 강의 듣는 법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3가지 중 '말하기전에 생각한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건 유치원 때 끝난다. 초등학생은 망설여야 된다.' 메모도 하고 강의 듣는 척 멍을 잘 때린 정이는 작가님의 강의를 성공적으로 잘 마쳐 책선물까지 받았다. 작가님이 기분 안좋을 말을 할지 말지 망설이며 끝내 하지 않길 결정내린 정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감정이 상하는 대부분이 말이기도 하다. 신중하게 말하기 위해 잠깐의 망설임이 필요하다. 어른으로서 반성하기도 했다.

정이의 경험 속에서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기본적인 사람대함을 또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정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기억하며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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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 BIB 출판영예상 Dear 그림책
조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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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영 작가의 그림책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로 기억 서랍 속에 넣어둔 학창시절을 소환했다.
친구랑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튀김옷만 놓고 사라진 오징어에서 관계가 애매해진 친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게다가 사진을 덕지덕지 붙인 하드보드지 필통, 둘리 노래방 등1990년대 같은 학창시절을 보낸 작가님의 글이 너무나 와닿는다.
바캉스 프로젝트를 하며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에서 벗는다를 생각하다 사춘기 시절 친구와 분식집에서 먹었던 튀김옷이 벗겨진 오징어를 생각했고 그로 인해 작가님의 사춘기 시절을 소환하게 되었다고.
친구와의 에피소드가 먹물이 질펀한 오징어 그림과 어우려져 마음 속에 스며든다. 오징어 먹물이 서서히 퍼지듯 내 주변 친구들의 얼굴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아직도 친구인지 애매한 얼굴들도...

거친 먹선과 검정이 가득한 화면에 감각적으로 배치한 글자들이 신선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누드 사철제본으로 완전히 펼침면으로 볼 수 있는 그림과 형광핑크색 끈 제본, 끈과 깔맞춤한 글자색이 유니크하다. 오징어들의 표정 또한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고 독자로 하여금 똑같이 표정짓게 하는 묘한 매력도 있다. 조은영 작가의 여러 그림책을 접하며 작업 방식이 궁금했었는데 김중석 작가와 함께 라이브로 했던 드로잉 북토크를 보며 궁금증이 풀렸다. 1시간 동안 두 작가가 이야기하며 거침없이 그려낸 오징어를 포함한 그림만 10장 남짓 되었다. 먹물과 롤러, 붓으로만 그려낸 큼직큼직한 얼굴과 오징어는 개성 넘치면서도 표정이 시원시원했다. 롤러로 굵은 선, 가는 선, 배경과 거뭇거뭇한 표현까지 가능했다. 붓으로 먹물을 튀긴 자국까지 그림의 일부가 되었다. 라이브방송 화면에는 두 작가가 이야기하는 목소리와 그림그리는 화면만 나왔지만 서로 교감하며 그림책 이야기를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북토크가 신선했고 먹물과 롤러를 가지고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욕구까지 불러일으켰다.

먹물그림과 함께 추억을 소환하며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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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웅진 세계그림책 212
앤서니 브라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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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 작가님의 고릴라가 아닌 코끼리라니!
표지 속 살풋 미소지으며 독자와 눈마주치고 있는 코끼리 어니스트의 모습이 귀엽다. 정글 속 키가 크고 화려한 꽃들 사이로 보이는 앤서니 브라운만의 상징들이 여기저기 숨겨져 있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어니스트와 만날 멋진 하루가 기대된다.
톤다운된 노란색 면지를 지나 속표지를 보니 슬픈 어니스트의 표정과 어니스트에게 말을 건네는 생쥐가 나오는 장면은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첫장면부터 우와! 탄성을 지르게 만드는 사막의 쨍한 색감이 눈을 사로잡는다. 파란 하늘에 가로로 쭉 뻗은 사막의 지평선과 그 앞으로 줄지어 걸어가는 코끼리 무리. 맨끝에 표정없이 따라가는 작은 코끼리가 어니스트임을 단박에 알아차린다. 그리고 멀리 화려한 정글을 제외하고 모든 배경색을 날려버린 그 다음 장면은 어니스트의 상태를 너무나 잘 나타낸다. 걷고 먹고 마시고 자는 이외의 또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난 어니스트는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은 시시하다. 온통 화려한 정글에 온 신경이 쓰일 뿐이다.

그런 어니스트는 '잠깐만'을 핑계로 정글로 들어선다. 어니스트가 정글 속에 들어선 순간부터 어니스트의 표정과 정글 속 그림 하나하나를 살펴보게 된다.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그림체의 향연 속에 상징들을 찾아보는 재미까지. 정글 속에 물고기와 빨래를? 표범무늬 나무, 과자가 열린 풀, 거기에 바나나가 빠지면 섭하지.
정글 깊숙한 곳에서 길을 잃어버린 어니스트는 동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동물들은 번번이 거절한다. 하지만 어니스트를 돕는 친구가 나타나는데... 속표지에 있던 작은 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엄마품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던 어니스트에게 정글은 가정 밖으로의 새로운 세상이다. 정글같은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온갖 유혹과 슬픔, 고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가족이 아닌 이상 어러움에 닥친 이에게 쉽게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는 길잃은 어니스트에게 작은 생쥐가 길잡이가 되어주었듯 희망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도와줄 이가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위로가 되는 존재는 늘 있다고 말한다. 이에 어니스트는 정글에서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성장할 것이고, 작은 쥐로부터 희망을 갖게 되었다.

"앤서니 브라운은 작가 지망생 시절 처음 구상했던 아기 코끼리 이야기를 40년 만에 그림책으로 그렸다. 노년의 거장은 자신이 꿈 많던 청년에서 세계적인 그림책작가가 된 것처럼, 누구에게나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응원한다. 긍정의 힘과 원숙한 지혜가 마음을 감싸는 작품이다." -작품 소개 중

40년만에 재탄생한 그림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시대를 관통하는 울림이 전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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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그림책 사계절 그림책
이억배 지음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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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판형에 표지 속 인물들이 저마다 손에 든 책 한권 한 권이 정겹다. 하나하나의 미소가, 들고 있는 책들이, 책장 구석구석 살피는 재미까지 표지에서만 꽤 긴 시간을 머무른다.

곳곳에 자라난 나무들과 그 나무에서 꽃피운 다양한 이야기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한적한 시골, 당장 뛰어들고픈 바닷가, 다양한 동물들이 한데 어울어진 정글 숲속, 눈이 쌓이고 빙판을 지치는 호숫가에서도, 전신주가 호랑이 놀이터가 환상적인 그림책 공간이 되었다.
사람과 동물, 도깨비도 한데 어우려져 신명나는 이야기를 선사한다. 옹기종기 모여 얼굴을 파묻으며 함께 책을 보는 토끼들, 아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미소짓는 할머니, 아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책 읽어주는 어른, 시골 턱마루에 앉아 집안에 책을 쌓아두고 읽는 작가님? 모두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책을 즐긴다. 어디에나 책이 있고, 책이 있는 곳에 이야기꽃이 피어나며, 정다운 미소가 함께 한다. 무엇을 생각하든, 무엇을 상상하든 생각주머니 속의 모든 이야기가 환상적인 그림으로 구현된 듯하다.
왼쪽 의성어, 의태어로 꾸민 파란 글씨의 이야기도 그림과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 인물을 그림에서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림 한 장 한 장을 찬찬히 머무르게 하는 이번 이억배선생님의 책도 솔이의 추석 이야기처럼 포스터북으로 출간되면 한 장씩 한 장씩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다양한 수업에 활용하기도 좋을 것 같다. 정겨운 그림체로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한 장 한 장 그림책이다.

- 그림에서 찾을 수 있는 단어 써보기
- 의성어, 의태어로 문장 만들기
- 장면에 어울리는 이야기짓기
- 옛이야기 찾고 조사하기
- 내가 읽은 책 찾아보기
- 나만의 이야기나무 만들기
- 계절별 이야기 꾸미기
- 나의 모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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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 Dear 그림책
유은실 지음, 김지현 그림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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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는 연필소묘와 절제된 채색 느낌이 정갈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준다. 아름다운 꽃들 사이에 슬픈 듯하면서도 엷은 미소를 띈 마트료시카가 놓여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듯하면서도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듯한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인생이라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긴 여정처럼 마트료시카는 어느 먼 나라, 어느 상점을 지나 어느 집에 도착한다. 마트료시카를 받아든 아이는 하나이면서 일곱인 마트료시카를 하나하나 꺼내며 추억이 깃든 사진이 있는 액자 앞에 가지런하게 놓는다.
어둠 속에서 서로를 품었던 일곱은 빛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하나하나가 가진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나비를 갖고 있는 첫째부터 조그만 입도 없는 일곱째의 모습까지 발견한다.
작가가 첫째에게 준 '제일 너른 품과 가장 큰 꽃그늘 깊은 .주름 그리고 큰 손' 가장 큰 내 모습은 나와 타인 모두를 따뜻하게 이해하고, 배려하며, 걱정하기도 하고, 베풀줄 아는 마음을 가진 커다란 포용력을 가진 존재로서의 모습이다. 그 안에는 비바람을 맞으며 온갖 고통을 견딘 나와 뒷모습이 쓸쓸했던 어느 시절, 볼이 터질듯 했던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였으리라.
나는 어디메쯤일까...
며칠간의 산책 중 잃어버린 입도 없는 일곱째. '한가운데가 텅 비어버린' 저 깊은 곳에 자리잡았던 나의 내면아이가 부재했을 때. 다시금 그 내면아이를 찾아 꼭 안아주었을 때. 그 시기를 거치는 동안 나는 성장하고 성숙한다.

유은실작가님의 그 동안의 작품들의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이들을 통해 진짜 삶, 진정한 어른의 모습, 세상을 살아나가는 다양한 군상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순례주택에서 순례씨가 그랬듯, 만국기 소년과 이유정 이야기 속의 다양한 인물들이 그랬듯 그들의 이야기 속에 수많은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작은 추억을 되새기기도 한다. 그 하나하나가 마트료시카가 품은 모든 모습처럼 '나'였고 '나'이며 '나'일 것이다.

“지난 시간이 생생하게 각각의 얼굴을 가지고, 겹겹이 쌓여 있는 것 같다.
내 안의 아이와 청소년을 잘 품어야, 내 밖의 아이와 청소년을 품는 작품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크고 넉넉한 품으로, 내 밖의 어리고 여린 존재들을 품고 싶다.”
-유은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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