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웅진 세계그림책 212
앤서니 브라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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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 작가님의 고릴라가 아닌 코끼리라니!
표지 속 살풋 미소지으며 독자와 눈마주치고 있는 코끼리 어니스트의 모습이 귀엽다. 정글 속 키가 크고 화려한 꽃들 사이로 보이는 앤서니 브라운만의 상징들이 여기저기 숨겨져 있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어니스트와 만날 멋진 하루가 기대된다.
톤다운된 노란색 면지를 지나 속표지를 보니 슬픈 어니스트의 표정과 어니스트에게 말을 건네는 생쥐가 나오는 장면은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첫장면부터 우와! 탄성을 지르게 만드는 사막의 쨍한 색감이 눈을 사로잡는다. 파란 하늘에 가로로 쭉 뻗은 사막의 지평선과 그 앞으로 줄지어 걸어가는 코끼리 무리. 맨끝에 표정없이 따라가는 작은 코끼리가 어니스트임을 단박에 알아차린다. 그리고 멀리 화려한 정글을 제외하고 모든 배경색을 날려버린 그 다음 장면은 어니스트의 상태를 너무나 잘 나타낸다. 걷고 먹고 마시고 자는 이외의 또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난 어니스트는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은 시시하다. 온통 화려한 정글에 온 신경이 쓰일 뿐이다.

그런 어니스트는 '잠깐만'을 핑계로 정글로 들어선다. 어니스트가 정글 속에 들어선 순간부터 어니스트의 표정과 정글 속 그림 하나하나를 살펴보게 된다.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그림체의 향연 속에 상징들을 찾아보는 재미까지. 정글 속에 물고기와 빨래를? 표범무늬 나무, 과자가 열린 풀, 거기에 바나나가 빠지면 섭하지.
정글 깊숙한 곳에서 길을 잃어버린 어니스트는 동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동물들은 번번이 거절한다. 하지만 어니스트를 돕는 친구가 나타나는데... 속표지에 있던 작은 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엄마품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던 어니스트에게 정글은 가정 밖으로의 새로운 세상이다. 정글같은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온갖 유혹과 슬픔, 고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가족이 아닌 이상 어러움에 닥친 이에게 쉽게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는 길잃은 어니스트에게 작은 생쥐가 길잡이가 되어주었듯 희망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도와줄 이가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위로가 되는 존재는 늘 있다고 말한다. 이에 어니스트는 정글에서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성장할 것이고, 작은 쥐로부터 희망을 갖게 되었다.

"앤서니 브라운은 작가 지망생 시절 처음 구상했던 아기 코끼리 이야기를 40년 만에 그림책으로 그렸다. 노년의 거장은 자신이 꿈 많던 청년에서 세계적인 그림책작가가 된 것처럼, 누구에게나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응원한다. 긍정의 힘과 원숙한 지혜가 마음을 감싸는 작품이다." -작품 소개 중

40년만에 재탄생한 그림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시대를 관통하는 울림이 전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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