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똥꼬는 힘이 좋아 국악 동요 그림책
류형선 지음, 박정섭 그림 / 풀빛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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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때 풍물을 접하고 여러 가지 우리 전통 악기를 배우며 자연스럽게 국악을 가까이하게 되었고 현장에 나와서도 당연히 꽹과리와 장구를 잡았다. 우리 국악의 흥겨움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어 풍물, 사물놀이를 지도하며 가락 뿐만 아니라 국악동요나 민요도 즐겁게, 편하게 함께 불렀다. 서양음악 뿐만 아니라 우리 국악의 중요성을 늘 염두에 두고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국악을 즐길 수 있도록 평소에 많이 불렀었다.
아이들과 즐겁게 부를 국악동요를 찾던 차에 <내 똥꼬는 힘이 좋아>를 비롯 모두 다 꽃이야, 모두 제자리, 맛없는 밥은 없어 등등 따라 부르기 쉽고 인성교육도 함께 되는 다양한 노래를 접하고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따라불렀다.

아이들이 부른 국악동요 중 인기순위 1위는 단연 <내 똥꼬는 힘이 좋아>였다. 저학년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똥. 그냥 아무데나 똥, 방귀만 붙이면 까르르 자지러지는 아이들. 그런데 똥꼬가 힘이 좋다니. 게다가 그 똥꼬에서 나오는 똥들이 그냥 똥들도 아니고 세상 온갖 똥이란 똥은 다 나오니 뒤집어질수밖에 없다.

📘 시원하게 똥꼬를 박차고 나오는 똥캐릭터. 변비로 고생해 본 내가 본 표지는 그냥 시원함 그 자체이다. 박정섭 작가님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내 똥꼬 마라똥 대회'가 기발했다. 각자 번호표를 달고 나온 똥들의 좌충우돌 달리기대회. 똥들마다 가슴에 붙인 사연있는 번호가 재미를 더해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화장실 직행 신호가 온 아이. 변기를 향해 달려가는 다급함과 변기에서 속시원하게 일을 해결하는 모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흥겨운 가락이 입에 착착 붙는 국악동요가 여러 작가님들의 손을 거쳐 책으로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정말 반가웠다. 책장을 넘기며 우리 음악을 흥얼거릴 아이들을 떠올리며 풀빛 국악동요 그림책 시리즈가 모든 초등학교에 필독서로 학급이나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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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악어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루리 그림, 글라인.이화진 글 / 요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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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원치 않게 도시에 살게 된 악어.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시에 적응하려 애쓰다 다다른 강가.
물 속에 빠지며 자신이 악어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글라인, 이화진 작가의 글과 루리 작가의 그림이 만나 깊이있는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장면마다 우리 사회의 내면을 관통하며 마음을 머물게 한다.

앞면지에서 악어가 바지를 입으며 등 돌기까지 축 늘어져 옷에 자신을 끼워맞추는 듯한 느낌이다.

1인가구도 많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각박한 현대사회. 어디서 어떻게 이곳에 살게 된지 모른 채 도시에서 살아가는 악어. 토마토와 햇볕을 좋아하는 온순한 악어이지만 그의 그림자는 날카로운 이를 드러낸 무서운 모습으로 표현되어 외모로 판단하는 현실의 씁쓸함이 잘 투영되었다.
악어는 피부관리도 해 보고, 이빨를 무디게 갈아보기도 하고, 꼬리를 잘라야 한다는 진단을 받기도 하는 등 최선을 다해 자신을 사회에 맞추려한다. 하지만 쇼윈도의 악어백처럼 자신의 존재는 하나의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 또한 인간성을 배제한 채 하나의 상품이 되어가는 요즘의 모습이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물에 빠지고 만다. (화면분할부터 시선의 위치, 가로에서 세로로 구도의 변화까지 루리 작가님의 역동적인 화면구성에 감탄을 자아낼 수 밖에 없다.) 세로 구도로 바꿔 물에 빠진 악어가 자신을 감싼 모든 번뇌를 훌훌 던져버린 장면에 희열을 느꼈다. 잠시나마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자유롭게 물 속을 유영하는 도시악어로 투영되었다.

뒷면지에서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동화된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루리 작가님께서 <도시 악어>를 그리시며 들었다는 라디오헤드의 'Creep'.

학창시절 줄기차게 들었던 그 노래의 애절한 기타리프소리와 보컬의 감성적인 노랫소리가 아련해질 때가 있다.

나 스스로 패배자, 루저라고 생각했던 때
도시 악어마냥 꼬리를 자르려, 나를 누군가에게 맞추려 안간힘쓰던 때
어울리지도 않는 곳에서 억지 웃음을 지어야만 했던 때
세상의 틀에 맞추어야 하는 현실에 고뇌했던 그 때와 겹쳐진다.

도시악어의 끊임없는 고민
원하지 않아도 있어야 하는 곳
하지만 여기에 있고, 살아가야 하는 곳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며 고뇌하는 현대인의 삶과 닿아있다.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살아갈 때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것을,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빛이 나는 것을 바쁜 삶 속에서 잊어버리고 또 잊어버린다. 내 속의 악어를 토닥이며 위로해 본다.

처음 도심 속 "나는 악어야."와 물 속에서의 "나는 악어야."의 모습을 겹쳐보며 이제 꼬리가 부끄럽지 않은 도시 악어로의 삶을 응원해본다.

루리 작가의 글과 그림은 위로와 희망을 주는 힘이 있다. 
코뿔소 노든과 펭귄 치쿠가 긴긴밤을 함께 보내며 걸었던 그 여정 속에서, 열심히 살아도 소용없는 이들이 결국은 브레맨에 가지 못했지만 희망을 꿈꾸는 모습에서, 외로운 도시 악어가 자신이 악어임을 깨닫는 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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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덩어리 삼총사 어린이책봄 1
정은정 지음, 정인하 그림 / 봄개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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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학년 아이들에게 똥과 엉덩이 소재는 단어만 튀어나와도 자지러질만큼 그 단어의 힘은 강하다.
개똥에 염소똥, 새똥 3단콤보로 합쳐진 똥덩어리 삼총사라니 아이들은 제목만 듣고도 눈길을 줄 동화책이다.

우리 아이들 잠자리에 똥이야기를 해 주었더랬다.
똥덩어리들이 모험을 떠난다는 즉흥적인 이야기였는데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귀여웠다. 그때 똥이야기 동화가 나오면 정말 좋아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봄개울에서 재미있는 똥이야기 동화가 나와서 반가웠다.

📘 개장을 앞둔 미술관이 있는 공원을 둘러보던 장만해 시장과 최억수 미술작가. 마실 나온 할아버지의 염소가 예쁘게 신경 쓴 꽃들을 질겅질겅 먹어치우는 모습을 본 장만해 사장과 할아버지 사이에 실랑이가 오가는 사이 에그지지 부인의 개가 장만해 사장 신발 위에 똥을 싼다.

개가 싼 똥 위에 염소가 싼 똥이 얹혀지더니 이 난리통에 화들짝 놀란 참새가 싼 똥까지 완벽한 타이밍에 순식간에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졌다.
나중에서야 이를 알아본 최억수 작가는 이 똥덩어리를 미술관 개장 작품으로 전시하게 되는데 작품 제목이
<삶은, 계속된다!>

우연의 일치로 하나의 몸이 된 똥덩어리 삼총사. 우여곡절 끝에 자연으로 되돌아오고 돌아온 자리에서 또 다시 탄생되는 똥덩어리 삼총사의 모험이 기대된다. 삶은 계속되기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작은 추억같은 동화가 될 것 같다.

🌈함께 해 볼만한 활동
○ 사건을 시간의 순서대로 정리하기
○ 각 동물의 똥 모양 생각해 보기
○ 똥들이 하고 싶었던 일들 살펴보고 나는 어떻게 살것인지 이야기 나누기
○ 똥이 거름이 되어 자연이 이어지듯 삶이 계속 이어지는 다양한 상황 이야기해 보기
○ 우연으로 만들어진 작품들 찾아보고 창작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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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유 반달 그림책
사이다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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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구마>와 <고구마유>
작년에 나왔던 고구마구마 특별판 미니그림책 고구마유를 새롭게 제작한 고구마유, 이번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돌아왔다^^

🍠 고구마유는 고구마구마의 프리퀄?
작은 고구마의 시선에서 조심스레 추측해서 써 본 글입니다.

1. 고구마유 🍠 고구마구마 등장인물
두 표지의 고구마들, 고구마유 등장인물과 고구마구마의 그것의 모습이 흡사하다.
고구마유는 방귀소리로 지은 이름,
고구마구마는 생김새로 지은 이름이다.
보옥이 - 굽었구마
보로로 - 크구마
부왕이 - 배 불룩하구마
부식이 - 참 다르게 생겼구마?
이름을 모르는 고구마 - 작구마

2. 정체성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에게 묻는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수행을 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독서를 하는 등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을 찾는 여정을 떠난다.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는 작은 고구마가 처음 만난 친구들의 도움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모두 자신의 일처럼 자신이 가진 능력들을 발휘하여 작은 고구마를 돕고, 함께 하며 난관을 헤쳐나간다.
집에 돌아온 작은 고구마는 그런 친구들에게 호의를 베푼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았기에 작은 고구마는 <고구마구마>에서 '작구마'가 되었고 그는 비록 몸집은 작지만 다른 고구마들에게 도움을 주는, 도움을 주고 싶은 존재로 <고구마구마>에서 다시 태어났다. 그 작구마의 선행은 작지만 빛이 난다.

3. 방귀로 통합된 이야기
두 그림책 모두에서 방귀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고구마유>에서 방귀는 고구마 각각의 이름이 된 동시에  부스터가 되어 이름을 모르는 작은 고구마의 집을 찾는 여정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에 도착에 고구마죽을 먹으며 뀌게 된 작은 고구마의 지독한 방귀로 고구마들이 집밖으로 고개를 내밀게 되자 고구마줄기를 쑥! 뽑아내는 장면과 연결된다.
그 후 <고구마구마>와 연결되어
이 뽑힌 고구마들이 생김새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리고 찐고구마, 군고구마, 튀긴 고구마로 속이 빛나는 맛있는 고구마로 조리된다. 그 와중에 지독한 고구마방귀로 인해 물에 뛰어든 작은 고구마는 싹나구마로 거듭나게 된다. 방귀는 두 이야기를 통합해 주는 연결고리이다.

그래서  <고구마유>, <고구마구마> 두 고구마그림책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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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날개 그림책봄 19
심예빈 지음, 이갑규 그림, 이현아 기획 / 봄개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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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지의 액자 속 기린 그림을 보는 사람들과 그 속에 에코백을 든 관람객.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린의 그림을 관람하고 이동한다. 뒷면지에서는 비어있는 벽면을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림책 설명을 보고 나가는 그녀에 나를 투영해 본다.

액자 속 기린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다가 점점 자라 성장한 이후 자신이 그 안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액자는 왜 있는지, 틀을 깰 수는 없는지 자각하고 의문을 가진다. 액자 속에 꽉 차버린 기린은 마침내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하고 틀을 부수고 뛰쳐나온다. 액자 밖 세상을 만끽하다 하늘을 본 기린은 더 넓은 세상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틀을 부수고 나온 것에 안주하지 않고 하늘을 날아보겠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꿈을 꾼다. 또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드디어 다른 이의 것을 자신에게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수제맞춤형 날개를 찾게 된다. 자신에게 딱 맞춘 것이기에 자신이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고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앞으로 기린은 무얼하든 자신감을 가지고 또 다른 꿈에 도전할 것이고 꼭 이루어낼 것이다.
초등학생이 쓴 글이라 믿기지 않을만큼 큰 울림을 주고 감동을 받았다. 액자로 표현된 나를 둘러싼 틀, 그 속에서 성장하는 자아, 틀을 부순다는 은유적 의미가 딱 맞아떨어지는 미적표현방법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작가는 키 큰 자신의 모습을 기린에 빗대어 표현하면서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지않고 액자 밖 새로운 세상을 위해 틀을 기꺼이 부수고 나올 수 있는 용기와 자유를 꿈꾸며 자아실현을 위한 더 큰 도전을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투영한 면지의 그녀로 돌아가 언젠가 성장해서 액자틀의 비좁음을 느끼고 밖으로 나올 기린을 응원하면서 나 자신도 편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도록, 틀을 깨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도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액자 속 기린도 날 수 있다!
액자 속 기린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리고 이 그림책은 제작과정을 지켜보았기에 감동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현아선생님 연수와 SNS를 보며 <기린의 날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지켜보니 함께 낳은 자식처럼 느껴진다. 온라인 연수에서 학생이 직접 그린 그림책을 소개해 주셨을 때 어린이의 목소리로 어른들에게 깊은 울림과 깨달음, 감동을 주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었다. 문득 기린이 하늘을 나는 장면을 소개하시며 화면의 구상과 '땅에서 본 하늘과 하늘에서 본 하늘'이라는멋진 문장을 함께 기뻐하며 들었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

어린이가 직접 쓰고 그리는 그림책을 구상하는 와중에 이현아선생님 연수에서 만난 보물같은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창작의 불씨를 키울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벅차고 기대가 된다. 심예빈학생의 생각을 공유하고 그림책 작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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