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이랑 꿈이랑 - 제2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양선 지음 / 사계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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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시작되어 성인이 되어서까지 나를 괴롭힌 악몽이 있었다. 아이들을 낳고 아이들과 악몽 이야기를 한 이후 더이상 그 꿈은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악몽과 대면했던 것이 오히려 나를 치유하고 나의 악몽을 사라지게 했다.

그림책 속 악몽으로 잠못드는 아이의 집에 노란 달빛이 스며든다. 집안으로 들어온 달님과 함께 아이는 베개 속으로 들어가며 악몽과 만난다. 포근한 잠을 부르는 배갯 속 세상과 거기서 만난 악몽과의 대면, 그리고 서서히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평화롭고 사랑스럽게 펼쳐진다.

악몽이 더 이상 아이를 힘들게 하지 않도록 달님이 함께 벽에 페인트칠해 주고, 책으로 집을 만들며 사탕나무를 키웠듯 우리 아이들에게 달님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악몽이나 스트레스로 힘들지 않도록 곁에서 들어주고 응원하고 사랑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거나 이러한 그림책을 통해 위로받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달님이랑 꿈이랑>은 따뜻한 그림과 따스한 이야기가 만나 우리 아이들의 잠자리를 포근하게 하는 동시에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며 겪는 어려움에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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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벽이 있다면? 나무자람새 그림책 8
사토 신 지음, 히로세 가쓰야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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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딪히는 벽에 무뎌질만도 한데 아직도 앞길을 가로막는 벽에 좌절하고 고뇌한다.
올해 새로운 일을 맡게 되고 점점 성장해가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하루하루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곤 한다. 혼자 끙끙 앓아가며, 마음에 멍이 들 때까지 그 벽을 한참 바라보며 한숨을 내쉴 때도 있다. 벽이 스스로 낮아지기를 또는 내가 벽을 넘을 수 있을 거야 하며 마음 먹을 때까지.

벽을 향해 그저 바라보는 나와는 달리 그림책 속 고양이는 앞에 놓인 벽에 좌절하지 않고 씩씩하고 힘차게 나아간다. 일단 뭐든 해 본다. 사다리로, 장대높이뛰기로, 빨판 장갑으로 혼자서 해결해보다가 점점 더 높아져 힘든 벽은 새와 두더지의 도움으로 벽을 넘어선다. 더더더 높은 벽은 다른 고양이들의 힘으로 벽을 무너뜨린다.

그 동안 내가 만났던 벽을 되돌아보면 대부분은 내면의 나와의 관계임을, 내 마음가짐이 제일 커다란 벽임을 깨닫는다. 나중에 되돌아보면 그리 큰 벽도 아니었는데 그 땐 왜 그리 커보였는지... 고양이가 그랬듯 기다란 장대로, 빨판 장갑의 힘을 빌어 벽을 넘어볼 걸... 지나가는 새를 붙잡고 가뿐히 벽을 넘어볼걸... 마냥 내 앞의 벽을 맨손으로 넘어보겠다고 알량한 자존심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으며 솔직하지 못했던 내 앞의 벽들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간다.

고양이가 벽을 넘는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과도 자신만의 벽을 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았다.

-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 돈을 벌어 비행기표를 사서 비행기를 타고 넘는다.
- 시간이 걸리지만 계단을 만들어 뛰어 넘겠다.
- 고양이가 벽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나듯이 벽이 가로막더라도 넘을 때까지 노력하겠다.
- 가족, 친구들이 쌓은 어깨 위로 벽을 타고 넘을 것이다.
- 벽은 살아가면서 만나는 고난을 뜻하는 것 같다. 고난이 생기면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말하고 함께 넘을 것이다.

지혜와 용기로 벽을 넘는 고양이를 보며 지금까지 나만의 방식으로 벽을 넘어가며 지금의 내가 있는것을, 그 벽들로 인해 단단해진 내가 있는 것을, 연대하며 이루어낸 우리의 것이 있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좌절하지 말고 방법을 더 생각해보며 포기하지 않고 주위 도움을 요청하며 자신만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지혜를 갖길 바란다. 함께 벽을 넘을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도 함께의 힘을 알아가면 좋겠다.

유쾌하면서도 심오한 메세지를 남겨주시는 사토신 작가님의 이번 이야기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신을 믿고 서로를 믿으며 연대하는 힘을 가지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지혜와 용기로 부딪친다면 어떤 벽도 강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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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또 다른 세계 달고나 만화방
남동윤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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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재기발랄한 만화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아이들의 생활습관이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돼지저금통, 인형, 우산 등의 매개체로 교훈이 될 이야기를 잘 녹여냈다.

<동전이 필요해>에서는 문구점에서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린 돼지저금통의 이야기로 우리나라 동전 이미지와 함께 저금을 유도하는 유쾌한 이야기이다. 돈을 저금하지 않고 용돈을 모두 써버리는 태현이가 심부름을 통해 용돈을 모으게 하고 연애비법을 전수해 주었지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 등도 알려준다.

<이상한 인형 나라의 보람이>는 보람이의 버려진 옛 인형들이 고물상 안으로 보람이를 납치하여 복수하려는 이야기이다. 영화 토이스토리와 연결되며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인형들의 복수와 그곳을 탈출하려는 보람이의 사투, 그리고 보람이를 돕는 코끼리인형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피가 필요한 아기에게 줄 모기를 구하러 나선 제비 제제가 마녀의 마법으로 우산이 되고 우연히 수정이를 만나 본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이야기이다. 흥부놀부 제비의 자손인 제제를 돕는 수정이와 꼬마 마법사 뿌뿌의 예쁜 마음씨에 몽글몽글해진다.

각 에피소드마다 나오는 노래와 랩 또한 독자로 하여금 비트박스가 절로 나오도록 하며 유쾌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눈에 띄는 색깔에 크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와 판형에 아이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다.

2000년대 신선한 동전이라든지 몸에 붙은 스티커들과 50원짜리 동전의 쌀나무(개념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벼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를 찾는 모험, 이순신 장군과 두루미라는 전설, 인형들과 보람이의 추격전, 보람이와 인형들의 반전, 제제의 비트박스 자장가, 학교 옥상의 박까지 작가님의 상상력과 센스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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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의 비밀 사계절 동시집 20
이안 지음, 심보영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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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소함과 작은 것들을 위한 동시 '기뻐의 비밀'

이안 시인님은 블로그 동시마중, 팟캐스트, 유튜브 등등 다양한 경로로 만나고 있는 중이다. 일상의 소소함 속에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작은 것들에서 시가 창작되고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림자 약속, 그림자 시, 그림자 새, 그림자 춤으로 이어지는 그림자 시리즈도 재미있다. 빨간 모자를 쓴 이안시인님이 떠오르며 그림자에 대한 고찰이 그 동안 지나쳤던 그림자를 동반자로 느껴지게 한다.

한글의 묘미도 잘 살린 시들도 눈에 띈다. 글자동물원이 그랬듯 '시 쓰는 시간', '거미'에서 뒤집어진 한글과 획의 첨가 및 소거로 일어나는 한글의 재미가 쏠쏠하다. 기뻐의 비밀은 어떤가. 글자를 고무줄처럼 길게 늘일 생각을 하다니... 게다가 그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뻐가 끓어질 때의 아픔까지.

짝꿍시도 멋진 아이디어다. 아홉살에 쓴 고현주 어린이의 시에 대해 답을 한 '아홉살 시인 선언'. 시는 아름다우며 그런 아름다운 시를 쓰는 사람이 안 아름다울 순 없다는 그 마음이 정말 예쁘고 아홉살의 순수한 마음을 아직도 간직한 표현이 감동이었다. 아이들과 짝꿍시를 꼭 써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시 '지금 당장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꺼내자'에서는 내 속에 들어왔다 나온 것처럼 따끔했고, '아침마다 엄마는 세상에 없는 무늬를 만들고'에서는 내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는 우리 주변에 있으며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내 주변의 평범함을 한 번 더 생각해서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시인의 절대무기 연필과 수첩만으로 무언가를 창작해내는 이안 시인님을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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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식당 웅진 우리그림책 88
김경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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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포근해지는 힐링식당 <누구나식당>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우리의 일상을 원활하게 유지해주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거리에서, 직장에서 마주치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 분들을 떠올려본다. 그분들이 없다면 일상이 마비될지도 모른다. 그 분들을 위한, 또 나를 위한,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누구나식당.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수풀 속에 오늘도 누구나식당은 문을 열고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든든한 장수풍뎅이 택배기사, 미용실원장님 방귀벌레, 깜깜한 숲길을 밝혀주는 반딧불이가 첫 손님들이다. 손님 맞춤 음식과 여치중창단의 노래가 그들의 지친 하루를 녹여주고 위로한다.
육아에 지친 늑대거미 엄마를 위한 기차보다 더 길어 국수와 자신을 기꺼이 아이들의 놀이터로 내어준 송충이 트램펄린! 태어나보니 아무도 없고 게다가 비를 쫄딱 맞아 안쓰러운 하루살이를 위해 모두 함께 준비한 눈사람 케이크는 모두모두 사랑 그 자제다. 손님 하나하나 살피고 감잡았어를 외치며 타인을 생각하고 그들의 입장을 공감하며 안성맞춤 요리를 선사하는 사마귀 요리사까지.
손님맞춤 식사와 이벤트로 누구나식당은 그야말로 힐링의 장소이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곤충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사회이지 않을까. 수풀 속 곤충도 그들의 영역 안에서 질서를 지키며 공존한다.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우리의 모습이고 우리 사회이다. 위로가 필요한 우리 가족과 이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림책 말미에는 혼자 있는 누군가에게 "같이 밥 먹을래?"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식당예절까지 친절히 소개한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켜야할 매너까지 교육서로도 충분한 그림책이다.

오늘도 누구나식당에서 위로받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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