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을 외쳐요 - 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
김은하 지음, 윤예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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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0일은 세계인권선언일이다. 그 즈음에 맞춰 나온 <존엄을 외쳐요> 그림책의 의미가 크다. 부제가 함께 만드는 세계인권선언이라 마음에 든다. 그저 세계인권선언문은 거리감이 느껴지고 딱딱한 내용과 글자체로 읽는 것이 힘들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한 조항씩 이해하기 쉽게 풀어쓴 문장들이 쉽게 받아들여지고 내용과 연결된 예쁜 일러스트가 함께여서 음미하기도 좋다. 아이들과 읽기에도 훨씬 수월하여 학교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겠다. 그리고 이 귀한 책이 세계 곳곳에 퍼져 함께 누리면 좋겠다.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을 의미하는 '존엄'. 인간은 조금씩 나아가며 권리를 찾고 자유를 얻으려 노력했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에 우리는 지금의 존엄한 사회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 시대를 살아온 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아직도 존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러 나라를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세계인권선언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누구나 존엄하기에 모른 척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인권선언의 30개의 모든 조항을 지구촌 모두가 누리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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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엄마 안녕, 로마 웅진책마을 116
김원아 지음, 리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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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 동화책이다.
오래전 친구들과 떠났던 로마를 떠올리며 그 때의 추억과 함께 첫 장을 넘기는 손이 가볍게 느껴진다.
막상 책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 승아의 여정을 따라 가다보면 가족 구성원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보며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2년만에 갑작스럽게 날아든 엄마의 편지로 인해 가족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무작정 엄마가 있는 로마로 향한승아. 떨어져 있는 엄마와 아빠를 만나게 하여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부푼 꿈을 안고 엄마가 있는 로마로 향하는데... 막상 로마에 도착하여 마주한 엄마는 여행가이드로서 자신의 꿈을 펼쳐가고 있어 승아는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고민하게 된다. 로마에서 엄마와 가까이 지내며 아빠와 엄마, 승아 세 사람의 마음의 거리도 확인한다.
한편, 로마관광을 위해 엄마의 손에 이끌려온 지훈이. 로마관광보다는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엄마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로마까지 찾아와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승아, 로마까지 데리고 온 엄마의 사랑을 애써 외면하려는 지훈이. 자신의 꿈을 찾아 로마로 온 승아엄마, 자식을 위해 로마까지 여행을 온 지훈이엄마.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두 엄마의 모습에서 나는 어떤 엄마인지 그 둘의 균형을 맞추고 아이들도 행복한 가족을 꾸려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로마에서 자신을 숨김으로써 부모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려한 승아의 모습에서 어떻게든 함께 살아가고 싶은 가족애를 엿보게 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어른들의 관계를 확인하며 엄마아빠를 이해하려한다. 열린 결말로 승아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겠지만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에게는 어른들의 여러가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 같고 승아를 통한 여러 감정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해볼 수 있을 듯하다.
좁혀지지 않는 가족간의 거리감, 로마의 콜로세움, 트레비분수, 포로로마노의 역사유적지와 승아의 심리변화가 잘 어울어진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의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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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설일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25
유은실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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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작가의 정이시리즈는 순수한 아이들의 눈을 통해 가족과 친구, 이웃들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담아낸다.
이번 정이의 이야기는 '나는 망설일 거야'. 어쩌면 아이들의 마음과 행동을 콕 찝어서 이야기로 잘 풀어내는지 유은실작가님의 관찰력에 또 한 번 놀라고 귀여운 정이의 성장에 또 한 번 미소 짓는다.

책표지 속 '망설여' 책을 거꾸로 꽉 쥐고 생각구름을 마구 만들어내는 정이의 표정이 정말 귀엽다. 이리저리 머리를 갸우뚱하며 제목을 쳐다보는 정이의 마음이 궁금해진다.

첫번째 이야기 '어린이는 단결해'. 정이는 민서의 귓속말을 통해 다른 친구의 비밀을 알게 된다. 정이는 아빠가 거짓말한 1급비밀을 진짜인줄 알고 귓속말로 알려준다. 친구들이 알게 되는 바람에 소동이 일어나지만 아빠와 엄마는 놀라는 정이가 귀여워 거짓말을 했단다. 정이는 오빠와의 단결로 어른한테 사과를 받는다. 어린이가 단결하여 부당한 어른의 처사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말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부분이 참 좋았다. 어른도 잘못하면 사과할 줄 알아야한다. 정이로부터 또 하나 배운다.
두번째 이야기는 '초등학생은 망설여'. 작가의 만남 강의를 듣게 된 정이에게 오빠는 초등학생답게 어른 강의 듣는 법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3가지 중 '말하기전에 생각한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건 유치원 때 끝난다. 초등학생은 망설여야 된다.' 메모도 하고 강의 듣는 척 멍을 잘 때린 정이는 작가님의 강의를 성공적으로 잘 마쳐 책선물까지 받았다. 작가님이 기분 안좋을 말을 할지 말지 망설이며 끝내 하지 않길 결정내린 정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감정이 상하는 대부분이 말이기도 하다. 신중하게 말하기 위해 잠깐의 망설임이 필요하다. 어른으로서 반성하기도 했다.

정이의 경험 속에서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기본적인 사람대함을 또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우리 아이들도 정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기억하며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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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 - BIB 출판영예상 Dear 그림책
조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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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영 작가의 그림책 '우리는 지금도 친구일까?'로 기억 서랍 속에 넣어둔 학창시절을 소환했다.
친구랑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튀김옷만 놓고 사라진 오징어에서 관계가 애매해진 친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냈다. 게다가 사진을 덕지덕지 붙인 하드보드지 필통, 둘리 노래방 등1990년대 같은 학창시절을 보낸 작가님의 글이 너무나 와닿는다.
바캉스 프로젝트를 하며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에서 벗는다를 생각하다 사춘기 시절 친구와 분식집에서 먹었던 튀김옷이 벗겨진 오징어를 생각했고 그로 인해 작가님의 사춘기 시절을 소환하게 되었다고.
친구와의 에피소드가 먹물이 질펀한 오징어 그림과 어우려져 마음 속에 스며든다. 오징어 먹물이 서서히 퍼지듯 내 주변 친구들의 얼굴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아직도 친구인지 애매한 얼굴들도...

거친 먹선과 검정이 가득한 화면에 감각적으로 배치한 글자들이 신선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누드 사철제본으로 완전히 펼침면으로 볼 수 있는 그림과 형광핑크색 끈 제본, 끈과 깔맞춤한 글자색이 유니크하다. 오징어들의 표정 또한 주인공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고 독자로 하여금 똑같이 표정짓게 하는 묘한 매력도 있다. 조은영 작가의 여러 그림책을 접하며 작업 방식이 궁금했었는데 김중석 작가와 함께 라이브로 했던 드로잉 북토크를 보며 궁금증이 풀렸다. 1시간 동안 두 작가가 이야기하며 거침없이 그려낸 오징어를 포함한 그림만 10장 남짓 되었다. 먹물과 롤러, 붓으로만 그려낸 큼직큼직한 얼굴과 오징어는 개성 넘치면서도 표정이 시원시원했다. 롤러로 굵은 선, 가는 선, 배경과 거뭇거뭇한 표현까지 가능했다. 붓으로 먹물을 튀긴 자국까지 그림의 일부가 되었다. 라이브방송 화면에는 두 작가가 이야기하는 목소리와 그림그리는 화면만 나왔지만 서로 교감하며 그림책 이야기를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북토크가 신선했고 먹물과 롤러를 가지고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욕구까지 불러일으켰다.

먹물그림과 함께 추억을 소환하며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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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의 멋진 하루 웅진 세계그림책 212
앤서니 브라운 지음,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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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 작가님의 고릴라가 아닌 코끼리라니!
표지 속 살풋 미소지으며 독자와 눈마주치고 있는 코끼리 어니스트의 모습이 귀엽다. 정글 속 키가 크고 화려한 꽃들 사이로 보이는 앤서니 브라운만의 상징들이 여기저기 숨겨져 있어 책을 펼치기 전부터 어니스트와 만날 멋진 하루가 기대된다.
톤다운된 노란색 면지를 지나 속표지를 보니 슬픈 어니스트의 표정과 어니스트에게 말을 건네는 생쥐가 나오는 장면은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첫장면부터 우와! 탄성을 지르게 만드는 사막의 쨍한 색감이 눈을 사로잡는다. 파란 하늘에 가로로 쭉 뻗은 사막의 지평선과 그 앞으로 줄지어 걸어가는 코끼리 무리. 맨끝에 표정없이 따라가는 작은 코끼리가 어니스트임을 단박에 알아차린다. 그리고 멀리 화려한 정글을 제외하고 모든 배경색을 날려버린 그 다음 장면은 어니스트의 상태를 너무나 잘 나타낸다. 걷고 먹고 마시고 자는 이외의 또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난 어니스트는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은 시시하다. 온통 화려한 정글에 온 신경이 쓰일 뿐이다.

그런 어니스트는 '잠깐만'을 핑계로 정글로 들어선다. 어니스트가 정글 속에 들어선 순간부터 어니스트의 표정과 정글 속 그림 하나하나를 살펴보게 된다.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그림체의 향연 속에 상징들을 찾아보는 재미까지. 정글 속에 물고기와 빨래를? 표범무늬 나무, 과자가 열린 풀, 거기에 바나나가 빠지면 섭하지.
정글 깊숙한 곳에서 길을 잃어버린 어니스트는 동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동물들은 번번이 거절한다. 하지만 어니스트를 돕는 친구가 나타나는데... 속표지에 있던 작은 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엄마품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던 어니스트에게 정글은 가정 밖으로의 새로운 세상이다. 정글같은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온갖 유혹과 슬픔, 고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가족이 아닌 이상 어러움에 닥친 이에게 쉽게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는 길잃은 어니스트에게 작은 생쥐가 길잡이가 되어주었듯 희망과 연대를 이야기한다. 도와줄 이가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위로가 되는 존재는 늘 있다고 말한다. 이에 어니스트는 정글에서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성장할 것이고, 작은 쥐로부터 희망을 갖게 되었다.

"앤서니 브라운은 작가 지망생 시절 처음 구상했던 아기 코끼리 이야기를 40년 만에 그림책으로 그렸다. 노년의 거장은 자신이 꿈 많던 청년에서 세계적인 그림책작가가 된 것처럼, 누구에게나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응원한다. 긍정의 힘과 원숙한 지혜가 마음을 감싸는 작품이다." -작품 소개 중

40년만에 재탄생한 그림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시대를 관통하는 울림이 전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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