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자리 그림책이 참 좋아 92
김유진 지음 / 책읽는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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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가 어렸을 적 말이 늦은 편이었다. 또래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유난히 말이 늦었던 아이. 다른 아이들보다 느린 말투와 어눌한 발음까지 이러다 고착화되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었다. 그랬던 아이가 5세가 되어 유치원에 가고 친구들,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주변 인물들이 생기자 언제 말이 늦었냐는듯 그 걱정은 깨끗이 사라졌다.
교실에서도 그 나이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발달 과업이 늦은 아이들을 종종 만난다.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아이가 해낼 때까지 아니 조금이라도 시도해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언젠가는 해낼텐데 지금은 조금 느릴 뿐! 이 친구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 거북이자리!

현실에서 느리다는 이유로 북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주인공 서우. 느린 서우 때문에 경기에서 졌다고 질타를 받는 서우는 새로 생긴 수족관에서 마주친 거북을 보고 집에서 색종이로 거북을 접어 책상 속에 바다를 만든다. 그 바다 속으로 쑥 빠져 들어가는 서우. 그곳에서 깨닫게 되는 서우만의 실력을 발휘하는데...

바닷 속 환상적인 풍경과 종이접기로 표현된 바다생물들이 따뜻한 색감과 물빛이 감도는 수채화로 표현되어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 되었다. 자기만의 속도로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에게, 기다림에 지친 어른들에게 어디선가 반짝반짝 빛나는 거북이자리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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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스토리블랙 3
김정신 지음, 홍세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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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거침없는 이야기 시리즈 '스토리블랙'을 내놓았다. 콤팩트한 책 사이즈와 감각적인 삽화와 색조합, 폰트까지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문으로 쥐들이 모여드는 듯한 그림과 쥐가 뭔가를 씹거나 갉아먹는 의성어 '사각사각' 예쁜 글자 모두 책 내용을 궁금하게 한다.

쥐라는 동물은 12간지 중 첫번째 동물이면서 우리 전래동화에서 쥐가 사람으로 둔갑하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밤에 깎아서 차지 못한 손톱이나 발톱을 먹은 쥐가 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쥐에 관한 미신도 있다. 이런 쥐와 관련한 이야기를 <사각사각>에서는 부동산, 2층집, 벽장 속이라는 지금 현재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장소들과 따뜻한 가족애를 확인하는 매개체로 쥐를 연결지어 오싹오싹하면서도 가슴뭉클한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허영심으로 똘똘뭉친 엄마와 모든 게 불만이고 돈으로 해결하려는 아빠, 그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영재.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기대에 따라 바르게 성장하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쥐를 만난 이후 스스로 엑스라 부르며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숨어버린 영재. 쥐같은 미물일지언정 몸통이 잘려나간 슬픔을 함께하고 측은하게 여겨 자연이 덮어주도록 잘 묻어주는 모습, 버림받은 것같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여 바라보는 모습에서 영재의 마음을 읽어본다.

새로 이사 온 이층집에서 만난 쥐신과 손톱을 먹으며 사람의 손톱을 먹고 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쥐들. 금지된 구역, 벽장에서 맞닥뜨린 공포스러운 진실들. 쥐의 육체로 만난 엄마, 아빠까지. 하지만 새로 만난 부모님의 따뜻한 미소와 가족의 행복을 말하는 그들의 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야. 네가 하기 싫은 건 절대 하지 마.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만 생각해.”

그 다음 선택은 영재에게 있다. 진짜 엄마, 아빠를 구할 것인가? 영재를 생각하는 새로 만난 엄마, 아빠와 살 것인가? 끝까지 손을 놓지 않게 만드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길 바란다.

항상 동화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에서 부끄러움도 묻어나오고 어른인 나 자신을 비추어보고 반성도 하게 된다. 아이의 행동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혹은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할 때묻지 않은 그 무언가를 찾게 한다. <사각사각>을 읽고 자연과 동물, 인간과의 공존과 살아가면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어디로부터 오는지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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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여름 사계절 그림책
김상근 지음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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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근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파랑이 싱그러움을 한가득 담은 <두더지의 여름>으로 돌아왔다. 작가님의 독보적인 파랑은 언제나 환영한다. <두더지의 고민>, <두더지의 소원>에서는 한겨울의 따스함을 이야기했다면 <두더지의 여름>에서는 한여름의 열정과 우정이 어우러진 여정을 담았다.

"얘야, 여름이 왔구나."
앞면지의 할머니의 따뜻한 음성이 귓가를 맴돌며 두더지의 고민부터 시작된다.
"두더지라고 다 땅파기를 잘하는 건 아니야. 난 맨날 길도 잃고 흙도 먹고 무서운 생각도 난다고..." 다들 놀러가는 여름날 땅파기 연습 대신 길을 떠나는 두더지의 모습까지 그 동안의 두더지의 걱정과 감정들을 엿볼 수 있었다. 목표는 있지만 그것을 의무로 해야하는 강박감과 스트레스, 무력감에 힘들었으리라. 무거운 감정들을 내려놓고 떠나는 두더지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보인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거북이. 거북이와 시작된 여행에서 두더지는 의무가 아닌 생존과 바다를 가야한다는 뚜렷한 목표 아래 땅파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닥치게 되고 서툴지만 거북이와 함께 헤쳐나간다.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가기도 하고 다른 동물들에게 난감한 상황을 만들지만 이 또한 깨알같은 김상근표 유머가 담겨있어 미소짓게 한다.

늘 옆에서 응원해주는 친구와 바다로 향하는 여름을 지낸 두더지는 성장했으리라.. 땅 파는 몰입과 함께 거북이와 함께한 좌충우돌 여행 끝에 두더지가 바라보는 청량한 하늘은 1년 내내 푸르디 푸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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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환상적인 세계 도시는 처음입니다만! 반갑다 사회야 29
서지선 지음, 지수 그림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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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고 싶은, 모두가 가고 싶은 매력적인 세계의 도시 8곳으로 떠나보자.
이름만 들어도 당장 짐을 싸서 비행기에 몸을 맏기고 싶은 타이베이, 홍콩, 싱가포르, 방콕, 이스탄불, 베네치아, 바르셀로나, 파리!

책장을 넘기면 처음에 도시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인구, 언어, GDP, 시차, 공기질까지 꼼꼼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도시를 빛낸 3명의 유명인도 알려주고 있다. 시선을 옮기면 비행거리와 비행시간을 체크하고 도시의 다양한 볼거리를 생생한 사진과 간단한 설명이 함께 한다.
그 나라만의 음식과 명소들을 깔끔한 디자인으로 보기 좋게 설명해 놓아서 가독성이 좋았다.
그리고 한 바닥을 가득 채운 시원시원한 사진으로 그 도시를 상징하는 곳으로 채워놓은 페이지는 가히 압도적이다.

8개의 모든 도시를 가보지 않았지만 몇년전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보내고 온 싱가포르에 눈길이 갔다. 여행당시 가이드에 들었던 엄격한 법칙과 벌금이 다시금 생각났다. 두리안과 두리안 모양 건물 에스플러네이드, 사자의 도시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머라이언 공원과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사진을 보니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며 더 몰입해서 읽게 된다.
가보지 않은 도시들은 다음 여행을 할 때 중요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코로나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생생한 사진과 핵심만 쏙쏙 뽑아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이토록 환상적인 세계도시는 처음입니다만!> 으로 방구석 여행을 떠나보는 것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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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오드리 수사는 발끝에서부터 사계절 중학년문고 38
정은숙 지음, 이주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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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즐겨읽던 추리소설 속 주인공 셜록홈즈. 괴도 루팡. 아가사 크리스티.
이번 추리소설 속 주인공은 바로!
오드리 햅번처럼 총명하고 유쾌하고 발랄한 상수씨네 강아지 오드리!! 오드리의 조상은 무려 암행어사 박문수의 수행견, 게다가 우리의 오드리는 뛰어난 후각과 똑똑한 귀, 예리한 발끝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해결한다. 피는 못속인다고 오드리도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며 정의로운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는데..
명탐견 오드리를 재미있게 읽는 방법 세 가지를 따라 책 속으로 GO! GO!!

☝️오드리의 발끝으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며 해결해 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가슴 따뜻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놀이터의 귀신>에서는 밤에 놀이터에 나타나는 하얀 귀신의 정체를 밝히고 학교폭력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는 이야기를,
<향기를 품은 편지>에서는 편지의 내용을 추리해 가며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가는 재미와 함께 우리 주위의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
했다.
<한밤중의 돌멩이>에서는 유리창을 깨고 도망가는 범인을 찾아나서는 오드리의 활약에 감탄하면서도 부모로서의 우리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아이들이 원하는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부모의 욕심 때문에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등등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다양한 가정의 모습도 엿볼 수 있으면서도 우리 사회의 단면과 가까운 이웃들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우리 아이들이 오드리의 이야기를 읽으며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했듯 우리 주위의 다양한 이웃들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드리 시점으로 풀어본 사자성어와 속담
속담과 사자성어를 개의 입장에서 훌륭하게 바꿔 이야기하는 부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웃음짓게 한다.
공복수사, 하늘은 스스로 짖는 자를 돕니다, 이심정심 등등 견지적(!) 시점에서 풀어놓은 사자성어와 속담을 설명해 놓은 <강아지 말도 끝까지 들어야 한다!>코너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깨알같은 재미도 쏠쏠하다.

👌<오드리의 추리퀴즈> 코너와 면지 그림에서 등장인물 찾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오드리의 추리 퀴즈’는 만화 형식으로 이야기 속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짧지만 고도의(?) 추리력을 요구한다.
앞면지와 뒷면지를 비교도 해보기도 하고 뒷면지에서는 이야기 속 사건과 연관된 단서와 인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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