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스토리블랙 3
김정신 지음, 홍세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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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주니어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거침없는 이야기 시리즈 '스토리블랙'을 내놓았다. 콤팩트한 책 사이즈와 감각적인 삽화와 색조합, 폰트까지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문으로 쥐들이 모여드는 듯한 그림과 쥐가 뭔가를 씹거나 갉아먹는 의성어 '사각사각' 예쁜 글자 모두 책 내용을 궁금하게 한다.

쥐라는 동물은 12간지 중 첫번째 동물이면서 우리 전래동화에서 쥐가 사람으로 둔갑하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밤에 깎아서 차지 못한 손톱이나 발톱을 먹은 쥐가 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다는 쥐에 관한 미신도 있다. 이런 쥐와 관련한 이야기를 <사각사각>에서는 부동산, 2층집, 벽장 속이라는 지금 현재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장소들과 따뜻한 가족애를 확인하는 매개체로 쥐를 연결지어 오싹오싹하면서도 가슴뭉클한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허영심으로 똘똘뭉친 엄마와 모든 게 불만이고 돈으로 해결하려는 아빠, 그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영재.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기대에 따라 바르게 성장하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쥐를 만난 이후 스스로 엑스라 부르며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 숨어버린 영재. 쥐같은 미물일지언정 몸통이 잘려나간 슬픔을 함께하고 측은하게 여겨 자연이 덮어주도록 잘 묻어주는 모습, 버림받은 것같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여 바라보는 모습에서 영재의 마음을 읽어본다.

새로 이사 온 이층집에서 만난 쥐신과 손톱을 먹으며 사람의 손톱을 먹고 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쥐들. 금지된 구역, 벽장에서 맞닥뜨린 공포스러운 진실들. 쥐의 육체로 만난 엄마, 아빠까지. 하지만 새로 만난 부모님의 따뜻한 미소와 가족의 행복을 말하는 그들의 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야. 네가 하기 싫은 건 절대 하지 마.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만 생각해.”

그 다음 선택은 영재에게 있다. 진짜 엄마, 아빠를 구할 것인가? 영재를 생각하는 새로 만난 엄마, 아빠와 살 것인가? 끝까지 손을 놓지 않게 만드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길 바란다.

항상 동화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들의 모습에서 부끄러움도 묻어나오고 어른인 나 자신을 비추어보고 반성도 하게 된다. 아이의 행동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혹은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할 때묻지 않은 그 무언가를 찾게 한다. <사각사각>을 읽고 자연과 동물, 인간과의 공존과 살아가면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어디로부터 오는지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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