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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골동한 나날 -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박영빈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9월
평점 :
골동품 수집을 취미로 하는 저자의 이야기인데, 젊은 작가다보니 인터넷 밈과 섞여 있어서 굉장히 재미있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에요. 골동품 수집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골동품을 어디에서 구했는지, 어떻게 커뮤니티 상에서 거래를 하는지, 골동품 수집을 취미로 하는 친구들을 어떻게 모았는지 그리고 골동품에 대한 본인의 해석과 재사용하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골동품 수집이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취미만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불교를 전문적으로 공부했다는 만큼, 취미의 깊이가 굉장히 깊어 보입니다. 워낙 오래된 기물들이다 보니,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도 많고, 용어 설명도 많아요. 하지만 남들은 알아보지 못하는 물건을 쏙쏙 골라 찾아내기도 하고, 도둑맞은 탱화를 펀딩으로 구매해 복구하는 과정도 흥미진진했어요. 탱화가 경매에 나왔길래 조사해보다가 전주에 있는 한 사찰에서 도둑맞은 물건인 걸 알고, 스님들도 포기한 탱화를 펀딩을 통해 구매해 다시 돌려주었다는 이야기인데, 읽으면서 정말 짜릿한 기분이었답니다. 다양한 골동품을 멋진 구도의 사진으로 들여다보면서, 세계 각국의 시대를 초월하는 골동품들이 참 아름답구나 느꼈어요. 알면 알수록 보인다는데 저자의 눈에는 골동품이 정말 많이 보일 것 같아요. 혹시 내 주변에도?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골동품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져요. 골동품과 옛 사람들의 생활에 애착을 느끼고 그것을 모은다는 게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 취미입니다. 실생활에 쓰는 용으로만 모으는 철학이라던가, 원래 쓰임에서 조금 달라지더라도 사용자에게 맞으면 된다는 등의 가치관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대량생산으로 물건을 쉽게 버리는 현대에, 물건에 대한 애착으로 옛것을 고쳐가며 쓰는 부분도 좋았어요. 우리나라 골동품과 전통공예가 더 많이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은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