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사랑해 언제까지나
아멜리아 헵워스 지음, 팀 원스 그림 / 유나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큰 곰과 아기 곰은 서로를 바라보며 지낸다. 진한 눈맞춤을 하며 큰 곰은 아기곰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아기의 안녕을 바라고, 아기가 예쁜 세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큰 곰이 하는 말들은 모든 부모의 마음을 대변한 것 같다. 엄마나 아빠, 혹은 조부모까지도 한 쪽 역할로만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어느 누가 읽어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아기가 언제 크나 하루하루 손꼽아 지내던 날들이 지났다. 내가 나이든만큼 아기도 자랐는지 어느새 말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아이가 되었다. 스스로를 예쁜 00~ 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귀여워서 고쳐주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도서관에서 사랑해 라는 책을 빌렸는데 너무 좋아했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아이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그리고 수시로 해주는 뽀뽀들을 좋아한다. 아기를 따라다니고, 먹이고, 재우고 하다보니 문득 내가 너무 사랑한다는 말을 안해줬나 싶싶은 순간이 있었다. 요즘 장난도 늘어나고 고집도 심해지고 제멋대로인 아이를 데리고 있으려니, 힘이 빠지고 화가 날 때가 있다. 이제는 어린 아기가 아닌데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릴까, 도대체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해야 알아듣고 스스로 할 일을 할까 생각하면 가슴이 콱 막힌듯 답답하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한 번 들기 시작하면 화가 나고 억울하지만, 이렇게 아기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면 아주 조금 더 나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럴때만큼은 아기도 나를 보고 기뻐하고, 나도 아이를 보며 '아직은 아기구나' 하며 지친 마음을 다잡는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아이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려줄 수 있었다. 잠자리에서 읽어도 좋고, 아이가 원할 때마다 읽어주며 서로 좋아하는 얼굴을 바라보기에도 좋다. 어떤 나이대의 아이라도 읽어주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엇을 숨겼을까? - 황인원의 질문의 시
황인원 지음 / 넌참예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엇을 숨겼을까?

주위의 모든 것들을 의인화 해 본다.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들이라는 시가 생각나기도 한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아예 의인화 해 볼 생각조차 못해본 소소한 것들을 다룬다. 할머니의 발자국, 나무와 낙엽 등등. 낙엽은 특히나 나무로부터 탈출했다고 하는데 이런 표현이 어떻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시선에서, 뻔한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읽다보면 자꾸 과학적으로 팩트를 떠올려서 내가 너무 메말랐나 싶은 질문들도 있었다. 마치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됩니다. 하는 문장에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야지?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듯이 생각나서 집중은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독특한 질문으로 주위의 친숙한 것들을 색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아직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 아이에게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도 있다.

얼마 전에 올리버 색스의 의식의 강을 읽었는데, 같은 자극에 같은 반응을 하더라도 아메바를 크게 키워놓는다면, 이건 지금 배가 고파서 그렇다, 자려고 한다, 처럼 반응을 세부적으로 나눌 것이라는 구절이 있었다. 그래서 '낙엽이 태어나서 눈을 떴을 때,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을 알고 어떤 기분이었을까?' 라는 질문에서 개만한 아메바가 떠오르기도 했다. 의미를 부여하는 것. 문장을 곱씹다보면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옆 장에는 대답을 쓸 수 있어서 짧게나마 내 의견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 지팡이 너머의 세계 - 톰 펠턴 에세이
톰 펠턴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톰 펠튼이 쓴 책이라기에 너무 반가웠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영화는 내가 처음으로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다.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나올 때다 서점에서 책을 사오던, 그야말로 해리포터 덕후다. 최근까지도 심심하면 해리포터 책을 읽곤 한다. 마법사의 돌 당시의 귀여운 말포이 모습으로만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는데, 책 표지를 보자마자 와 이렇게 컸다고? 하고 내심 놀랐다. 금발이 진짜인 줄 알았는데, 계속된 탈색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상했다고 해서 많이 안타까웠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톰 펠튼이 매우 재치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 재미있는 스토리가 쏟아져 나온다. 언어유희도 적절하다. 어린 톰 펠튼은 촬영장 밖에서 보통 소년이 되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아예 평범한 사람이 될 수도 없음을 깨닫는다. 자신이 톰 펠튼이고 말포이가 아님을 알지만, 딱 선이 그어져 있다기보다는 회색지대가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다니엘 삼총사만큼 오롯이 자신의 배역에 평생을 바치지 않아도 됨을 다행으로 여기기도 한다.

톰 펠튼은 촬영장 안팎으로 말썽꾸러기 면모를 드러내지만 그게 또 인생의 활력이라고 믿는 면모가 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성숙해지는 부분들도 인상깊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동심을 지켜주며 말포이 역을 수행하는 것. 톰 펠튼이 포터 삼인방에 비해 나이가 몇 살 더 많긴 하지만 비교적 성숙한 모습들도 보이고, 반대로 다른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은 칭찬하고 인정한다. 성과적인 지표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는 모습들도 보였는데, 성격적인 특성인지 문화적인 특성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어린아이들과 동물들을 모아놓고 촬영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거다. 그리고 영화와 관계된 사람들이 정말 여럿 나온다.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나오고,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곳곳에 배어나온다.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이라도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볼 때마다 내가 뿌듯한 기분이었다. 소제목 번역도 센스있게 잘했고, 책 제목도 참 적절하게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대본 형식으로 현장감을 살리기도 한다. 촬영장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치지도 않고 마음껏 풀어냈는데 계속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잡지책 읽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고는 공상에 빠지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한의 계단 수학여행 1 - 비지니스맨과 돌멩이의 비밀 무한의 계단 수학여행 1
최재훈 지음, 김기수 그림, 장세원.김준 감수, 무한의 계단 원작 / 서울문화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K - 모바일게임인 무한의 계단과 수학이 만났다! 수학여행이라는 제목을 보고 학교에서 단체로 떠나는 수학여행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수학으로 떠나는 여행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게임 캐릭터들과 함께 수학대회에 출전하게 된 주인공들이 모험에 휘말리게 되면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과연 1등을 차지할 수 있을지? 비지니스맨의 비밀은 무엇이고, 돌멩이는 어떤 힘을 감추고 있는지 등등 관전 포인트들이 많다. 한 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서 아쉬울 따름이다. 일단 만화책이라서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한번쯤 흥미를 가질 수 있고, 또 누구나 좋아하는 무한의 계단이라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나는 졸업한지 꽤 되었고 아직 아이는 어려서 구구곱셈 같은 건 처음 들어봤는데, 요즘 아이들은 이런 걸 배우는구나 한 번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끔 조카들의 수학문제집을 보면 나오는 개념이나 문제들도 두루두루 섞여있는 걸로 보였다. 도형이나 패턴찾기 같은 퀴즈에 가까운 개념들도 많아서 더 재밌었다. 인적성문제나 아이큐테스트를 푸는 기분도 들었다. 거기에 알찬 부록도 짚고 넘어가야겠다. 수학에 빠질 수 없는 15cm 자도 함께 들어있는데, 조카들이 자꾸 자를 부숴먹고 잃어버려서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자와 함께 맨 앞에 꽂혀있던 워크북도 내용이 알차고, 수학에 너무 어렵지는 않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준다. 알아보니 무한의 계단 시리즈가 참 많은데, 수학에 크게 관심없는 아이에게도 슬쩍 내밀어볼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 놀이의 기적
박성찬 지음 / 라온북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이 정말 재밌게 놀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폐공장을 숲놀이터처럼 개조해서 만든 공간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이야기이다. 우리 아기도 외부활동을 참 좋아해서 자주 나가곤 한다. 그래도 이전에는 숲놀이터, 숲유치원 이라고 하면 많이 지저분해지고 다치기도 쉽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은 듯하다. 물론 더러워지는 거야 그렇다치고,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다치거나 했을 때 아이를 보살피는 부모님이 제일 힘든 법이다. 그래도 위험한 상황에서 위험한 행동을 해봐야 상황판단력과 자기조절력도 기를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숲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참 신나겠다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날씨 좋을 때 밖으로 나가서 산과 들을 즐기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문화비축센터에 가서 아기가 하고 싶은대로 놀게 뒀더니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숲에서 오르막길을 오르고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돌멩이를 가지고 정말 한참을 놀았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아이도 긴장과 스트레스가 풀리고 도전욕구도 커질 것 같다. 책을 읽어보고 깨닫는게 많아서 어제는 동네 뒷산에 미리 탐방 겸 혼자 등산을 했는데 의외로 재밌는 게 많았다. 아이들에게 정말로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면, 밖에서 노는 즐거움을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책에서는 아이들에게 도전하는 재미와 물감을 가지고 발라보며 노는 재미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협동력이나 상호작용에도 좋다고 한다. 창의적으로 생각해보고, 어른들이나 친구와 대화해가면서 의견 조율하는 법도 배운다고 한다. 그야말로 작은 사회인 셈이다. 사회생활이라고 하면 보통은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상황을 떠올리는데, 이런 놀이들로 여럿이 공동의 목표를 세우거나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야말로 아이들이 겪어봐야 할 놀이공부인 듯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