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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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도리 H.바틀러/미래인)


최근 학생들 글쓰기를 위한 웹사이트를 새롭게 만들었다. 원래 만든 사이트가 16년이 넘어가니 보안 문제가 불거져서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예전과 달리 보안과 인증, 웹사이트 규칙과 포인트 보상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너무나 많아서, 이번 휴가는 이때문에 많은 시간을 썼다.


그럼에도 16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웹사이트에 학생들이 쓰는 글은 반드시 실명으로 게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글은 자신을 드러내고 쓰는 것이어야 하고, 그럴 때라야만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다시 읽은 이 책은, 시대가 변했지만 여전히 가치있는 주제를 드러내는 책이었다.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은 2008년에 출간된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청소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사이버 폭력과 익명성, 그리고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정보환경이 크게 변한 17년이 지난 지금도  책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제이비와 아무르가 있다. 제이비는 눈에 띄지 않는 성격이지만, 학교 신문에서 진실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교사의 제재를 겪으며, 결국 학교신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무르는 아랍계 무슬림으로, 종교적 이유로 하루 다섯 번 기도를 드린다. 

그 때문에 편견과 조롱을 받기도 하지만, 컴퓨터에 능숙하여 제이비와 함께 ‘트루먼의 진실’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든다. 


“이 사이트의 규칙은 단순하다.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고, 그 글은 사실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규칙은 곧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다. 익명성은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게 하지만, 동시에 허위와 왜곡이 사실처럼 퍼져 나갈 위험을 안고 있다. 검증이나 책임의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사이트에는 릴리를 표적으로 한 악성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어릴 적 제이비, 아무르와 친했던 릴리는 인기 있는 무리에 속하지만, 과거 부모의 이혼과 폭식으로 체중이 늘던 시절의 사진이 트루먼의 진실 사이트에 유포되고, 릴리의 성적 지향에 대한 루머까지 퍼진다. 심지어 릴리가 만든 것처럼 꾸민 가짜 블로그까지 만들어져 그녀를 조롱한다.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파탄 나고, 결국 릴리는 등교를 중단한다.


이런 상황을 목격하면서도, 운영자인 제이비와 아무르는 글을 삭제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실’과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들었지만, 이는 사실 운영 책임을 회피하는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사이트는 진실을 밝히는 공간이 아니라 폭력을 증폭시키는 통로가 된다. 이 과정에서 릴리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과거에 다른 친구를 상처 준 가해자였음이 드러난다. 학교폭력의 가해와 피해는 고정된 역할이 아니라 상황과 관계 속에서 변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작품 속에는 릴리뿐 아니라, 작품을 빼앗기고 찢기는 모욕을 당한 트레버, 피부 트러블로 놀림을 받는 사라, 아랍계라는 이유로 낙인찍힌 아무르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등장한다. 이는 학교폭력이 한 개인과 집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교차하며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책이 출간된 2008년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거의 없었고, PC로 접속하여 웹사이트나 카페, 블로그 활동이 주류였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가 꽤나 심각했다. 그런데 2025년의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X 같은 SNS로 더 복잡한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익명 계정과 우회 접속, 해외 서버 문제 등, 가해자를 추적하기 어려운 현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책이 던지는 질문, 즉 ‘자유와 책임의 균형’은 여전히 유효하다.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규칙과 선의로 시작한 공간도, 질서있는 운영과 책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누군가를 해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 자유가 다른 사람의 존엄을 파괴하는 순간, 반드시 개입하고 조정해야 한다. 


기술이 발전해도 관계는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다. 초등 고학년과 청소년들에게 정보윤리, 익명성의 문제점, 학교 폭력과 사이버 폭력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나누며, 함께 고민할 만한 책이다. 


2025.08.15


*이 글은 미래인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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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지음, 이유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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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딱지를 얘기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글·그림, 이유진 옮김, 문학동네)


미술관 한쪽에서 난해한 그림을 바라보던 중, 오랫동안 아끼던 제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제는 성인이 된 아이였지만, 목소리 속에는 여전히 어릴 적 그 아이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가족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듯, 울먹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나 또한 그 나이 무렵, 몸만 자라 있었을 뿐 세상과 상황을 통제하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였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느껴질 막막함과 무력감이 얼마나 큰지, 그 속에서 버티는 일이 얼마나 고단한지, 고스란히 이해되었다. 그 아이가 앞으로 겪게 될 아픔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비록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고 흔적만 남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고통은 피가 철철 흐르듯 생생하고 아릴 터였다. 그 상처 앞에, 나의 가슴도 함께 시렸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알았다. 아이 역시 본능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털어놓고, 누군가와 나누고, 울고, 하소연하고, 그러는 사이에 조금씩 회복하게 될 것임을. 주변의 사랑과 관심이 그 과정을 지탱해 줄 것임을.


그때 떠오른 것이, 얼마 전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 『내 딱지를 얘기하자면』이었다. 책의 제목 속 ‘딱지’라는 단어를 처음 봤을 때는 아이들이 노는 네모난 종이딱지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기서의 ‘딱지’는 상처 위를 덮고 치유를 돕는, 말 그대로 피가 굳어 생긴 피딱지다.


주인공은 쉬는 시간, 친구들과 탁구대 주변을 돌며 뛰놀다가 크게 넘어져 왼쪽 무릎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피가 운동장 바닥에 번질 만큼 깊은 상처. 선생님은 아이를 안아 교사 휴게실로 데려가 소독을 하고 커다란 밴드를 붙인다. 그 순간부터 상처와 통증은 반 친구들 모두의 관심과 화제가 된다. 글쓰기 시간에는 상처에 관한 시를 쓰고, 수학 시간에는 서로의 상처 개수를 세며, 미술 시간에는 빨간 크레파스로 상처를 그린다. 다친 아이를 위해 아이들은 ‘가마 태우기’ 놀이를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연필을 대신 깎아준다.


이 상처는 주인공에게 고통이면서 동시에 즐거움이었다. 아픔 속에서도 친구들의 관심과 배려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가 다 나을 즈음, 아이는 묘한 불안을 느낀다. 상처가 사라지면 이 특별한 시간과 관심도 함께 사라지는 건 아닐까. 밴드를 떼어내자 딱지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고, 그 딱지는 여전히 친구들의 놀라움과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체육 시간, 수영장 다이빙 후 그 딱지는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아이의 무릎에는 분홍빛의 새살만이 남았다. 선생님은 이 자국이 오래 남을 것이라 말했고, 아이는 그 자리를 만지며 “좋네요.”라고 답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가 깊다. 상처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성장시킨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타인의 관심과 위로를 받으며 상처만큼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의 무릎 상처는 친구들과의 우정, 함께 웃고 도운 시간,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품은 ‘기억의 훈장’이 된다. 딱지가 떨어진 자리는 상실이 아니라, 회복과 성장을 증명하는 표식이 된다.


『내 딱지를 얘기하자면』은 일상의 상처를 통해 인생의 보편적인 진리를 그려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다. 때로는 그 상처가 아물기를 바라지 않을 만큼, 그로 인해 얻게 된 관계와 배움이 소중하다. 결국 시간은 상처를 메우고,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한 뼘 더 자란다. 그리고 언젠가, 그 자리를 어루만지며 “좋네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오랜만에 연락 온 제자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동시에 이 책 속 주인공을 생각했다. 무릎의 상처가 친구들의 관심과 위로를 불러왔듯, 지금 이 아이의 상처 또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손길 속에서 조금씩 회복될 것이다. 언젠가 이 아이도 오늘의 눈물과 아픔을 지나, 그 자리의 흔적을 어루만지며 말하리라.


“좋네요.”


2025.08.15


*본 글은 뭉끄5기로 활동하며,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솔직한 감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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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다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초 신타 그림, 오지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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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다』 (나카가와 히로타카 글, 초신타 그림, 오지은 옮김)


어릴 적, 우리 집에도 나를 닮은 인형이 있었다. 텔레비전 위에 올려져 있던 울보 인형. 하루 종일 눈물을 머금은 표정이었는데, 돌이켜보면 나도 다르지 않았다. 작은 실수에 당황해서 울고, 혼이 나면 서러워서 울고, 하고 싶은 걸 못 하게 하면 떼를 쓰며 울었다. 그때의 울음은 억울함과 서운함, 그리고 세상과 맞서기 위한 가장 솔직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최근 내가 울었던 순간이 기억나지 않는다.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맺히지 않고, 장례식 같은 ‘당연히 울어야 할 자리’에서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억지로 감정을 끌어올리려 애쓰는 내 모습이 오히려 더 서글프다. 부끄럽게도, 이제는 감동보다 웃음 끝에 주책없이 흐르는 눈물만이 남았다.


나카가와 히로타카의 『울었다』는 제목처럼 ‘우는 일’을 중심에 둔 그림책이다. 주인공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울음을 터뜨린다. 넘어져서, 부딪혀서, 혼나서, 길을 잃어서, 무서워서, 슬퍼서, 기뻐서… 이유는 끝이 없다. 심지어 텔레비전 속 전쟁 장면을 보고 있는 또래 아이를 보며 함께 울고, 키우던 강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한참을 운다. 이쯤 되면, 무언가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울고 싶은 마음’이 하루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울다 말고, 아이는 문득 궁금해진다. “어른들은 왜 울지 않을까?” 아빠가 우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엄마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몇 번 목격했지만, 대개는 ‘아니’라고 부인한다. 아이의 눈에는 하루에 한 번쯤 우는 일이 당연한데, 어른이 되면 눈물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의 모습과 어릴 적 나 자신이 겹쳐졌다. 학예회 무대에 오르기 전, 무대 뒤에서 손바닥이 땀에 젖고 목이 메어 울었던 기억. 사소한 말에도, 짧은 이별에도 울었던 나였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 모든 순간을 겪어도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감정을 밖으로 흘려보내는 대신, 속으로 눌러 삼키는 데 익숙해졌다. 잘 큰 아이였는데, 영 못큰 어른이 된 듯하여 부끄럽다.


“금세 울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야. 매일 울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야.”


책장 마지막에 작가가 풀어낸 그 문장이 오래 남았다. 울 수 있다는 건 자기 마음에 솔직하다는 뜻이고, 아직 마음이 딱딱하게 굳지 않았다는 증거다. 아이들은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며, 그 감정을 가리지 않는다. 그 자연스러움이야말로 어른이 잃어버린 가장 부러운 특권일지도 모른다.


그림책 『울었다』는 ‘아이의 울음으로 채워진 하루’를 그린 듯하지만, 사실은 울음을 통해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힘, 그리고 그것이 주는 위로와 성장을 이야기한다. 울음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느끼고 살아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책장을 덮으며 나는 오히려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우는 아이였기에 다행이다.”


울 수 있을 때는 마음껏 울어야 한다. 울음을 잃어버린 어른의 세계가 때로는 더 슬플 수 있으니까.


2025.08.16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한 솔직한 감상입니다.


#뭉끄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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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나라 체언도시 3 - 수사, 순서대로 불러 줘! ㅣ 국어나라
진정 지음, 박종호 그림 / 주니어마리(마리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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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나라 체언도시 3: 수사, 순서대로 불러 줘!』는 국어 문법이라는 다소 딱딱한 내용을 한국적 판타지 구조로 풀어내어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작품이다. 국어 문법을 어려워하거나 지루하게 느끼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문법 지식뿐 아니라 문해력과 독서 습관을 함께 길러주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저자가 직접 집필하여 신뢰가 퐉퐉 느껴지고, 국어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잘 보여준다. 단순한 암기식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국어 개념을 이해하고 사고력과 표현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점이 돋보인다.

이 시리즈는 ‘국어나라’라는 상상 속 나라를 배경으로, 여러 도시와 품사 마을을 오가며 언어 개념을 배우는 구성으로 보인다. 이번 권인 ‘수사마을’ 편은 체언 도시의 마지막 모험을 담고 있는데, 앞선 명사마을과 대명사마을에서 기본기를 쌓은 후 수사의 개념을 정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주인공 산이와 달리, 신수 랑이가 검은 안개와 괴물에 맞서 모험을 이어가면서 수사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되는 서사는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학습 몰입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그렇다고 앞선 이야기를 꼭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3권 내용만으로도 수사에 관한 충분한 이해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수사’는 수량이나 순서를 나타내는 단어로, 양수사와 서수사로 나뉜다. 저자는 이를 고유어와 한자어로 구분해 쉽게 설명하며, 아이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숫자 표현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나, 둘, 셋’과 ‘일, 이, 삼’ 같은 양수사, ‘첫째, 둘째, 셋째’와 ‘제1, 제2, 제3’ 같은 서수사를 비교하여 보여주며, 숫자 ‘0’은 수사에 포함되지 않고 명사로 분류된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알려준다. 또 백 이상의 고유어 숫자가 잘 쓰이지 않는다는 깨알 지식까지 담아 아이들이 언어의 특징을 재미있게 익히도록 구성했다.

학습 요소를 모험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도 이 책의 강점이다. 끊어진 출렁다리를 반의어가 적힌 디딤판으로 연결해야 길을 건널 수 있는 장면을 읽으며, 단어의 의미를 추론하고 문맥 속에서 적용하는 힘을 기른다. 사고력, 독해력, 표현력을 종합적으로 기르는 독서 과정으로 이어지며, 통합 학습의 목적을 달성한다. 이야기 말미마다 마련된 ‘어휘 창고’와 ‘국어 지식 창고’는 학습 내용을 복습하고 개념을 한 번 더 정리할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번 권은 수사라는 개념을 기초 수준에서만 다루고 있어, 보다 깊이 있는 문법 학습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 과정에서 혼동하기 쉬운 수사와 수 관형사의 차이를 명확히 짚어주는 내용이 보완되었다면 학습적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 또한 일부 장면에서는 모험 서사에 비중이 치우쳐 핵심 문법 개념이 흐려지기도 한다.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 중요한 규칙을 놓칠 가능성이 있어, 부모나 교사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나라 체언도시 3: 수사마을』은 그동안 영문법과 한자 등에만 맞춰진 이야기를, 국어 문법 학습으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국어 공부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아이들이 국어를 즐겁고 쉽게 이해할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 국어와 독서는 모든 과목 학습의 기반이며, 사고를 정리하고 표현하는 힘을 길러 준다. 국어와 독서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첫걸음으로 훌륭한 도서다. 국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국어를 보다 즐겁게 가르치고 싶은 부모와 교사들에게 이 시리즈는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2025.08.02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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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부 고전 필독서 30 한국문학 편 - 명문대 입학을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2026 책이랑놀자 상반기 추천도서 선정 ㅣ 생기부 고전 필독서 1
배혜림 지음 / 데이스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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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스타 출판사에서 출간된 배혜림 저자의 『생기부 고전 필독서 30 한국문학 편』은 바쁜 학사 일정에서 고전을 깊이 읽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든든한 안내서가 되어 주는 책이다. 고등학생이 되면 과제와 시험 일정에 쫓겨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해지고, 고전을 원전 그대로 읽으며 이해하기란 벅차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현실을 잘 이해하는 저자가, 한국문학의 대표 고전 30권을 엄선해 줄거리와 주제, 시대적·사회적 배경, 작품 속 상징과 의미를 꼼꼼히 설명하며 학생들이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줄거리 요약만이 아니라,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를 현재의 삶과 연결시켜 보여주면서, 고전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호소력을 지닌 이유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부분은 ‘광장’,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원미동 사람들’, ‘방망이 깎던 노인’이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알려주는 주제와 사뭇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좋은데, 작품을 너무 깊게 들여다보지 않고, 시대적 배경과 사회의 변화, 그 속에서 우리의 가치관과 반성을 풀어내는 점이 크게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그에 비해서 윤동주부터 신동엽까지 이어지는 여러 시인의 작품과, 희곡, 옛시조는 쉽지 않았다. 국어 수업 느낌으로 지나치게 분석적으로 접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작품을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과 시를 보는 안목을 높여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품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깊이 파고드는 저자의 시선이다. 서른 권 중에서 절반 정도는 이미 읽은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원작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고, 학생들과 수업에서 무엇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야 할지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구체적으로 짚어 주면서, 주요 단어와 상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오늘날에도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설명해 준다. 덕분에 고전이 단지 오래된 글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여전히 살아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의 큰 장점은 독서 활동을 실제 생기부 기록과 과세특과 어떻게 연결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예시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독서를 해도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 이 책은 작품을 읽고 생각을 확장하는 방법과 이를 학업 역량으로 표현하는 방향을 차근차근 안내해 준다. 단순히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넘어서 학생의 진로와 연관지어 주기에, 실질적으로 유용하다.


또한 30권의 필독서에 머무르지 않고 대여섯 권 정도의 후속 도서를 소개해 독서의 폭을 자연스럽게 넓혀준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한 권의 책을 알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책으로 건너가는 탄탄한 징검다리가 되는 것이다. 한 작품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책을 찾고 싶어지고, 서로 다른 작품들이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하나의 큰 흐름을 잡을 수 있다. 독서를 단발적인 과제가 아니라, 길게 이어지는 여행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바쁜 학생들에게는 고전을 접할 기회가 부족하고, 우리 아들래미만 봐도 그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이 책이 그 부담을 덜고 차근차근 독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 주리라 기대한다. 


다만 이번 편이 한국문학으로 한정되어 있어 문과 학생들에게만 특히 유익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다양한 분야의 고전을 골고루 접할 수 있다면 더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외국문학 편’이나 ‘과학’, ‘철학’ 분야를 다룬 『생기부 고전 필독서』 시리즈의 다른 책도 꼭 읽어 보고 싶다. 이 시리즈가 학생들에게 분야별 고전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중·고등학생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여러 고전으로 나아가는 탄탄한 징검다리가 되어 줄 이 책과 함께라면, 독서가 더 이상 어렵거나 먼 이야기가 아니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고전을 읽으며 스스로 생각을 확장하고, 책 속에서 길을 찾는 기쁨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2025.08.01



*본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서평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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