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 한 남자의 인생을 바꾼 7가지 선물 이야기, 폰더 씨 시리즈 100만 부 기념 에디션 폰더씨 시리즈 1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세종서적 으로부터 책을 협찬받았다.

무려 100만 부 기념 에디션이다.

세상에 100만 부라니.


이 책을 처음 만난 건 20년도 더 넘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나는

겉으로는 세상을 다 잡아먹을 듯했지만,

속으로는 무섭고 두려웠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를 되뇌이며

많이 힘들었다.


그때 이 책은 큰 위로였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또한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결국 나에게 책임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불평과 불만보다는 행동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내 선택을 남에게 미루지 말아야 하며,

무엇보다 행복하기를 선택하자고 다짐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두 번째 만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는

나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작은 일에 섭섭해하고,

쉽게 토라지며

마음에 깊이 남아두는 걱정거리들에 대해서,

내가 용서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님 나 자신이며,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뒤로 물러서지만 않는다면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희망은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처음 만났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는

제목 글자로 한 남자를 그렸던 재치있는 표지였는데,

그 뒤에 만난 이 책은 작품 속, 혹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주인공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였다.

이번에 다시 만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표지는

파란색에서 노란색 그라데이션으로 내려오는 배경에

가방 하나가 놓인 단출한 표지라 마음에 든다.


이 책에서 받은 선물을 담기에

그리 큰 가방은 필요하지 않다.


—————


어려운 상황에 놓인 폰더 씨는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바로 자신의 사망보험금으로 딸을 살리려 하는 것이다.

어찌된 일인지, 폰더 씨는 깨어나, 역사 속의 여러 인물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서 삶의 진실과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데, 그들은 폰더 씨에게 필요한 말, 다짐을 쌈지에 담아 준다. 깨어난 폰더 씨는 꿈인가 생각하지만, 쌈지를 통해서 그것이 진짜였음을 깨닫는다.


이야기의 구조는 간단하고 어렵지 않다. 그 속에서 만나는 역사적인 인물이 인상적인데, 실존 인물도 있지만 상상 속 인물도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우리가 읽었던 책에서 만난 위인들이 이야기해주는 삶의 진실과 살아갈 방법, 조언은 가슴 깊이 와닿는다.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결단’에 대한 것이며, 다른 하나는 ‘행복’에 관한 조언이다.


“나는 내 과거에 대하여 모든 책임을 진다. 나는 내 성공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겠다. 내가 오늘날 심 리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재정적으로 이렇게 된 것은 내가 선택한 결단의 결과이다. 나의 결 단은 언제나 나의 선택에 의해 좌우된다. 나는 나의 사고 방식을 바꿈으로써 늘 적극적인 방향을 지향 하고 파괴적인 방향은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사람은, 그 동안 과거에서 했던 모든 선택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것의 결과로 지금 여기 있으며, 모든 선택은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결단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선택은 내가 했고, 공은 늘 나에게서 멈추며, 결단은 내가 내려야 하는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인 두 갈래 길에서, 한쪽을 오래 지켜본 후 다른 한쪽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그 길로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 그 선택은 나의 권리이며, 받아들이는 것은 나의 의무다. 사족을 달자면, 그 선택의 과감성 앞에, 조금의 무모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것만 하지 말고, 하기 어려울 듯한 것에도 도전하며 나아가길.


“다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다보면 당신은 자신의 의견보다는 남들의 의견을 더 믿 게 될 거예요. 남들의 의견과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미래는 보잘 것 없어요. 이걸 꼭 기 억하세요. 남의 비판을 무서워한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못하다가 죽고 말거에요.”


나를 사랑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고 행복을 선택하며, 그 행복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의 꿈과 희망을 믿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미래의 나를 위해 지금의 나와 주변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고, 나 스스로를 용서하면서 남을 용서하는, 그리고 남을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늘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통해, 지금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이 책이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앞으로도 유효할 이야기다.

10년 뒤에는 200만 부가 기념 에디션이 나오길 바라본다.


2022.11.30



이 리뷰는 ‘세종서적’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종서적

#폰더씨의위대한하루

#앤디앤드루스

#북스타그램

#독서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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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사기 열전을 만나다 나의 첫 인문고전 5
장은영 지음, 임미란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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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사기 열전을 만나다>

(장은영 글 / 임미란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학생들과 오랫동안 책을 읽다 보면, 반짝 재미있지만 그 뒤로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 많습니다. 당시에는 흥미롭게 읽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거나 너무 특수한 상황을 다루기에 와닿지 않지요.


하지만 아이들 책 중에서도 십수 년이 지나도 여전히 재미있고 깊은 감동을 주는 책이 있습니다. 이런 책은 아마 수백 년에 지나도 사람들 사이에서 읽히고 사랑받을 책입니다.


그 중에서도 고전은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사랑받는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늘 권하는 삼국지와 초한지를 비롯해, 한국고전과 세계문학은 어려워도 꼭 읽도록 강요합니다. 그 강요가, 언젠가 감사로 돌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지요.


그래서 조금 힘들어도, 독서력이 좀 부족해도, 어린이들에게 꼭 읽히는 도서가 있는데, 논어, 명심보감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물론 어른들이 읽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의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각색된 책들을 다룹니다. 그것에 익숙해지면 이제 조금 어려운 단계로 올라갈 수 있지요.


그런데 이제 여기에 한 권 더 추가될 것 같네요.


바로 <열 살, 사기 열전을 만나다>입니다.


‘어린이 나무 생각’ 출판사에서 나온, ‘장은영’ 작가가 쓴 이 책은, 사마천의 <사기> 중 <열전> 부분을 다룹니다. 물론 열전을 제대로 다룬다면 열 권의 책도 부족할 것이기에, 친구와 가족, 관계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주된 내용은 3학년 ‘강동식’과 그의 라이벌 ‘우진’, 동식이가 좋아하는 ‘혜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그 속에 동식이 부모님의 빵집 ‘맛나당’과 ‘혜미’의 부모님과 할아버지 이야기, 그리고 우진이의 꿈 이야기가 겹쳐지며, 그 사이의 어려움과 갈등이 꼬이는데, <열전>의 인물 이야기로 그 매듭이 하나씩 풀리는 과정을 다룹니다.


읽다 보면, 익히 들었던 고사성어가 등장해서 반갑고, 열전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 하며 눈을 크게 뜨고 따라가게 됩니다. 아이들 사이이의 일이, 그저 아이들 일이 아닌 것이, 장사가 안 되는 빵집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고, 임대료를 내지 못해 절절매는 상황에서 부상까지 입는 아빠의 모습은, 엎친 데 덮치게 되는 우리의 삶과 비슷해서입니다. 그것이 우리 어른들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숙제는 밀리고 학원에서는 꾸중듣고, 엄마에게 폰을 빼앗기는 우리 아이들의 사정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주는 것이 다름 아닌, ‘사기 특공 무술’의 관장님입니다. 이름이 믿음직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 사기가 그 사기가 아닌 만큼, 관장님의 비술은 어쩌면 무술이 아닌 ‘사기 열전’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동화라, 아이들이 집중해서 잘 읽을 이야기입니다. 그 속에 들어간 ‘사기 열전’ 이야기도 대화 형식으로 또렷하게 풀어내어서, 두세 번 읽는 친구들이 잘 찾아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좋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여러 번 찾아봐야 하잖아요.


열 살 수준에서는 고사성어는 좀 어렵겠지만, 그래도 함께 읽는 어른이나 선생님이 있다면, 관용표현에 대해 설명하면서, 몇몇 고사성어를 소개해도 좋겠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열 살’을 특정하긴 했지만, 저학년에서 고학년까지 두루 읽을 만한 책입니다. 이 책 시리즈를 보니, 채근담, 논어, 목민심서, 도덕경 등 좋은 고전을 꾸준히 다루는데, 이 책을 마중물로 하여, 인문고전 시리즈를 찬찬히 읽고, 조금 두꺼워도 어린이를 위한 사기 열전 도서를 구해서 읽어보면, 더 깊은 독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 책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관중과 포숙처럼 타인을 이해하고, 인상여와 염파처럼 갈등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책으로 큰 깨달음을 준 ’어린이 나무 생각‘ 출판사에 고맙습니다.


2022.11.20


#나무생각

#어린이나무생각

#열살사기열전을만나다

#사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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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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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트 (노블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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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등학교 아이들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독자 대상 역시 그 연령대로 설정하고 쓰지 않았나 생각한다.

🎤작가가 일본의 유명 아이돌 출신의 작가라는 이력이 독특했고, 문학적 가치보다는,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쉽게 읽고 수긍하도록 썼다는 작가의 말에도 수긍이 갔다. 🏅그래서 나오키 상을 받은 것이 의외라는 작가의 생각에, 나도 동의한다.


🏫 이 책은 엔메이 학원 고등학교 아이들과 그 주변 인물들이 끌어가는 작품이다.


⭐️이 책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내세우는 내용이, 고등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얼터네이트’ 앱이며, 그 앱으로 자신과 딱 맞는 이성을 찾아준다는 내용을 소개하는데, 정작 이 책에는 그 내용이 ¼ 정도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표제로 밀고 있는 내용과 책의 전체 분위기가 많이 다르기에, 내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 불편하게 흥미로웠다.


📖주요 인물로는, 요리 동아리 부장인 나미 이루루와 원예부인 반 나즈, 그리고 다라오카 나오시가 있다. 각 인물의 특징에 맞게, 이루루는 요리 대회 이야기로, 나즈는 얼터네이트 앱으로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이야기로, 나오시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은, 책의 표제이기도 한 ‘얼터네이트’ 앱에 관한 내용이다. 고등학생들만 가입하고, 유전자를 제공함으로써 일치율을 높이는데, 나즈에게 가장 높은 일치율을 보인 가쓰라다는, 나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였다. 그래서 나드는 당황하고, 급기야 앱을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그 뒤로 나오는 반전에 반전은 책의 묘미이기도 하다.


👩‍🍳이루루의 ‘원 포션’ 요리 오디션 이야기는 매우 생생하다. 요리 경연대회를 하는 과정 묘사가 매우 뛰어난데, 요리 대회를 직관하는 듯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요리 과정은, 정말 요리해보고 싶게 만든다. (일본 자료를 찾아보니, 일본에는 이 책 구매자들에게 작품 속 요리 레시피를 주기도 했다고 하니 부럽다.)


🌲<얼터네이트>는 최근 읽은 책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책이다. 이야기의 큰 줄기를 가지고, 일어난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혹은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도 아니다. 고등학생들의 학교생활, 친구, 관계, 성장의 모습을 엿보듯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가 말한 대로, 뭔가 크게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친근하게 독서 경험을 해내고, 또한 자기 삶을 바라보고 잘 읽히도록 만든 책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일본 원작에도 그렇게 되어 있겠지만, 인물의 성과 이름을 그때그때 따로 쓰면서,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반에는 누구를 말하는지 헷갈렸다. ‘반 나즈’에 대한 이야기에서, ‘반’이라고 했다가 ‘나즈’라고 하는 등, 우리 정서와 문장에는 어울리지 않아 어색했다. 


🤔독서를 통해서 더 깊이 이해하거나 나누기 위해 필요한 설정이 다소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얼터네이트’ 앱은 왜 고등학생만 가능한지, 학교를 중퇴한 나오시는 어떻게 가능한지, 도대체 앱 개발회사는 왜 이렇게 하는 건지 등에 관해서 설명이 부족했다. 요리 대회 과정은 재미있지만, 왜 그 요리 대회가 중요한지, 요리부나 인물의 가족, 관계, 인물 설정에 대해서 치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산뜻하고 재미있다. 개성 있는 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상황으로 매끄럽게 풀어가는 점이 좋다. 훌륭한 독자가 아니더라도 애정을 갖고 읽게끔 잘 끌어주는 작가의 힘이 느껴진다. 독서에 관한 부담이 아니라, 흥미를 유발할 책으로, 이렇게 두꺼운 책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울 만한 좋은 책이다.


‘얼터네이트’ 앱 또한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SNS 앱과 관련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 여지가 많다. SNS로 연결된 사람들이 정말 나와 맞는 사람인지, 그것이 진짜 관계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나즈가 그토록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가쓰라다에 대해서, 다시 마음이 생기는 걸 보면, 관계는 누가 대신 만들어주거나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이렇게 긴 책에 자신이 없는 청소년들이 도전해볼 만한 재미와 가치가 있는 책이다.


2022.11.20

(이 책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소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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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트 (일반판) - Alternate
가토 시게아키 지음, 김현화 옮김, 반지수 일러스트 / ㈜소미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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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등학교 아이들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독자 대상 역시 그 연령대로 설정하고 쓰지 않았나 생각한다.

🎤작가가 일본의 유명 아이돌 출신의 작가라는 이력이 독특했고, 문학적 가치보다는,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쉽게 읽고 수긍하도록 썼다는 작가의 말에도 수긍이 갔다. 🏅그래서 나오키 상을 받은 것이 의외라는 작가의 생각에, 나도 동의한다.


🏫 이 책은 엔메이 학원 고등학교 아이들과 그 주변 인물들이 끌어가는 작품이다.


⭐️이 책을 소개할 때 가장 많이 내세우는 내용이, 고등학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얼터네이트’ 앱이며, 그 앱으로 자신과 딱 맞는 이성을 찾아준다는 내용을 소개하는데, 정작 이 책에는 그 내용이 ¼ 정도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표제로 밀고 있는 내용과 책의 전체 분위기가 많이 다르기에, 내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 불편하게 흥미로웠다.


📖주요 인물로는, 요리 동아리 부장인 나미 이루루와 원예부인 반 나즈, 그리고 다라오카 나오시가 있다. 각 인물의 특징에 맞게, 이루루는 요리 대회 이야기로, 나즈는 얼터네이트 앱으로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이야기로, 나오시는 음악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은, 책의 표제이기도 한 ‘얼터네이트’ 앱에 관한 내용이다. 고등학생들만 가입하고, 유전자를 제공함으로써 일치율을 높이는데, 나즈에게 가장 높은 일치율을 보인 가쓰라다는, 나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였다. 그래서 나드는 당황하고, 급기야 앱을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그 뒤로 나오는 반전에 반전은 책의 묘미이기도 하다.


👩‍🍳이루루의 ‘원 포션’ 요리 오디션 이야기는 매우 생생하다. 요리 경연대회를 하는 과정 묘사가 매우 뛰어난데, 요리 대회를 직관하는 듯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요리 과정은, 정말 요리해보고 싶게 만든다. (일본 자료를 찾아보니, 일본에는 이 책 구매자들에게 작품 속 요리 레시피를 주기도 했다고 하니 부럽다.)


🌲<얼터네이트>는 최근 읽은 책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책이다. 이야기의 큰 줄기를 가지고, 일어난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혹은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도 아니다. 고등학생들의 학교생활, 친구, 관계, 성장의 모습을 엿보듯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가 말한 대로, 뭔가 크게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친근하게 독서 경험을 해내고, 또한 자기 삶을 바라보고 잘 읽히도록 만든 책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일본 원작에도 그렇게 되어 있겠지만, 인물의 성과 이름을 그때그때 따로 쓰면서,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초반에는 누구를 말하는지 헷갈렸다. ‘반 나즈’에 대한 이야기에서, ‘반’이라고 했다가 ‘나즈’라고 하는 등, 우리 정서와 문장에는 어울리지 않아 어색했다. 


🤔독서를 통해서 더 깊이 이해하거나 나누기 위해 필요한 설정이 다소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얼터네이트’ 앱은 왜 고등학생만 가능한지, 학교를 중퇴한 나오시는 어떻게 가능한지, 도대체 앱 개발회사는 왜 이렇게 하는 건지 등에 관해서 설명이 부족했다. 요리 대회 과정은 재미있지만, 왜 그 요리 대회가 중요한지, 요리부나 인물의 가족, 관계, 인물 설정에 대해서 치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산뜻하고 재미있다. 개성 있는 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상황으로 매끄럽게 풀어가는 점이 좋다. 훌륭한 독자가 아니더라도 애정을 갖고 읽게끔 잘 끌어주는 작가의 힘이 느껴진다. 독서에 관한 부담이 아니라, 흥미를 유발할 책으로, 이렇게 두꺼운 책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울 만한 좋은 책이다.


‘얼터네이트’ 앱 또한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SNS 앱과 관련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 여지가 많다. SNS로 연결된 사람들이 정말 나와 맞는 사람인지, 그것이 진짜 관계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나즈가 그토록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가쓰라다에 대해서, 다시 마음이 생기는 걸 보면, 관계는 누가 대신 만들어주거나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이렇게 긴 책에 자신이 없는 청소년들이 도전해볼 만한 재미와 가치가 있는 책이다.


2022.11.20

(이 책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소중한 도서를 읽고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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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저녁 -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
권정민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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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저녁 (권정민 그림책)


세계의 여러 나라 말 중에서 시간이 식사가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말밖에 없다.

아침에 아침을 먹고, 점심에 점심을 먹으며, 저녁에 저녁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먹는 것을 시간과 이어놓았는데, 우리 민족에게 ‘먹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그림책의 제목이 <사라진 저녁>이다. 표지로 보아 그 저녁은 만찬을 뜻하는 듯한데, 저녁만찬이 사라졌다면, 우리에겐 ‘저녁’ 그 자체가 사라진 것일지도 모른다.

‘아침식사’는 간소함이고, ‘점심식사’는 사회적이며, ‘저녁식사’는 관계적이다. 식사별로 그 의미가 달라지는데, 저녁은 가족과 같은 내 삶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한 식사다. 그런데 저녁이 사라졌다. 관계가 사라진 거다. 가족 관계와 우리 사회의 관계가.


스마트 기기가 우리 신체의 일부가 되었고, 거기에 코로나가 겹치면서, 우리는 위생과 안전은 얻었지만 관계가 끊어졌다. 만남이 줄었고, 대면이 줄었고, 외식이 줄었다.


음식을 주문해도 요리사와 사장님과 직원과 배달원, 그 누구와도 만날 필요가 없어졌다. 욕구가 결과로 바로 이어지니, 그 사이의 모든 과정이 사라졌다.

아니 사라지지 않았는데, 보이지 않으니 사라진 거라 생각했다.

책 속에서, 엘리베이터에 빼곡히 들어찬 배달 기사들이 눈물겨워 보인다.


우리가 하는 일이라곤, 폰을 만지고 기다린 다음, 현관문 밖에 놓인 음식을 갖고 오면 된다. 이웃을 만날 필요도, 씻고 나갈 필요도 없다.

그런 의미로, 그림책에서, 음식을 주문한 사람들이 현관문 조금만 열고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제품만 들어올리는 장면이 참 인상깊다.


스마트폰을 자기에게 부착한 채 살다 보니, 우리에게 지식은 두 가지 종류로 나눠지게 되었다. 하나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고, 하나는 언제든 찾으면 알 수 있는 지식. 그래서 우리는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고, 굽신거릴 필요도 없고, 어쩌면 배움과 읽기에서 멀어졌다. 하나도 모르지만 다 아는 것처럼 굴고, 그 어떤 논쟁에서도 지지 않게 되었다. 시간만 있다면 소크라테스에게도 말싸움으로 지지 않을 사람들이 온라인에는 널려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아는 게 없다. 500년 전 조선으로 간다면, 자신이 가장 똑똑할 거라 착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우린 아는 게 별로 없다. 자동차를 운전할 줄 알지만, 자동차가 어떻게 구동되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고, 책을 읽을 줄 알지만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른다. 스마트폰은 누구보다 잘 사용하지만, 스마트폰 안에 무엇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코드를 꽂아 충전하지만,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선을 통해서 도대체 무엇이 오는 건지, 무엇이 충전을 가능하게 하는건지 모른다. 그저 안다고 느낄 뿐, 우리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모른다. 스마트폰만 들면 다 알 수 있는 지식이, 자신의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것이다.


그래서, 작품 속의 주민들이 살아있는 돼지로 요리를 준비하는 장면은 최근 보았던 수많은 책과 드라마 중에서도 우수한 촌극이라 할 만하다.

돼지를 잡으려고,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로 도축 방법과 요리법을 찾아내는데,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눈물나게 어설픈 장면이 인상깊다. 이 장면에 웃으면서도 생각한다. “웃지 마, 내 얘기야.”


마지막 장면에서, 열린 문 뒤 공간에 살짝 숨어, 그 틈으로 상황을 보는 그 사람이, 바로 나라는 의심을 지우지 못하겠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일 테다.


——-


사라진 저녁을 오게 한 것이 무엇인지 되새겨 본다.

우리는 위기가 왔을 때 힘을 모으는 민족인데,

코로나 위기는 우리를 멀찍이 떨어뜨려 놓았다.

책의 마지막 그림처럼, 돼지든 코로나든, 그 무언가가 문을 열고 나간 그 뒤에, 우리는 힘을 모아 수습하고 복구하리라 믿는다.

관계도, 만남도 수습되리라 믿는다.

그리고 쌓여만 가는 1회용품들도.


스마트 기기와 발달한 사회 시스템 덕에 우리는 근사한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겉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감출 수 없는 내면의 연약함과 무뎌진 감정, 심각한 개인주의, 수동적인 태도는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숙제인 듯하다.


2022.11.16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쓴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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