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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집 ㅣ S클래식 :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 지음, 존 데이비스 그림, 윤영 옮김 / 스푼북 / 2023년 1월
평점 :

황폐한 집 (찰스 디킨스 / 스푼북)
너희들은 ‘찰스 디킨스’를 알고 있니?
선생님과 읽은 책이 많으니, 한 번쯤 들어봤거나 읽어보기도 했을 거야.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 캐럴>, <올리버 트위스트>는 몇 번 들었거나 읽었을 것이고, <위대한 유산>, <두 도시 이야기> 등은 제목을 알고 있을 거야. 함께 읽어보자고 선생님이 여러 번 말했겠지만, 함께 읽겠다고 흔쾌히 말한 친구들은 없었어. 찰스 디킨스의 책은 정말 훌륭하지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란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200쪽 정도의 좀 읽을 만한 책이지만, <올리버 트위스트>는 600쪽이 넘고, 다른 책은 1000쪽을 훌쩍 넘기기도 하니까 쉽지 않지. 하긴 선생님이 참여하는 여러 독서모임에서도 ‘찰스 디킨스’ 책을 읽을 때는 모두들 큰맘 먹고 계획을 짜서 읽을 정도란다.
그런데도 찰스 디킨스 책을 왜 읽나고?
그 이유는 딱 두가지야. 찰스 디킨스의 책은 정말 재미있으면서도 구성이 치밀하고 비판적이면서, 사회를 깊이 들여다보는 안목이 있기 때문이야. 책을 읽다 보면 당시 사회의 모습과 문제점이 잘 보이면서도, 지금 우리 모습과 사회를 들여다보게 되거든.
다른 이유는 찰스 디킨스라는 사람이 대단하기 때문이야. 찰스 디킨스의 어린 시절은 무척 가난했는데, 돈이 없던 가족을 위해 디킨스는 12살 때 구두약 공장에 취직해서 하루 10시간씩 일해야 했단다. 그때 얼마나 고생하고 힘들었는지, 그 이후로 디킨스는 어른들에게 입은 상처와 좌절감 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디킨스의 작품에는 그 때의 일과 감정이 잘 드러난단다. 세계사 시간에 배우겠지만, 영국의 도시는 발달했지만, 그 이면에는 무서운 빈곤과 비인간적인 노동이라는 어둠이 있었는데, 디킨스는 그 점을 바라보는 작가이기에, 그의 작품을 읽는단다.
이번에 선생님이 읽은 <황폐한 집>도 찰스 디킨스의 작품인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란다. 너희가 이 책을 도서관에서 찾으면 무려 1,100쪽이 넘는 걸 보고 이것이 책인지 베개인지, 혹은 공격무기인지 헷갈릴지도 몰라. 어쩌면 책장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품이라고 여길지도. 선생님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는데, 책이 정말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어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두껍고 어려우면 그랬겠니?
그런데 이번에 스푼북 출판사에서 좋은 책을 보내주시기로 했는데, 그 책이 <황폐한 책>이어서 좀 고민했단다. 세상에, 1100쪽짜리 책을 읽으라고 보내주다니, 이걸 어쩐다? 그런데 책을 받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단다. 스푼북의 S클래식,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은 96쪽의 책이었기 때문이야. 이 정도라면 이 어려운 책에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니?
그런데 짧아도 걱정이 들었어. 선생님이 알고 있는 <황폐한 집>은 영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잔다이스와 잔다이스’라는 수십 년간의 법정 다툼을 상세히 그리고 있으며, 수십 명의 인물이 얽히고섥힌 복잡한 이야기인데, 그걸 100쪽이 채 되지 않은 책에 담을 수 있을까 해서 말야.
그런데 그건 기우였어. ‘기우’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말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생님은 스푼북의 <황폐한 집>을 읽고, 원작의 내용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해버렸어.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배경이 치밀하게 잘 나와 있고, 이해가 어려울 수 있기에, 매 페이지마다 상세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읽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란다.
이 책은 ‘에스더 서머슨’이라는 소녀가 주요 인물이란다. 부모님을 모른 채 이모와 살던 에스더는, 끔찍할 정도로 엄격한 이모와 살았는데, 이모는 에스더를 낳은 엄마가 집안의 망신거리라며 잊으라고 한단다. 에스더는 얼마나 비참하고 괴로웠을까? 에스더에게는 엄마가 남겨준 작고 하얀 손수건이 있었는데, H.B.라고 적인 그 손소건을 엄마라 생각하고 보물처럼 다루었단다. 얼마 후 이모가 돌아가시고, 에스더는 ‘잔다이스’라는 후견인이 생겨 ‘황폐한 집’이라고 불리는 저택에서 잔다이스와 살게 돼. 잔다이스는 에이다 클래어와 리처드 카스튼의 후견이기도 해서, 에스더는 두 사람과 함께 지낸단다.
잔다이스는 소송 때문에 힘들어 하는데, 그 소송에 휘말린 데드록 경과 데드록 부인도 있었어. 데드록 부인은 변호사가 가져온 법률서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자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군인과 같은 글씨였기 때문이야. 데드록 부인과 대위 사이에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죽었다고 들었지.
어느 날 레드록 부인이 친구들 집을 방문하다 ‘황폐한 집’도 방문하는데, 그곳에서 에스더를 만나. 에이다와 리처드는 그 부인과 에스더가 너무나 많이 닮았다며 놀라지. 과연 이 둘은 어떤 관게일까?
그런 중에, 데드록 경과 데드록 부인의 소송을 대리하는 털킹혼 변호사는 데드록 부인이 가진 비밀을 파헤치고, 대위와의 관계, 그리고 에스더에 대해서까지 알아내지. 그리고 그걸로 데드록 부인을 협박하려 하는데, 과연 이들은 어떻게 될까?
선생님은 스푼북의 <황폐한 집>을 읽은 후에 1100쪽짜리 책을 읽고 싶어졌어. 짧은 이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면, 원작은 얼마나 멋질까? 물론 너희들에게 원작을 추천하진 않아. 1100쪽짜리 책을 읽고 나면 아마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버릴 테니까, 그건 조금 뒤로 미루자. 그래도 이번에 <황폐한 집>을 읽으며, 중요한 부분이 잘 간추려진 이 책은 꼭 읽었으면 했어. 위대한 작가의 훌륭한 소설을, 가볍게 맛볼 수 있으면서, 그 속에 담긴 인물들의 사연과 아픔에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러면 조금 더 큰 다음에 원작을 읽을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스푼분의 <황폐한 집>을 가볍게 읽었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어. 세상에는 잔다이스 씨과 데드록 경처럼 좋은 사람도 많지만, 털킹혼처럼 남의 약점과 과거를 빌미로 이득을 취하는 인간도 있지. 그걸 한 번에 알아볼 수는 없어. 살아가면서 많이 경험하고 생각하며 보는 눈을 키우는 거야. 선생님은 그 눈을 더 크게 뜰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책이라고 믿어. SNS와 유튜브, 게임이 넘쳐나는 재미있는 세상에서도, 책만이 주는 재미와 깊은 사유를 놓치지 않길 바라.
그리고 온라인에 갇혀 현실의 아름다움과 인간미, 사람 사이의 정이 황폐해지는 우리 사회가, 찰스 디킨스가 <황폐한 집>으로 말하려는 것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소중히 여기며, 따뜻한 감정을 나누는 세상이 되길 바라.
2023.02.12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책으로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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