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스타그램 마음을 꿈꾸다 7
한영미 지음 / 꿈꾸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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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일상은 사적인 공간이기에, 타인의 일상을 알기어려워,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 안에서의 행복을 누려왔습니다. 그러나 SNS의 등장은 일상의 상향 평준화를 가져왔습니다. 타인의 삶을 엿보면서 내 삶을 비교하기 시작하고, 이런 정보공유는 다른 형태의 고독과 불안을 야기했습니다. 특히 외모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이자 열망이 담긴 만큼, SNS가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SNS의 탓은 아닙니다. 어쩌면 사용하는 사람의 문제일지도 모르지요.


성형이 부끄러운 일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우리 사회는 성형이나 외모 가꾸기에 관해 관대해졌습니다. 사실 그 이상으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아이들이 보는 매체는 영상 위주이기에, 그 사람의 실력은 반드시 외모를 동반하기 마련이고, 이러한 영상에 익숙한 세대는 외모가 가진 힘을 더 크게 여깁니다. 영상매체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도 외모가 주는 이익이 크고, 반대의 경우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가진 외모에 대한 생각은 더 분명합니다.


<뷰티스타그램>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중생 오이진의 이야기입니다. 이진이는 자기 쌍꺼풀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짝눈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노 슬림 테이프를 붙여서 좌우가 똑같은 쌍꺼풀로 만드는데, 그것을 깜빡한 날이면 외모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오이진과 같은 학원을 다니는 김민우는 아이돌 스타고, 민우를 따라다니는 예쁜 여자애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진이 ‘메구들’이라고 부르는 그 아이들에게 오타쿠같이 생겼다는 말을 들은 후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테이프를 붙이지 않은 짝눈에 신경이 쓰이지만, 갑자기 김민우가 찾아와 영화를 보자고 전화번호를 달라고 합니다. 이게 웬일일까요? 기대 반 의심 반으로 민우의 문자를 기다리던 이진은 민우에게서 ”내가 미쳤냐? 어떤 남자가 너랑 영화를 보겠냐?“라는 문자를 받고 화를 참지 못 하는데, 이런 걱정과 고민은 결국 자신의 외모가 부족하다는 결론으로 도달합니다.


이진은 SNS의 뷰티스타그램을 통해, 예뻐지게 도와준다는 광고를 보며, 돈이 들어도 살을 빼고 쌍꺼풀이 생기게 하려고 하고, 엄마 지갑에서 돈을 슬쩍하며, 그곳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예뻐지고자 하는 이진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그런 와중에 오이진은 괴담 이야기를 쓰며, 자신의 재능을 키워나가고, 슈퍼를 하는 엄마도 마찬가지로 숨겨두었던 자기만의 꿈을 찾아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같은 처지의 정효정을 통해서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각자가 다르게 이야기를 이해할 겁니다. 어른들은 외모에 집착하는 오이진과 아슬아슬한 비행, 그리고 속으로만 끙끙 앓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것이고, 아이들은 외모에 관해 깊이 공감하고, 같은 상황의 자신을 발견하며, 마음에 큰 위안이 될 겁니다. 외모로 다친 마음을 따스하게 위로한다는 점에서 많은 여학생들이 공감하게 될 작품입니다.


이 책에서, 쌍꺼풀을 만들고 턱선을 가느다랗게 만들기 위해 인플루언서가 요구하는대로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어른과 닮았습니다. 미모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뛰고, 가불을 하며, 엄마의 지갑까지 손대면서 미모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조마조마하고, 돈을 지불했지만 연락이 끊기면서 마음이 심란하고, 미모의 뷰티스타그램 언니 정체를 알고 실망하지만, 그래도 미모를 위해서 수용하도 달려가는 모습에 가슴 아파요. 그럼에도 아이들은 나아가고 성장하며, 꿈을 향해 도전하며, 그렇게 자랍니다.


외모보다 내면이기에, 내면과 실력을 가꾸는 것이 옳다고 여겼지만, 그것이 공염불임을 알게 한 책이에요. 내면과 실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모에 대한 관심이 부정적일 필요도 없고, 그 역시 성장과 전진의 과정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생겼죠.


또한 이 책은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점이 좋습니다. 외모 가꾸기나 그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참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나친 외모 가꾸기가 가져오는 문제를 괴담처럼 들려주기보다는, 외모에 관한 고민과 우울함을 독특한 괴담으로 풀어냅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잘못된 게 아님을 알고, 그러면서도 자신을 가꾸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괴담을 통해 창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처럼 말이죠.




이 책이 분명하게 말하고자 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지금은 쑥쑥 자라는 중이기에,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성급하게 결정지을 필요도, 주눅 들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 가꾸어야 할 가치는 내면에 있음을 슬쩍 비칩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용 모델이 아니며, 다른 사람이 보기에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외모에 관심을 갖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습니다. 외모든 특기든, 좋아하는 것이든, 자기다운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2023.02.09


*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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