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말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 - 차별과 편견을 허무는 평등한 언어 사용 설명서
오승현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11월
평점 :
책 제목을 처음에 접했을 때, 언어 치유에 관련된 내용으로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평소에 쓰고 있는 여러 말들이 어떠한 차별을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고발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장애인, 아동, 동성애자 등의 한국사회의 약자들에 대한 지칭 단어에 숨어 있는 차별과 편견에서부터 시작하여 남성중심적 지칭단어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의사, 여의사로 남자의사는 단순히 의사로 지칭하지 남의사라고 하지 않는 반면 여자에 대해서는 여의사라고 구분 짓기도 한다. 반대로 간호사의 경우는 당연히 여자 간호사라 생각되어 남간호사란 지칭이 별도로 있다. 이것으로 보아 의사=남성, 간호사=여성 이라는 공식이 우리의 머리 속에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새겨져 있다.
이러한 의식의 문제는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성추행, 성폭행 피해여생과 가정폭력피해 여성 및 아동에 대한 시각 역시 아주 불합리하고 몰상식한지도 알 수가 있다. 얼마 전 고대 의대 여대생 성추행사건에서도 볼 수 있지만 성추행 가해자와 그 들의 부모들이 피해자의 평소 행실에 문제점에 대해 더 부각하고 설문조사까지 펼쳤다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지만 정작 피해 여성은 부끄럽고 상처를 많이 받아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이다. 사회은 그러한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눈길과 마음으로 그들의 상처를 끌어 않아 주어야 하지만 도리어 그들에게 더럽다(?)고 돌을 던진다. 저자는 이렇게 차별과 편견, 불합리, 불공정한 부분,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라보지 못했던 사회의 전반적인 모순을 적날히 보여주며 고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차별과 편견에 대해 새로이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름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공평하다라고 근거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나에게도 편견과 차별의 시각이 뿌리깊게 남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외국인에 대한 시각에서 많이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도 느꼈었다. 마치 사대주의 적인 시각적 사고가 나에게도 자리잡고 있었다. 언젠가 한번 퇴근 중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인도인(으로 추정되는)에게 가졌던 왠지 모를 불안감이 그것을 말해 주었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아래의 지문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밝힌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비정상적이고 모순이 있지만 그래도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을 바꾸는 것은 국가적 차원의 범국민운동이 일어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냐 없냐가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이 된다.
P230 바다처럼 거대하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언중의 말을 통제의 그물로 가두기란 불가능 합니다…(중략) 다만 중요한 것은 그 말들을 통해 환기되는 갈등적 성격, 국가주의적 요소를 꿰뚫어 보는 것이죠.
한번에 바뀌기는 어렵지만 조금씩이나마 문제의식을 심어주고 한 영혼이라도 말로 인해 상처받는 영혼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의 바램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