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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1 ㅣ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홍성필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스즈키 선생님은 2011년 1권이 세미콜론에서 번역 출판되었고, 이번에 새로이 1~4권이 재판되었다.
평범한 중학교 2학년을 담임하는 선생님의 이야기로 애들에 대한 교육 열정과 일상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드라마와 영화화까지된 작품이다. 일본의 특성상 만화작품에 대한 드라마, 영화화가 활발한 편이고, 그런 추세에 우리나라도 인기 웹툰에 대한 드라마화 영화화 하고 있다. 아직 드라마나 영화는 직접 접하지 못했지만 포스터와 1권표지를 단순 비교하자면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이겠지만 영상쪽에 다소 느끼한(?) 모습인것 같다.
각설하고 내용을 살펴보면, 설사된장, 탕수육, 교육적지도 등의 에피소드가 1권에서 부터 4권까지의 내용이다.
여러 에피소드들을 접하면서 우리와는 다른 일본의 고유의 문화라든지, 가정교육, 일본 청소년들의 생각 등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다.
먼저 설사된장과 탕수육 에피소드의 경우에는 일본의 급식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설사된장에서 묘사되는 일본 중학교의 급식모습은 우리 나라 처럼 큰 식당에 배식을 받아 먹는게 아니라 각 학급마다 큰 냄비통같은 식기에 음식을 담아 가져가서 각 학급에서 음식을 나누어 먹는 그런 형태이다. 교사도 같이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살핀다. 식사도 짝꿍이랑 할 수 밖에 없다. 원하는 사람들끼리 하지 못하는 것이다. 뭔가 자유롭지 못하고 제한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식사 도중에 한 학생이 카레 메뉴에 대해 "설사된장"이라 큰소리로 말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교사에게 주의를 받았지만 반복해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런 행동의 원인은 아주 사소한 문제 때문이다. 앞의 짝꿍의 식사 자세 때문이다. 어려서 부터 일본은 식사 자세를 가정에서 교육 및 주의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처럼 "다리를 떨면 복이 나간다" 와 비슷한 것이다. 가끔 다른 사람의 행동이 불편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불편함을 다른 사람에게 과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다소 공감이 안되는 부분도 있다. 그것이 문화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부분에 있어 진지하게 고민하는 스즈키 교사의 모습에서도 너무 진지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고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우리의 교육현실과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탕수육편을 통해 개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문화도 발견할 수 있었다. 탕수육 메뉴가 잔반이 많이 남아 앞으로 폐지될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탕수육을 좋아하는 아이가 실망하게되는 모습, 그런 모습에 해당 메뉴를 폐지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선생님도 함께 고민하고 교사 전체회의에서도 토론하는 모습 등은 아이들과 소통하는 모습의 교사의 모습을 잘 보여 준다.
마찬가지로 단순히 아이들이라 무시하지 않고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는 에피소드이다.
하지만 이후 나오는 에피소드들을 보면 다소 지나칠 정도로 아이들의 의견을 듣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누구 한사람의 의견을 중간에 자르지 않고 끝까지 경청하는 모습, 다소 무리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참고 듣는 모습 (다른 아이가 이야기 도중 반박을 할때 그 때는 제지.) 등을 보면서 토론 문화라는 것이 저렇게 되어야 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는 나와 다른 생각을 드는 것을 많이 불편해 하고 참지 못하고 중간에 나의 의견을 말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말다툼도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교사로서의 지도는 비록 아이들의 이야기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그런 소통이 가능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학생들의 성문제를 다룬다. 성에 대해 우리나라에 비해 개방적이다 보니 중학생 애들의 성적인 고민이라든지 실제 섹스에 대한 지도에 대해 다소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이 있었다. 집에서 여자아이와 섹스를 하는 아들에 대해 지도를 요청하는 엄마는 다른 것 보다는 콘돔없는 성행위에 대해 더 많이 고민을 토로한다. 아이들의 성문제는 나도 장차 겪어야 할 문제이지만 어떻게 교육하고 지도해야할지 나름 원칙을 세워두지 않는다면, 그런 문제를 마주했을때 많이 당황하게 되고 교육적이지 못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성적인 부분에 대해 금기시 하는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에 이런 일에 대해 쉬쉬 하고 넘어가 버린다. 해결하지 못했는데 덮어버려 결국에는 애들에게 성에대해 좋지않는 가치관과 상처만 심어줄 수 있다. 그런것을 교사와 학생이 오픈해서 함께 고민한다는 것은 좋은 결말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지 않은 결말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스즈키 선생님이 2000년 초기에 일본에서 회자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전체적으로 일본의 약 5~10년 전을 뒤따르고 있다. 일본의 시대상이 우리에게도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왕따, 자살, 학교 붕괴, 청소년 성문제 등이 문제시 되고 있는 지금의 교육 세태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소통의 문제가 크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가정에서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시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바로 학교이다. 그런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간의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이들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즈키 선생님은 이 시대에 중요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만화라고 생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