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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3월
평점 :
리뷰를 쓰려고 보니 네이버 포털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오르셨네요.
특정 대학뿐만이 아니라 여타 대학에서도 수업교재를 사지 않는 학생들(중고책이나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사람 제외)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마광수교수의 입장을 이해하는 편입니다. 어떤 이는 기성세대의 불합리한, 이기주의적인, 탐욕스러운 모습이라는 비판도 하지만, 저는 강의계획서에 그런 시시콜콜한, 분명 논란거리가 될 것이란 것을 인지하면서도 [교재구매 영수증 첨부]를 하라는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적는 교수님의 모습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더 들어요~
그가 자기 일에 아닌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 항상 적당히 대응하고 민감한 문제에는 관여치 않는 분이라면, 정치적 부담을 피하고 누구에도든지 최대한 공손하게 행동하는 그런 분이라면 아마 전 그 분의 책을 읽지 않았을 겁니다.
전 소심하면서 예술인에겐, 혹은 지식인에겐 반항적인 기질을 요구하는 편이거든요..^^
[나의 이력서]는 마광수 교수님이 1980년대에 썼던 글부터 최근에 쓴 에세이를 모아 엮었기에 그 속에는 20대 혈기넘치는 시간강사의 모습,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 교수집단의 왕따, 성욕에 대한 솔직담백한 고백도 담겨있고 교수님이 삶의 화두(?)로 삼으신 "창조적 불복종"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글도 있습니다. 읽은 후의 느낌이라면......흠......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
에세이 속 마광수라는 인물은 불합리하고 체면치레 좋아하는 기성세대의 모습과는 달리, 솔직하고 당당한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변치 않으리나 생각됩니다. 특히, 교수님의 20대 40대, 60대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제목에 [ 이력서 ] 라는 단어를 쓴 것이 아닌가 싶네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굉장히 명시적으로 쓰셨거든요. ^^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교수님이 괜찮게 읽으신 책 목록을 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에히리 프롬[환상의 사슬을 넘어서] 란 책이 참 재미있더라고요~ 책과 책이 연결되는 재미~ 아마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에공~ 책이 무슨 죄랍니까... 논란거리로 보지 마시고, 마광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라는 호기심이 생기신다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