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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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평 100번째다. 감격스러움을 느끼며 쓴다. 12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대부분의 주인공은 40대...그리고 인생의 큰 갈림길에 있는 주인공, 대부분의 가장 큰 쟁점은 '결혼'한 상대인 '배우자'와의 문제이다. 특히 권태기를 표현했던 어구가 참 마음에 든다. 모든걸 설명하는 듯한...'우린 둘 다 인생의 가장 커다랗고 단순한 수수께끼를 발견한 거야.'- 페이지 296

 40대가 넘어선 이들에게 이 글은 다음 세대를 위한 가르침 또는 혜안의 말을 전할 때에 유요할 것이지만, 그들보다는 이제 결혼을 앞두거나 신혼이거나 권태기에 빠진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주변에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어느 다른 책을 읽었을 때보다 '아주 많다'는 것이 다르다.

 

메모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사랑을 하길 갈망하지. 사랑의 갈망을 이루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어. 우리의 마음속에 깊숙이 내재해 있는 내적 갈등을 극복해내야 한다는 뜻이야. 사랑 이야기의 결말은 우리 자신의 내적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달려 있으니까. 우리가 내적 갈등을 적절히 조절할지 아니면 내적 갈등에 조종당할지 여부에 따라 사랑의 결말도 달라진다고 생각해. 우리 사랑은 내적 갈등을 조적하지 못했고, 결국 파국을 향해 치달을 수밖에 없었던 거야.

페이지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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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
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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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큰 편견에 여의치 않고, 그저 다른 고전에서 소개받아 이 책을 일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고전에서 등장하는 많은 여성상들과는 사뭇 다른, 그리고 현대 소설에서 등장하는 몇몇 보헤미안적이면서 아방가드르한 여성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사실 이러한 형용사들이 그 글의 주인공인 '니나'를 표현하기에는 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포괄적이고 규정하기 힘든 분류의 여성상을 '루이제 린저'는 이 책을 통해 '니나같은' '니나 신드롬' 등의 단어를 대중들로 부터 창조해 냈다. 대단하다. 특히, 나도 살면서 이러한 여성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최근에 만났던 어느 한 벤처 의약품 개발 및 생산 회사의 대표님이 그러했다. 학회 후 회식에서 우연히 만났던 그 분은 마침 나의 와이프 고등학교 동문 선배였다. 신생 지방 과학고의 특수성 때문인지 10기가 차이나는 내 와이프였지만 나를 처제라고 불러주는 당돌함은 아주 신선했다. 그리고 그 분의 과거력이 카이스트를 거쳐 삼성 등등의 거대 기업에서 관리직 까지 올라갔던 점, 첫 대면에서의 저돌적이고도 자기중심적 세계관이 확고한 모습은 '니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실패가 예상되든 스스로의 결정에 과감히 실천하며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도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한다는 점이 더욱더 이 글의 주인공과의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어째뜬, 이런 여성을 만나는 남자들은 이 책을 한번 볼 만하다. 또는 나에게 조금은 과분하다는 여자를 짝사랑하거나 시랑을 시도하려는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런 여자를 스스로 감당하기에 자신은 충분히 준비 또는 검증됐는지를 냉철하게 점검하는것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니나' 하면 떠오르는 것 = '그리스인 조르바'의 여성상, 주주클럽 주다인의 '떼뗴떼'

 

메모

 자기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개 개의 서로 다른 자아가 보여. 어느 것도 진정한 자아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수백 개의 자아를 다 합친 것이 진정한 자아인 것 같기도 하고, 모든 게 미정이야.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사실은 이 여러 자아 가운데 하나의 자아만을, 미리 정해져 있는 특정한 하나의 자아만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지만.

-페이지 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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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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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를 마치고 인관관계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할 대학 시절...그때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음으로써 한층 성장과 더불어 상호감정과 상호관계의 이해와 현실로의 반영에 대한 첫 걸음을 함께했다고 생각한다. 그 책이 있었기에 조금더 빨리 지금의 불완전하지만 그럭저럭 완숙함을 가지게된 인생관을 확립할 수 있었으리라 믿는다. 이후 알랭드 보통의 여러 서적들도 읽었고, 그 여파로 최초의 저자에대한 이미지가 흐려져가고 있을적에 지금 서평의 대상인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은행나무 2016 [원저: The Course of Love]'가 발표됐다는 희소식을 접하였다. 이것은 나에게 또는 알랭드 보통을 알고있는 모든이에게 약간의 희망적인-최소한의 흥미거리가 될만한-내용의 소설을 하나더 경험하고 또 다시 이 저자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 그 자체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의 책 '신앙과 지식-세기와 용서, 자크 데리다'를 조기에 닫아버리게 되었고-조금은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임을 설명하자면, 그 책은 너무 어렵고 반복적인 내용을 다른 단어와 문장으로 나를 혼란과 분노의 도가니로 밀어넣고 있어서 짜증스러움에 덮었지만-즐거움을 앞세워 아방가르드한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의 첫 장을 가볍게 열어젖혔다.

 총 5장 중 2장까지는 여느 기대감과도 부합되는 흥미진진한 사랑의 서론, 즉 연애와 신혼에 관한 것들과 그에 관한 그만의 통찰력이 묻어나는 잡이(덧붙이는 글)들로 내 마음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만족 시켜주었지만, 그 때까지는 와인잔의 주둥이에서 찰랑거리는 와인이 주는 풍족함 같은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등장하는 실질적인 생활 (아이들, 금전, 섹스, 외도, 갈등 그리고 성숙)을 여지없이 받아들이는 동안 많은 것들을 공감하였다. 나도 딸이 이제 9개월이다. 내 삶의 변화된 부분들에 대한 설명들이 저자가 서술하는 것들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경험은 놀랍지 않았다. 그러나 육아의 시기를 거친 외도와 갈등에 대한 서술을 내가 그저 믿기로 한 것같은 내 모습을 보았을 때이다. 이유는 거의 완성된 단일 인간사의 통찰력과 그에 합당하고 이해하기 쉬운 예시로써의 소설전개와 인물설정(+내면의 묘사)들이 나에게 합당하고 설득하기 충분한 근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특히나 지금도 옆방에서 잠에서 깨어나 주변에 아무도 없음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울고있는 딸을 달래고 다시 이 글을 쓰기시작하는 나는, 육아와 가사가 얼마나 가치있는지 그 위신 (prestige)를 절실히 인정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것에 대한 위신을 깍으려는 시대착오적인 사상과 실천을 일삼는 우리네 generation male species를 고발하고 싶다. 찔리는가?? 그럼 이 책을 통해서라도 이 시대가 원하는 인간상이 되어보자.

 내용의 디테일을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모하다. 결국은 잡이에서 설명된 허구의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재차 쓰여짐에 있어서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메모에서 감명받았던 글귀를 옮김으로 마무리 한.

 자신의 인생에 '결혼'이란 것이 있는가? 지금의 결혼생활에 만족할 수 없는가?

 그럼 이 책을 읽어라!!

 

메모

 현대사회는 부부가 모든 면에서 평등하기를 기대한다지만, 실제로는 고통의 평등을 기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자신이 더 힘들게 살고 있다는 자기 위안식의 결론을 피하려면 초인적인 지혜가 필요하다.

페이지 194

 

 타인들의 신의로부터 무의식적인 수혜를 받고 있는 한 외도라는 문제에도 태연자약할 수 있다. 한 번도 배신당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신의를 계속 유지하기에 좋은 전제조건이 못 된다. -중략- 그러면 비로소 배우자를 배신하지 말라는 명령이 틀에 박힌 말이 아니라 영구히 뚜렷하게 빛을 발하는 도덕적 의무로 변모한다.

페이지 232

 

 우리 눈에 정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은 우리가 아직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 뿐이다. 사랑을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다.

페이지 236

 

하잔과 셰이버가 최초로 고안한 이 설문조사(1987)는 애착 유형을 평가하는 데에 널리 이용된다.

1. 회피 애착

2. 불안정 애착

3. 안정 애착

페이지 260

 

 이 세상에 항상 나쁘기만 한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 스스로도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적절한 대응은 냉소나 공격이 아니라, 드문 순간이나마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사랑해주는 것뿐이다.

페이지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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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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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농장을 통해 처음 접했던 '조지 오웰'은 이 책을 읽기 전과 후가 완전히 바뀐다. 그의 목가적인 외모와는 상이하게 그의 눈과 머리가 섹시하다. 최근 영국배우 Tom Hiddleston의 High-Rise, 2015

을 보았다. 비슷한 시기에 시청했던 특이한 시각적 요소들이 최근에 독서하면서,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이미지화되는 과정에서 오버랩되는 상상의 순간들이 많았던건 나만의 경험인가?? 나에게 이번의 경험이 처음은 아니었다. 

 글을 읽는 동안 2016년을 살아가는 사람과 1940년대를 살면서 이 책을 접했던 독자들의 머릿속엔 과연 비슷한 영상의 이미지들이 형상화되어 영화필름처럼 돌아가고 있을까? 이미 나는 영화필름보단 파일이 더 익숙한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경험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기는 이유는 '조지 오웰'의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 때문일지라...대단한 문호다!!

 그가 서술한 그 시대의 전체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던 시각이 멋있다. 그리고 그 집단주의의 미래형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였고, 그 미래의 기본이 되고 성립가능한 이유를 인간의 본성을 토대로 설명한다. 내가 고등학교때 한창 시니컬한 생각과 사색에 빠져있을 당시 이 책은 나에게 정답을 주고, 그 고민스러운 고독으로부터의 구원의 주체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그 시절 이러한 책을 읽어보지 못한것이 아쉽다. 

 생각 많고 일상에 찌든 고등학생들...이 책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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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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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제목에 대한 답을 내가 여기다 써놓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문학을 통한 인생의 통찰력을 가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읽어 마땅할 것이기 때문이다. 

 화자가 몇 차례 바뀐다. 그리고 이야기 사이에 여러 가지 삽화가 들어간다. 그래서 나는 초반에 읽으며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단번에 읽어내기 힘든 양이지만, 가급적이면 연속성이 전제되어야 이해가 원활할 것이라 예상된다. 

 저자의 법학, 의학에 관한 지식적인 부분은 엄청나다. 사실 의학은 객관적인 묘사와 적절한 의학단어를 잘 쓰면 어느 소설가들과 비슷할 것이지만, 법학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과 그에대한 견해는 놀라웠다. 사실 우리나라의 '조식' 교수님의 저서 등등을 보아서 나도 겉핧기 식으로 법에대한 이해가 있지만, 이 책의 저자가 가지는 법에대한 이해는 조금더 핵심을 향했고, 그 깊이는 최소한 일반인의 수준은 아니었다. 

 아시아계 뉴욕의 젊은 여자 소설가가 이렇게 게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도 설명하기 힘들다. 나는 오히려 그러한 게이의 삶을 남성적인 시각으로 평가하는 작가의 가르침에 한 수 배웠다고나 할까...

 한명의 인생에 대한 통찰력...대 문호들의 글을 읽고 그 것의 파생품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신선했고 시대정신이 농후했으며 미래의 독자들에게 시대적 제한을 벗어나 인간의 인생에 대해 퓨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한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21세기 어디쯤인지 티가나지 않는다. 

 절망이란, 고독이란 진정 형언하기엔 너무나도 절망스럽고 고독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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