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가운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
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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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큰 편견에 여의치 않고, 그저 다른 고전에서 소개받아 이 책을 일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고전에서 등장하는 많은 여성상들과는 사뭇 다른, 그리고 현대 소설에서 등장하는 몇몇 보헤미안적이면서 아방가드르한 여성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사실 이러한 형용사들이 그 글의 주인공인 '니나'를 표현하기에는 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포괄적이고 규정하기 힘든 분류의 여성상을 '루이제 린저'는 이 책을 통해 '니나같은' '니나 신드롬' 등의 단어를 대중들로 부터 창조해 냈다. 대단하다. 특히, 나도 살면서 이러한 여성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최근에 만났던 어느 한 벤처 의약품 개발 및 생산 회사의 대표님이 그러했다. 학회 후 회식에서 우연히 만났던 그 분은 마침 나의 와이프 고등학교 동문 선배였다. 신생 지방 과학고의 특수성 때문인지 10기가 차이나는 내 와이프였지만 나를 처제라고 불러주는 당돌함은 아주 신선했다. 그리고 그 분의 과거력이 카이스트를 거쳐 삼성 등등의 거대 기업에서 관리직 까지 올라갔던 점, 첫 대면에서의 저돌적이고도 자기중심적 세계관이 확고한 모습은 '니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실패가 예상되든 스스로의 결정에 과감히 실천하며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도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한다는 점이 더욱더 이 글의 주인공과의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어째뜬, 이런 여성을 만나는 남자들은 이 책을 한번 볼 만하다. 또는 나에게 조금은 과분하다는 여자를 짝사랑하거나 시랑을 시도하려는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그런 여자를 스스로 감당하기에 자신은 충분히 준비 또는 검증됐는지를 냉철하게 점검하는것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니나' 하면 떠오르는 것 = '그리스인 조르바'의 여성상, 주주클럽 주다인의 '떼뗴떼'

 

메모

 자기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개 개의 서로 다른 자아가 보여. 어느 것도 진정한 자아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수백 개의 자아를 다 합친 것이 진정한 자아인 것 같기도 하고, 모든 게 미정이야.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사실은 이 여러 자아 가운데 하나의 자아만을, 미리 정해져 있는 특정한 하나의 자아만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지만.

-페이지 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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