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없다 - 쇼펜하우어, 인생론 에세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이동진 옮김 / 해누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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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방인','데미안'등을 읽은 이후에 느껴보았던 오랜만의 사색적 쾌감을 느꼈던 책이다. 특히 후반의 처세론은 매우 인상적이고 배울점이 많다. 염세적이고 회의론적이고 허무주의가 전반에 깔려있는 것은 쇼펜하우어가 정말로 독자에게 하고싶은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극대화 시키는 장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아량이 있다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ism을 글로 펼쳐내는것 치고 흑백논리가 없는것을 거의 본적이 없다. 특히 '도덕경'같은 책을 제외하면 말이다...

 여러 주변사람들에게 매우 추천하고 싶고,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도 나누었으면 하는 책이다. 내용도 크게 어렵지 않고, 양도 많지 않은게 가장 큰 이점이라 생각한다.

 

==몇 몇==

 전에 잘 살던 사람이 집안이 망해서 가난하게 되었더라도 옜 생각만 하면서 고통스럽게 살지 말고 욕망의 지수를 낮춰버리면 행복을 되찾을 수가 있다. 우리의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 많이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p.73

 

 찬사를 즐기는 자의 영혼을 지배하는 것은 비천하고 설익은 것이다. 우리가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아와 남의 눈에 비친 자신을 비교하여 확실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자신에 대한 제3자의 판단이란 아주 불확실할 수가 있다. -p.82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살아가면서 쾌락과 기쁨을 얻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될 수 있는 한 괴로움만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불행해지는 것이다.  -p.191

 

 따라서 현명한 사람은 이미 젊은 나이에 노년기의 지혜를 예견하고 운명의 가르침을 따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허망한 삶을 다 보낸 후에야 선각자의 말을 깨닫고 가슴을 친다. 우리는 쾌락 대신 지혜를, 행복 대신 깨달음을 추구해야 한다. -p.196

 

 자기 모습을 냉정하게 보기 위해서는 도덕적 이기주의를 깊이 느끼고 터득하여 자기 모습을 자기가 아닌 모습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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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반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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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개인적으로 김정운 교수의 글쓰기 결과물을 좋아한다. 그가 그토록 바라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실제로 구체화 해냈기 때문이다.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내가 조금더 개방적인 사고를 하고 창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세상과 접했을 때의 느낌을, 코 깊숙이 어딘가와 혀 끝에서 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오랜 추억에 대한 이색적인 반응을 우리 모두가 느껴본 경험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설명하기 힘든 상황을 어떤 개념과 이론으로 자신만의 언어화로 풀어내어 독자로 하여금 이해시키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대상들에 대한 에디톨로지의 대입은 다양하고,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는 이에게는 무척이나 흥미롭고 이롭고 꽤 괜찮은 경험을 줄 것이다. 추천 받아 마땅한 책이다.

 

====내 맘대로 요약===

- '편집 가능성'은 편집의 재료가 많아야 하고, 그것은 남의 이론을 많이,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우리에게 부여해 준다. -p.87 주변

 

- '예능하자는데 다큐한다!' 편집의 차이...& 사람을 놀릴때 쓰는 문장... -p.106

 

- 객관성과 합리성이라는 서구의 과학적 사고는 원근법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소실점은 객관성과 합리성의 기준이 된다.

   원근법의 소실점은 철저히 권력적이다.  -p.145

 

-포스트모더니티의 핵심을 한병철 교수는 '피로사회'라고 규정한다. 근대 후기의 성과 사회는 각 개인을 끊임없는 자기 착취의 나르시스적 장애로 몰아넣는다. 타인에 의한 착취가 아니라 '자발적 자기 착취'다.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는 일원론적 발달과 성장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주체는 죽을 때까지 안정된 자아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런 후기 근대적 주체의 미완결적 성격은 자신을 태워버리는 '번아웃'과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p.322

 

-참고로 이 세상의 모든 남자는 '휴머니스트'와 '로맨티스트', 이 둘로 나뉜다. 물론 내 분류법이다. 대부분의 남자는 로맨티스트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 사랑의 환상이 너무 로맨틱하기 때문이다. 그 아름다운 환상에 못생긴 여자가 끼어들 틈은 없다. 그러나 바람둥이는 다르다. 모든 여인에게서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진정으로 사랑한다. 바람둥이는 인류애를 실천하는 휴머니스트다. 바람둥이들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침이 튀도록 설명한 여자를 실제로 보면 하나도 안 예뻤던 내 경험에서 나온 분류법이다. -p.332

 

-항문기 고착의 일본인...다다미에 똥오줌을 지리면 다다미가 썩는다. 강박적으로 청결하게 산다.

 구강기 고착의 한국인...어릴때 못먹었던 기억(구강 행복의 부재)에 말이 거칠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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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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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흥미로운 시작이었지만, 중반부 이후로는 그리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예술을 느끼기 위한 스스로의 준비는 명백히 필요하며, 그 준비를 위한 준비를 위해서 이 책은 어느 정도 도움이 반드시 된다고 생각된다.

 결국 스스로 준비가 된 만큼, 그 예술을 느낄 수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다른 어떠한 시각의 해석이라도 꺼려하지 말고, 모두 받아들이고 스스로 비판적으로 재조합 하여 본인에게 맞춰나가기를 노력해야 할것이다. 고리타분하지만 예술에 대한 객관적이고 역사적이고 기술적인 지식은 우리의 자가해석에 밑거름이 된다는 것은 거짓은 아닌듯 하다.

 

메모

예술은 인성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우리를 보다 도덕적으로 만들어준다. 현대에 들어서부터 '도덕성'은 대단히 골치 아픈 말이 되었다. 우리는 '착한' 사람이 되려면 아래야 한다는 권고의 말에 좀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의 간섭을 끔찍이 싫어한다. 사람들은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은 기꺼이 인정하면서도, 신체의 건강을 열망하듯 그들의 인성을 위해 노력하고 미덕 쌓기를 열망하면 좋겠다는 제안에는 벌컥 화를 낸다. 현대의 민주주의적 정치사상에 깔린 핵심 전제 중 하나는, 사람은 누구나 간섭받지 않고, 도덕적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 권위의 변덕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대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리를 탐색하려는 충동은 누가 감히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격앙된 질문 앞에서 마른풀처럼 힘없이 흔들린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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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 라쉬 Tyler Rasch 1988~

jtbc의 '비정상회담'에서 자작 유언서가 너무나도 감동스럽고, 외국인이 한국어를 이토록 잘 쓸 수 있는가에 대해 감탄했던 경험이 강렬해서 여기 써 본다.

 

 우리는 모두 나뭇잎과 같다.

 싹이 돋아날 때도 있고

 가장 푸를 때도 있고

 붉게 물들었다가 색이 바래지고

 예상치 못한 순간 바람에 흔들려 떨어질 때도 있다.

 당신은 아직 생기 화려하지만

 나는 이제 바람에 날아가게 되었다.

 색이 바래진 낙엽을 보면

 나를 떠올리며 슬퍼하겠지만

 나도 당신처럼 푸르고 화려했던 순간을

 기억해주기를.

 

 나는 떠났지만

 우리가 함께했던 푸르고 화려했던 순간들은

 당신 곁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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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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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새로운 시각'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무리겠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왔을 것이고 이러한 생각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대단해서 이 책의 작가인 '알랭드 보통'만이 할 수 있는 사고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전히 나의 관점에서는 새로왔고, 결론부에서 여러 가지 현상들을 설명하는 간략한 단어로 서술하지 못한 작가의 제한성을 생각해 보면 '새로운 시각'이란 단어를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일단 개인적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대상은 뉴스를 접한는 모든 사람들!! 일반적이고 늘 주변에 있으면서도, 뉴스를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자신에게 맞고 모두에게 이롭도록 재구성(재생산) 하는 기회나 시도를 만들어 내는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한번이라도 경험해 봤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작가의 비판적 사고를 한번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겠지만, 이런 사고의 경험없이 혼자서는 찾기 힘든 '자연의 법칙을 수식화하는 물리학 법칙들'처럼 존재조차 감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sensitization(감작화) 과정이 현대인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달 전 수술 이후에 처음으로 리뷰를 쓰게됐다. 그간 간호해준 사랑하는 아내, 소은이에게 감사한다.

 

==내가 요약한==

 

뉴스의 시대 프롤로그

1. 뉴스의 일상화

2. 뉴스의 신앙화

3. 뉴스의 언론에 대한 무비판적 탈교육화

4. 불안과 딜레마적 안정감의 해소를 위한 뉴스에의 집착

5. 지금 필요한 뉴스에 대한 우리의 자세 - 비판적 사고

6. 내외적으로 시공을 넘어 파급된 뉴스, 올바른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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