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게임의 윤리에 관한 이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윤리적 지평과역할을 갖는 사람은 플레이어다. 플레이어의 모습은 희생자의 형상, 더욱 분명히 말하자면 죄를 지은 희생자(the guilty victim)의 형상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그는 비윤리적 경험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수동적으로 조건반사적인 훈련과 조작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 P215

컴퓨터게임의 플레이어는 도덕적 행위자다. 그는 부분적으로는 디자인의 윤리적 본성과 게임 경험에 창조된, 하지만 그의윤리적 존재에 영향을 끼치는 개인적 가치와 공동체적 가치 및 문화적가치에 의해서도 생산된 일군의 가치에 따라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서의 자기 행위를 평가하기 위해 윤리적 반성과 프로네시스, 창조적 관리(stewardship)를 이용한다. - P215

플레이어는 윤리적 주체다. 그는 바로 게임을 플레이함으로써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의 도덕적 훈련을 전개한다. 더욱 더 많은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우리는 게임의 윤리적 함의들과 행동하는 법, 그 게임과 윤리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법을 더욱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P216

요약해 보자. 컴퓨터게임의 윤리는 다르지만 서로 연결된 세 개의요소들로부터 접근해야 한다. 우선 게임 디자인의 윤리. 이것은 그 시스템으로부터 픽션적 요소에 이르는 대상으로서의 게임을 포함한다. - P216

분포된 책임성(distributed responsibility)은 게임 경험 안에 다수의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이 요소들은 각기 다른 방식들(nonproportional ways)로 게임의 윤리적 내용에 대한 책임을 공유한다. 그것은 게임의 윤리가 무엇인지, 게임 상황에서 다양한 요소들의역할이 무엇인지를 분석하는 도구다. 디자인된 시스템인 게임을 포함하여 플레이어들로부터 디자이너에 이르는 요소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분석하는 도구인 셈이다. - P217

컴퓨터게임의 윤리적 구성에는 따라서 게임이 야기할 수 있는 가능한 윤리적 문제들에는 각각 다른 관련 요인들(actors)이 존재하기 때문에 첫 걸음은 이 요인들의 윤리적 상관관계를 그려보는 것이다. 하지만이 요인들의 책임성은 개별적으로 혹은 다른 요인들의 현존과 동떨어진채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 P217

분포된 책임성은 어떤 컴퓨터게임의 윤리적 구성에 어떤 요소들이 관련 있는지, 혹은 그 게임의 여러 측면들 중 하나와 어떤 요소들이 연관되어 있는지를 분석하는 실천적 도구가 되려고 한다. 컴퓨터게임이 복잡한 경험이고, 그 경험 안에는 상호 영향의 가능성을 공유하는 서로 관련된 다수의 중요한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이 개념은컴퓨터게임 분석에서나 게임의 발전에서나 모두 실천적 유용성을 지닐수 있다. - P219

06
비윤리적 게임 콘텐츠와 효과 연구: 비판적 윤리독법



컴퓨터게임의 윤리를 설명하기 위한 포괄적인 프레임을 마련하는 일은 게임이나 게임 장르의 구체적 분석을 위해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디지털게임과 관련한 더욱 일반적인 도덕적 문제들을 비평하는 도구로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과 그 윤리를 설명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컴퓨터게임의 도덕적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다른 연구와 이론을 관련시키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 P277

이러한 이유들에서, 나는 이제 두 가지 각기 다르면서도 상관 있는이슈들에 포커스를 맞추고자 한다. 이 이슈들은 게임과 도덕에 대해 사유할 때 종종 제기되는 것들이다. 비윤리적 게임 콘텐츠의 윤리적 결과들과 컴퓨터게임이 그들 유저에게 미치는 도덕적 효과 연구가 그 이슈들이다. - P277

첫 번째 이슈는 우리 문화가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행위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는 컴퓨터게임과 관련이 있다. 그것은 이를테면 폭력과 컴퓨터게임 같은 이슈들을 언급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두 번째 이슈는 이러한 폭력적 게임이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행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와 연관된다. - P277

비윤리적 게임 콘텐츠 이해하기

혁신이나 독창성에 대한 요구와 상관없이 어떤 게임을 창조할 때, 가끔 사용되는 접근법이 갈등(conflict)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다. 한정된 자원들을 두고 두 플레이어를싸우게 만들거나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게임이 플레이되는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게 하며,
게임에서 어떤 가치를 갖는 선물들(tokens)로 그 행위를 보상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 P278

알고 있다시피 이러한 폭력은 컴퓨터게임이 제기하는 몇몇 윤리적 관심사들의 핵심에 있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폭력적인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미디어를 가져야 하는가? ‘폭력은 그 유저들에게 어떤 효과를 미치는가? 같은 관련 문제들이 보여 주듯 말이다. - P279

비윤리적 콘텐츠를 나는 시뮬레이트된 게임 세계 외부에서 우리가윤리적으로 비열하다고 여기는 행위를 시뮬레이션한 것이라는 의미로이해한다. 이를테면 고문은 대개 정보를 얻는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개인성과 인간성의 다양한 기초들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 더 게임(24: The Game)> 1에서 고문은플레이어가 게임 진행을 위해 최대한 활용해야 할 일군의 게임 플레이메커니즘이 된다. - P280

06 비윤리적 게임 콘텐츠와 효과 연구: 비판적 윤리 읽기
1 Sony Computer Entertainment 2006a. - P355

비윤리적 콘텐츠는 우리가 게임 밖에서 비윤리적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시뮬레이트하려고 디자인된 행동뿐 아니라 그 자체로 비윤리적으로 여길 만한 시뮬레이션들이다. 이를테면 게임 <솔저 오브포춘Ⅱ(Soldier of Fortune IⅡ)>²에서 개발자들은 인간 모델들에게 36
‘고어 포인트(gore points)‘를 주고 따라서 플레이어가 실제로 ‘사실적인(realistic)‘ 방식으로 자기 적들의 사지를 절단할 수 있는 육체 시뮬레이션(physics simulation)을 포함시켰다. - P280

2 Raven Software 2002. - P355

컴퓨터게임에서의 비윤리적 콘텐츠에 대한 윤리적 관심은 말할 필요도 없이 오래 계속되어 온 논란거리였다. 거의 컴퓨터게임만큼 오래된 논쟁이었던 것이다. (중략)
하지만 이 게임이 야기한 논쟁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고 유효하다. 심지어 서구 세계의 정치적 논쟁에 스며들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를테면 미성년자들에대한 컴퓨터게임의 판매에 반대하는 법 제정과 관련하여 미국 내에서는강력한 논쟁이 있다.⁴ - P281

4 그러한 입법 행위의 지도는 http://www.gamepolitics.com/legislation.htm (2008년 3월 17일) - P355

다소 상이한 본성을 지닌 또 다른 예는 게임 <킬러 7 (Killer 7)>⁶이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반추상적(semi-abstract) 환경에서 고도로양식화된 살인들을 저지른다. 이 살인들은 게임 플레이에 중요한 피(gore)로 가득하다. 왜냐하면 플레이어들이 죽인 적들의 피는 플레이어들에게 더 좋은 힘들과 살해 능력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 P282

6 Grasshoper Manufacture 2005. - P355

 나아가 컴퓨터게임은 그것의 상호작용적 본성 때문에라도 이러한 행동을 시뮬레이트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의존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비도덕적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은 게임 세계에서일지라도 비윤리적 행위를 벌이는 것이고, 따라서 도덕적 관점에서행하기에 나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게임 세계 행위를 ‘비윤리적 행위들‘로 간주하는 논리적 근거는 게임이 시뮬레이트하는 장치로서 탁월하다는 사실에 의거하고 있다. 대부분의 컴퓨터게임은 놀이적 경험을 창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뮬레이션들이다. - P283

(전략). 그러한 플레이어들이라면 무비판적으로 그러한 관습들과 가치를 받아들일 것이다. 이는 신병 모집 도구라는 이 게임의 순수 도구적 용법을 넘어서는 것이다. 프로파간다 게임의 궁극적 목표는 플레이어 인구에게 납득이 가도록 생각들을 전파하는 것이다. 즉 인터랙티브한 세뇌자(brainwasher, 세뇌시키는사람)로 복무하는 것이 그 목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주장을 경험적으로 입증해 줄 만한 확실한 데이터는 없다. - P286

하지만 덕 윤리학으로 돌아가보자. 이 이론은 내가 유일하게 동의할수 있는 한 가지를 분명히 해주기 때문이다. 즉 컴퓨터게임이 게임의 디자인 게임 플레이, 게임 세계들을 통해 비폭력적 갈등 해결 스킬들과같은 좋은 덕들을 진작할수 있다는 점 말이다. - P286

그렇다면 컴퓨터게임의 비윤리적 콘텐츠에 대한 이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작용하는 도덕적 존재로서의 플레이어-주체를 창조하는행위이기도 함을 고려해야 한다. 윤리적 관점에서 게임 안에서의 자기행위를 해석하는 그런 주체를 생산하는 행위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 P287

다른 말로 해보자. <그랜드 세프트 오토>의 플레이어는 게임 세계안에서 폭력적 행위의 시뮬레이션을 본다. 그는 게임 외부의 인간으로서 자신이 갖는 윤리만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어의 윤리를 통해 그 시뮬레이션을 이해한다[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 플레이어가 게임 외부의 자기자아로부터 유래한 더 강한 윤리적 가치를 이용하여 자신의 행위를정반대의 것(contradictory)으로 해석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런 식으로해석해버릴 경우 주체화 과정은 중단되고 게임을 경험하는 플레이어주체란 존재하지 않게 된다]. - P287

플레이어들이 컴퓨터게임 내의 비윤리적 행위들에 참여하는 이유는 그 행위들이 플레이어 주체를 위한 게임 안에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섹스를 나눈 후 매춘부를 죽이는 행위는 가장 합리적인 접근법이다.
플레이어는 에너지 레벨을 충전하고 돈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관점에서 그것은 게임 경험을 위해 유익할 수 있는 행위다. 게다가그것은 강제적이지 않다. - P288

 가치의 전이(transfer)가 있을 수 있을까? 한사람의 플레이어이자 게임 밖의 주체이기도한 성숙한 윤리적 존재에게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놀이적 프로네시스의 과정과 외적 주체에 의한 그것의 평가는 도덕적 성숙의 여건이 갖추어졌다면 원칙적으로 가치의 전이를 피하기 때문이다. - P288

 플레이어는 시뮬레이션 배후의 근거들을 이해하고, 자신이 놀이적 경험을생산하도록 특별히 디자인된 게임 세계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이해할 수 있는 도덕적 성숙함을 갖춰야 한다.
이는 비윤리적 콘텐츠가 담긴 게임이 게임 플레이의 경험을 이해할수 있는 놀이적 성숙성을 개발한 유저들에 의해 경험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령 규제 조항들과 게임 소비자 및 개발자에 대한 도덕 교육은 대상이자 경험이기도 한 컴퓨터게임의 윤리적 구성에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 P289

이 모든 것은 자극적인 시뮬레이션으로 포장되어있다. 플레이어는 이 시뮬레이션을 게임 안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임을이해한다. 왜냐하면 그 의미는 게임 시스템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알고 있다시피 이런 종류의 프로네시스는 발전시키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한 사람의 플레이어가 되는 것은 게임을 경험할 때 일어나는 공시적인 주체화 과정일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보낸 시간을 통해 자신의 역사와 문화를 창조하는 통시적 과정이기도 하다.
플레이어-주체성(player-subjectivity)은 게임을 경험할 때의 우리이기도 하고, 그것을 경험하면서 일어나는 일들과 우리가 도덕적으로 관계맺는 방식이기도 하다. - P290

그렇다면 비윤리적 게임 콘텐츠의 윤리적 영향(implications)은 무엇인가? 만일 플레이어가 완전히 성숙한 플레이어 몸주체라고 한다면,
그 결과는 역설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그런 플레이어들에게라면 흥미로운 사건들과 생각들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컴퓨터게임을 이용하는일이 너무나 명백할 것이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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