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피가 부족하면 빈혈,
언어가 부족하면 빈어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비트겐슈타인 - P106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 주고받는 단어를 한쪽이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 빈곤‘ 현상이 있다. 빈어(貧語) 혹은 빈어증(貧語症)이라고 한다.²² - P107

22. 전광진, "애국가 단어 이해력 60점 이하면 당신도 빈어증", <주간조선>, 2016년 4월25일자

증상이 더 심해지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못하니 공부는 물론 일상적 대화에도 깊이 관여하지 못한다.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에 심각한 사고(事故)가 일어난다. - P108

빈어증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의도적으로 우리말을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 P108

예를 들면 여러분은 글을 쓸 때 반성(反省)과 성찰(省察), 백미(白眉)와 압권(壓卷), 변동(變動)·변화(變化)·변천(變遷), 비난·비판·비평의 차이를 구분해서 쓰는가?²³ 모두가 미묘한 차이를 지닌 유사어다. - P108

23. 최성우(지음), <국어의 고수2>(2009), 커뮤니케이션북스

음식에 대하여 특별한 기호를 가진 사람이나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을 ‘미식가‘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식가를 한자로 쓰면 미식가(味食家)일까 미식가(美食家)일까?  - P109

결국 빈어중은 한자어를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인 셈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자어를 많이 익히고 정확하게 사용하는 법을 훈련하는 것이 어휘력 향상의 지름길 아닐까? - P110

‘한자‘모르면
어휘력도 한심

빈어중은 외국어 공부를 방해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영어의 ‘accomplishment‘를 우리말로 관철(貫徹)이라고 번역하면 관철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중고가 따른다. - P110

‘contribution‘는 기여 혹은 공헌을 뜻하고, involvement‘는관여 혹은 개입이다. 그런데 기여와 공헌, 관여와 개입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면 어떨까?  - P111

"숙고하는 것이 손전등이라면 행동하는 것은 전조등이다."²²
어느 날, 학부 수업시간에 이 말을 보여주면서 숙고와 행동의 차이점을 멋지게 비교한 문장이라고 소개했다. 롤프 도벨리가《불행 피하기 기술》에서 한 말이다.  - P111

22. 전광진, "애국가 단어 이해력 60점 이하면 당신도 빈어증" <주간조선>, 2016년 4월25일자

親舊를 만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未來를 構想하면서 서로의 友情을 나눴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各自의 꿈을 토대로 어떤일을 하면서 살아갈지, 그 일이 나에게 던져주는 意味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하며 複雜한 整理해보는 時間을 가졌다."
이렇게 쓸 수 있는 모든 단어를 한자로 써보니, 한국어 단어의 뜻이 더 명료해졌다. 그 체험은 지금까지도 나의 어휘력과 개념 창조 능력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 P113

9.
"이 사전 하나가 세상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달이 조류에 영향을 미치듯
언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리타 메이 브라운 - P148

 ‘언격‘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만의 개념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부터 7가지 개념사전을 소개할 것이다. 기존의 개념을 나의 체험적 깨달음으로 재정의하는 신념사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관점사전,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연상사전, 시인의 눈을 키우는 감성사전,
사유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은유사전, 단어의 의미를 파고드는 어원사전,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가치사전이 바로 그것이다. - P149

다른 언어를 갖는 게
중요하다

한 사람이 이제까지 없던 내용과 방식으로 사전을 만들고 있었다. 이 사전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이 사전은 다른 사전과 다르게 첫 번째 항목이 ‘신‘이 아니라 알파벳 순서를 따라 ‘atmosphere‘(대기)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휘를 권위에 따라 배열하지 않고 알파벳 순서대로 평등하게 나열하겠다는 발상은 당시에는 상당히 위험한 것이었다.³¹ - P150

31. 허연(지음),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2018), 생각정거장

그러나 오늘날 사전은 골동품 취급을 받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람들이 온라인 사전을 참고하더라도 거기에서 멈출 뿐,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생각을 다듬어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 P150

메리엄 웹스터에서 20년 넘게 사전 작가이자 편집자로 일한 코리 스탬퍼는 사전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단어의 잡초밭에 발이 감겨서 (....) 머리를 양손으로 감싼 채 뼈가 으스러지도록 집중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한 항목을 며칠째 들여다보고 있지만 어디서 실마리를 잡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않고, 어느 순간 제정신을 유지해주는 필라멘트가 쉬익 소리를내면서 끊어지고 만다."³² - P151

32. 코리 스탬퍼(지음), 박다솜(옮김), <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2018), 월북

국어사전은 위험하지 않지만, 국어사전의 단어를 재개념화하고 재정의한 개념사전은 위험하다. 만든 사람의 생각과 의도를 담아 기존의 뜻을 재정의했기 때문이다. - P152

한 단어, 한 단어 쌓아
한 권의 책을 만드는 일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전이 있다. 가장 많은 것은 국어사전과 영어를 비롯한 어학사전일 것이다. 이러한 어학사전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만, 색다른 사유를 낳는 위험한 사전은 아니다. 그저 일상적인 단어들의 일반적인 뜻풀이가 담겨 있을 뿐이다. - P156

나만의 개념사전은 그 누구의 사전과도 비교할 수 없는, 나의독창적인 색깔과 스타일이 담겨 있는 인생사전이다. 비교대상은오로지 어제의 내가 만든 사전과 오늘 그리고 미래의 사전뿐이다. 당연히 한 번에 만들 수 없다. - P160

세상은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일본을 대표하는 2개의 국어사전이 있다. 누계 약 2,000만부가 팔린 야마다 선생의 《신메이카이 국어사전》과 누계 약1,000만 부가 팔린 겐보 선생의 《산세이도 국어사전》이 그것이다. 기묘하게 두 사람은 도쿄대 동기였고, 한때 힘을 합쳐 같이《메이카이 국어사전》을 펴냈던 좋은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성격의 국어사전을 내는 일본 사전 출판계의 두거성이다.³⁵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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