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본질을 파고드는 사유
:은유사전

진부한 은유는 진부한 생각을 낳는다.
율라 비스 - P232

예를 들면 국어사전에 ‘공부‘는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이것만 봐서는 실제로 내가 하는 공부의본질이나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학문‘이나 ‘기술‘이 무엇인지 모르면 ‘공부‘의 개념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P233

관계없는 두 단어
연결하기

오늘 아침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문득‘이라는 말은 ‘생각이나 느낌 따위가 갑자기 떠오르는 모양‘을 지칭한다. 그런데 ‘문득(聞得)
‘은 ‘들어서 알게 되는 것‘이고, 문득(問得)은 ‘물어봐서 알게 되는 것‘이다 - P234

강민혁 작가는 <자기배려의 책읽기>⁵⁶에서 읽기를 ‘정신의 관절‘에 비유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뼈와 뼈를 잇는 관절이 튼튼해진다는 것이다. 정신의 관절은 독자의 정신세계와 저자의 정신세계를 이어준다. 이것이 바로 메타포(metaphor), 즉 은유의 위력이다. 메타포는 사유의 가능성을 무한대로 확장시킨다. - P235

56. 강민혁(지음), 《자기배려의 책읽기》 (2019), 북드라망

이성복 시인은 어느 시에서 ‘스스로 비유를 만들 수 있는 것만이 자신의 앎‘이라고 했다.
‘남이 만든 비유를 차용하는 것은,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⁵⁷ - P236

57. 이성복(지음), 《무한화서》 (2015), 문학과지성사

일단 여러분의 앎의 범주를 벗어나야 메타포가 시작된다. 인식의 범주 안에서는 아무리 연결해보려고 애써도 무릎을 칠 만한놀라운 메타포가 나오지 않는다. 경계를 넘나들며 전혀 다른 분야와 ‘잡종교배‘를 할 때 색다른 배움과 놀라운 사유가 일어난다. - P236

메타포는
배움의 대포

의인화와 역지사지 외에 다른 방법도 있다. 먼저 추상명사 하나를 정한 다음, 그 단어가 품고 있는 욕망을 동사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 하면 어떤 동사가 떠오르는가? - P237

마찬가지로 아이디어 역시 익숙한 기존의 것을 낯선 방식으로조합해볼 수 있다. 흔한 것의 흔치 않은 결합이라는 점에서 은유와 비슷하다. 앞서 설명했듯이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 메타포를 잘 사용하는 사람은 연결할 재료가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메타포나 아이디어는 발상이 아니라 연상이기 때문이다. - P239

4
대충 보니까
대충 생각할
수밖에

내 아이들에게 당연히 컴퓨터를 사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책을 사줄 것이다.
빌 게이츠 - P78

‘읽기‘와 ‘보기‘는 다르다. 읽기는 사유를 가능하게 하지만 보기는 그렇지 않다. 새로운 언어, 즉 나의 사유체계에 없는 언어와 만날 때 우리는 그 언어의 의미를 해석해본다.  - P79

나는 산만하고
너는 바쁜 세상이다

종이로 읽는 것과 스마트폰 SNS로 읽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종이가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이미 많은 연구 - P80

노르웨이에서도 비슷한 결과였다. 대학원생 50명에게 단편소설을 읽히고 나서 테스트한 결과, 종이책 쪽이 킨들 쪽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소설의 전반적인 틀이나 개요를 묻는 질문에는 두 집단의 차이가 미미했지만, 사건의 발생 시점이나 세부사항은 종이책 쪽이 2배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 P80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매체를통해 무언가를 읽을 때 딴짓으로 이어질 확률이 무려 85%로 종이 매체 (26%)보다 3배 이상 높다고 한다. SNS는 그만큼 독자를유혹하는 요소가 많고, 한 번 잘못 누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어렵다. - P81

디지털 읽기는 뇌가 정보를 분류하는 위치 단서(locationalcues)를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에 딥 리딩(deep reading)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이다.¹⁴ - P81

14. "수시로 광고 뜨고 문자 오고... 디지털 읽기, 이해력 떨어뜨리는 요소 많아", <조선일보>, 2016년 3월 19일자

‘F자형 읽기‘는
리딩이 아니라 스캐닝

덴마크 출신 전산학자인 제이콥 닐슨(Jakob Nielsen) 박사는 디지털 읽기의 특징을 ‘F자형 읽기‘라고 말했다.¹⁵ - P82

15. "디지털 읽기 특징은 F자형 읽기 - 창간 96 특집/ 읽기 혁명‘, <조선일보>, 2016년5월 21일자

닐슨 박사는 평소에 책을 읽을 때 한 줄 한 줄 문장 끝까지 읽는 사람도 디지털 매체에서는 빨리 읽기 위해 페이지 왼쪽에만 시선을 둔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매체로 100단어를 읽을 때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4.4초에 불과했다. - P82

더욱 심각한 것은, 어느새 F자형 읽기에 익숙해져 종이책을 읽을 때도 이해가 잘 안 된다는 사실이다. 피상적 이해에서 그치거나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는 좌절감을 느끼고 종이책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진다. - P83

사색의 종말

30년간 뇌의 정보처리와 사고방식에 대해 연구한 호주의 교육심리학자 존 스웰러(John Sweller)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뇌는 장기 기억력과 단기 기억력이라는 2가지 기억력에 의존하는데, 인터넷으로 읽을 때는 단기 기억력에 폭발적인 정보가 들어가면서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산만해진다. 반면 책을 읽는 사람의 뇌는 고차원적인 이해와 사고력을 담당하는 장기 기억장치가 활성화된다." - P84

온갖 방해기술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내가원하는 정보를 찾아 읽고 구조화할 수 있을까? 얼마나 대단한 의지와 집중력을 발휘해야 탐색하고 사색해 지식을 창조할 수 있을까?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 P84

이미지와 영상이 텍스트를 압도해버린 세상이다. 이러한 시대에 왜 우리는 여전히 책, 특히 종이책을 읽어야 할까? - P85

띄엄띄엄 읽거나 훑어보면 사고가 얕아지고 단절된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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