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적 일탈¹


인간과 동물에게 성적 욕구가 있다는 사실은 생물학에선 성적본능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그것은 배고픔, 즉 양분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와 비슷하다. 일상에서는 배고픔과 비슷한 차원의성적 욕구에 해당하는 말이 없지만, 학문에서는 <리비도 Libido>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1 이 첫 번째 에세이를 쓰는 데 기초가 된 자료는 다음과 같다. 크라프트-에빙Krafft-Ebing, 몰Moll, 뫼비우스Moebius, 해블록 엘리스 Havelock Ellis, 슈렝크-노칭v.
Schrenck-Notzing, 뢰벤펠트 Löwenfeld, 오일렌부르크 Eulenburg, 블로흐I. Bloch, 히르시펠트M. Hirschfeld의 저작들, 그리고 히르시펠트가 엮은 성적 중간 단계에 대한 연감』에 실린 논문들, 이 자료들에도 같은 주제에 관한 나머지 문헌들이 적시되어 있기에여기서는 더 상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성도착자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인식은 자드거Sadger의 전언과 나 자신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원주. - P19

일단 두 가지 용어를 도입해 보자. 하나는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인물로서의 <성적 대상>이고, 다른 하나는 성적 본능이 열망하는 행위로서의 <성적 목표>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에 따르면 성적 대상 및 성적 목표와 관련해서는 규범과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는 수많은 일탈 행위가 존재한다. - P20

1. 성적 대상과 관련한 일탈 행위

성적 욕구에 관한 이론을 설명하는 아름다운 우화가 있다. 원래 하나였던 인간이 여자와 남자라는 반쪽으로 나뉘었고, 사랑을통해 다시 하나가 되려 한다는 것이다.²

2 플라톤의 향연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가리킨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원래 원통형의 암수한몸으로 머리 둘에 손발이 네 개 달려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들이 자기 힘을 믿고 기고만장하게 굴자 제우스가 인간을 반으로 쪼개버렸다. 그 뒤로 인간은 평생 자신의 반쪽을 찾아 헤매고, 에로스가 그런 인간을 불쌍히 여겨 사랑 속에서 둘을 하나로 다시 결합시켜 준다고 한다. - P20

때문에 여자가 아닌 남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남자들이 있고, 또 남자가 아닌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여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무척 충격을받는다. 그런 사람을 가리켜 우리는 <반대 성욕자> 또는 <이상 성욕자>라고 부르고, 그런 행위를 <성도착>이라 한다. 이런 사람의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많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³

3 성도착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와 그것을 파악하려는 시도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성적 중간 단계에 대한 연감 Jahrbuch für sexuelle Zwischenstufen』에 실린 히르시펠트의 논문 「동성애자들의 수에 관한 통계학적 연구 Statistische Untersuchungen über denProzentsatz der Homosexuellen」(1904)를 참조하기 바란다 원주 - P20

(1) 성도착
성도착들의 행동

자신의 특이한 성 충동에 대한 성도착자의 자기인식 역시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정상인의 이성애적 본능처럼 자신의 성도착증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정상인과 똑같은 권리를 강력히 주장한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성도착자라는 사실에 반발하면서 자신의 그런 성향을 병적 강박으로 느낀다.⁴

4 자신의 성도착 강박 증세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은 암시 치료나 정신분석으로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원주. - P21

물론 오랫동안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다가 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정상적인성적 대상과 성도착적 성적 대상을 주기적으로 바꾸는 현상도 관찰된다. 그중에서 정상적 성적 대상과 좋지 않은 경험을 한 뒤 도착적 대상 쪽으로 리비도가 바뀌는 사례가 특히 관심을끈다. - P22

일반적으로 이런 다양한 일련의 변형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나란히 존재한다. 가장 극단적인 형태는 성도착증이 아주 어린 시기에 발현되고, 그래서 당사자가 그런 특이 성향을 완전히 자신의 일부로 느끼는 경우다. - P22

성도착증에 대한 이해

초기에는 성도착증이 신경성 변성(變性)⁶의 선천적 징후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었고, 그런 평가는 의사들이 처음엔 신경증 환자나 그런 인상을 주는 사함들에게서 성도착적 증세를 발견햤다는 사실과도 일치했다.

6 생체 조직이나 세포가 이상 물질을 만나 그 모양이나 성질이 변하는 것을 가리킨다. - P22

내가 볼 때는 다음의 경우에만 변성이라는 말을 쓰는것이 좀 더 적절해 보인다.

1) 표준에서 벗어난 여러 심각한 일탈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경우.
2) 업무 능력과 생존능력이 전반적으로 심각하게 손상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⁷


7 뫼비우스는 「변성에 관하여 Über Entartung」에서 변성의 진단은 무척 신중하게접근해야 하고, 그 진단결과에 실질적인 가치를 크게 부여할 수 없다고 밝힌다. 그의말을 직접 들어 보자. <만일 여기서 몇 가지 특성을 살펴본 변성의 폭넓은 영역을 감안한다면 변성을 진단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가 없는 일인지 당장 알게 될 것이다>-원주 - P23

성도착자들이 이러한 좀 더 적절한 의미의 변성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는 데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1) 성도착자는 성도착증 말고는 규범에서 심각하게 벗어난 다른 일탈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

2) 성도착증은 사회적 업무 능력이 손상되지 않은 사람이나 지성이 고도로 발달하고 탁월한 윤리 의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다.⁸

3) 의사들이 경험한 환자들을 차치하고 시야를 좀 더 넓히면 다음 두 가지 방향에서 성도착증을 변성의 징후로 볼 수 없다는것을 알게 된다.

a) 성적 대상과 관련한 성도착증이 고도의 문화를 구가했던 고대 민족들에게서도 빈번하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심지어 중요한기능이 부여된 관습이었음에 주목해야 한다.

b) 성도착증은 야만족과 원시 민족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던 현상이다. 반면에 번성이라는 개념은 고도의 문명사회에 국한된다(블로흐의 견해), 그리고 유럽의 문명화된 민족들 사이에서조차 기후와 인종이 성도착증의 확산과 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⁹


8 우리가 이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남자들 가운데 몇몇도 성도 작사 그것도 어쩌면 절대적 성도착자였을 거라는 <우라니스무스Uranisms> (동성애) 연구의 대표자들이 하는 말을 인정해야 한다 - 원주

9 성도착증 연구 분야에서는 명리학적 연구가 인류학적 연구로 대체되었다. 이린 민화에는 블로흐의 공이 크다(Bloch, 「정신병리학적 성우의 원인에 관한 논고Beitrigerur Atiologie der Psychopathia sexualis」 제2권, 1902/3). 그는 고대 문명국가들에서 성도작중이 널리 퍼져 있던 사실을 강조했다 원주 - P24

이러한 견해에 반대되는 것이 성도착증이란 후천적으로 습득한성 충동의 성격을 띤다는 생각이다. 이 두 번째 견해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절대적 성도착자를 포함해 많은 성도착자들의 경우 삶의 이른 시기에 영향을 끼친 어떤 특별한 성적 인상이 있었는데, 그 인상의 지속적인 결과가 동성애적 성향으로 나타난다.

2) 다른 많은 사례들에서도 삶의 이른 시기건 늦은 시기 성도착증의 고착화로 이끈 외부 영향(성도착적 성향을 촉진하는 영향이건 저지하는 영향이건 간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영향으로는 오직 동성들과의 교류, 전쟁 중의 남성 공동체, 감옥 생활,
이성 교류의 위험성, 독신, 성적 결함 등이 있다.

3) 성도착증은 최면암시로 제거되기도 하는데, 그 성향이 선천성이라고 한다면 믿기 어려운 일이다. - P25

이런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도착증은 단지 삶의 여러 가지 외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성적 본능의 빈번한 변형으로 규정될 뿐이다.
그러나 일견 명백해 보이는 이 견해도 많은 사람이 똑같은 성적 영향(이른 청소년기의 유혹이나 상호 수음도 포함된다)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성도착 증세를 보이고, 누구는 평생 그런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는 반박에 직면하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 P26

양성성(兩性性)

프랭크 리드스턴Frank Lydstone, 키어넌Kierman, 슈발리에 Chevalier이후 성도착증의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해 세간의 통념과는 다른 일련의 새로운 사고들이 원용되었다. 통념에 따르면 인간은 남자아니면 여자로 태어난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는 다른 결과를 말해 준다. 성적 특징이 불분명하고, 그래서 성적 규정조차 불분명한 사례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장 뚜렷이 확인해 주는 것이 해부학이다. 해부학적 보고에 따르면 생식기에 남성과 여성의특징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람들(남녀추니)이 있다. 이때 두 생식기가 완전히 발달한 경우(완전 남녀추니)는 드물고, 대개 발육부진의 왜소한 상태로 발견된다고 한다.¹⁰

10 육체적 남녀 추니에 관한 다음의 최근 연구 자료를 참조하기 바란다. 타루피 P.
Taruff, 「남녀니와 생식 능력Hermaphroditismus und Zeugungsunfähigkeit」 「성적 중간단계에 대한 연감』에 실린 노이바우어Neugebauer의 논문들 - 원주 - P27

오래전부터 알려져 온 이런 해부학적 사실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결론은 이렇다. 인간은 원래 양성적인 신체 구조를 가졌지만 진화 과정에서 퇴화된 성의 미세한 흔적만 남긴 채 각각 하나의성으로 발달했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을 심리적 영역으로 확대해서 성도착의 다양한 사례들을 모두 심리적 남녀 추니의 표현으로 이해하고픈 생각이 불쑥 들었다. - P27

물론 성도착자들에게서는 성 충동의 전반적인 저하(해블록 엘리스)와 성기관의 가벼운 해부학적 퇴화 현상이 빈번하게 발견되었다. 하지만 빈번하기만 할 뿐 결코 규칙적이거나 일반적으로나타나지는 않았다. 따라서 성도착증과 신체적 남녀추니는 전반적으로 무관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 P28

심리적 남녀니 이론은 만일 그 대상자에게 성적 대상의 성도착증과 함께 반대 성의 심리적 특성과 충동, 성격까지 나타난다면 그 실체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성격적 도착은 여자성도착자들에게서만 어느 정도 일정하게 관찰될 뿐이다. 남자들의 경우에는 가장 완벽한 정신적 남성다움이 성도착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P28

양성 이론의 한 대표적 이론가는 남성 성도착자에 대해 <남자의 몸에 여자의 뇌>를 가진 사람이라고 아주 거칠게 표현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자의 뇌>의 특징을 잘 모른다. 또한 심리학적 문제를 해부학적 문제로 대체할 필요가 없고, 그럴 권리도 없다. - P28

크라프트-에빙은 말한다. 개인의 양성애적 소질은 신체적 성 기관과 더불어 남자의 뇌중추와 여자의 뇌 중추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친다고, 이 중추는소질 면에서는 이것과 독립된 생식샘의 영향을 받아 대개 사춘기무렵에 발달한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뇌에 해당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중추에도 똑같이 해당한다. 게다가 우리는 뇌에서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중추)이 따로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성기능만을 담당하는 영역이 따로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¹¹ - P29

11 성도착증에 대한 설명으로 양성적 소질을 제시한 최초의 학자는 외젠 글레Eugène Ciley로 보인다(『성적 중간 단계에 관한 연감』 제6권 문헌 목록 참조). 그는1884년 1월에 이미 『철학 잡지 Revue philosophique』 「성 충동의 일달Les abérrations deTinstinct sexuel」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 밖에 주목할 점은 성도착증의 원인을 양성소질로 보는 다수 학자들이 이 요인을 성도착자뿐 아니라 모든 정상인들에게도 적용하고, 이를 토대로 성도착증을 성장 과정에서 겪은 장애의 결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슈발리에(「성도착증 Inversion sexuelle893)와 크라프트에빔 반대 성의 성지 감성에 대한 설명 Zur Erklanung der kantrdren Sexualemplindung)은 말한다. <최소한 이 두 번제 중추(일등한 성의 중추)의 잠재적인 존속을 증명하는 관찰들은 상당히 많나고 또아르두인Arduin 박사여성 문제와 성적 중간 단계 Die Frauenfrage und die sexuellenZwischenstufen)라는 사람은 성적 중간 단계에 관한 연감 (100) 제2권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 모든 인간 속에는 남자의 인자와 여자의 인자가 함께 들어 있다(성적 중간단계에 관한 연감 1899 제1권. 히르시트 동성애의 객관적 진단Die abjektiveDiagnose der Homosexualit. 8~9 참조). 다만 성이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한쪽의 인자가 다른 폭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발달한다. 이성애자인 경우에한해서 말이다. 헤르만 G. Herman (기원, 생식의 법칙Genesis das Gesetz der Zeugung9권 리비도와 마니아 Libido und Mania 1903)도 모든 여자에게는 남성적인 인자와특성이 모든 남자에게는 여성적인 인자와 특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 플리W. Flie는 삶의 과정 Der Abiauf der Lebens (1906)에서 성의 이중성이라는 의미로양성소질에 대해 독특한 의견을 내놓았다. 비전문가들은 인간의 양성 소질에 대한 이런 가설이 요절한 철학자 바이닝거 Weininger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닝거별로 사려 깊지 못한 책 『성과 성격Geschlechi and Charakter』(1903)에서 그런 생각을내비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위에서 기술한 바에 따르면 이런 주장이 얼마나 근거없는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윈주 - P29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

심리적 남녀니 이론은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이 일반인과정반대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성도착증 남자는 여자가 남자의 몸과 마음에 매료되는 것처럼 남성적 매력에 푹 빠진채 자신을 여자로 느끼며 남자를 찾는다는 것이다. - P30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

심리적 남녀 추니 이론은 성도착자들의 성적 대상이 일반인과 정반대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성도착증 남자는 여자가 남자의 몸과 마음에 매료되는 것처럼 남성적 매력에 푹 빠진채 자신을 여자로 느끼며 남자를 찾는다는 것이다. - P30

성도착증 남자의 대다수가 심리적으로 남성성을 유지하고,
반대 성의 2차적 성 특징을 별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성적대상에서는 여자의 심리적 특성을 찾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없다. 그렇지 않다면 성도착증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남자 매춘부들이 고대에도 그렇지만 오늘날에도 여자들의 의상과 태도를 모방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 P30

. 굉장히 남성적인 남자들이 성도착적 경향을 보였던 고대그리스에서는 이 남자들의 사랑에 불을 지핀 것은 소년의 남성적 성격이 아니라 여자에 가까운 육체를 비롯해 수줍음, 얌전함, 그리고 배움과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 여성적 특성이었음이 분명하다. 소년은 성인이 되어야만 남자 어른들의 성적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어쩌면 그 자신도 나중에 <남자아이 성애자>가되었을지 모른다.  - P30

 물론 성적 대상의 육체가 남성 생식기를 가진 남자여야 한다는 기본 조건은 변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성도착자의 성적 대상은 자신의 양성적본성이 반영된 것이다.¹² - P31

12 (참고로 이 마지막 문장은 1915년에, 각주는 1910년에 추가되었다.) 정신분석은 지금껏 성도착증의 기원을 완전히 해명하지 못했으나, 그 생성의 정신적 메커니금을 발견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고려해야 할 문제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혔다. 조사했던 모든 사례를 통해 우리는 훗날의 성도착자들이 소아기에 단기적으로 무척 강하게 여자(대개 어머니)에게 집착하고 그 시기가 지나면 스스로를 여자와 동일시하면서자기 자신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즉 나르시시즘에서 출발해서 어머니처럼자신을 사랑해줄 자신과 비슷한 젊은 남자를 찾는 것이다. 게다가 이른바 성도착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결코 여자들의 매력에 무감각한 것이 아니라 여자로 인해 유발되는 감정적 흥분을 남성적 대상에게 지속적으로 전이하는 것도 자주 확인할 수 있었다.
성도착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심리적 기제는 평생 반복된다. 그들의 남사들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갈망은 여자들로부터의 끊임없는 도피에서 생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1915년에 추가된 각주) 정신분석적 연구는 동성애자들을 변질된 특수 집단으로여기면서 남들과 분리하려는 시도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정신분석은 명백한 성적 홍분 외에 다른 것들도 연구하면서 누구나 동성애적인 기질을 갖고 있고, 게다가 실제로한번쯤 무의식적으로 동성애를 실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성에 대한 리비도적애착은 일상적인 정신의 요소로서 그 역할이 길코 작지 않지만, 질병의 원인으로서는 반대 성에 해당되는 것보다 그 역할이 훨씬 크다. 정신분석적 입장에서는 대상선택이 성에 무관하다는 것, 즉 아동기나 원시시대, 또는 역사시대 초기에 관찰되는것처럼 남성이 여성이건 상관없이 자유롭게 대상을 선택하던 것이 이런저런 제한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유형과 성도착적 유행을 발현시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신분석에서는 여자에 대해 남자만 느끼는 성적 매력도 근본적으로 몸의 화학 작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해명이 필요한 문제로 본다.
개인의 최종적인 성적 취향은 사춘기가 지나서야 결정되는데, 그것은 우발적 인자나 기질을 포함해, 아직은 다 밝혀지지 않은 많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물론이 요인들 가운데 몇몇은 결과에 확고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비중이 아주 큰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여러 결정적인 계기들이 결과의 다양성을 통해 사람들의명확한 성적 태도에 반영된다. 성도착자의 경우 아주 어린 시절의 기질과 정신적 메커니즘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들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은 나르시시즘적인 대상선택과 에로틱한 부위로 항문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기질적 특성을 근거로 극단적인 형태의 성도착자들을 나머지 유형과 분리하는 것은 별무소득이다. 극단적 증상의 근거로 보기에 충분한 것들도 경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과도기 유형이나정상인의 기질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결과의 차이는 질적인 차이일 수 있지만, 정신분석은 결정 요인들 사이의 차이가 양적인 차원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대상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우발적 요인들 가운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좌절(이른 시기의 성적 위축감)이고, 거기다 부모의 존재 유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눈여겨볼필요가 있다. 일례로 어릴 때 엄한 아버지 없이 컸을 경우 성도착증에 빠지는 경우가드물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성적 대상과 관련한 성도착증은성적 특성의 혼합과 개념적으로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게다가 이 둘 사이의관계에도 상호무관성이 일정 정도 명확하게 존재한다.
(1920년에 추가된 각주 페렌치. Fareezi는 남성 동성애자(호모에로틱)의 질병분류학Zur Nosalogie dermanniehen Homosexualitit__(1914)이라는 논문에서 성도착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중요한 관점을 제시했다. 우선 그는 신체적·정신적 측면에서동등한 가치가 없는 매우 다른 상태들을 성도착 징후가공통적으로 드러난다는 이유만으로 동성애 (호모에로틱>이라는 명칭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로 한데묶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면서 동성애를 최소한 두 유형으로 엄밀하게 구분할 것을 요구한다. 즉 스스로 여자라고 느끼면서 여자처럼 행동하는 주관적 동성애자), 그리고전형적인 남성이면서 성적 대상만 여자에서 남자로 바꾼 객관적 동성애자>. 그는 것번째 유형을 마그누스 히르시트의 개념에 입각해서 진정한 성적 중간 단계로, 두번째 유형은 강박장애 환자로 부른다(이 두 번째 명칭은 첫 번째보다 좀 더 부적절하다). 여기서 성도착 성향에 반발하고 정신적 영향에 노출되는 경우는 객관적 동성애자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유형의 존재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경우주관적 동성애와 객관적 동성애가 어느정도씩 섞여 나타난다는 사실을 덧붙일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에 걸쳐 슈타이나흐E.Steimach 필두로 생물학 분야에서 동성애와 성적 특성의 신체적 조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우선 포유동물을 거세한뒤 반대되는 성의 생식샘을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다양한 층의 수컷을 암컷으로 암컷을 수컷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변화는 돈의 성적 특징뿐 아니라 성 심리적인 태도주관적 동성애자와 객관적 동성애자 공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섬을 결정하는 이 힘을 담당하는 곳은 성세포를 형성하는 생식샘이 아니라 이 기관의간질성 조직(성숙샘)이라고 한다.
한편 결핵으로 고환의 기능을 상실한 남자에게도 성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례가보고되었다. 그 사람은 성생활에서 수동적인 동성애자처럼 여성적인 태도를 보였고,
신체적으로도 명백한 여성의 2차 성적 특징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털이나 수염이 자라지 않는다든지 가슴과 엉덩이가 부풀어 오른다든지 하는 변화였다. 그런데 다른남성 환자로부터 건강한 고환을 이식받은 뒤로는 다시 남성적으로 행동하고 리비도도 정상적으로 여자들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신체적으로도 여성적인 특징이사라졌다(리프쉬츠A. Lipschutz, 「성숙샘과 그 영향 Pubertiltsdrilse und ihre Wirkungen_j1919).
이런 흥미로운 실험들이 성도착 이론에 새로운 근거를 제공했고, 이로써 동성애치료의 보편적 길이 열렸다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고도 온당치 못한 주장이다. 폴리스는 이런 실험적 발견들로 고등동물의 일반적 양성 소질 이론이 용도폐기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물론 일리가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오히려 그런 연구가 앞으로 더 나와야 양성 소질의 가정을 직접적으로 확증하는 결과가 나올 듯하다─원주

성도착자들의 성 목표

명심해야 할 것은 성도착자들의 성 목표는 결코 통일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남자들의 경우 항문 성교는 성도착증과 결코 일치하지 않기에 자위가 그들의 유일한 성 목표가 될 때가 많고, 단순한 감정 발산을 비롯해 성 목표의 제한도 이성애자들보다 훨씬 더 자주 나타난다. - P33

결론

지금껏 서술한 내용으로 성도착증의 기원을 만족스럽게 설명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그래도 이 연구로 상기 과제의 해결보다더 중요한 인식을 얻은 것 같기는 하다. 즉 우리는 지금까지 성 충동과 성적 대상 사이의 관계를 실제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계로 상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P33

결론

(전략). 즉 우리는 지금까지 성충동과 성적 대상 사이의 관계를 실제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계로 상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사례들을 조사한 결과 그들의 경우 성 충동과 성 대상 사이에 하나의 땜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 P33

(2) 성 대상으로서 성적으로 미성숙한 사람과 동물들

정상적이지 않은 성 대상을 지향하는 사람들, 즉 성도착자라고하더라도 일반인의 눈에는 다른 면에선 아주 건전한 개인들의 집단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성적으로 미숙한 사람(아동)을 성대상으로 택하는 사람은 곧장 개별적 정신이상으로 간주된다. 오직아동만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경우는 예외적이다. - P34

우리는 심미적 근거에서 이런 사람들을 성 충동의 다른 심각한일탈처럼 정신병으로 판정하고 싶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 경험에 따르면, 이들 두 성도착자에게서 나타나는 성 충동 장애는건강한 사람들을 비롯해 그 어떤 인종과 신분에서도 일어날 수있기 때문이다.  - P34

정신병자는 그 일탈의 정도가 심하거나, 아니면 나중에는 오직 아동만 성적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아동이 정상적인 성적 만족을대신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 P35

 내 경험에비추어 볼 때 사회적으로건 윤리적으로건 정신적으로 비정상적인 사람은 항상 예외 없이 성생활에서도 비정상적이었다. 그런데 성생활에서는 비정상적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사람도 많다. 성욕이 약점일 수밖에 없는 인간 문화가 자기 속에각인된 사람들이다. - P35

이 모든 논구의 가장 일반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아주 다양한 조건에서, 그리고 놀랄 정도로 많은 개인들에게서 성 대상의 종류와 가치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성 충동에서 본질적인 상수는다른 무엇이라는 사실이다.¹¾

13 (1910년에 추가된 각주) 고대인의 성생활과 우리의 성생활 사이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아마 고대인들은 본능 그 자체를 중시한 반면 우리는 그 대상으로 강조점을옮겼다는 사실일 것이다. 고대인들은 본능을 찬양했고, 그 본능을 위해서라면 열등한대상까지도 그 가치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본능적인 행위 그 자체는 경멸하고, 그 대상에 납득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만 본능을 인정한다 - 원주 - P35

2. 성 목표와 관련한 일탈

정상적인 성 목표는 성교라는 행위를 통해 성적 긴장을 완화하고성 충동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생식기끼리의 결합을 의미한다(이는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과 비슷한 만족감을 준다). - P35

왜냐하면 만지거나 보는 행위처럼 성교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 대상과의 중간 단계적 행위들도 일시적인 성 목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위들은한편으론 그 자체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다른 한편으론 최종적인성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지속되어야 할 흥분을 고조시킨다. - P36

즉 성도착은 1) 성적 결합을 위한 것으로 정해진 신체 부위들의 해부학적 확장이거나, 2) 정상적으로 최종 성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신속하게 지나가야 할성 대상과의 중간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지체다. - P36

(1) 해부학적 확장
성 대상에 대한 과대평가

성 충동의 이상적 목표로서 성 대상에 대한 심리적 평가는 그 대상의 생식기로 한정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대개는 몸 전체로 확장될 뿐 아니라 성 대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갖 감정적 작용까지 포함하는 경향이 있다. - P36

(전략), 아니면 상대방의 판단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맹목적인사랑은 권위의 가장 근원적인 형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가지 중요한 원천이 된다.¹⁴ - P36

14 이와 관련해서 나는 최면에 걸린 사람이 최면술사에게 맹목적으로 따르는 장면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그 장면들을 보면서 나는 최면의 본질이 최면술사라는 인물에게 환자의 리비도를 무의식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성 충동의 마조히즘적 요소를 이용해서 말이다ㅡ 원주. - P37

성적 과대평가라는 요소의 중요성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쉽게 인지된다. 우리는 남자들의 성생활에만 접근할 수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자들의 성생활은 한편으론 문화적 영향때문에, 다른 한편으론 여자들의 전통적인 침묵과 솔직하지 못한면 때문에 아직도 꿰뚫어볼 수 없는 어둠에 덮여 있다.¹⁶

16 (1920년에 추가된 각주) 전형적으로 볼 때 여자들은 남자들과 같은 성적과대평가>가 없다. 다만 자기가 낳은 아이에 대해서는 그런 과대평가를 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원주, - P37

입술과 입 점막의 성적인 사용

입을 성적 기관으로 사용할 경우 한 사람의 입술 또는 혀가 다른 사람의 생식기와 접촉할 때는 성도착으로 간주되지만, 두 사람의 입술 점막이 접촉할 때는 성도착이 아니다. 즉 이 두 번째 예외적인 경우는 정상적인 성생활의 범위에 드는 것이다.  - P37

그런 혐오감의 경계는 인습적일 때가 많다. 그래서 아름다운 아가씨에게 뜨겁게 키스할 수 있는 남자도 어쩌면 그 여자와 칫솔을 같이 쓰는 것은 역겨워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는 역겹지 않은 자신의 구강이 여자의 구강보다 청결하다고 생각할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말이다. - P38

 이 힘들은 대체로 생식기 자체에서멈춘다. 이성의 생식기도 그 자체로 역겨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 태도는 히스테리 환자(특히 여자 환자)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 P38

항문의 성적인 사용

(전략). 즉 이 신체 기관이 배설을 담당하고 그 자체로역겨운 배설물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역겨움의 근거로 대는 사람들은 남성 생식기가 오줌을 누는 데 사용된다는 이유로 역겹다고하는 히스테리컬한 여자들보다 크게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P38

. 오히려 반대로, 남성들의 항문 성교는 여성과의 행위를흉내 내는 것에 그 역할의 뿌리가 있는 듯하다. 반면에 상호 간의수음은 성도착자들의 행위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성 목표다. - P39

다른 신체 부위의 의미

(전략). 그런데 이런 해부학적 확장에는 성적 과대평가 외에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두 번째 요인이 작용한다. 그러니까 실제 행위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입과항문 점막 같은 신체 부위는 사실상 그 자체로 하나의 생식기로 여겨지고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P39

성 대상의 부적절한 대체물로서 페티시즘

정상적인 성 대상이 그것(정상적인 성 대상)과 관련이 있기는하지만 정상적인 성 목표에 이용되기에는 극히 부적절한 다른 대상으로 대체되는 사례들이 특히 주목을 끈다. 분류의 관점에서보자면 성 충동의 일탈 면에서 몹시 흥미로운 이 집단은 성 대상과 관련한 성 일탈로 언급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 P39

성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성 대상에서 페티시즘적인 조건(예를들면 특정한 머리카락 색깔, 옷, 심지어 신체적 결함)이 하나라도 필요한 경우, 정상적이건 도착적이건 성 목표를 포기한 페티시즘으로 넘어간다. 병리학적 증상을 드러내는 성 충동의 다른 어떤 변형도 페티시즘만큼 우리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 - P40

(전략), 즉 성 대상을 연상시키는 모든 것으로 불가피하게 확장된 과대평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페티시즘은 정상적인 사랑에서도 일반적으로 존재한다.  - P40

비네 A. Binet가 최초로 주장했고 나중에 수많은 연구들로 증명되었듯이, 페티시한 물건의 선택에는 대개 아주 어린 시절에 받은 성적 느낌의 지속적인 영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사람은 항상 첫사랑으로 되돌아간다>라는 속담처럼 정상적인 첫사랑의 끈질긴 힘에 비견될 만하다. 이런 사실은 페티시즘이 단순히 성 대상에 한정되는 경우에 특히 명백하다. 어린 시절의 성적 느낌에 대한 의미는 나중에 다른 자리에서 접하게 될 것이다.¹⁸ - P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