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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직관: 언제 신뢰해야 할까? - P348

학계에서 전문가들의 논쟁은 최악의 상황을 불러온다. 과학 신문이나 잡지에는 흔히 어떤 연구를 비판하는 글로 시작해 그에 대한 답변, 그리고 답변에 재답변이 이어지는 식의 의견 교환이 가끔씩 실리곤 한다. 나는 이런의견 교환이 낭비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 P348

하지만 악의적인 의견 교환이 유익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나는 의견 차이를 다룰 다른 방법을 고민하다가 ‘적대적 협력‘에 몇 번 참여한 적이 있다. - P348

내가 참여한 적대적 협력 가운데 가장 만족스럽고 생산적이었던 연구는 게리 클라인과의 공동 연구였다. 클라인은 내가 진행하는 부류의 연구를 좋아하지 않는 학자와 기타 전문가가 모인 단체의 지적인 지도자다. 이 단체사람들은 자신을 ‘자연주의적 결정 NDM, Naturalistic Decision Making‘을 지지하는사람들이라 말하는데, 대개 전문가의 업무 방식을 연구하는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 P349

나는 직관이 늘 문제가 있다고는 결코 생각한 적이 없다. 그리고 클라인이 1970년대에 쓴 논문 초고를 처음 본 이후로 소방관의 전문성에 관한 그의 연구의 팬이 되었고, 노련한 전문가들이 직관력을 어떻게개발하는가에 관한 연구를 담은 그의 책 《인튜이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는 그에게 직관의 경이로움과 단점을 구분하는 경계를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 P349

7,8년 넘게 우리는 많은 토론을 벌이고, 의견 차이를 조율하고, 더러는 폭발 직전까지 가고, 논문 초안을 수없이 작성하고, 서로 친구가 되었으며,
드디어 연구 과정을 암시하는 제목으로 공동 논문을 발표했다. <직관적 전문성의 조건: 이견을 내지 못한 연구 Conditions for Intuitive Expertise: A Failure to Disagree)>. 아닌 게 아니라 우리가 서로 이견을 가진 주제는 없었다. 그러나 진심으로 서로 동의한 것도 아니었다. - P350

경이로움과 허점

말콤 글래드웰 Malcom Gladwell이 베스트셀러 《블링크 Blink》를 내놓을 때 클라인과 나는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우리는 다행히 의견 일치를 보던 중이었다. 《블링크》는 걸어가는 소년을 표현한 고대 조각상 쿠로스를 눈앞에서 지켜보는 미술품 전문가의 인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³ - P350

22장 전문가와 직관: 언제 신뢰를 해야할까?

3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게티 박물관 Getty Moecum은 걷는 소년 상 쿠로스의 구입을 앞두고, 그리스조각의 세계적 권위자들을 불러 조각상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한 사람씩 소위 ‘직관적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쿠로스 상은 2,500년 전에 만들어진 조각이 아니라 근래에 만들어진 가짜라는 강한육감이었다. 누구도 가짜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곧바로 말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가장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 사람은 이탈리아 미술사가였는데, 그는 조각의 손톱이 "이상해 보인
"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점이 이상한지는 알 수 없었다. 유명한 미국 전문가는 "새롭다"
라는 말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했고 그리스 전문가는 단호히 이렇게 말했다. "땅속에서 나온 조각상을 한 번이라도 봤던 사람이라면 이 조각상은 땅속에 묻힌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은 같은데 공통된 이유를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 놀랍고, 또 다소 미심쩍기도하다. - P695

재인으로서의 직관

클라인이 직관에 대해 일정한 견해를 갖게 된 초기 경험은 나와는 사뭇다르다. 나는 직접 타당성 착각을 관찰한 뒤에, 그리고 폴 밀이 증명한 임상예측의 빈약함을 읽은 뒤에, 직관에 대한 견해를 갖게 되었다. 반면에 클라인은 소방지휘관을 연구하면서 직관에 대한 견해를 갖게 되었다. - P351


(전략)
클라인은 이 설명을 정리해 결정 이론을 만들어 ‘재인 기반 결정RPD:recognition-primed decision‘ 모델이라 불렀다(재인‘은 어떤 대상을 과거에 보았거나 접촉했던 경험을 기억해내는 인지 행위를 이른다-옮긴이). 소방관뿐 아니라 체스 같은 다른 영역의 전문가에게도 해당하는 모델이다. - P352

허버트 사이먼은 아마도 결정을 연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웅이자 이 분야 창시자로 인정받고 존경받는 유일한 학자일 것이다.⁴ 이 책 머리말에서 허버트 사이먼이 말한 직관의 정의를 인용했는데, 지금 그 말을 다시 인용한다면 더없이 적절하겠다. - P352

4. 사이먼은 20세기의 독보적 지식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조직 내 결정에 관한 고전을 저술했으며,
많은 업적 중에도 특히 인공지능 분야를 창시한 사람 중 한 명이자 인지과학의 선두주자이며,
과학적 발견 과정에 관심이 많은 학자였고,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였다. 그리고 구태여 덧붙이자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고나 할까. - P695

능력 습득하기

직관을 지원하는 정보는 어떻게 ‘기억에 저장‘될까? 어떤 직관은 아주 빠르게 습득된다. - P353

그 사건을 기억하는 것은 나 스스로도 의식할 수 있고, 그 기억을 떠올리면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한 장소에갔을 때, 또는 누군가가 특정한 말투로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불쾌한 기분이 들지만 그 불쾌함을 유발한 사건을 의식하지 못할 때가 많다. 지나고 나서 생각할 때 그 불쾌함이 이전의 안 좋은 경험에서 나왔다면, 우리는 그 불쾌함을 직관이라 부를 것이다.  - P354

감정은 빠르게 학습될 수 있지만, ‘전문성‘ 습득에는 흔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고난도의 체스나 프로농구, 화재 진압 같은 복잡한 작업에서 전문성을 습득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느리다. 한 영역에서의 전문성은 한 가지 능력이 아니라 작은 능력의 대규모 집합이라 그렇다. 체스가 좋은 예다. - P354

높은 수준의 체스 학습은 읽기 학습에 비유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개별 철자를 인식하고 그것을 모아 음절과 단어를 만들려고 애쓰지만,
성인이 되어 능숙하게 글을 읽을 때면 전체 단락을 인식한다. - P355

능력이 발휘되는 환경

클라인과 나는 직관적 능력의 본질과 그 능력을 획득하는 법에 대해 우리생각이 같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되었다. (중략)
우리는 마침내, 우리가 의견이 다른 이유는 서로 다른 전문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클라인은 소방 지휘관, 임상간호사, 기타 진짜 전문가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반면에 나는 임상의 주식을 선별하는 사람, 정치학자 등 쉽게 지지하기 어려운 장기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 P356

주관적 확신을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떻게 직관적 판단의 타당성을 평가할수 있을까? 판단에 진정한 전문성이 담긴 때는 언제이고, 판단이 타당성 착각에 지나지 않을 때는 언제일까? 이 질문의 답은 능력을 획득하는 다음 두가지 기본 조건에서 나온다.

•주변 환경이 대단히 규칙적이어서 예측이 가능할 때.
•오랜 연습으로 그 규칙성을 익힐 수 있을 때

이 두 조건이 충족되면, 직관도 능력이 될 수 있다. 체스는 주변 환경이 규 - P357

어떤 환경은 불규칙한 것 이상으로 안 좋다. 로빈 호가스 Robin Hogarth는 전문가들이 경험에서 엉뚱한 것을 배울 수 있는 ‘사악한 환경을 언급했다. 그는 루이스 토머스Lewis Thomas가 언급했던 20세기 초 어느 의사 사례를 예로든다. 이 의사는 환자가 장티푸스를 앓을 위험이 있는지 직관으로 파악했다.
그는 환자의 혀를 촉진하면서 자신의 육감을 시험했는데, 안타깝게도 한 환자를 촉진한 뒤에 손을 씻지 않은 채 다른 환자를 촉진하곤 했다. 환자가 차례로 병이 들자 의사는 임상적으로 절대적 확신을 하기에 이른다. - P358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예측이 부정확하다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옳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전문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신의 직관이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좋게 말해 자기기만이다. - P359

피드백과 실행

주변 환경에 있는 규칙성 중에도 발견하고 적용하기가 좀 더 쉬운 게 있다.  - P359

전문가가 직관적 전문성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지는 기본적으로 충분한 실행 기회뿐 아니라 피드백의 질과 속도에도 달렸다. - P360

전문성은 단일한 능력이 아니라 여러 능력의 집합이며, 같은 전문가라도 자기 업무에서는 전문성이 높지만 다른 업무에서는 초보적 수준에 머물 수있다. 체스 선수는 전문가가 되기까지 ‘모든 수‘(또는 거의 모든 수)를 목격하는데, 이 점에서 체스는 예외적이다. 외과 의사라도 어떤 수술에는 대단히 능숙하지만 어떤 수술에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 - P360

전문의 중에도 마취 전문의는 마취 효과를 금방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피드백을 받는 경우에 속한다. 반면에 방사선 전문의는 자기가 내린 진단의 정확도와 자기가 발견하지 못한 병리 현상에 관한 정보를 거의 얻지 못한다. 따라서 유용한 직관력을 발전시키기에는 마취 전문의가 더 유리하다. - P361

주관적 확신의 경우처럼 여기서도 전문가는 자기 전문성의 한계를 모를수 있다. 경험 많은 심리치료사는 환자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음에무슨 말을 할지 직감으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안다. 그러면서환자가 다음 해에 얼마나 좋아질지 예상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리고 싶어 하지만, 이 역시 옳지 않다. - P361

타당성 평가

게리 클라인과 나는 오랜 여정 끝에, "노련한 전문가를 언제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맨 처음 질문에 보편적인 답을 내놓았다. 우리는 타당할 법한직관과 가짜일 법한 직관이 구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테면 어떤예술 작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할 때, 겉모습보다는 출처에 집중한다면 대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P362

규칙성이 떨어지거나 타당성이 낮은 환경에서는 판단 어림짐작이 개입한다. 시스템 1은 일관성을 억지로 만들면서까지 어려운 문제를 쉬운 문제로바꿔 빠르게 대답하는 능력이 있다. 시스템 1은 엉뚱한 질문에 빠르게 대답하고, 그 답은 시스템 2의 느슨하고 관대한 검토를 거뜬히 통과한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회사의 상업적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하고, 또 실제로 회사의미래를 예측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 그 평가는 현재 경영진의 능력과 활력에서 받은 인상에 지배된다. - P362

우리 논문 제목이 암시하듯, 클라인과 나는 애초 예상보다 이견이 적었고 제기된 중요한 문제들에는 거의 다 공동으로 해법을 내놓았다. 그러나초기 이견은 단순히 지적인 이견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우리는 태도와 감정과 취향이 달랐고, 그것은 여러 해가 지나도 거의 변치 않았다. - P363

나는 알고리즘이 이따금씩 실패하는 경우를 알고리즘을 개선할 기회로 보는 성향이 있다. 반면에 타당성이 제로인 상황에서 직관의 힘을 주장하는거만한 전문가가 그에 합당한 벌을 받을 때면 클라인보다 더 기뻐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적 합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이 감정 차이가 여전하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 P364

Two Systems

이 책의 등장인물은 고삐 풀린 충동에 휘둘리는 시스템1과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2이다.
시스템 1이 주인공이고, 시스템 2는 자신을 영웅이라고 믿는 조연이다.


두 시스템 - P35

두 시스템

심리학자들은 화난 여자 사진을 볼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곱셈을 풀 때 떠오르는 생각, 이 두 가지 형태의 생각에 수십 년 동안 큰 관심을 보이면서, 여기에 여러 이름을 붙였다.¹ - P38

・시스템 1은 저절로 빠르게 작동하며, 노력이 거의 또는 전혀 필요치 않고, 자발적 통제를 모른다.

• 시스템 2는 복잡한 계산을 비롯해 노력이 필요한 정신 활동에 주목한다. 흔히 주관적 행위, 선택, 집중과 관련해 활동한다

시스템 1. 시스템 2라는 말은 심리학에서 널리 쓰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보다 좀 더 깊이 다루다 보니, 책을 읽다 보면 두 인물이 등장하는 심리극을 보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 P39

‘주목하다‘라는 뜻으로 흔히 사용하는 영어 ‘pay attention‘은 원래 주목이나 관심을 지불한다는 의미로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말 그대로 사람들은 ‘관심‘이라는 제한된 예산을 여러 활동에 적절히 배분하는데, 배분된 예산을 넘겨 지출하면 파산하게 마련이다. 신경을 써야 하는 여러 일이 서로 충돌할 때, 그 일들을 동시에 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P42

한 가지 일에 고도로 집중하다 보면 평소라면 주목했을 자극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이를 가장 극적으로 증명한 사례는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Christopher Chabris와 대니얼 사이먼스 Daniel Simons가 《보이지 않는 고릴라 The Invisible Gorilla》에서 소개한 실험이다.  - P43

무언가를 보고 그쪽에 주목하는 것은 시스템 1이 즉흥적으로 수행하는 기능이지만, 이때 관련 자극에 어느 정도 집중력을 할당해야 한다. 앞서 두 저자는 이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사람들이 연구 결과에 매우 놀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고릴라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고릴라가 나오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 P44

줄거리

시스템 1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시스템 2에게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상세하고 구체적인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한다. 시스템 2는 시스템 1이 대답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때 작동하는데, 17×24 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가그런 경우다. 그런가 하면 깜짝 놀랄 때도 의식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한다.
시스템 2는 시스템 1이 유지하는 안정된 세계를 위태롭게 하는 사건이 감지될 때 작동한다. - P45

시스템 1과 시스템 2는 매우 효율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올린다. 이런 방식은 대개 효과가 좋은데, 시스템 1이 제몫을 잘 해내기 때문이다. 시스템 1이 익숙한 상황이라고 정해놓은 모델은정확하고, 단기 예상도 대개는 정확하며, 어려운 상황을 만났을 때 초기 대응도 빠르고 대체적으로 적절하다. 그러나 특정 상황에서는 체계적 오류인 편향을 보이기 쉽다. - P45

시스템 1의 또 다른 한계는 작동을 멈출 수 없다는것이다. 가령 화면에 어떤 단어가 나타나면, 신경을 다른 곳에 완전히 빼앗기지 않는 한 그 단어를 읽지 않을 수 없다.³ - P46

3Nilli Lavic, <심적 부담을 느낄 때의 주목, 산만, 인지 조절 Attention, Distraction and Cognitive ControlUnder Load),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9 (2010): 143-48. - P637

자동 반응과 그것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서로 갈등하는 일은 삶에서 흔히 일어난다. 식당에서 옷차림이 괴상한 커플이 옆자리에 앉았는데 그들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지루한 책에 억지로 집중하다가 자꾸 의미를 놓쳐 앞으로 되돌아가곤 할 때의 기분이 어떤지도 잘 안다. - P47

착각


평범한 그림이다. 길이가 다른 직선이 두 개 있고, 그 끝에 화살촉 같은 꼬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붙어 있다. 아래 직선이 위 직선보다 분명히 더 길다. 누구에게나 그렇게 보이고, 사람들은 당연히 보이는 대로 믿는다. 이 그림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유명한 ‘뮐러리어 착시‘를 나타내는 도형임을알아볼 것이다. 자로 재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두 직선은 길이가 똑같다. - P48

이런 착각은 시각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생각도 착각을 유발하는데, 이를 ‘인지 착각cognitive illusion‘이라 부른다. - P49

인지 착각에 관해 가장 자주 묻는 질문은 그 착각을 막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앞선 사례를 보면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시스템 1은 즉흥적으로 작동하고, 마음먹는다고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직관적 사고의 오류를 막기는 어렵다. 편향은 시스템 2도 미리 눈치채지 못할 수 있어 피하기어려울 때도 있다. 오류를 눈치챈다고 해도 시스템 2가 감시와 노력을 강화해야만 막을 수 있다. - P50

유용한 허구인물 설정

내가 활동하는 전문 분야에서는 이런 식의 언어 사용을 죄악시한다.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머릿속에 들어앉은 작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⁶ 문법적으로 보면 시스템 2와 관련한 앞의 문장은 집사가 돈을 훔친다‘와 비슷하다. - P51

50머릿속 행위자는 ‘소인小人, homunculus‘으로 불리는데, 전문가들의 ( 일리 있는) 조롱 대상이다. - P673

(중략)
마찬가지로 ‘일상적 상황에서 도로 주행은 시스템 1이 맡는다‘라는 말은 곡선 구간에서 핸들을 꺾는 행위는 즉흥적이고 머리를 거의 쓰지 않는 행위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경험 많은 운전자라면 대화를 하면서 텅 빈 도로를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시스템 2는 제임스가 욕설에 어리석게 대응하지 못하게 했다‘라는 말은, (이를테면 술에 취해) 의식적인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할 상황이었다면 제임스는 더 공격적으로 행동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 P52

그렇다면 두 시스템을 특징을 강조해 ‘즉흥적 시스템‘, ‘의도적 시스템‘라고 부르지 않고 왜 ‘시스템 1‘, ‘시스템 2‘라고 부를까? 이유는 간단하다. ‘즉홍적 시스템‘은 ‘시스템 1‘보다 말이 복잡해 작업기억 (특정 작업을 위해 정보를일시적으로 간직하는 기억-옮긴이)에서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⁷ - P52

7 Alan D. Baddeley, ( Working Memory: Looking  Back and LookingForward), Nature Reviews: Neuroscience 4 (2003): 829-38, Alan D. Baddeley, (l9712004).
Your Memory: A User‘s Guide) (New York: Firefly Books, - P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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