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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난다 - 삶이 흔들릴 때마다 꼭 한 번 듣고 싶었던 말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0년 3월
평점 :
봄 느낌 물씬나는 핑크핑크한 표지에,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이쁜 그림엽서같은 것이 끼워져 있어 작정하고 책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이 느껴졌다. 수많은 딸을 울린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의 박애희 작가가 거의 1년만에 신간을 내었다.
"어설프고 서툰 실수투성이의 20대를 지나 이제 겨우 삶이란 것에 적응을 하려던 찰나, 인생은 내게 연타를 날리며 뼈아프게 말해줬다.
인생은 원래 네 뜻대로 되는 게 아니야."
이 책은 작가가 13년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직장인의 애환을 담아 내기도 했고 아내이기 이전에,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 그 자체에 대해 작가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을 써내려간 공감 에세이다.
나는 초등학생때부터 방학 계획표를 세웠고, 수험생때는 수능시험을 위한 입시전략 계획을 세워 선생님과 상담해야 했고, 직장인일때는 달마다 업무계획 일지를 작성하여 상사에 보고해야만 했다. 마치 계획을 안 세우면 그 어느 것도 진행 할 수 없는 사람이 된 듯 그것이 습관으로 굳어졌고, 근사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웬지 불안하고 무능한 사람처럼 보일까바 일부러 거창한 계획을 세운 적도 있다.
그 계획들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진 몰라도 나이가 들수록 드는 생각은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자신의 인생이 어느 곳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미리 아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인생은 재밌는것이기도 하고 알쏭달쏭하다.
나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 자신의 삶을 돌이켰을 때 누군가를 위하여 살았던 삶이 아닌, 진정 내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었다고 말하면 좋겠다.
인생이 허망해지지 않도록.
나이가 들면서, 특히 결혼한 사람들은 미혼이었을때보다 인간 관계의 폭이 얕아지는 것 같다. 먹고 사느라 바빠서, 가족들 챙기느라 주변 사람들을 챙기기 힘든 점도 있는 것이겠지만 친구들 모임이나 행사에 얼굴을 비추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레 만나는 횟수가 적어진다. 작가는 예전에 친했던 친구 두명과 어찌하다보니 오해가 쌓였고 그 오해를 풀 타이밍을 놓쳐 지금까지도 연락을 안하고 살고 있는데 그 때를 그리워하면서 쓴 에피소드가 나는 마음이 아팠다.
평생 연락하고 만날 것 같았던 친구가 어느 순간 남이 되기도 하고, 스치듯 만났던 인연이 정말 좋은 인연으로 맺어져 죽고 못사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인생은 예단할 수 없다.
"나도 몰라. 60이 되어도 몰라요.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처음 살아보는 거기 때문에 아쉬울 수밖에 없고, 아플 수밖에 없고, 그냥 사는 거지."
p.104 배우 윤여정님 인터뷰중
어느 드라마 제목처럼 누구에게나 이번 생은 처음이라 서투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돌아갈 수도 없으면서,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기도 하고 그 때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할텐데 하면서 후회하기도 한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을테고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었을텐데 나는 왜 부모님의 실수에 너그럽지 못했는지.
먼저 가까운 가족에게 잘해야지. 가족이니까 모든걸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함부로 말하고 제멋대로 굴던 내 지난날을 반성한다.
작가는 인생이 우리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인생이 나에게만 너무하게만 구는 것 같아도 삶은 살아볼 만하다고,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메세지를 곳곳에 던진다. 겨우내 자고 있는것만 같았던 꽃들도 봄이 되면 용케도 꽃망울을 피운다. 우리네 인생도 꽃을 피우기 위해 지금 이렇게 힘든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가야한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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