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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노답 - 인생은 원래 답이 없다
구본경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인생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말하고 있음에도 표지는 동화처럼 넘 귀엽다. 토끼와 고양이가 맥주캔을 짠하고 부딪히며 '뭐, 인생 별거 있어?'하며 서로를 위로해 주는 그림같다.
p.52 "인간은 성장하는 존재다. 시간이 지나도 어느 것 하나 나아지지 않는다면 속상하겠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 완벽하지 않은 내 모습에 실망하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점점 더 좋아질 내 모습을 기대하며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다."
책의 줄거리가 뭐냐고 묻는다면, 어느 여성이 불우한 가정사로 불안하고 방황했던 학창 시절을 겪으면서 유독 자존감이 낮아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법조인을 꿈꾸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꿈을 접고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낸 저자는 인생에는 여러 길이 있다고 말한다. 본인이 꿈꾸는 삶을 위해 노력하고 그 험난한 과정들을 거치며 어느 정도의 고통을 수반해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꿈을 쫓는다거나 무리하면서까지 집착한다면 그건 자신을 학대하는 것이리라. 저자는 평소 본인이 주변 사람들의 말에 잘 귀기울이고, 공감을 해주고, 상담을 해 주면서 진짜 자신의 본모습을 깨달았다고 한다. 어렸을때부터 글쓰기에 소질을 보이기도 했던 저자는 이렇게 따뜻한 글로 힘들고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삶을 살고 있다. 분명 나에게도 여러 재능이 있을 것인데, 이런 저런 핑계로 해보지도 않고 단념해버리기 일쑤이다. 내딴에는 귀찮음을 동반한, 합리적인 이유일테지만 말이다.
나 역시 저자처럼 술을 못 마시는 편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껴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술자리가 필수인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스트레스를 받으며 억지로 술을 마셔보기도 하고 술을 마실수록 주량이 늘어난다는 얘기에 그렇게 해 본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들을 한 것은 나도 그들과 어울리고 싶고, 그 대열에 합류하고 싶어서였다. 내가 그렇게 안해도 지금까지 나와 인연이 닿은 사람들은 알아서 내 곁에 남고 나를 존중해주었는데 말이다.
가장 좋은 인생이란 무엇일까.
자신의 꿈을 이루고, 돈을 많이 벌어서 갖고 싶은것과 사고 싶은 것을 다 산다면 행복할까. 만약 그렇다면 돈 많은 백만장자와 사회적으로 부러움을 받는 셀럽들의 자살율이 높은건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이 가장 좋은 인생이라고 말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기에 나 혼자 만족하면 되는것.
작가는 유년시절의 상처와 아픔을 딛고, 자신처럼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을 쓰면서 본인도 위로를 받고 상처를 치유했다고 하니 문득 글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고 느낀다.
나도 먼 훗날, 내 삶을 돌아봤을 때 작가처럼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고통에 공감해 주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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