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 -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텔링 설계법
마크 에드워즈 지음, 최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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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재밌는 작법서를 읽었다!

최근들어 '이야기', '서사'의 중요함을 자꾸만 깨우치게 되는 일들이 생겨서 그런가. 제목만 보고도 흥미가 생겨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 중 하나였다
이런 작법서? 류들은 보다보면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해서 지루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나쁜 예시와 좋은 예시가 너무 ... 너무 주변에서 볼 법한 사례라서 재밌게 읽었다. 동시에 좀 뼈가 아프기도 했다. 나쁜 예시들을 죄다 내가 하고 다녔던 것 같아서....(ㅠㅠ)

제목에 '스토리텔링'이 있어 작가나 시나리오 지망생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전혀 아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수없이 PPT를 작성하고 발표를 하고,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발표도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ppt의 배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참 재미있기도 했다. 발표를 돕는 자료로 사용한건데, 오히려 스토리텔링적인 면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니! 그렇다면 어떻게 구성을 하고 말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책 후반부에서 아주 상세히 설명해준다. 떠먹기 쉽게 아주 세세히 알려주고 있으니 말하는 법, 글쓰는 법에 대해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은 사람에게는 꼭 직접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평소에 '나는 말하고 있는데 주변인들이 내가 말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것 같다', '나한테 재밌었던 이야기를 말하면 별로 재밌어하지 않는 것 같다' 등의 사소한 고민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책 속에서 소개하는 SUPERB 단계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책을 읽다보니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부터 직장에서의 회의, 발표, 더 나아가서 광고나 작품까지 모두 스토리가 매력적이어야 사람의 관심을 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우리의 세상은 온통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꼭 읽어보기를

(그리고 아주 딴 소리지만 책 질감이 메모하면서 읽기 너무 좋다... 연필로 자신의 생각을 직접 써보면서 읽어보는 것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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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언론 자랑 - ‘소멸’이 아니라 ‘삶’을 담는 지역 언론 이야기
윤유경 지음 / 사계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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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가끔 SNS에 올라오는 '서울 놈들은 주기적으로 모아서 정신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말이 돈다. 너무 과격한 말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솔직히 그럴 필요가 있다는, 상반된 두 생각이 들고는 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것들은 대부분 서울에 맞춰져 있으니 말이다. 나 역시 서울은 아니지만 수도권에 사는 사람으로서 반성하게 되는 부분들이 많다. 뉴스에는 한 줄 나오지 않아서 전혀 몰랐는데, SNS에서는 지방의 00지역이 지금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물부족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폭염으로 농사에 피해를 입고있다 등의 소식을 겨우 듣고는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지방의 소식을 듣지 못하는 건, 서울 중심주의의 기조가 언론에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 언론 자랑>은 제목에서부터 보이듯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어쩌면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다양한 지역 언론들을 소개한다. 80대 노인들이 직접 글을 쓰고 투고하여 운영하는 진안신문, 18년동안 하나의 사건을 추적하여 보도하는 태안신문, 참신한 인턴 프로그램으로 자신만의 언론을 꾸려나가는 주간함양 등... 다양한 지역인만큼 언론사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있었다.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보며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우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냉소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이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세상에는 여전히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노력하고 개인의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실제로 그 사람들 덕분에 해당 지역, 또는 그 지역을 넘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기도 한다. 나는 그것을 몰랐을 뿐이었다. 알려고 노력한 적은 있었나?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혐오를 멈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혐오하는 집단의 한 개인과 친구가 되는 것이라는 말을 본 적 있다. 가령 내가 특정 한 나라를 싫어한다면 그 나라 출신인 사람과 친구가 되라는 말이다. 나는 이 말에 매우 동의한다. 나도 어떤 편견에 사로잡혔을 때 내 친구 중 한 명이 그 편견에 해당하는 사람이었음을 깨닫거나 새롭게 그에 해당하는 사람과 친구가 되었을 때 선입견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보게 된 후에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미워할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는 타인의 인간적인 면모와 개인의 내재적인 면을 보게 된다면 진심으로 미워할 수가 없는 존재이다. 이 책은 서울 중심주의 세상에 살아가느라 알지 못했던 지역 언론들의 민낯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언론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삶까지. 이 책을 다 읽고나니 희망이 생기는 것에서 나아가 벅참까지 느껴졌다.

세상은 여전히 더 나아질 수 있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흔치않은 따뜻함과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저널리즘의 본질적인 의미에서 생각하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의 편견을 되돌아볼 수 있게끔 한다. 이 책으로 하여금 우리의 세상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모두가 생각해볼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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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타임슬립
최구실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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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 개발되었는데 하필이면 2021년으로 가서 팬데믹을 겪어버린 미래 인간이 있다. 이름은 류남. 교복을 입고 마스크도 안 쓰도 돌아다니다가 행인들의 원성을 사 경찰서까지 간다. 천만다행으로 오지랖 넓고 다정한 은우에게 발견되어 신세를 진다. 그냥 먹고 재워주고 쫓아내도 될텐데 은우는 남을 자신의 친구들 '우와시스'와 자신의 형제 정우, 그리고 그의 딸 하나에게도 소개한다. 모든 것이 가로막힌 암담한 시대지만, 그들과 함께하며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모든 일이 으레 그렇듯이 이들의 일상을 박살내는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은우의 조카 하나가 코로나에 걸린 것이다. 그리고 서울은 환자들을 위한 충분한 병상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였다.

남은 괴롭도록 고민한다. 2021년으로 올 때 당부받았던 것이 있다.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꾸지 말라는 것. 여기서 남이 미래에서 안 지식으로 은우를 도왔다간 자신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말도 안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남은 어떤 선택을 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의 타임슬립]은 가벼운 마음으로 봤다가 여운에 푹 잠겨서 책장을 덮은 작품이다.
언젠가 봤던 글이 생각났다. 바꿀 수 없는 미래를 아는 것은 저주일 뿐이라고. 이 말이 사실이라면 남은 과거로 올 때부터 저주를 껴안고 온 셈이다. 작 중에서도 미래에서 온 남이 특출난 능력으로 무언갈 바꾸지는 않는다. 오히려 오이디푸스 서사를 언급하며 운명에서 벗어나려 해도 운명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비극을 짚어낸다. 남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는 한 미래는 바꿀 수 없다. 그것이 아무리 비극적인 미래라 하더라도 말이다. 이전 세대에게 따뜻함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소명을 받은 그이지만, 남에게는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생겨버렸다. 자신이 사랑해버린 은우였다. 존재 의미와 정 반대의 욕구를 가져버린 '남'이라는 인물은 참 재미있으면서도 동시에 가슴이 아린 캐릭터였다.

은우는 사람들이 사랑하며 남기는 부산물이 싫었다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정체 불명의 사람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선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리고 그 미래를 위해서 언젠가 라는 말로 다음을 기약한다. 나는 은우의 선택이 사랑을 포기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남을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남 역시 진심으로 은우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 선택을 존중했을 것이다.

스포일러이기에 말은 못하지만 남을 은우에게로 보낸 선생의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었다.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희망을 지키고 싶어 남을 보내게 된 선생의 심정이 복잡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작 중에선 오아시스의 <Wonderwall>이 등장한다. 책의 후반부까지 다 읽고 노래 가사를 찾아보았는데 모든 가사가 은우와 남이 말하는 것 같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노래도 찾아서 들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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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를 알면 여행이 보인다 - 청소년을 위한 세계 여행 가이드 ㅣ 창비청소년문고 44
최재희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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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많은 국가를 돌아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타국의 땅을 밟고 나서야 궁금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지리였다. 미국에 처음 가보았을 때는 '광활하다'라는 표현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을 정도로 그랜드캐니언의 끝없는 협곡을 보고 놀랐다. 곧장 마녀와 골룸이 나올 것 같던 요세미티의 지형, 사막 한가운데라는 게 안 믿겼던 라스베가스.... 등등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을 계속해서 보다보니 한국의 지리와 차이는 무엇인지,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지리가 선택과목으로 있었지만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은 아니었고 대학에 와서도 쉽게 지리를 배울 기회는 없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초중학교 때 잠깐 지리를 배운 것을 제외하고는 지리를 배워본 적은 없을 것이다. <지리를 알면 여행이 보인다>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온 몸으로 겪으며 궁금증이 생겼지만, 기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난감할 때, 쉽게 지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책은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총 12개의 지역을 소개한다. 우리가 여행으로 자주 가는 지역도 있을것이고 여행지로 쉽게 생각하지 못한 지역도 있다. 읽어보면서 비슷한 특징을 가진 다른 지역은 또 무엇이 있는지, 내가 본 것과 지리의 특징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었는지 떠올리면서 보면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처음부터 펼쳐보지 않아도 좋은 책으로, 챕터를 확인한 뒤 본인에게 끌리는 부분부터 차근히 읽는 것을 더 추천한다.

책은 단순히 지리 지식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당 지역의 역사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과정들, 그리고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써 꼭 포착해야할 부분들을 설명한다. 이는 단순 여행으로 지역을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당 도시에 하나씩 쌓아올려진 많은 지식들을 읽을 수 있게 만든다. 그야말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가 항구 도시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항구도시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라 일본에서 여행할 때도 요코하마, 하코다테로 찾아갔다. 유럽에 가고 싶은 여행지들을 찾아볼 때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지역들을 유심히 보았다. 그런 내게 브라질의 항구도시 이야기는 너무나 설레고 새로웠다. 나아가 그 주변에 있는 슬럼가가 리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 코파카바나 해변의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지오투어리즘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 모두 심층적으로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들이다. 하나를 알면 열이 보이듯이 가지치기해서 다양한 분야로 뻗어가는 흐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만큼 많은 이들이 비행기를 타고 각국을 탐험하고 즐긴다. 각자가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달라지겠지만, 사전에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는만큼 보인다' 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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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 다음은 파도 ㅣ 창비시선 523
오산하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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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벙 다음은 파도>
제목만 보았을 때는 어떠한 성장서사가 생각났다. 보통 파도와 바다는 앞으로 주저없이 나아가는 인물들의 배경으로 주어지고, 인물들은 거침없이 수평선을 향해 나아가며 한 번도 탐색되지 않은 곳으로 나아가곤 했으니 말이다. 동시에 쨍하고 화창한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시집을 펼치자마자 정말 예상과는 반대의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첨벙 다음은 파도> 라는 제목이지만 그냥 시를 읽고 느낀 감상 그대로 전달하자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숲을 거니는 느낌이었다. 인간에게 상상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주는 한편 예기치 못한 위험도 존재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며 품은 불안과 희망이 절묘하게 뒤엉킨 시집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 작은 사건을 다루면서도 문득 떠오르는 감정들을 독특하게 표현했다. 더 나아가 사건에 고여있는 어떠한 깊은 사연과 사람이 아닌 존재의 목소리(지옥의 스탠딩 코미디쇼, 녹나무 아래의 무언가, 미로 출신의 화자 등등....)가 페이지 속을 계속 맴돌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1부에서는 우리의 상상대로 구축되고 있던 어떠한 이상향의 미래를, 2부에서는 이상향 속 그늘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슬픔과 고통들을, 3부에서는 이상향의 그늘에서 빛을 바라보며 건내는 목소리 같았다. 너무나 개인적인 감상이라 시인분께서 의도하신 내용과는 많이 다를 것 같아 걱정도 된다! 그만큼 개인의 생각을 덧붙이기 좋은 매력적인 시집이다.

제목만 보고 여름에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선선하면서도 시릴 정도로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지금 시기에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마음에 드는 문장에 줄을 긋고 한 줄 한 줄 자신의 의미를 더하다가 삶을 투영해보며 읽어본다면 맨 마지막 장의 시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읽는 내내 친구들과 이 시집으로 교환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고 시집을 접하게 된다면 꼭 감상을 나눠주기를.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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