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언제나 물음표 ㅣ 소설의 첫 만남 37
은소홀 지음, 이비(2B) 그림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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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학생회장 한다성.
명문고 입시에는 삐끗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잘난 게 많은 주인공 다비의 쌍둥이 오빠이다.

우편 동아리인 다비는 축제날 다성 앞으로 온 편지에 답해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다성이는 편지를 읽다 말고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 학생회장으로서의 책임은 모두 던져두고서 말이다. 학생회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고, 다성이 읽다 만 편지가 악의로 가득한 것을 보고서 다비는 죄책감을 느낀다. 우편 동아리 부원으로서 그런 편지들은 미리 빼두었어야 했기 때문이다.
책임감과 죄책감을 품고 다성을 찾으러 나선 다비는, 다성 앞으로 온 편지들과 그가 숨기고 있던 비밀들을 마주하게 된다.

한 번 지나고 나면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 속 두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책을 보며 내가 겪었던 학교와 학생들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유독 어른들의 말을 잘 듣고 모범생이었던 친구들이 마음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느 기준을 넘어서면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면 할 수록 넘어야 하는 기준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 기준선이 본인이 아니라 타인에 의한 것일수록 더욱 힘들어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모두 멋드러져 보이고, 부족함이 없어 보여서 남들에게 속을 털어두지도 못하고 곪아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다비의 마음도, 다성이의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갔다.

어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했다고 다비와 다성이에게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세상의 어떤 일들은 특정한 상황으로 인해서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되고, 그 최선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더욱 견딜 수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에 대해 대처할 줄 모르는 어린 시절의 우리라면 아마 도망이라는 선택지를 쉽게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도망을 갔던 사람도, 도망간 사람의 손을 잡으러 나갔던 사람도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다성이를 찾으러 간 다비는 어떤 비밀을 발견하고, 다성이는 끝내 어떤 선택을 했을 지 꼭 함께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삽화 그림이 정말 귀엽다. 마지막 즈음에는 친구들의 사진 앨범을 보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우리 곁에도 있었을지도 모르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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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갯짓 연습 ㅣ 소설의 첫 만남 39
윤슬빛 지음, 한요 그림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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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친구를 보면 괜히 ‘나도 그래야 하나’라며 조급해하기 마련이다. 앞서 가는 친구를 마냥 응원하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 대해 실망감을 가지기도 한다. 동시에 나와 함께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주지 않는 친구를 보고 서운해지기도 한다. 등장인물인 한솔이도, 이서도 모두 내 과거의 모습을 닮은 것 같았다.

『날갯짓 연습』 은 작은 읍에 사는 한솔이와 이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솔이는 작은 읍이 징그러우면서도 동시에 애틋해서 어른이 된 이후에도 이 곳에서 살아가도 되겠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서는 다르다. 이서는 무조건 서울로 올라가 자신의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면서도 미묘하게 그려내는 미래가 달라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이서처럼 자신의 꿈에 열정적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왜 너는 미래를 기대하며 살아가지 않냐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힘들어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괜히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주인공 한솔이는 자신의 혼란스러움에 매몰되기보다 친구의 꿈을 소중히 여기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홀로 앓고 있던 지점을 알아봐 준다. 자신이 그려내는 미래가 너무 소중해서, 그래서 너무 버거웠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한다.

한솔이와 이서는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도 다르고, 당장 가고 싶어 하는 장소도 다르다.
그렇다 해도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의지하고 응원하며, 자신만의 비행 법을 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의 꿈에 대해 확신이 없어질 때, 누군가를 응원하고 싶어질 때 『날갯짓 연습』을 읽으면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책을 읽는 모두가 자신의 가능성을 긍정하고 미래를 희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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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돌려줘 ㅣ 소설의 첫 만남 38
이주혜 지음, 김지인 그림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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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긋지긋한 사람은 꽤 많을 것이다. 그런데 아마 『여름을 돌려줘』 속 주인공인 여름과 같은 이유로 여름이 싫은 사람은 또 없지 않을까.
주인공 ‘여름’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무언가를 참아온 인물이다. 엄마의 일에 맞춰 늘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했고, 아빠가 엄마와 헤어지자고 한 날이 여름날이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이름을 견뎌야 했고, 컴퓨터 게임과 무더위 속 잠에 들 때도 여름이의 엄마는 늘 참으라고 했다. 어찌나 그 말을 반복했던지 각자 집의 가훈을 적는 시간에 여름이는 <꾹 참자> 라는 문구로 서예를 했다.

그런 여름이에게 여름날을 비롯한 모든 환경들이 얼마나 지긋지긋했을까….

여느 여름처럼 엄마의 의지로 여름 여행이 확정된 이후, 여름이는 수상한 메일을 받았다. 백 년 후의 사람으로부터 받은 메일에는 사라진 계절인 여름이 어땠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여름을 되찾고 싶어하는 의지로 가득 차있다.

메일의 발신자는 의문으로 남겨두고, 여름이는 엄마와 소래 이모와 함께 홋카이도 여행을 간다. 멋대로 잡힌 여행이지만, 여름이는 홋카이도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자신의 감정이 뭉쳐 터지는 것을 경험한다.

위도는 한국보다 높은 홋카이도인데 온도는 40도를 웃돌고, 새삼스럽게 깨달은 자신의 부끄러운 생각들 하며, 여전히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구는 것 같은 엄마까지. 아마 내가 여름이었어도 폭발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름이는 먼저 엄마에게 다가가고, 소래 이모까지 함께 셋이서 여름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그리고 여름이는 먼저 선잠에 들다가 어떤 말을 듣는다.
여름을 지키고 싶다면서 훌쩍이는 누군가의 말이었다. 너무 뜨거워서 사라지기 직전의 여름이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을 꾹 참아버릇 하던 주인공 여름이었을까. 여름이는 여행에서 돌아간 뒤 메일 답장을 보낸다.

우리가 여름이라면 백년 뒤의 사람에게 여름을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환경에 대한 사랑은 물론이고, 여름이라는 인물이 지닌 개인적인 배경을 보다보면 여름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된다. 유독 선선한 날이 길었던 이번 여름의 끝은 더욱 더울 것으로 생각된다. 무더운 여름날 여름이와 함께 백여년 뒤의 사람에게 전하는 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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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보면 보이는 미술사 - 시각적 문해력을 기르는 여정 ㅣ 창비청소년문고 48
류지이 지음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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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상하게도 미술 작품들은 감상하는 데 제대로 된 방법이 따로 있어보인다.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 소설을 감상할 때는 어떤 ‘감상법’을 따로 두지 않는데 어째서 미술 작품만큼은 어떤 것을 공부해야만 하고, 정석적인 방법을 궁금해하게 되는걸까?

<보다 보면 보이는 미술관>은 미술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그 상태에서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를 알려준다. 책의 목차를 보다보면 정말 다양한 분야의 미술이 열거되어 있다. 조각부터 텍스쳐, 회화, 사진, 그리고 과정 미술과 퍼포먼스까지. 한 번이라도 미술 작품을 본 적이 있거나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부분부터 골라서 볼 만하다.

미술사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개인적으로 미술사에 대해 아무런 배경이 없다면 처음부터 읽는 것도 추천한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부터, 그 작품이 비롯된 사회 환경은 물론 직접적인 소재에 대한 이야기로 흐르며 작품과 그 작품이 탄생한 시기의 이야기를 모두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흥겨운 우리 가락>이라는 작품이다. 지금은 철거된 작품이지만 케데헌의 흥행으로 해당 작품이 다시 설치되었으면 하는 목소리가 다시금 올라오는 듯 하다. 또다시 미술은 한 시대에 흐르는 유행과 사회적 분위기를 따른다는 것을 실감한다.

마르크 샤갈, 알폰스 무하, 에드가 드가 등 요즈음 한국에서 진행되는 전시에도 자주 출품된 작품의 작가들이 등장한다. 이제 막 출판된 책인 만큼 요즘 들어 진행한 전시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아는 작가들이 많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술을 사랑한다면 기본서 느낌으로 하나쯤 들여두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책 뒷편에 더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게끔 출처들을 모아둔 부분들이 좋았다.

미술로 과거를 알 수 있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준 책이다.
미술에 대한 정석적인 방법을 찾으려 한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미술 작품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모르면 모르는대로, 알면 아는대로의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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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발을 담근 채 ㅣ 독고독락
이새벽 지음, 김승아 그림 / 사계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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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감정만 느끼며 살 수 없다. 혼란스럽고 갑갑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흠처럼 여겨진다고 하더라도 나쁜 감정들을 하나씩 제 것으로 소화해내며 그 생경함을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물에 발을 담근 채>는 한 경험으로 인해 사람을 불신하다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여자 아이, 그리고 한 안드로이드의 성장‧사랑 이야기이다.

책의 첫인상은 ‘귀여운 사춘기 청소년의 성장 이야기’였다. 서로 싸우다가도 전시장 내부에 있는 도기들을 보고 흥미를 가지는 모습부터, 말 한마디에 기분이 오락가락하고 자신의 선택에 하염없이 후회할 줄 아는 모습까지 10대 그 자체였다. 하지만 비오는 날, 연이가 자신의 마음 속에 꽁꽁 감춰둔 것을 꺼내고 난 뒤 포근한 분위기는 잠시 사라진다.

성빈을 만나기 전의 연이는 사람에 대한 불신이 기본적으로 있었던 상태였고, 성빈을 만난 이후에 그 불신이 조금 사그라든 상태였다. 아마 본인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진심이 흘러 넘쳤던 것은, 알게 모르게 연이가 성빈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성빈이는 본인의 비밀이 들통날까봐 걱정하는 연이를 향해 자신과 거리를 둬도 된다고 말한다. 연이가 전교생이 성빈의 비밀을 알게 된다면 본인에게 누명이 씌워질까봐 걱정하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던 탓이었다. 세상에는 가짜가 판친다면서, 사람의 본심을 의심했던 연이는 정작 성빈이에게 진심이 들통난 것을 부끄러워했다. 결국 그 부끄러운 감정을 스스로 이기지 못했다. 그토록 싫어하는, 본인의 마음을 숨기고 가짜인 마음을 드러내며 자신의 소중한 이를 깡통 취급한다.

그 이후로 연이는 성빈을 만나지 않는다. 실제가 아닌 것을 그렇게 싫어하던 연이는 모든 것이 그래픽으로 짜인 세상에서 성빈이를 만난다. 그리고 성빈이는 연이에게 한 제안을 한다. 연이는 그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물에 발을 담근 채> 속 두 사람의 이야기는 마냥 포근하고 달달하게 풀리지 않는다. 어떤 점에서는 사춘기 즈음의 10대들이 겪었을 고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하고 생각보다 음울한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동시에 세상 사람들 모두 본모습을 숨기고 있을 것이라 불신하는 연이와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까 불안했던 성빈이의 성장으로 흐르는 점도 독특하다. 보통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감정을 알려주며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와는 다르게 이미 부정적인 감정이 입력된 성빈이라는 캐릭터도 인상깊었다.

인간의 감정이란 본래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모두 느끼도록 설계된 것인데, 나쁜 감정을 강제로 제하는 것이야말로 가짜로 거듭나는 길일지도 모른다. 거짓/가짜라는 것은 아무것도 안해도 발생하기도 하고, 무언갈 해도 없어지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탄생한 이 이야기가 반가웠다.

가짜로 가득한 세상에서 진심으로 된 것을 찾으려 애쓰고, 그것에 실패하여 실망하기도 한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곧 장마가 시작된다. 연이의 진심이 탄로났던 그 날처럼 비오는 날에 이 책을 읽어보기를.


#독고독락 #물에발을담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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