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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돌려줘 ㅣ 소설의 첫 만남 38
이주혜 지음, 김지인 그림 / 창비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여름이 지긋지긋한 사람은 꽤 많을 것이다. 그런데 아마 『여름을 돌려줘』 속 주인공인 여름과 같은 이유로 여름이 싫은 사람은 또 없지 않을까.
주인공 ‘여름’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무언가를 참아온 인물이다. 엄마의 일에 맞춰 늘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했고, 아빠가 엄마와 헤어지자고 한 날이 여름날이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이름을 견뎌야 했고, 컴퓨터 게임과 무더위 속 잠에 들 때도 여름이의 엄마는 늘 참으라고 했다. 어찌나 그 말을 반복했던지 각자 집의 가훈을 적는 시간에 여름이는 <꾹 참자> 라는 문구로 서예를 했다.
그런 여름이에게 여름날을 비롯한 모든 환경들이 얼마나 지긋지긋했을까….
여느 여름처럼 엄마의 의지로 여름 여행이 확정된 이후, 여름이는 수상한 메일을 받았다. 백 년 후의 사람으로부터 받은 메일에는 사라진 계절인 여름이 어땠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여름을 되찾고 싶어하는 의지로 가득 차있다.
메일의 발신자는 의문으로 남겨두고, 여름이는 엄마와 소래 이모와 함께 홋카이도 여행을 간다. 멋대로 잡힌 여행이지만, 여름이는 홋카이도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자신의 감정이 뭉쳐 터지는 것을 경험한다.
위도는 한국보다 높은 홋카이도인데 온도는 40도를 웃돌고, 새삼스럽게 깨달은 자신의 부끄러운 생각들 하며, 여전히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구는 것 같은 엄마까지. 아마 내가 여름이었어도 폭발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름이는 먼저 엄마에게 다가가고, 소래 이모까지 함께 셋이서 여름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그리고 여름이는 먼저 선잠에 들다가 어떤 말을 듣는다.
여름을 지키고 싶다면서 훌쩍이는 누군가의 말이었다. 너무 뜨거워서 사라지기 직전의 여름이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을 꾹 참아버릇 하던 주인공 여름이었을까. 여름이는 여행에서 돌아간 뒤 메일 답장을 보낸다.
우리가 여름이라면 백년 뒤의 사람에게 여름을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환경에 대한 사랑은 물론이고, 여름이라는 인물이 지닌 개인적인 배경을 보다보면 여름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된다. 유독 선선한 날이 길었던 이번 여름의 끝은 더욱 더울 것으로 생각된다. 무더운 여름날 여름이와 함께 백여년 뒤의 사람에게 전하는 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