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차리는)남자? 상남자! - 삶이 따뜻해지는 다섯 남자의 밥상 이야기
조영학.유정훈.강성민.이충노.황석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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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상남자가 모였다.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그 흔한 상남자가 아닌 상 차리는 남자..

이들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위해 상을 차린다.

특별한 이유없이 시작된 상차림. 이젠 그들에게 삶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차려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준다면 참 행복할 것이다.

다섯명의 상차리는 남자가 왜 상을 차리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소설 변역을 하고 있는 조영학. 그는 아내를 위해 상을 차린다.

처음부터 아내를 위한 상을 차렸던건 아니다. 어쩌다보니 상을 차리게 되었다.

변변치 못한 자신에게 시집 온 아내를 위해 그가 해줄 수 있는건 따뜻한 밥상을 대접하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직장한번 다녀보지 못했고 나이도 많아 모두가 반대했던 결혼을 한 그에게는 사랑스런 아내가 있다.

한번도 불평하지 않고 그런 그를 사랑해주는 아내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밥을 차리는 일이었다.

몸이 불편한적 있었던 아내에게 운전을 하지 못해 병원도 데려다 주지 못해 걸어서 움직이게 해야했던게 미안해서 시작한 부엌일.

이제는 그가 도맡아 하고 있다. 

엄청나게 잘 차린 음식은 아니지만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주는 아내가 있어 요리하는 시간이 즐겁다.

지금은 텃밭까지 일궈 직접 캐낸 채소를 따와 집밥을 차려 먹는다. 

결혼하면서 위기가 있던 순간도 집밥으로 인해 버틸 수 있었고 이겨낼 수 있었기에 그에게는 아내에게 집밥을 차려주는게 행복이다.



법률가 유정훈. 그가 요리를 시작한지는 일년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잘하는건 아니지만 즐겁고 재밌게 요리를 한다. 

요리를 하면서 재료에 대해 알아가는게 좋고 책을 통해 재료의 참맛과 조리법을 배워간다.

한식보다는 양식을 주로 만들고 실패도 많지만 요즘은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SNS에 사진을 올려 많은 사람들이 맛있겠다며 아내는 좋겠다고 부러워한다고 하지만 아직 미흡한 단계라고 말한다.

아직 요리를 시작한지 얼마되진 않았지만 책을 통해 요리를 배운다.

조금은 딱딱할지 모르지만 그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이용해 최대치의 맛을 내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

실패를 하면서 스스로 배워가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출판사를 하고 있는 강성민. 그에게 음식은 삶이기도 하고 역사이기도 하다.

직접 땅에 씨를 뿌리고 키우며 텃밭의 채소들로 상을 차린다.

집에서 해먹기 힘든 반찬들도 뚝딱 해치우는 것 같다.

보통 반찬이 아닌 떡도 해먹고 김치도 종류별로 해먹는다. 

쉽진 않지만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다. 

직접 텃밭에서 따서 해먹는 반찬들도 맛있고 직접 요리를 하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

'오늘 저녁에는 뭘 해먹지?' 라는 생각. 매 끼니때마다 하는 그런 생각 하는것 자체를 즐거우니

그가 만든 음식이라면 누구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빗나가는 아들을 위해 주방일을 하게 된 한때 잘 나갔던 경영컨설턴트 이충노가 있다.

남부럽지 않게 돈 잘 벌고 잘 쓰고 살았던 그가 앞치마를 두른 사연은 다름아닌 아들때문이었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을정도였으니 어느정도였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 그가 아들 중학교 졸업장이라도 따야할 것 같아 양평으로 이사를 가게되었다.

받아주는 학교가 없고 모두들 일진이라 가만두지 않을 아들을 위해 아무도 없는 먼거리로 학교를 다녀야하는 양평으로 가게 된 것이다.

겨우 중학교 졸업하고 받아주는 고등학교가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다행이 좀 멀지만 실업학교에 보낼 수 있었고

해줄 수 있는거라고는 따뜻한 밥 한끼 차려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잘 먹지 않았던 아들도 조금씩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는건지 한숟갈씩 더 뜨기 시작했고 이제는 집밥이 제일 맛있다고 얘기한다.

힘든 그 순간이 어떻게 지나갔을지 모를만큼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아들로 인해 조금씩 자신감이 붙고

은소밥이라고 SNS에 사진을 올려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게 되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아들이었는데 토플학원도 다녀가며 한국에서는 받아주지 않았지만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교도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지었던 집밥이라 더욱 남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도 힘들었을 힘겨웠던 이야기를 들으니 내 마음도 짠해졌다.



같은 일을 해서 24시간 아내와 붙어사는 황석희의 이야기도 역시 가족을 위한 밥상을 차리는 남자이다.

그는 아내를 위해서 상을 차린다. 그 상이 대단치는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만든 마음만큼은 쉐프부럽지 않다.

영화번역가라 출퇴근이 정해져있지 않고 밤을 꼬박 지새우기도 한다.

함께 지내도 일을 하는 작업실은 달라 부부가 만나는 시간은 밥을 먹는 시간이다.

그래서 아내를 위해서 밥을 차리고 함께 밥 먹는 시간이 그에게는 참 소중해보인다.



남편, 또는 아빠가 해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이 있기에 이들은 상남자가 되어 주방에 들어가는게 아닐까?

어디서든 그들이 만들어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보게 된다.

대단한 음식보다 그저 따뜻한 밥상이 더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다들 집밥과 비슷한 식당을 찾는게 아닐까?

따뜻한 밥 한끼에 모두들 행복해하고 웃음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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