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말을 걸다 - 외롭고 서툴고 고단한
신현림.신동환 지음 / MY(흐름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신현림의 <엄마 살아계실때 함께할 것들>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그때의 신현림은 엄마를 보내고 그제서야 엄마가 살아계실때 많은것을 함께 하지 못했던 아쉬움들을 이야기했다.

그 내용들은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독자로 하여금 일깨워주었다.

언제까지나 내곁에 계시는 것도 아닌데 지금은 언제나 내 곁에 있을것 같고 내편이 되어 줄것 같아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게 된다.

이번에 신현림은 엄마에 관한 책이 나왔을 때 서운해 할 아빠를 위해서 또 한권의 책 <아빠에게 말을 걸다>를 내놓았다.

아빠보다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무관심하게 되어버린 아빠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나의 엄마와 아빠와의 관계를 보았을때 다른 딸들처럼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스타일도 못되고 아빠에게도 그리 살갑지는 않다.

하지만 다른친구들의 아빠와의 관계를 들어봤을때 난 그래도 아빠를 어렵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걸 알았다.

친구같은 사이는 못되지만 무슨 일이 생겼을때 오히려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쪽은 아빠였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한켠이 항상 뭉클해진다. 내가 받은것보다 많이 해 드리지 못해서 기대만큼의 인생을 살지 못해서..

부모님이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나를 키운건 아니시지만 받은만큼 해드리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어쩔수 없는것 같다.

 

 

 

<아빠에게 말을 걸다>는 이세상의 아빠. 가장의 이야기를 그려주고 있다. 아빠란 존재는 참 많이 외롭고 쓸쓸하다.

한 가정의 가장인데도 예전만큼 큰소리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우리들의 아빠의 모습에 왠지 모르게 미안해졌다.

자식이 어렸을땐 교육을 시키기 위해 돈을 버느라 자식과 함께 하지 못했던것뿐인데 자식은 그 마음을 알지못한다.

한창 자라나는 시절 자신의 곁에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식에게는 거리감이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신혼초에는 그렇게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아내였지만 나이가 들면 남편이라는 존재는 덩어리가 되어버린다.

가족을 위해 온몸 바쳐 희생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해왔는데 집에 두고 나오면 근심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오면 짐덩어리,

집에 혼자 두고 나오면 골칫덩어리, 같이 앉아 있으면 웬수덩어리, 요즘은 남편을 우스갯소리로 낙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물론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이겠지만 너무 쓸쓸한 아빠의 또다른 이름들이 놀라웠고 슬펐다.

 

 

 

아빠들도 많은걸 함께하고 싶어한다. 자식이 다 컸어도 부모에게는 그저 자신이 보호해줘야 하는 자식이다.

어린시절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다면 커서도 자식과의 관계는 서먹해진다. 필요한 말 외에는 잘 안하는 사람들도 여럿보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아빠들은 외로움을 탄다. 이제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때다.

그럴때는 자식들과 밥한끼 먹는 것도 아빠의 기분을 들뜨게 한다. 무슨말을 꼭 할 필요는 없다.

같이 있다는것. 같은 공간에서 같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것만으로도 아빠는 든든해지는 것이다.

 

 

 

같이 여행가기,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갑자기 방문해보기, 아빠가 해보고 싶었던것들 같이 하기,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 사용법 알려드리기, 때로는 같이 노래방도 가보기 등등

당연히 싫어하실것이라고 생각해서 한번도 권해본적 없었던 것들이 의외로 좋아하신다는걸 알았을때 '아빠에 대해서 많이 모르고 있었구나'

느끼게 되고 그로인해 아빠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모르는게 참 많구나 반성하게 된다.

싫어하실줄 알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것을 원래 좋아하신다는걸 알았을때 그동안 많이 해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지곤 한다.

 

 

 

나는 어떤 딸인가 생각해본다.

독립한 이후로는 자주 연락드리지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 가까이 살고 있어도 살다보면 그게 쉽지 않다는걸 알게되었다.

같이 있을때도 사실 별반 다르진 않았다. 기계처럼 출퇴근길에 인사드리고 방에서 나오지 않고 같이 식사할수 있을때도 따로 먹기 일쑤였다.

이제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더 많이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것들이 줄어들것이고 어쩌면 그나마의 연락도 줄어들진 않을까 걱정이다.

지금 나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충실하면서도 부모님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오늘 아빠에게 안부연락이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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