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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맛있다 네오픽션 ON시리즈 32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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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없음


📌 들어가며​

도서관 이용률 상승에 기여하는 프로 책산책러(대출은 최대로 하지만 다 읽지는... 못한다...). 그래도 사서 분과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김없이 책 대출을 위해 도서관을 방문한 어느 날. 사서 분께서 나를 작은 목소리로 부른 후 조심스럽게 책 추천을 해주셨다. 그 책이 바로 강지영 작가님의<살인자의 쇼핑몰>이었다.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꼭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다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접 추천해 주셨다. 나 역시도 책을 빌린 그날, 뒷얘기가 궁금해서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다음날 출근을 모른척하고 새벽까지 쉬지 않고 읽어 완독했다. 나를 그렇게 설레게 했던 강지영 작가님의 <하품은 맛있다>가 새롭게 나와 바로 읽어봤다.​

📌줄거리 소개​

주인공 이경은 특수청소를 하는 여자 대학생이다. 이경의 아빠는 이경이 초등학생일 때 주택복권에 한차례 당첨된 이후로 복권에 중독되어 가산을 탕진했다. 그 후 아빠는 복권 살 돈을 충당하기 위해 특수 청소를 했다. 지난가을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말이었다. 요구르트 배달원이었던 엄마는 간병인 교육을 수료 후 아빠 병실의 다른 침대 환자를 간병한다.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딸인 이경이었다. 이경은 이미 밑바닥까지 왔다고 느껴지는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특수청소를 선택했다.

📚
나라고 커피숍이나 편의점 같은 편한 아르바이트가 싫을 리 없었다. 하지만 간신히 15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작은 눈, 큰 코, 작은 입, 큰 하관의 불균형한 얼굴은 사장 면접이라는 형식적인 문턱에서조차 나를 번번이 좌절시켰다.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지금, 학자금 대출은 이미 삼천을 넘어섰다. 돈을 마련하지 않으면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될 터였다.

8쪽

이경은 남 사장, 아빠의 동료였던 곽 아저씨, 임 대리와 함께 어느 여자가 사망했던 원룸을 청소하러 가게 된다. 청소를 하던 중 남 사장은 침대 아래의 수십 개의 스노볼을 발견한다. 이경은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어온 호수 앞 오두막집 지붕 위에 목도리 하나로 서로의 목을 엮은 두 소녀가 자고 있는 스노볼 하나를 집으로 가지고 온다.

고된 청소로 지친 몸을 이끌고 잠에 든 이경은 꿈에서 미모의 또래 여성 '다운'으로 살아간다. 넓은 방, 값비싼 옷과 가방, 여유로운 삶... 이경의 삶과는 그 어떤 공통점도 없어 보였다. 그렇게 몇 번 다운으로 살아가는 꿈을 꾸는 이경. 이경은 사무실에 있는 주민등록증을 통해 자신이 청소했던 집에서 죽은 여자의 이름이 '단아름다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무실을 나와 남 사장과 마주친 이경은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마주친 김에 식사를 하자는 남 사장과 닭도리탕을 먹으며 '단아름다운'의 원룸 청소가 임 대리가 받아온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식사 후 택시를 탄 남 사장을 확인하고 다시 사무실에 돌아와 자료들을 살펴보던 그때..

📚
뭔가 결정적인 단서가 없을까 고민하는데, 문밖에서 도어록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발소리를 죽이고 탕비실로 들어가 몸을 웅크렸다. (중략)
남 사장도 나처럼 뭔가 수상한 냄새를 맡은 모양이었다. 그가 팔짱을 끼고 책상에 기대 잠시 뭔가에 골몰했다. 그리곤 저벅저벅 탕비실 쪽으로 다가왔다.
"이경아, 너 가방 떨어뜨렸어."
비밀 많은 사람들의 꼬리 잡기가 시작되었다.

66쪽

이경, 다운, 임 대리, 남 사장은 과연 어떤 사연으로 얽히게 된 것일까?


📌후기​

<하품은 맛있다>를 읽는 내내 혹시? 하고 예측했던 부분이 다 빗나갔다. 특히 결말이 제일 파격적이었는데, 예측했던 방향과 방법을 모두 벗어나서 내적 고함을 질렀다. 재미있게 읽어서 강지영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처럼 드라마 혹은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전개도 빠르고 캐릭터들도 개성 넘치고.. OTT 상위권 가능합니다!

이야기는 꿈을 통해 타인의 삶을 살고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 서로를 통제할 수 있게 된 이경과 다운이 이 인연이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큰 줄기이다. 그 속에서 학벌, 미모, 재력 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한 이경과 겉보기에는 이 모든 것을 충족했으나 사실 삶은 허허벌판인 다운이 대비된다.

📚
그러고 보니 나와 가을, 임 대리 그리고 다운과 유나, 우리 넷은 퍽 닮은 사람들이었다. 뒤늦게 깨닫고, 뒤늦게 반성하는 열등반 어른들. 포장은 다르지만 뜯어보면 맛이 같은 문구점 백 원짜리 초콜릿 같은 우리들이었다.
156쪽

더 마음이 쓰인 캐릭터는 아무래도 이경이다. 주어진 상황에 막막함을 느끼는 모습도, 자신감 없는 모습도 나를 닮았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이경이 결국 자신의 삶에 애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뭉클했다. (스포가 될까 자세히 말은 못 한다.😂) 그래서 이경이는 앞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소중히 여기며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소설 중간부터 등장하여 전개에 큰 역할을 하는 이경의 친구, '유나' 캐릭터도 인상 깊었다. 유나는 5학년 때 이경과 짝이었고, 다운을 만나기 전까지 이경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했던, 지금은 내림굿을 받은 무당이다. 이경의 조력자이고, 소설 전체에서는 스토리 전개에 힘을 주는 등장인물이라고 생각한다.


📚
"사신을 속이는 건 위험한 일이야. 그래서 운명을 바꾼 사람끼리는 절대 만나선 안 돼. 도플갱어처럼 둘이 만나는 순간 사신의 눈에 덮어놓은 베일이 벗겨지거든."
88쪽

'왜 책 제목이 '하품은 맛있다'일까?' 궁금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고 느껴졌다. 이경과 다운의 매개가 되어준 잠, 꿈. 그리고 각기 다른 상황에서 지치고 벗어날 수 없는 삶에서 잠시라도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이경, 다운의 마음이 반영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
우리는 경쟁하듯 하품을 나누며 깨어날 기약 없는 잠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영원한 잠이 시작되었다.


📌 마무리하며​
오래간만에 결말까지 만족스러운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한 끼를 후회 없는 맛있는 음식으로 먹어서 오는 만족감과 같은 느낌이랄까? 강지영 작가님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네오픽션'시리즈를 처음 알게 되어서 강지영 작가님 소설을 필두로 다른 책들도 읽을 예정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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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회의론자 -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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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첫 번째로 '희망'과 '회의'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책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다. 두 번째로는 즐겨보는 유튜버 김겨울님의 추천사가 내 마음을 대변했기 때문이다. 긴급하게 희망을 필요로 하는 상황,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촛불처럼 흔들리는 시절. 이런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1부 <냉소주의를 버리는 열쇠>에서 저자는 먼저 냉소주의와 회의주의의 차이에 대해 설명한다. 냉소주의가 왜 어리석은 행동인지, 우리는 냉소주의가 아닌 회의주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냉소주의를 택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1부를 읽는 내내 저자가 냉소주의자의 특징으로 거론한 점들이 대부분 나의 생각과 같아서 뜨끔(?) 하는 기분이었다. 한 챕터씩 읽어나가다 보면 내 마음에 갖고 있던 나도 몰랐던 '냉소주의'에 대한 맹신이 서서히 사라진다.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고, 계산기를 두드렸던 나 자신을 '똑똑하고 지혜롭다.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라고 자화자찬한 것이 부끄러워졌다

✔️ 우리의 TV와 핸드폰 화면에는 부패와 📸불평등, 범죄가 넘쳐난다. 하지만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사람들, 실생활에서 직접 만나는 선생님과 친구들은 생각보다 친절하고 미심쩍지 않은 사람들이다. 우리가 중심을 잘 잡는다면 바닷가 마을 같은 신뢰 공동체를 건설해 동지 의식을 쌓으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  - 118쪽

✔️ 냉소론자의 이야기에는 악당이 가득하고 이들은 그런 사회에서 살게 된다. (중략) 냉소론자들은 타인을 먼저 의심하고 조롱해놓고 상대가 기분 나빠하면 마치 되지도 않는 함정으로 범인을 잡은 형사처럼 자신이 이만큼 능력이 있다고 떵떵거리면서 옳다고 우긴다. 149쪽

2부 <냉소주의 속에 있는 회의주의 깨우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현명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법에 나온 저자의 연구소에서 진행된 줌 미팅이었다. 미팅의 주제는 무려 총기 규제, 기후 변화, 중절 수술 같은 민감한 문제였다. 100명이 넘는 미국인을 초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진 라이벌'과 주므로 대화를 해보도록 한 결과, 참가자들은 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라이벌에 대한 반감 지수 역시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 친구들끼리도 꺼리는 주제에 대해 대화를 했을 때 이런 '대화'가 될 수 있음이 새삼 놀라웠다. 이 연구에 더해 다른 연구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마음에 새겨두기 위해 사진으로 올려두었다. (4번째 📸)

3부 <희망찬 회의론자의 길>과 부록 희망찬 회의주의에 관한 실용적인 안내를 통해 1,2부에서 펼쳐온 그의 주장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전 세계가 직면한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인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탄소 제거 기술을 주장한 워커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에 더해 부록의 구체적인 지침 중 내가 당장 실천하기로 마음먹은 지침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 직접 부딪혀보라. 한 단계 올린 만남 평가를 하려면 정기적인 만남뿐만 아니라 새로운 만남도 얘 측하고 시험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려고 했지만 주저했던 말이나 혹은 힘든 일을 고백한다거나, 부탁을 한다거나, 감사를 표현하는 말을 생각해 보자. 아니면 집에 가는 길 혹은 출근길에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두 가지 만남이 얼마나 긍정적일지 1에서 10까지의 수치로 예측한 다음 직접 시도해 보자. 그리고 현실과 예측을 비교해 보자. - 351쪽


  책을 읽는 내내 자밀 자키가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우리를 설득하고자 하는 그 절박함이 느껴졌다. 우리가 왜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희망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것이 왜 더 현명하고 이로운 선택인지. 그 절박함이 나에게 와닿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막연한 불안, 불신, 절망을 갖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이 절박함과 변화의 씨앗이 전달될지 궁금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히기를. (특히 오늘도 만사를 비관하며 쓸쓸한 하루를 맞이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

#희망찬회의론자 #인문 # 자밀자키 #푸른숲 #서평 #서평단 #북스타그램

<<본 서평은 출판사(@prunsoop)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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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 - 돌봄부터 자립까지,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사는 법
윤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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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OTT 홍수의 시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유튜브 프리미엄 하나만을 결제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내가 원하는 영상들로 채우는 것이 나의 큰 즐거움 중 하나랄까.

그렇게 유튜브를 탐색하던 작년 가을 '어느 날 엄마가 가짜로 보였다'라는 영상 제목이 눈에 띄어 바로 시청하게 되었다. 영상을 통해 2008년 2월 소아조현병 진단을 받은 내 또래의 나무와 나무의 어머니인 '윤서' 님을 알게 되었다. 나무가 내 또래라 그랬는지, 그들의 이야기가 더 알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후기​

서평 제목을 '조현병에 대한 오해를 가장 쉽게 풀어주는 책'이라 적은 이유를 먼저 말하고 싶다. 조현병에 대한 사회의 오해, 프레임이 만연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각 개인의 상황이나 정확한 원인을 알기보다는 우선 '조현병'에 초점을 맞춰 자극적인 제목, 내용으로 각종 기사, 영상들이 작성된다.

이런 '현실'에서 <내 아이는 조각난 세계를 삽니다>는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이 살아가는 진짜 '현실'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윤서 작가의 글을 읽어 나가면 나도 모르게 가졌던 조현병에 대한 막연한 짐작 혹은 편견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https://naver.me/5neU24Cn
“잔혹 범죄만 일어나면 조현병?… 조현병 자체는 폭력 유발 안 해” [건강+]
최준호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약물중독·폭력전과 등 요인 분리하면 조현병 폭력성, 일반인과 큰 차이 없어 국내선 정신질환자 범죄율 훨씬 낮아 조현병, 공포대상 되는 것은 ‘낙인효과’ 환자 고립되면 폭력성 띨 가능

책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조현병'에 대한 자세하고 쉬운 설명이다. 조현병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 병인지, 어떤 약을 복용하는지, 증상은 어떻게 되는지, 관련하여 어떤 제도가 있는지 등. 나무씨의 가족으로 느꼈던 경험을 넘어서 객관적인 자료도 있어 조현병을 잘 모르는 독자도 이 설명을 읽으며 책을 쉽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조현병은 그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다. 조현병은 단일한 질병이 아니라 스펙트럼이다. 증상의 정도도 각자 다르고, 환청이나 망상의 내용도 다르고, 환자가 반응하는 지점도 제각각이다. (중략) 조현병 치료에는 완치도, 정답도 없다. 그래서 인내심을 가지고 환자를 지지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면서, 환자의 일상이 유지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인삼각 경기를 뛰는 것이 조현병 치료다.

완치는 없다, 완화만 있을 뿐, 64쪽

전공 특성상 병동으로 실습을 갔었다. 5년이 지났지만 거기서 만났던 조현병 환자들이 생각난다. 수없이 입퇴원을 반복하셨던 분들이었다. 아직까지 기억 남는 각자의 사연들이 넘쳤다. 병식이 없어 면회 온 노모에게 '자신을 버린 나쁜 X'라며 화를 내던 중년 여성, 자신의 분야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가다 조현병 진단을 받고 무너진 환자 등.. 이 책을 읽고 나는 결코 알 수 없었던 병원 너머의 삶에 대해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그 시간을 직접 겪고 고군분투한 당사자의 글은 그 어떤 학자의 글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 "삭발해주세요."

나의 주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멀쩡하게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 일시적인 성장통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머리를 밀기로 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기도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그리고 신에게 따져 물으려고.

조현병을 마주할 결심, 42쪽

✔️ 이렇게 말하지만 나는 이 청년의 불안을 알지 못한다. 세상이 사라지는 것 같은 절대적 불안, 가장 사랑하고 의지하는 존재가 사라질 것 같은 두려움, 그것을 짐작조차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꾸 말해야 한다. 이런 증상으로 힘든 사람도 있다고, 이 불안에 사로잡히는 시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고, 겉보기에는 건장한 체격의 청년이 이런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망상 씨, 환청 씨와 함께 사는 법, 51쪽


책을 읽다 보니 '어머니'인 윤서 작가뿐 아니라 다른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도 궁금했다.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나무씨의 아버지가 작성한 '나무 아빠의 일기: 보통명사 '아버지'가 되기까지'와 동생이 작성한 '나무 동생의 편지: 영원한 고통은 없으니까'가 수록되어 있었다. 특히 나무 동생의 편지 중 한 구절이 가슴을 울려 소개하고 싶다.

✔️ '조현병'. 질병 자체뿐 아니라 당사자와 가족에 대한 편견과 쉽게 뱉어버리는 말들에 저희 가족은 많이 아팠어요. (중략) 우리 곁에는 다른 이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자신의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당사자와 그들의 가족이 있어요. 한 개인이 가진 어떤 질병만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질병은 그 사람의 일부일 뿐이니까요.

나무 동생의 편지: 영원한 고통은 없으니까, 137쪽


당사자의 가족이 느끼는 사회적 제도의 부족함도 서술되어 있다. 먼저 소아조현병 진단을 받은 나무 시가 경험하는 첫 번째 사회, '학교'가 가지고 있는 제도 등의 공백이다. 우선 '정신장애'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이해와 제도가 부족하다. 심지어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특수교육 대상자 심사 기준이 높다. 학급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초등-중등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학급 수 부족을 이유로 특수학급 입급이 제한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옆에서 봐도 황당한데(6학년 때까지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던 학생이 중학생 때는 특수학급에 가지 못하고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니.) 당사자 가족들은 '학교'라는 제도 앞에서 얼마나 무력하고 좌절할지. 상상조차 어렵다. 나무씨 역시 고등학교 특수교육 대상자 심사에서 떨어져 고심 끝에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나에게 생소했던 '정신장애'에 대한 설명도 기억에 남는다. 나무씨의 병역판정검사 에피소드에 '정신장애'에 제도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정신장애는 다른 장애와 달리 1급에서 3급까지 분류된다. 조현병, 분열형 정동장애, 양극성장애(조울증), 반복성 우울장애가 해당된다. 하지만 다른 장애는 총괄기능평가척도(GAF)에 따른 평가 기준 충족이 어려워 정신장애의 대다수는 조현병 환자라고 한다. '정신장애'가 무엇인지, 어떻게 분류되는지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윤서 작가가 왜 꼭 나무씨의 장애인 등록을 하고 싶었는지도.

✔️ 담당 의사는 정신장애인의 경우 지원보다 낙인이 크다고 걱정했다. 별 혜택이 없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냐며 다시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하겠다고 했다. 계속 아플 거라면, 조현병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면 행정복지센터에 장애인 등록을 하고 지원받을 수 있는 사회 서비스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우리 가족이 짊어진 돌봄을 국가와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자리를 찾아가는 길, 124쪽

📌 마무리하며​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모르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가 짐작하기 어려웠던 조현병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해 준 책이었다. 앞으로 이런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그래서 이해하고, 그렇게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하니포터10기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내아이는조각난세계를삽니다
#윤서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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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악셀 하케 지음, 양혜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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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멀리서 보기에) 같은 시련이라 할지라도 그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내가 시련 극복하는 패(牌) 중 하나는 바로 '유머'다. 한없이 무겁고 무서운 일을 마주하더라도 상황을 한발 물러서서 자조하거나 웃기게 표현하며 상황을 환기시키고는 한다. 그러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나아갈 방향을 차분하게 모색할 수 있다. 물론 매번 성공하지는 않는다. 익룡처럼 길길이 날뛸 때도 많다^^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제목 아래,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라고 적힌 문구를 보고 책을 읽게 되었다. 뉴스를 볼 때마다 절망, 분노, 무력감을 느끼는 요즘. 누구보다 삶을 유쾌하게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 후기​

작가 악셀 하케는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에서 유쾌함, 웃음, 농담, 우울, 고통, 죽음, 유머, 미소 등 다양한 소재에 대해 다룬다. 모든 소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 장까지 읽다 보면 작가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오롯이 전달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 두 부분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 10. 고통을 피하고 불쾌한 현실을 우회하는 방법

>> 유머는 한 인간의 내면에 있습니다. 자기 자신과 세상을 향한 태도와 관계 있죠. 농담이 만들어내는 것은 농담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복사본 같습니다. 농담은 내면의 가능성을 깨닫고 내면을 배우는 과정의 시작점일 수도 있습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이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태도로, "귀중하고 희귀한 재능"입니다.

119쪽

챕터 10에는 정신의학자인 프로이트가 등장한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의 '초자아'가 잠시 감시자 역할에서 벗어나 마치 위안을 주는 부모의 역할로 바뀌는 것이 '유머러스한 태도'라고 말했다. 정신이 고통에 대한 강박을 회피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 중 정신 건강을 해치지 않는 방법이 바로 '유머'인 것이다.

작가는 유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귀중하고 희귀한 재능"을 키우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과 좋은 유머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소 '유머'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에 내 나름의 카테고리를 분류할 수 있었다.

📚 18. 자의식과잉과 작별하는 두 가지 방법

>> 저는 위대한 행복이 아니라 삶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이끌어내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행복에 관해 이야기 나오면 저는 의심부터 듭니다. 행복은 너무 자주 보장되지만 결국은 찾을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점점 더 불행해지는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비즈니스가 성행합니다.
(중략)
제가 유쾌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신을 잊는 것을 일상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태도가 삶에서 기운을 내게 해줄까요?

216, 217쪽

어느 노을 지는 저녁. 작가는 들판을 산책하며 상쾌한 기분을 만끽한다. 꿈틀거리는 지렁이, 풀잎, 이끼, 다양한 식물, 시냇물 등을 하나하나 살핀다. 작가는 산책한 후 기분이 좋아진 이유는 바로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세상을 보고 작은 것에도 감탄하고 아무 의도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후 작가는 헤르만 헤세의 격언 "지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이 점점 더 커지면서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을 인용하며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린다. 바로 '자기 망각'이다.

이 챕터를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는 앞서 소개한 구절에 크게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인생에서 행복을 갈망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본과 결합된 상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 과정 속에서 나는 '결국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주체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는 역부족인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악셀 하케가 제시한 새로운 시각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주체로 충만하고 즐거운 삶을 꾸릴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희망이 생긴 기분이었다. ​

+) 챕터 26에 이 책의 핵심! 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 장씩 읽어가며 26. 우리는 항상 웃을 필요가 없습니다를 마주하는 기쁨을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 후기​

띠지에 적힌 설명처럼 철학(스토아학파, 몽테뉴, 프로이트 외), 문학 및 예술 (장자크 상페, 괴테, 희극 배우 베르너 핑크 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쾌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물러 이해하고 곱씹어 생각하게 한다. 출퇴근 시간에 이동하며 읽으려고 하다가 처음 몇 챕터를 읽다가 '아, 이 책은 퇴근하고 조용히 시간을 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공들여 읽었다

✔️신선한 시각의 인문 서적을 읽고 싶은 독자
✔️ 절망적인 사회(기후 위기, 정치 등)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싶은 독자
✔️자신의 삶의 태도를 성찰하고 싶은 독자​

에게 추천하고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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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라 일지
김금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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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작년 가장 흥미롭게 시청한 다큐멘터리는 <빙하의 시그널>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에서 사라지고 있는 빙하와 빙하의 역사를 살펴보며 지구의 생명체들이 어떤 타격을 받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후반부에 지구 온난화로 인해 크릴새우의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먹이의 80% 이상을 크릴에 의존하는 남극 턱끈펭귄의 생존도 위협당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이후 관련 다큐멘터리를 격파해가던 나에게 김금희 작가님의 <나의 폴라 일지> 출간 소식은 기다리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작가님의 남극 이야기를 보고 책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나에게 작가님은 '금바오' 바오패밀리이기에 더욱 내적 친밀감이 있달까...🐼❤️)


📌 후기​

김금희 작가님이 편집자로 일하던 이십 대 시절 극지연구소에 취재를 나간 후 남극에 대한 관심이 더해졌고, 실제로 가기 위해 몇 년간 시도했지만 길이 쉬이 열리지 않았다. 다음 작품의 배경을 '남극'이라 말할 만큼 남극 방문이 간절했다. 그렇게 한 번 더 취재지원서를 작성한 작가님은 극지연구소로부터 긍정적인 회신을 받고, 24년 새해를 남극 세종 기지에서 맞이하게 된다. 남극에 가보고 싶은 소망을 현실로 만든 작가님의 추진력을 절로 존경하게 되었다.

남극 세종 기지에 김금희 작가님은 '식생 팀'의 일원이 된다. 기지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옆새우를 연구하는 안 연구원, 대기과학자, 대원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셰프, 해군 해난구조대 SSU의 특수부대원 등)이 있다. 그동안의 삶의 규칙과는 다른 규칙(예를 들어 외출은 반드시 2인 1조로 해야 한다. )이 적용되는 남극 기지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생긴 이야기들도 이 산문집의 묘미이다.​

특히 2024년 새해 첫날 셰프가 끓인 맛있는 떡국을 먹은 후, 모두 모여 윷놀이를 한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그냥 윷놀이가 아니라 사람이 말이 되어 움직이는 윷놀이였다. 말을 합치려면 사람이 사람을 업고 이동해야 하는 체력까지 필요한 윷놀이였다.

📚함께 이동하고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으며 머리뿐만 아니라 힘을 써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 나중에 보니 남극의 일상을 꼭 닮은 게임이구나 싶었다.
156쪽, 대기의 강.

기술의 발전으로 좋은 화질, 큰 화면으로 남극을 볼 수 있지만 나에게만큼은 어째 그 웅장함은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그럴까? 그렇지만 <나의 폴라 일지>를 읽으며 그 위대함과 장엄함이 마음 가득 채워졌다. 김금희 작가님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깨끗하고, 투명한 미지의 세계 이야기가 내가 그동안 해왔던 남극에 대한 상상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정작 나는 추워 덜덜 떨고 있었지만 마음은 녹듯이 포근해졌다. 일면 슬퍼지기도 했는데 너무 순정한 것, 아름다운 것, 들끓는 자아 따위와는 무관한 자연 자체의 풍경과 맞닥뜨릴 때 느끼는 기이한 상실감 같은 것이이었다. 남극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나는 실제 내 삶은 이곳과 얼마나 다른가를 동시에 감각했다. 적어도 지금의 내게는 남극이 인간이 인간처럼 살 수 있고 해표가 해표처럼 살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간이었다.
대기의 강, 138쪽

우리 모두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며 지구의 아주 작은 존재인 나를 직면하는 순간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10년 만에 바다를 보러 갔을 때 수평선 끝에서부터 밀려와 발밑에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나도 자연의 웅장함을 느꼈다. 남극은 어떨까?

📚빛에 반짝이는 유빙들을 보거나 잠시 얼음이 풀린 틈을 타 되살아난 풀과 이끼 그리고 이제 솜털을 거의 벗은 펭귄을 볼 때마다 나라는 피조물의 자리도 오롯이 드러났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 남극의 자연은 나를 낮추고 자연의 질서 안에 머물며 늘 숭고하게 했다. 압도적인 경외와 종교적 매혹, 두려운 감동이 뒤섞인 누미노제의 경험이 남극에는 있었다.
176쪽, 명명의 세계


남극의 자연 속에서 작가님의 다정한 시선으로 발견한 위로도 책 전반에 잔잔히 깔려있다. 이 책을 통해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위로를 받았다. 사회가 정해놓은 나이대별 인생 과업은 내 기준이 아니라며 스스로를 다잡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 한 해 한 해 시간은 가는데 뚜렷한 성과도 변화도 없는 내가 아래 소개한 구절을 읽으며 마음이 울컥했다. 의외의 순간 위로를 받아서인지 더 감사하게 느껴졌다.

📚동물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원칙대로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데 한 발 한 발 내게 다가왔다. 곧 있으면 3월이건만 아직 솜털을 달고 있는 아기 펭귄들이었다. 너희 늦둥이구나, 싶으면서 콧날이 시큰해졌다. 인간처럼 펭귄도 개중 좀 늦된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고마울까. 가장 강한 것만 존속하지 않고 저마다 다른 힘과 속도를 지닌 존재들이 공존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질서라는 사실이.

281쪽, 나의 폴라 속으로


📌 마무리하며​

작가님의 남극에서의 한 달. 내가 경험하기 쉽지 않은 세상의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다음 에피소드가 궁금해서 한 꼭지만 더 읽을까? 하다가 앉은자리에서서 전부 뚝딱 완독했다. 폭설 속에서 '남극의 블리자드는 여기의 눈과 추위는 비교할 수 없겠지.'라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했다. 곽병주 작가님이 그리신 본문, 표지 그림도 작가님의 산문집과 잘 어울려서 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다.

- 김금희 작가님의 기존 작품들을 사랑해온 독자들
- 미지의 세계, 남극이 궁금한 독자들
- 여행자가 아닌, 한 달을 남극의 구성원으로 '살아온' 작가님의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

에게 추천하고 싶다.



<하니포터10기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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