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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회의론자 -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5년 2월
평점 :
책을 읽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첫 번째로 '희망'과 '회의'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책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했다. 두 번째로는 즐겨보는 유튜버 김겨울님의 추천사가 내 마음을 대변했기 때문이다. 긴급하게 희망을 필요로 하는 상황,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촛불처럼 흔들리는 시절. 이런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1부 <냉소주의를 버리는 열쇠>에서 저자는 먼저 냉소주의와 회의주의의 차이에 대해 설명한다. 냉소주의가 왜 어리석은 행동인지, 우리는 냉소주의가 아닌 회의주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결국 '냉소주의를 택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1부를 읽는 내내 저자가 냉소주의자의 특징으로 거론한 점들이 대부분 나의 생각과 같아서 뜨끔(?) 하는 기분이었다. 한 챕터씩 읽어나가다 보면 내 마음에 갖고 있던 나도 몰랐던 '냉소주의'에 대한 맹신이 서서히 사라진다.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고, 계산기를 두드렸던 나 자신을 '똑똑하고 지혜롭다. 사회에 적응하고 있다.'라고 자화자찬한 것이 부끄러워졌다
✔️ 우리의 TV와 핸드폰 화면에는 부패와 📸불평등, 범죄가 넘쳐난다. 하지만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사람들, 실생활에서 직접 만나는 선생님과 친구들은 생각보다 친절하고 미심쩍지 않은 사람들이다. 우리가 중심을 잘 잡는다면 바닷가 마을 같은 신뢰 공동체를 건설해 동지 의식을 쌓으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다. - 118쪽
✔️ 냉소론자의 이야기에는 악당이 가득하고 이들은 그런 사회에서 살게 된다. (중략) 냉소론자들은 타인을 먼저 의심하고 조롱해놓고 상대가 기분 나빠하면 마치 되지도 않는 함정으로 범인을 잡은 형사처럼 자신이 이만큼 능력이 있다고 떵떵거리면서 옳다고 우긴다. 149쪽
2부 <냉소주의 속에 있는 회의주의 깨우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현명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법에 나온 저자의 연구소에서 진행된 줌 미팅이었다. 미팅의 주제는 무려 총기 규제, 기후 변화, 중절 수술 같은 민감한 문제였다. 100명이 넘는 미국인을 초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진 라이벌'과 주므로 대화를 해보도록 한 결과, 참가자들은 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라이벌에 대한 반감 지수 역시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 친구들끼리도 꺼리는 주제에 대해 대화를 했을 때 이런 '대화'가 될 수 있음이 새삼 놀라웠다. 이 연구에 더해 다른 연구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마음에 새겨두기 위해 사진으로 올려두었다. (4번째 📸)
3부 <희망찬 회의론자의 길>과 부록 희망찬 회의주의에 관한 실용적인 안내를 통해 1,2부에서 펼쳐온 그의 주장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전 세계가 직면한 시급한 문제 중 하나인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탄소 제거 기술을 주장한 워커의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에 더해 부록의 구체적인 지침 중 내가 당장 실천하기로 마음먹은 지침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 직접 부딪혀보라. 한 단계 올린 만남 평가를 하려면 정기적인 만남뿐만 아니라 새로운 만남도 얘 측하고 시험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려고 했지만 주저했던 말이나 혹은 힘든 일을 고백한다거나, 부탁을 한다거나, 감사를 표현하는 말을 생각해 보자. 아니면 집에 가는 길 혹은 출근길에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두 가지 만남이 얼마나 긍정적일지 1에서 10까지의 수치로 예측한 다음 직접 시도해 보자. 그리고 현실과 예측을 비교해 보자. - 351쪽
책을 읽는 내내 자밀 자키가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우리를 설득하고자 하는 그 절박함이 느껴졌다. 우리가 왜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희망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이것이 왜 더 현명하고 이로운 선택인지. 그 절박함이 나에게 와닿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 막연한 불안, 불신, 절망을 갖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이 절박함과 변화의 씨앗이 전달될지 궁금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히기를. (특히 오늘도 만사를 비관하며 쓸쓸한 하루를 맞이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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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prunsoop)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