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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악셀 하케 지음, 양혜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2월
평점 :
📌 들어가며
(멀리서 보기에) 같은 시련이라 할지라도 그 시련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내가 시련 극복하는 패(牌) 중 하나는 바로 '유머'다. 한없이 무겁고 무서운 일을 마주하더라도 상황을 한발 물러서서 자조하거나 웃기게 표현하며 상황을 환기시키고는 한다. 그러면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나아갈 방향을 차분하게 모색할 수 있다. 물론 매번 성공하지는 않는다. 익룡처럼 길길이 날뛸 때도 많다^^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제목 아래,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라고 적힌 문구를 보고 책을 읽게 되었다. 뉴스를 볼 때마다 절망, 분노, 무력감을 느끼는 요즘. 누구보다 삶을 유쾌하게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 후기
작가 악셀 하케는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에서 유쾌함, 웃음, 농담, 우울, 고통, 죽음, 유머, 미소 등 다양한 소재에 대해 다룬다. 모든 소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마지막 장까지 읽다 보면 작가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오롯이 전달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 두 부분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 10. 고통을 피하고 불쾌한 현실을 우회하는 방법
>> 유머는 한 인간의 내면에 있습니다. 자기 자신과 세상을 향한 태도와 관계 있죠. 농담이 만들어내는 것은 농담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복사본 같습니다. 농담은 내면의 가능성을 깨닫고 내면을 배우는 과정의 시작점일 수도 있습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이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태도로, "귀중하고 희귀한 재능"입니다.
119쪽
챕터 10에는 정신의학자인 프로이트가 등장한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의 '초자아'가 잠시 감시자 역할에서 벗어나 마치 위안을 주는 부모의 역할로 바뀌는 것이 '유머러스한 태도'라고 말했다. 정신이 고통에 대한 강박을 회피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 중 정신 건강을 해치지 않는 방법이 바로 '유머'인 것이다.
작가는 유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귀중하고 희귀한 재능"을 키우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과 좋은 유머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소 '유머'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들에 내 나름의 카테고리를 분류할 수 있었다.
📚 18. 자의식과잉과 작별하는 두 가지 방법
>> 저는 위대한 행복이 아니라 삶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이끌어내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행복에 관해 이야기 나오면 저는 의심부터 듭니다. 행복은 너무 자주 보장되지만 결국은 찾을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점점 더 불행해지는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비즈니스가 성행합니다.
(중략)
제가 유쾌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신을 잊는 것을 일상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태도가 삶에서 기운을 내게 해줄까요?
216, 217쪽
어느 노을 지는 저녁. 작가는 들판을 산책하며 상쾌한 기분을 만끽한다. 꿈틀거리는 지렁이, 풀잎, 이끼, 다양한 식물, 시냇물 등을 하나하나 살핀다. 작가는 산책한 후 기분이 좋아진 이유는 바로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세상을 보고 작은 것에도 감탄하고 아무 의도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후 작가는 헤르만 헤세의 격언 "지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이 점점 더 커지면서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을 인용하며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를 내린다. 바로 '자기 망각'이다.
이 챕터를 소개하고 싶었던 이유는 앞서 소개한 구절에 크게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이 인생에서 행복을 갈망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본과 결합된 상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 과정 속에서 나는 '결국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주체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는 역부족인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악셀 하케가 제시한 새로운 시각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내가 주체로 충만하고 즐거운 삶을 꾸릴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희망이 생긴 기분이었다.
+) 챕터 26에 이 책의 핵심! 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한 장씩 읽어가며 26. 우리는 항상 웃을 필요가 없습니다를 마주하는 기쁨을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 후기
띠지에 적힌 설명처럼 철학(스토아학파, 몽테뉴, 프로이트 외), 문학 및 예술 (장자크 상페, 괴테, 희극 배우 베르너 핑크 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쾌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한 페이지에 오래 머물러 이해하고 곱씹어 생각하게 한다. 출퇴근 시간에 이동하며 읽으려고 하다가 처음 몇 챕터를 읽다가 '아, 이 책은 퇴근하고 조용히 시간을 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공들여 읽었다
✔️신선한 시각의 인문 서적을 읽고 싶은 독자
✔️ 절망적인 사회(기후 위기, 정치 등)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싶은 독자
✔️자신의 삶의 태도를 성찰하고 싶은 독자
에게 추천하고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