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밥 1 - S코믹스 S코믹스
구이 료코 지음, 김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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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던전밥.. 사실 제목만 봐서는 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상상이 잘 안 된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도 내용이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읽는 순간 이 작품, 정말 보통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막 2권이 나온 작품이지만, 일본내에서 이 만화가 대단하다 남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만큼 잠재력 하나만큼은 나만 인정하는 게 아닌가보다.


주인공 라이오스는 유명 대형 파티의 리더로 용 사냥에 갔다가 허기 때문에 사냥에 집중하지 못해 자신의 동생이자 힐러(?)인 화린을 잃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파티는 해체를 맞게 되면서 유명 대형파티는 엘프 마법사 마르실과 하프풋 칠책 외에는 뿔뿔히 흩어지고.. 라이오스는 결국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마물을 직접 사냥해 먹으며 동생을 구하러 던전으로 향하게 된다...


그동안 던전을 탐험하는 게임이나 만화는 꾸준히 나오면서도 인기있는 장르였지만, 이 쪽은 거기에 그동안 이런 던전탐험류 작품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요소를 집어넣었는데.. 그것이 바로 요리다. 주인공들은 여행을 하면서 마물을 잡아서 요리해먹으며 허기를 채우고 에너지를 보충하며 다음 여정을 준비하는데, 오히려 이 만화가 그려내는 부분이 현실적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동안 이런 과정을 보여줬던 만화들이 별로 없었던 나머지 참신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요리의 묘사나 요리의 비중이 극중에서도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제목이 던전밥인 이유를 금세 알 수 있게 되고, 작가가 요리라는 소재를 시선 끌기 용으로만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명 마물로 만든 음식인데도 필요 이상으로(?) 맛있게 그려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파티가 중심이 되는 만화로, 캐릭터들의 배분도 좋고, 잘 어울려서 캐릭터들이 서로 어울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앞뒤 안 가리는 리더, 어딘가 외곬수인 요리사, 그나마 제일 상식인, 침착하고 쿨한 철든 애의 조합이 괜찮다. 미형의 그림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동글동글한 그림체가 매력이면서도 마물은 마물답게 제법 잘 그려놓았다.


이제 막 2권이 끝났고, 작가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계획해 놨는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독특하고 재밌는 만화를 오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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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더스 키퍼스 - 찾은 자가 갖는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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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스터 메르세데스로 본인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 스티븐 킹의 빌 호지스 삼부작의 2편이 드디어 황금가지에서 출시되었다. 스티븐 킹은 정말 다양한 장르물을 잘 소화해 내는 것 같다. 이미 현지에선 마지막 작품인 3편이 이미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3편에서 끝내지말고 두편정도 더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뭐 독자의 욕심이고.. 좋게 끝맺을 수 있을 때 끝을 맺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주 이야기는 크게 두 시점으로 되어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작가 존 로스스타인은 대작 러너 삼부작을 완결하고 얼마 안 있어 돌연 문학계를 떠나 은거하게 된다. 그런 로스스타인에게 앙심을 품고 모리스 벨라미가 그를 응징하려 하고, 소문으로만 떠돌던 그의 차기작을 훔치려고 한다...

그 다음은 그후 30년이 넘게 지난 2014년. 피트 소버스라는 소년이 우연히 존 로스스타인의 미공개 작품들과 돈뭉치를 발견하게 된다. 어떻게 그 작품들과 돈뭉치가 그곳에 있었던 것일까, 피트 소버스라는 소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은 아닐까?


 해외 외신에선 그의 작품 미저리가 여러번 언급되기도 했고, 출판사에서도 그 부분을 바탕으로 홍보를 하기도 했던데, 확실히 미저리의 느낌이 강하게 나는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집착과 그것이 범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특히 작품 외에는 현실이 아무것도 아닌 모리스 벨라미라는 캐릭터는 미저리의 애니와 맞먹으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오히려 더 무서운 인물이다. '개 같은 것은 개무시하는 거다' 라는 이 캐릭터의 버릇이 된 독백은 그가 그렇게 신봉하는 러너 삼부작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지만, 그의 신조이기도 한데, 그에게 개 같은 것은 바로 이 세상 그 자체인 것 같이 군다는 것이다! 모리스 벨라미의 아우라 때문인지 작품의 주인공에 가까운 피트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것처럼 보이긴 한다. 하지만 피트는 벨라미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러너 시리즈를 접하게 된 때, 살고 있는 곳이 같거나 비슷한 시점으로 러너 시리즈에 의해 현실을 잊고 살게 된 벨라미와 다르게 현실 때문에 러너 시리즈를 알게 된 쪽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에 비해 침착한데다 똑똑해서, 아래에서도 쓰겠지만 빌 호지스의 존재감을 옅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이미 존 로스스타인이 죽은 상황이고, 인물 구성도 미저리와 다르다보니 이야기의 흐름은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다만 모리스와 피트 둘 다 그의 미공개 작품을 두고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 이를 바탕으로 작가는 모리스 벨라미와 피트 소버스를 오고 가며 긴장감을 조성하고 자신들도 모르게 엮여가는 과정들을 긴장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각자의 시공간에서 러너 시리즈를 알게 된 두 인물이 결국 러너 시리즈 때문에 현실에서 만나 격돌하게 되는 모습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 역시 작가의 내공이란 건 어디가지 않는구나하고 느끼게 한다.


다만 빌 호지스 트릴로지라고 하기엔 이 책은 빌 호지스의 존재감이 다소 옅다. 뭐 항상 그가 주역으로 사건과 마주하고 사건을 해결할 필요는 없지만.. 트릴로지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는 데... 1편에 비해서 조연에 느껴질 정도다. 특히 몇몇 챕터는 이야기의 흐름에 너무 생뚱 맞아서 호지스의 등장을 위해 억지로 넣은 것 같은 느낌을 줄 때가 있다. 3편을 예고하면서 끝나는 결말은 3편이 그들(정확히 언급할 수 없다는 점 이해해 주시길)에게 최후의 전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숨고르기 용으로 2편을 진행했는지 모르곘지만 2편이라고 하기보다는 외전에 가까운 느낌. 3편이 나와 3부작이 완결 되더라도 굳이 2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을 꼭 읽고 3편을 읽어야 할까라는 생각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그럼에도 3부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데, 특히 2부의 결말을 생각하면 3부는 대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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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로마 세트 - 전5권 러브로마
토요다 미노루 지음, 김동욱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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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여성향이나 남성향이나 순정만화라고 하면 낯간지러운 말들이 오가고, 밀고 당기는 감정선이 이야기의 주된 중심이 되며 가까워지는 관계를 집중 조명하는 방식이 나름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에 어떤 부분이 중심이 되느냐가 남성향인지 여성향인지를 구분할 것이고.


 그 중에서도 이 만화는 그런 순정만화에서 완전히 다른 노선을 가지고 있는 만화라고 할 수 있다. 두 주인공은 첫 권부터 사귀는 사이로 시작하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완결까지 차곡차곡 진행하는데 그런 다른 점이 생각외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이 작품의 매력은 솔직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로의 감정을 숨겼다 드러냈다가 중심이 되는 여느 순정만화와 다르게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가까워지는 주인공들을 볼 수 있다.


 출판사에서도 직구 만화라 홍보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여러모로 보나 이 작품만의 개성은 앞서 말한 그 솔직함에 있다. 처음부터 솔직한 네가 좋다! 라고 말하는 남자주인공 호시노와 그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다른 여자주인공 네기시의 합이 일단 좋다. 특히 최근에 너무 너무 자주 언급되는 '츤데레' 캐릭터들 때문인지 자신들의 감정표현에 확실하고 좋고 싫음이 분명한 것이 이 들만의 개성이 되는 게 묘하게 느껴진다. 덕분에 갈팡질팡하는 관계나 우유부단한 캐릭터로 인해 고구마를 먹은 듯한 전개가 되는 점이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 이제 막 연인으로서 생기는 해프닝이나 고민들이 나름의 러브코미디 아래에서 그들의 솔직함과 만나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한단계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통해 장르의 정석을 착실히 밟아간다. 하나하나 재는 것 보다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은 것일까.


 단역들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캐릭터가 비교적 잘 만들어져 있지만, 주역 캐릭터들의 개성에 비교해서 틀을 벗어나는 캐릭터가 별로 없다는 게 아쉽고, 5권이라는 비교적 짧은 길이 때문인지 별도의 이야기가 있다면 더 재밌을 것 같은 캐릭터들이 단발성 캐릭터로 그치는 것도 아쉽다. 하지만 이 작품은 주역 커플 하나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때문에 그냥 아쉬움에 하는 괜한 볼멘소리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 만화의 최대 장벽은 특유의 그림체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개성이 확실하긴 하지만 장르의 전형성에서 크게 벗어나는 그림체인 게 사실이긴 하다. 국내에 이미 만화 매니아들에게 알려져 출판사들에게 정식 발매 문의가 갔지만 대세를 거르는 그림체 때문에 정식발매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늦게라도 소개가 된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다. 실제로 현지에서 2007년에 완간된 작품이 국내엔 5년이나 지난 2012년에 소개되었으니.. 다만 그 그림체 때문에 이 작품의 매력이 알려지지 못하는 것은 팬으로서 너무 안타깝다. 판매량도 영향을 미쳤는지 동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출간 예정에 없다고도 하니..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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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나비는 아직 취하지 않아
모리 아키마로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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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장르에서 코지 미스테리는 한국에서 비교적 많이 소개되지 않아 아쉬울 때가 있다. 진중하고 무거우며, 베일을 한꺼풀씩 벗어나가는 재미가 있는 '정통 미스테리' (이런 명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보통 이렇게들 말하니)도 있지만 이렇게 소소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코지 미스테리도 분명 읽는 재미가 있다. 일본에서 특화된 일상 미스테리도 엄밀히 말하면 코지 미스테리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번에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이름 없는 나비는 아직 취하지 않아' 는 이런 코지 미스테리에 일본 정서가 가미된 소설이다. 아니, 사실 코지 미스테리긴 하지만 로맨스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고,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캠퍼스 청춘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샤랄라한 겉 표지만 봐도 알 수가 있겠지만. 애초에 작가 모리 아키마로는 일본 애거서 크리스티 상을 수상한 작가인데, 그의 수상이력과 로맨스-미스테리 조합은 왠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구석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 사카즈키 조코는 재수로 도야마 대학에 상경해 막 대학생활을 즐기려 하는 신출내기 대학생. 미스테리에 늘 관심있던 조코는 추리연과 취리연의 같은 발음 때문에 취리연 가입을 권유하는 미키지마에게 넘어가 덜컥 취리연에 가입해 버리고, 매일 술에 빠져 사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거기에 술에 절어있지만 묘한 매력을 풍기는 미키지마 선배에게 조금씩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 옴니버스 구성인 이 소설은 조금씩 변하는 미키지마와 조코의 관계와 함께 취리연과 연관되는 각 에피소드의 해프닝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미키지마와 조코는 이 소설에서 닿을 듯 말 듯한 로맨스를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아쉽게도 구성의 비중은 '로맨스 자체'보다 '로맨스였다' 쪽에 가깝다. 또 이들의 엮이는 해프닝은 모두 말랑말랑한 '우리의 로맨스' 보다 '그들의 로맨스'로 먼저 채워져 있기도 하고. 각 에피소드의 구성이 비슷해서 조금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겠지만, 잊지말자. 이 소설은 미스테리 소설이라는 걸. 거기에 이 책의 재미가 있다는 것이 바로 매력이고 말이다. 굳이 장르로 말한다면 로맨스 미스테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해프닝을 풀어나간다고 앞에 적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로맨스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옴니버스식 구성이기 때문에 책을 오래 잡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적고, 더구나 내용까지 이렇게 말랑말랑하니, 사람 흔들어 놓는 계절인, 딱 지금 읽기 좋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미스테리 소설에 거부감이 있는 편이라면 이 책이 오히려 더 읽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된다. 주인공 둘은 어떻겓 되냐고? 각 에피소드를 끝까지 모두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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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스톰
매튜 매서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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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아포칼립스 장르는 굉장히 인기있는 장르중에 하나고, 정말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다. 좀비는 차치하더라도,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온갖 모습을 처절하게 묘사하고, 그걸 읽는 맛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와중에 황금가지에서 재밌는 소설이 나왔다. 이 소설은 살아남으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잘 그려내는 작품이지만 한 가지 주목해야할 사실이 있다. 바로, 이들이 극한의 상황까지 오게 된 이유는 바로 좀비가 아니라, 사이버 테러라는 것이다.

 

마이크는 뉴욕에서 살고 있는 엔지니어로, 아내 로렌과 아들 루크와 같이 살고 있다. 마이크에겐 지금 당장은 로렌과의 갈등, 처가와의 갈등으로 인해 폭발직전이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인터넷 접속 지연과 정전 사태가 일어나게 되고, 그는 오래지 않아 이것이 거대 사이버 테러와 관련이 있으며 그 후폭풍이 상상 이상으로 크고 힘겹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만다. 인터넷과 연결된 모든 것들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아파트의 생존자들과 기나긴 겨울을 견뎌내야 한다.

 

간단한 초반 줄거리는 이렇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야기가 그려내는 상황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다. 특히 컴퓨터 공학에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작가의 지식들이 이야기를 좀 더 풍부하게 한다. 사이버펑크나, 디스토피아 소설이 많이 나와있지만, 사이버 스톰은 좀 더 현실에 와닿고, 일어날 수 있는 재앙을 다룬다는 점에서 확실히 더 쉽게 어필하고 있다. DDoS나 APT 공격등은 최근에 직접 뉴스로 나왔고, 그로 인한 농협 전산 마비, 인터넷 대란등을 한국도 겪어 왔다.

 

물론 이들이 겪는 일은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나오는 세계의 종말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인터넷, 스마트폰 없이 1분도 살아가기 힘든 현실이 된 지금, 인터넷 망의 마비로 오는 사회 혼란과 그로 인한 보급 두절, 삶의 욕구 충족도 어렵게 된 현실을 묘사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아포칼립스로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작가 매튜 매서는 이런 사이버테러로 인한 재앙을 통해 인터넷 위주의 사회시스템 구축에 대해 경고를 보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이 거의 준비되지 않은 것을 비판하려고도 하는 것 같다. 특히 작중에서 인터넷 마비는 정전분 아니라, 수도 시스템 마비, 통신 마비, 의료 시스템 마비등등 온갖 시스템의 마비로 이어진다.

 

극의 중반부까지 꽤 자세하게 그려지는 마이크 일행의 처절함에 비해서, 최후반부는 조금 싱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소설의 미덕은 결말보다는 사이버 테러로 인한 사회의 붕괴와, 그것을 묘사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진보주의자인 마이크의 친구 척과, 보수주의자인 마이크의 만담은 극중 잔재미 중의 하나고, 중국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에 있어서 약간 흥미로운 부분이 몇몇 군데 있는 것도 소소한 재미같다. 2013년 출간된 해에 바로 폭스 사에 영화화판권이 팔릴 정도로, 주제가 굉장히 핫하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품 자체보다는 한국어의 번역인데, 마이크-로렌, 척-수지, 리차드-새라 같은 부부사이의 존칭 표현이다. 굳이 이렇게 번역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왜 부인 쪽에서만 남편에게 모두 존댓말을 쓰는 것으로 번역을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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