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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임한 하늘 ㅣ 신우인의 하늘 이야기 4
신우인 지음 / 포이에마 / 2009년 10월
평점 :
말씀을 마신다. 정말 상쾌하다. 날아갈 것 같다. 더위 나는 최고의 방법이다.
오랜만에 이런 기분을 느낀 것은 모두 <땅에 임한 하늘> 덕분.
흥얼거리기 쉬운 후렴구의 멜로디처럼 출애굽기의 전반부는 언제나 경쾌했지만 경쾌함이 끝까지 이어진 적은 없었다. 한 곡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으니, 율법이 벽이 되어 버티고 있으니 출애굽기는 듣고 있어도 듣지 못하는 음악과 같았다.
CBS 성서학당의 신우인 목사님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이 책은 출애굽기 강해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출애굽기 후반부를 담았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율법을 알려주시는 이 후반부를 읽을 때 하나님의 엄하신 모습, 엄격한 규율 등이 솔직한 심정으로 낯설었고 이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목사님의 강의를 들으며 책을 보기 시작했다.
출애굽기의 후반은 십계명과 성막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애굽에서 종 되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해내신 하나님은 이들에게 구원 받은 백성답고 거룩한 제사장다운 삶이란 어떤 삶인지를 일러주신다.
그런 의미에서 목사님은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적 교과서고, 성막은 교육 받는 영적 학교라고 일컬으신다. 그리고는 성막을 공부해야 하는 당연한 이유를 말하기에 앞서 질문을 던지신다. 성경 전반적으로 50장이 넘게 성막의 설명이 나오는데, 하나님께서 이토록 성막을 강조하신 이유가 멀까? 그리고 답이 이어진다. 성막이 천국의 축소 모형이고 천국의 모델 하우스라는 것.
목사님의 친근한 설명에 성경 구절은 살아나기 시작한다. 아하, 이런 뜻이군! 십년 묵은 체증 같았던 성막에 대한 기존 이미지가 순식간에 다 날아가 버린다. 따뜻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성막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성막의 의미를 간단히 정리했다.
성막에서 가장 중요한 법궤는 바로 하나님의 사랑을 뜻한다. 즉 법궤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미와 같다. 무소부재하시고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나려고 법궤에 자신을 제한하시고 또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이다.
법궤에 나아가기 전에 갖추어야할 것들의 상징적 의미도 하나하나 설명되어 있다. 가장 첫 번째는 회개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뜻하는 번제단에 죄를 사함 받는다. 물두멍에서 손을 씻는다. 물두멍을 지나치면 성소의 전실이 나온다. 여기에는 떡상과 금촛대와 분향단이 놓여있다. 이들 역시 법궤로 가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들이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뜻이 떡상에 있다. 곧 순결하고 정직한 헌신이다. 아침마다 저녁때마다 기도하라는 뜻이 분향단에 있다. 그 향을 언제나 피우고 꺼지지 않게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일곱 가지 등잔대에 담긴 뜻은 정말 강렬하게 마음에 다가왔다. 완전 수 일곱과 불을 밝히는 촛대. 바로 어둠을 물리치신 하나님의 말씀을, 완전한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여기에도 지극히 높은 사랑이 담겨있다. 몸을 태우고 찢으셔서 기름을 짜내셔서 우리를 살리신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이 내어 주신 기름으로써 우리는 생명의 영원한 불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등잔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가 촛대와 감람나무가 되어야 한다는 것(계11:4). 예수님이 그러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으로서 스스로를 태워 나를 부서뜨려 기름을 내 세상의 빛이 되라는 말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니. 얼마나 회개가 되는지.
교회는 예수님이 피 값을 치르고 사셨고, 몸을 으깨어 그 기름으로 불을 밝히고 계시는 거룩한 곳입니다. 교회에 불이 꺼지면 이 세상은 더 이상 살아볼 가치조차 없는 곳이 되고 맙니다.
주님은 피땀을 흘리고 온 몸을 부수어 생명의 기름을 짜내고 계시는데, 우리는 깊은 잠에 빠져 있지는 않습니까? 내 기분대로 행하거나 하나님의 불을 끄려고 찬물을 끼얹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리스도인이란 예수님께 속한 사람이란 뜻입니다. 나 또한 예수님처럼 내 몸을 으깨고, 내 생각을 부수고, 내 마음을 낮출 때 비로소 문제가 해결되고 교회가 밝아지기 시작합니다. 화가 나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억울해도, 손해를 봐도 ‘이제 하나님이 기름을 짜라고 하시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주님과 함께 겟세마네 동산으로 발길을 돌려야 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내 몸을 던져 기름을 낼 때 비로소 우리는 구원에 이르며 우리의 가정과 사업과 교회가 살아납니다.
(본문 중)
빛이 되어 빛을 내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등잔대에 담겨 있었다. 목사님은 말을 앞세우지 말고 빛이신 하나님의 사람답다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 하신다. 이것이 전도의 정석인 셈이다.
성막에 하나님의 사랑이 이토록 생생히 담겨있을 줄 정말 몰랐다. 천국 갈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제사장으로서 반드시 이해해야할 성막의 내용을 재미있게 들었다.
난해하기만 했던 출애굽기. 알고 보니 생기를 주고 기쁨을 주는, 사랑의 노래였다. 들어도 들어도 질릴 수 없는 노래. 감사의 찬양이 절로 나온다.
살아 숨 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 책과 함께 느낄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