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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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멘토'라는 단어가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멘토'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이타케 왕국의 오디세우스왕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멘토르가 오디세우스왕이 20여 년간 전쟁을 치르는 동안 왕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맡아 그의 친구요 스승이자 상담자로, 때로는 아버지 역할을 하며 그를 훌륭한 사람으로 양육한 것에서 유래했다. 그 후로 '멘토'라는 단어는 지혜와 신뢰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인생의 안내자, 지도자, 본을 보이는 사람, 자기 내면을 드러내 놓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상담자, 훌륭한 스승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멘토링'은 멘토가 왕의 아들을 훌륭히 양육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로서 그 저자는 호메로스로 전해지고 있다. 시의 내용은 트로이아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의 10년간에 걸친 귀향 모험담이다. 이 때문에 서양 문학사에서는 모험담의 원형으로 주목된다. <오디세이아>는 시간순 구성 대신에 복합적인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책의 서두는 고생을 한 오디세우스를 고향으로 보내주자는 신들의 회의 장면이고, 그 다음은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중반에 가서야 요정 칼립소의 섬, 오기기아에서 7년간 붙들려 있던 오디세우스를 보여주고 이후부터 그의 모험 이야기를 쭉 나열해 간다. 후반부에 가서 오디세우스의 고향, 이타케에 도착한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아내에게 구혼했던 자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이 책에는 그리스로마신화를 통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트로이아 전쟁과 세이렌 신화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아주 흥미롭게 이 책을 읽었다. 아직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권의 책을 통해서 그리스로마신화의 내용을 띄엄띄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것 같아서 조만간 읽을 예정인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을 때 좀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트로이아 전쟁'을 간략히 언급해 본다.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바다의 님페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장에 던진 황금 사과를 두고 헤라와 아프로디테, 아테나가 서로 다투다가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가 심판을 내려 아프로디테가 주인이 되었다. 그 대가로 파리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아프로디테는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의 사랑을 얻게 해주었다.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가 형 아가멤논과 함께 트로이아 원정길에 나서 전쟁은 시작되었다. 그리스군의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트로이아군의 헥토르와 아이네이아스 등 숱한 영웅들과 신들이 얽혀 10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는데 결국 그리스군의 승리로 끝났다." 여기서 트로이목마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리스군이 펼친 위장 전술은 '모 아니면 도'의 어떻게 보면 위험천만한 전술이었지만 운이 좋게도 트로이아군이 위장전술을 간파하지 못해서 결국 트로이아성은 함락되고 만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 바로 세이렌 신화다. 이 책에서는 세이렌 신화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세이렌은 여성의 유혹 내지는 속임수를 상징하는데, 이는 선박이 섬에 가까이 다가올 때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들게 함으로써 죽음을 초래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세이렌의 노래는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수많은 남성들이 목숨을 바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하여 부하들에게 자신의 몸을 돛대에 결박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결박을 풀지 말라고 했다. 세이렌의 고혹적인 노랫소리가 들려오자 오디세우스는 결박을 풀려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귀마개를 쓴 부하들은 명령에 순종하여 그를 더욱 단단히 결박하였다. 결국 선박의 항해는 계속되었고 노랫소리는 점점 약해져서 마침내 세이렌의 유혹으로부터 무사히 벗어나 섬을 지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의 말미에는 '오디세우스의 원죄'에 대해 토막상식처럼 소개를 하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아버지 라에르테스를 만나 뜨거운 부자의 정을 나누고, 구혼자들 중 안티노오스의 아버지 에우페이테스를 물리침으로써 이타케는 평화를 되찾고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아 전쟁의 위대한 영웅인데도 고향 이타케로 돌아오기까지 장장 20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한다. 그렇다면 어떤 연유로 갖은 고난을 겪은 이후에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그것은 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오디세우스는 그리스군의 승리를 위해 트로이아성에 숨어들어 신성한 팔라디온을 훔침으로써 신으로부터 분노를 사게 된다. 또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의 하나뿐인 눈을 실명시켰기 때문에 포세이돈으로부터 분노를 사 바다에 표류하게 된다. 그러나 신들의 분노 탓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이기심 탓에 귀향이 늦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그리스로마신화는 어렵기만 하다고 생각해왔던 게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각각의 이야기를 따로 보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워낙 많고 신들의 이름이 어렵다는 선입견 탓에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이 끝나고 10년을 배회했던 이유가 신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급적 적을 만들면 안 되겠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명화로 보는 오디세이아>을 읽으면서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그림을 통해 좀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이 책을 통해 조만간 읽을 예정인 <그리스로마신화>를 더욱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어보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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